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유럽에서는 자동변속기 점유율이 늘지 않는다고 합니다. 최근 기사를 보니 독일에서 신차를 구매한 사람들의 20% 정도만이 자동변속기 차량을 선택했다고 하는군요. 2011년 오토 비율이 22%였는데 작년 2015년에는 18%로 더 줄어들기까지 했습니다. 유럽 전체로는 자동변속기 비중이 30% 정도니까 독일이 좀 심하다 그렇게 봐야겠죠?
왜 이렇게 수동 비율이 높은지에 대해선 몇 차례 언급을 했는데요. 독일만 국한시켜보면 역시 자동변속기가 좀 더 비싸다는 점과 스포츠 주행을 즐기는 독일인들의 특성상 자동변속기는 여전히 매력적이지 못합니다. 자동변속기 차량을 운전한다고 하면 샌님 취급을 하던 게 불과 얼마 전까지의 분위기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짠돌이 독일인'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차값 저렴하고 고장 부담과 수리비 부담 덜한, 그러면서 연비 효율까지 좋은 수동을 취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선택처럼 보입니다. But,
최근 독일의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는 자동변속기 차량과 수동변속기 차량 10대의 연비 효율성을 비교한 기사를 통해, 적어도 자동변속기가 연비 측면에서는 수동 못지않은, 어떤 경우는 수동 보다 더 효율이 좋다는 것을 데이터로 확인시켰습니다. 마치 자동변속기 전도사인 듯 가끔씩 이런 비교 자료를 공개하며 자동변속기의 경쟁력을 이야기하는데, 어찌 된 게 쉽게 안 먹혀 들어가는 것 같네요. 그렇다면 자동과 수동의 연비는 어느 수준까지 온 걸까요? 그 차이를 아우토빌트의 자료를 통해 간단히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총 스무 대 10개 모델이며, 해당 매체의 자체 코스에서 진행된 실주행 테스트 연비로 비교됐습니다. 아우토반(풀가속 구간 20킬로미터 포함)과 시내, 그리고 국도로 나눠 총 155킬로미터 거리에서 진행됐고, 스포츠 주행, 연비 주행, 그리고 종합 연비 등, 3가지로 나눠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그럼 확인해 볼까요?
아우디 A4
A4 / 사진=아우디
아우디 A4 2.0 TDI : 6단 수동변속기 |
아우디 A4 2.0 TDI : 7단 S트로닉 (듀얼클러치 미션) |
유럽복합 연비 : 리터당 23.25킬로미터 |
유럽복합 연비 : 리터당 24.39킬로미터 |
아우토반 테스트 연비 : 리터당 13.33킬로미터 |
아우토반 테스트 연비 : 리터당 13.51킬로미터 |
연비 테스트 주행 : 리터당 20.40킬로미터 |
연비 테스트 주행 : 리터당 20.83킬로미터 |
테스트 복합 연비 : 리터당 16.66킬로미터 |
테스트 복합 연비 : 리터당 17.24킬로미터 |
BMW 3시리즈
사진=BMW
BMW 318d : 6단 수동변속기 |
BMW 318d : 8단 자동변속기 |
유럽 복합 연비 : 리터당 25.0킬로미터 |
유럽 복합 연비 : 리터당 25.0킬로미터 |
아우토반 테스트 연비 : 리터당 14.08킬로미터 |
아우토반 테스트 연비 : 리터당 14.08킬로미터 |
연비 테스트 주행 : 리터당 21.27킬로미터 |
연비 테스트 주행 : 20.40킬로미터 |
테스트 복합 연비 : 리터당 18.18킬로미터 |
테스트 복합 연비 : 17.54킬로미터 |
혼다 Jazz
사진=혼다
혼다 재즈 1.3 I-VTEC (가솔린) : 6단 수동변속기 | 혼다 재즈 1.3 I-VTEC : 무단변속기(CVT) |
유럽 복합 연비 : 리터당 20.0킬로미터 | 유럽 복합 연비 : 리터당 21.73킬로미터 |
아우토반 테스트 연비 : 리터당 13.33킬로미터 | 아우토반 테스트 연비 : 리터당 11.62킬로미터 |
연비 테스트 주행 : 리터당 21.27킬로미터 | 연비 테스트 주행 : 20.83킬로미터 |
테스트 복합 연비 : 리터당 17.24킬로미터 | 테스트 복합 연비 : 15.87킬로미터 |
기아 스포티지
사진=기아
기아 스포티지 2.0 CRDi : 6단 수동변속기 | 기아 스포티지 2.0 CRDi : 6단 자동변속기 |
유럽 복합 연비 : 리터당 16.94킬로미터 | 유럽 복합 연비 : 리터당 15.87킬로미터 |
아우토반 테스트 연비 : 리터당 11.23킬로미터 | 아우토반 테스트 연비 : 리터당 10.41킬로미터 |
연비 테스트 주행 : 리터당 16.12킬로미터 | 연비 테스트 주행 : 14.28킬로미터 |
테스트 복합 연비 : 리터당 13.88킬로미터 | 테스트 복합 연비 : 12.82킬로미터 |
마쯔다 CX-3
사진=마쯔다
마쯔다 CX-3 스카이액티브 D 사륜 : 6단 수동변속기 | 마쯔다 CX-3 스카이액티브 D 사륜 : 6단 자동변속기 |
유럽 복합 연비 : 리터당 21.27킬로미터 | 유럽 복합 연비 : 리터당 19.23킬로미터 |
아우토반 테스트 연비 : 리터당 12.98킬로미터 | 아우토반 테스트 연비 : 리터당 12.65킬로미터 |
