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벤츠 첫 번째 픽업, X클래스 콘셉카 공개

다임러는 25일 저녁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자신들이 내놓는 첫 번째 트럭 X클래스의 콘셉트 모델 'Concept X클래스'를 공개했습니다. 오래전부터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와 협업관계를 가져온 다임러는 픽업 역시 닛산의 플랫폼과 르노 공장의 힘을 빌릴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로써 폴크스바겐 아마록에 이어 독일 브랜드로는 두 번째이자 프리미엄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트럭 전용 라인을 가지게 됐습니다. 

콘셉트 X클래스 / 사진=다임러

콘셉트 X클래스 / 사진=다임러

V6 엔진과 사륜구동

새로운 실내 디자인

닛산 나바라를 기본으로 해서 벤츠만의 분위기로 새롭게 디자인된 콘셉트 X클래스는 고급스러운 외관과 함께 전체적으로 좋은 균형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내는 이전의 메르세데스 모델들과 다른 새로운 디자인이 적용됐는데요. 두 개의 콘셉트 모델(stylish explorer와 powerful adventurer)이 각기 다른 분위기를 하고 있는데 이런 외관과 실내 이미지가 얼마나 양산형 픽업에 반영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도시적인 stylish explorer 버젼 / 사진=다임러

도시적인 stylish explorer 버전 실내 / 사진=다임러

좀 더 오프로드에 어울리는 powerful adventurer 버전 / 사진=다임러

좀 더 오프로드에 어울리는 powerful adventurer 버전의 실내. 빨간색 소화기가 눈에 띄네요 / 사진=다임러

현재 언급된 엔진은 4기통, 그리고 6기통 디젤 엔진이 장착된다는 정도인데요. 6기통 디젤은 네바퀴 굴림과 조화를 이루며 최상위 트림에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더블 위시본과 멀티링크 서스펜션도 이번 콘셉트 카에 적용됐는데 자세한 기술적 사항은 아무래도 양산형 모델이 공개되어야 확인될 수 있을 듯합니다.

유럽과 남미, 남아프리카와 호주가 목표

아시아와 북미 제외 이유는?

앞서 보여드린 것처럼 다임러는 두 가지 형태의 콘셉트 모델을 공개했죠. 그리고 이 두 가지는 조금 다른 성격을 보여줍니다. 이런 차이는 시장 조사를 통해 지역마다 픽업트럭을 이용하는 문화가 약간씩 다르다는 점에서 착안한 전략으로 보이는데요. 야외 활동이 많고 오프로드를 즐기는 경향이 강한 고객과 일상에서 SUV처럼 픽업을 이용하고자 하는 고객 모두를 보듬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X클래스 콘셉트 모델 론칭장 모습 / 사진=다임러

다임러가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호주는 전체 판매 차량의 14.1%가 픽업입니다. 아르헨티나는 11.6%, 브라질은 5%이고 영국(1.3%), 터키(1.4%), 러시아(0.8%), 독일(0.5%) 등은 다소 낮은 편인데요. 유럽과 호주, 그리고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에 판매될 X클래스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닛산 공장에서 조립돼 2017년 말부터 판매되고, 중남미 시장에는 아르헨티나 코르도바의 르노 공장에서 생산된 X클래스가 2018년부터 판매될 예정입니다.

그런데 픽업의 나라라고 하는 미국과 캐나다가 빠져 있는 게 다소 의외였는데요. 이에 대해 X클래스 소식을 전한 독일 전문지 아우토빌트는 X클래스 양산형 크기가 다소 작기 때문에 덩치 큰 픽업을 선호하는 북미 시장이 일단 제외됐다는 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닛산의 같은 급 픽업이 판매되고 있는 걸 생각하면 크기 문제보다는 다른 이유로 제외된 게 아닌가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아시아 역시 아우토빌트에 따르면 통관 절차의 까다로움과 많은 경쟁 모델들이 있다는 것을 다임러는 이유로 들었습니다.

프리미엄 픽업, 성공할 수 있을까?

사진=다임러

관건은 역시 가격과 디자인 등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콘셉트 모델에 대해선 벌써 뜨거운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이 스타일이 그대로 양산형에 적용되진 않을 것이기 때문에 그 편차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중요해 보입니다. 또한 판매가를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도 문제인데, 이에 대해선 양산 모델 공개와 함께 가격이 공개되면 즉각적으로 시장 반응을 확인할 수 있을 듯합니다. 

다임러 측은 20년 전 M클래스를 내놓으며 도심형 고급 SUV 시장을 열었다며 자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새롭게 프리미엄 픽업 시장을 자신들이 다시 한 번 열었다며 의미를 부여했죠. 이에 대해 직접 경쟁사인 아우디와 BMW 등이 어떻게 반응할지도 궁금해집니다. 결국 고급 픽업 시장이 확대되느냐 마느냐는 X클래스가 얼마나 성공하느냐에 달려 있다 봅니다. 또 유럽이나 남미에서 판매되고 있는 폴크스바겐 아마록 등과 얼마나 차별화를 이룰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가 아닐까 합니다.

픽업과 고급 브랜드의 만남이라는 어찌 보면 이 어색한 조합이 과연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봐야겠습니다.  그리고 미리 예고를 드리면, 다임러는 픽업 전용 플랫폼을 (비록 타 브랜드 공장을 통한 것이지만) 통해 픽업의 라인업을 앞으로 다양화할 것인데요. 엄밀하게 말하면 X클래스가 벤츠의 첫 번째 픽업은 아닙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픽업에 대한 시도와 열망이 있어 왔죠. 관련한 '벤츠의 픽업 도전기(?)'를 오늘 글에 이어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