디자인이 잘 된 자동차는 웬만해선 시장에서 실패하지 않습니다. 물론 디자인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성능이나 실용성에서 큰 차이가 없다면 디자인이 결정적 선택의 요인이 될 수 있겠죠. 그만큼 스타일은 중요합니다. 재밌는 것은 자기 가꾸는 데 무심한 듯한 독일 사람들도 자동차만큼은 스타일을 꼼꼼하게 따진다는 점인데요.
그래서 그런지 이곳에서는 자동차 전문지들 중심으로 매년 디자인이 좋은 자동차를 선정해 발표합니다. 주요 전문지들이 꼭 진행하는 연례 이벤트라고 봐도 좋은데요. 오늘 소개해드릴 내용은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지가 발표한 '아우토니스 아름다운 자동차 2017'이라는 디자인 투표 결과입니다.
2016년 하반기부터 2017년 상반기까지 1년 동안 공개되거나 부분변경된 자동차 88대가 후보에 올랐습니다. 10개의 카테고리로 나눠 진행이 됐고 각 카테고리별로 4개 모델씩 선택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번에는 독자 1만 8천 명 이상이 참여했는데, 과연 독일 자동차 팬들은 어떤 차의 스타일을 최고로 꼽았는지 바로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미니카(경차) 부문
1위 : 오펠 카를 Rocks (22.2%)
2위 : 스코다 시티고 (10.3%)
3위 : 기아 모닝 (4.5%)
4위 : 현대 i10 (-3.8%)
5위 : 스즈키 Ignis (-29.6%)
카를 Rocks / 사진=오펠
1위를 차지한 카를 Rocks는 쉐보레 스파크를 베이스로 해서 나온 경차죠. 이제는 오펠이 푸조시트로엥 그룹에 매각이 되었기 때문에 다음 세대부터는 스파크 플랫폼이 아닌, 푸조나 시트로엥의 경차인 108이나 C1의 플랫폼이 사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디자인에서도 어떤 변화가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네요.
소형차 부문
1위 : 세아트 이비자 (44.1%)
2위 : 르노 클리오 (22.4%)
3위 : 포드 피에스타 (11.4%)
4위 : 기아 프라이드 (8.5%)
5위 : 시트로엥 C3 (-2.1%)
6위 : 스즈키 스위프트 (-3.0%)
7위 : 닛산 미르카 (-4.5%)
8위 : 토요타 야리스 (-12.0%)
9위 : 다치아 산데로 (-24.6%)
10위 : 다치아 로간 (-35.7%)
이비자 / 사진=세아트
세아트의 요즘 디자인은 아우디의 느낌이 물씬 묻어납니다. 아우디 그룹에 속한 이유도 있을 텐데요. 그룹 차원에서도 이 스페인 브랜드를 흑자로 빨리 돌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었기 때문에 전사적으로 세아트 살리기에 돌입했습니다. 원래부터 주행감은 훌륭했으니 디자인만 잘 살려낸다면 유럽인들의 취향에 잘 맞는 그런 브랜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 세아트는 바로 그 최대의 약점이던 디자인에서 확실한 변화를 줬고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내고 있습니다.
콤팩트카 부문
1위 : BMW 2시리즈 쿠페 (39.8%)
2위 : 폴크스바겐 골프 (25.2%)
3위 : 세아트 레온 (22.0%)
4위 : 마쯔다 3 (9.3%)
5위 : 푸조 308 (7.5%)
6위 : 현대 i30 / 스코다 옥타비아 (2.1%)
8위 : 오펠 암페라-e (0.3%)
9위 : 스코다 라피드 (-2.8%)
10위 : 피아트 티포 왜건 (-8.4%)
11위 : 혼다 시빅 (-17.5%)
12위 : 시트로엥 C 엘리제 (-17.9%)
13위 : 토요타 프리우스 플러그인 (-44.4%)
2시리즈 쿠페 / 사진=BMW
2시리즈가 왜 콤팩트카(C 세그먼트)에 포함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골프를 넉넉하게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프리우스는 철저히 스타일에서 외면을 받고 말았네요.
중형차 부문
1위 : BMW 4시리즈 쿠페/ 그란쿠페 (41.6%)
2위 : 아우디 A5/S5 스포츠백 (35.1%)
3위 : 오펠 인시그니아 스포츠 투어러 (-0.6%)
4위 : 폴크스바겐 아테온 (-3.9%)
5위 : 기아 스팅어 (-30.9%)
4시리즈 그란쿠페 / 사진=BMW
4시리즈의 1위보다 기아 스팅어 디자인이 선택받지 못했다는 것에 더 시선이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경쟁자들이 막강한 이유가 있었다고는 해도, 그래도 너무 차이가 나는 결과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아테온 역시 의외(?)로 높은 지지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오버클래스 부문
1위 : 포르쉐 파나메라 (29.9%)
2위 : 5시리즈 세단 및 왜건 (27.4%)
3위 : 메르세데스 S클래스 (13.1%)
4위 : 볼보 V90 (3.6%)
5위 : 메르세데스 E클래스 올터레인 (-5.5%)
6위 : 렉서스 LS (-29.4%)
파나메라 / 사진=포르쉐
E세그먼트 및 플래그십이 포함된 오버클래스 부문에서는 파나메라의 변화된 디자인에 높은 점수들을 줬습니다. S클래스의 경우는 디자인의 감흥이 이제 좀 떨어졌던 걸까요? 럭셔리 플래그십의 제왕답지(?) 않게 3위에 머물렀습니다.