연비 테스트 주행 : 리터당 21.73킬로미터 | 연비 테스트 주행 : 19.23킬로미터 |
테스트 복합 연비 : 리터당 17.54킬로미터 | 테스트 복합 연비 : 16.12킬로미터 |
메르세데스 A클래스
사진=다임러
메르세데스 A 200d : 6단 수동변속기 | 메르세데스 A 200d : 7단 DCT (듀얼 클러치 미션) |
유럽 복합 연비 : 리터당 24.39킬로미터 | 유럽 복합 연비 : 리터당 26.31킬로미터 |
아우토반 테스트 연비 : 리터당 14.28킬로미터 | 아우토반 테스트 연비 : 리터당 13.51킬로미터 |
연비 테스트 주행 : 리터당 24.39킬로미터 | 연비 테스트 주행 : 23.80킬로미터 |
테스트 복합 연비 : 리터당 19.60킬로미터 | 테스트 복합 연비 : 18.86킬로미터 |
미니 쿠퍼
사진=미니
미니 쿠퍼 (가솔린) : 6단 수동변속기 | 미니 쿠퍼 (가솔린) : 6단 자동변속기 |
유럽 복합 연비 : 리터당 22.22킬로미터 | 유럽 복합 연비 : 리터당 21.27킬로미터 |
아우토반 테스트 연비 : 리터당 12.98킬로미터 | 아우토반 테스트 연비 : 리터당 12.65킬로미터 |
연비 테스트 주행 : 리터당 18.51킬로미터 | 연비 테스트 주행 : 17.85킬로미터 |
테스트 복합 연비 : 리터당 15.62킬로미터 | 테스트 복합 연비 : 15.15킬로미터 |
이 외에 세 개 차종이 더 있었습니다. 스마트 포포 가솔린 모델의 경우 수동의 공인연비가 리터당 23.25킬로미터였고 6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 장착 모델의 경우 공인연비가 리터당 23.80킬로미터였습니다. 테스트 복합 연비는 수동이 리터당 17.54킬로미터, 6단 듀얼 클러치가 리터당 16.94킬로미터가 나왔습니다. 토요타 GT 86도 테스트됐는데요. 유일하게 유럽 공인연비 보다 테스트 복합 연비가 더 좋게 나온 경우였습니다.
GT 86의 수동 변속기 (6단) 공인 연비는 리터당 12.82킬로미터였고 테스트 종합 연비는 리터당 15.87킬로미터였으며, 6단 자동의 경우 공인 연비가 리터당 14.08킬로미터였지만 테스트 복합 연비는 리터당 15.62킬로미터가 나왔습니다. 마지막으로 폴크스바겐의 소형 패밀리 밴 모델인 투란의 경우였는데요. 6단 수동의 공인 연비는 리터당 22.72킬로미터, 6단 DSG의 경우 리터당 21.27의 공인 연비가 나왔습니다. 테스트 복합 연비를 봤더니 수동은 리터당 18.51킬로미터였고 자동은 리터당 18.18킬로미터였습니다.
A4 자동 변속기 / 사진=아우디
정리를 해보면, 전체적으로 실제 도로 주행 시 자동변속기의 연비가 수동에 견줄 만한 수준까지 이르렀다는 것을 이 테스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브랜드에 따라 자동변속기와 수동변속기의 연비 차이가 거의 없는 모델도, 또 조금 벌어진 경우도 있었는데요. 그래도 평균적으로 보면 편차가 과거에 비해 많이 줄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독일 차들이 이 점에서는 조금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듯하네요.
대신 유럽 공인 연비와 실제 테스트 연비와의 편차는 독일 차들이 일본이나 한국 차들에 비해 좀 많아 보였죠? 한국에서 인증된 이들 독일 모델들의 공인 연비, 그리고 그것과 비교해 실연비가 되레 더 좋다는 얘기가 자주 나오는 걸 생각하면, 유럽 공인 연비가 얼마나 현실적이지 못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새 연비 측정법이 이런 편차를 어느 정도는 해소해 줄 수 있길 기대합니다.
이 테스트로 전체 자동변속기와 수동변속기의 연비 효율성을 단정 짓기는 어렵습니다. 제조사의 조율 능력에 따라 편차가 덜할 수도, 아니면 좀 더 날 수도 있을 테니까요. 다만 한 가지 힘주어 말할 수 있는 건, 수동이든 자동이든 연비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급가속 급출발, 그리고 가속페달 꾹 밟아 과속 운전하는 건 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테스트 내용에서도 봤듯, 유럽의 비현실적 공인 연비임에도 연비형 테스트 주행을 했을 땐 거의 이 공인 연비와 비슷한 수준의 효율성을 보여줬습니다. 그러니, 내가 추구하는 운전형태가 뭔가를 잘 따져 운전의 재미를 찾는 분들이라면 수동을, 안락함을 찾는 분들은 자동을, 그리고 연비를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수동 자동 따지지 말고 연비형 운전을 하는 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우리나라에선 수동을 선택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게 문제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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