스포츠카 부문
1위 : 재규어 F타입 (26.7%)
2위 : 포르쉐 911 GT3 (25.5%)
3위 : 메르세데스 AMG GT R (21.6%)
4위 : 페라리 812 수퍼페스트 (21.5%)
5위 :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S (8.6%)
6위 : 맥라렌 720S (4.3%)
7위 : 뉴 알파인 (-2.4%)
8위 : 벤틀리 컨티넨탈 수퍼스포츠 (-5.1%)
9위 : 로터스 엑시지 스포츠 380 (-15.5%)
10위 : 인피니티 Q60 (-22.0%)
11위 : 스바루 BRZ (-30.9%)
F타입 쿠페 / 사진=재규어
쟁쟁한 후보들이 올라온 가운데 재규어의 F타입이 계속해서 디자인에서 독일인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는 듯합니다. 페라리 812 수퍼페스트는 0.1% 차이로 AMG GT R에 이어 4위를 차지했는데요. 저는 812 수퍼페스트가 좀 더 순위가 올라갔으면 어땠을까 싶네요.
카브리오 부문
1위 : 재규어 F타입 카브리오 (32.4%)
2위 : 메르세데스 AMG GT 로드스터 (13.5%)
3위 : BMW 4시리즈 카브리오 (9.5%)
4위 : 아우디 A5/S5 카브리오 (3.0%)
5위 : 메르세데스 E클래스 카브리오 (-2.3%)
6위 : BMW 2시리즈 카브리오 (-7.1%)
밴 부문
1위 : 르노 그랑 세닉 (41.2%)
2위 : 기아 카렌스 (10.1%)
3위 : 피아트 500L (-5.3%)
4위 : 피아트 Qubo (-58.7%)
그랑 세닉 / 사진=르노
밴의 경우 이번에는 후보군에 딱히 눈에 띄는 모델이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그랑 세닉이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는데요. 내년에는 좀 더 후보군이 풍성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하지만 SUV의 바람이 워낙 거세서 갈수록 유럽에서 Van도 힘을 잃어가고 있는 듯합니다.
콤팩트 SUV 부문
1위 : 스코다 카록 (28.7%)
2위 : 마쯔다 CX-5 (16.4%)
3위 : 메르세데스 GLA (14.5%)
4위 : 지프 컴패스 (9.9%)
5위 : 오펠 그랜드랜드 X (7.2%)
6위 : 미니 컨트리맨 (6.8%)
7위 : 닛산 X-Trail (2.0%)
8위 : 푸조 5008 (0.6%)
9위 : 오펠 크로스랜드 X (0.2%)
10위 : 닛산 캐시카이 (-0.7%)
11위 : 르노 캡처 (한국 수출명 QM3, -1.4%)
12위 : 미쓰비시 ASX (-1.6%)
13위 : 혼다 CR-V (-6.8%)
14위 : 피아트 500 X (-8.2%)
15위 : 미쓰비시 이클립스 크로스 (-12.8%)
16위 : 스바루 XV (-19.3%)
17위 : 기아 쏘울 (-19.3%)
18위 :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20.2%)
카록 / 사진=스코다
역시 인기가 높은 콤팩트 SUV 부문에 후보들이 가장 많았습니다. 스코다 카록은 중형급인 코디악의 스타일을 거의 그대로 물려 받았죠. 다만 코디악이 크도 다소 무거워 보이는 느낌이라면 같은 디자인이라도 카록은 좀 더 경쾌하고 균형감이 잘 맞아 보입니다. 박스형 자동차에 관심이 거의 없는 유럽에서 기아 쏘울은 전기차로 오히려 경쟁하는 게 의미 있어 보입니다.
SUV 부문
1위 : 알파로메오 스텔비오 (50.5%)
2위 : 레인지로버 벨라 (22.8%)
3위 : 볼보 XC60 (20.0%)
4위 : 아우디 SQ5 (16.9%)
5위 : 지프 그랜드 체로키 (2.1%)
6위 : 티구안 올스페이스 (0.5%)
7위 : 스코다 코디악 (-0.1%)
8위 :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3.4%)
9위 : DS 7 크로스백 (-21.4%)
10위 : 쌍용 렉스턴 (-61.7%)
스텔비오 / 사진=FCA
알파로메오의 스텔비오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경쟁이 치열했던 SUV 부문에서 1위에 올랐습니다. 알파로메오의 디자인은 늘 독일인뿐만 아니라 유럽인들의 심장을 뜨겁게 하지 않나 싶습니다. 벨라와 XC60은 스텔비오 등장으로 조금은 아쉽게 됐네요. 그나저나 쌍용은 이번 렉스턴으로 인해 다시 한번 디자인 못 하는 회사로 낙인찍히지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전반적으로 시트로엥이나 피아트를 제외하면 유럽 브랜드의 디자인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본 모델들이 대체로 디자인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는데요. 확실히 일본 차들은 디자인에서 뭔가 변화를 주지 않는 이상 유럽 시장에서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내년에는 어떤 신차들이 독일 자동차 팬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지, 그 결과 역시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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