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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아우디 신형 A4를 본 독일 네티즌들 반응


아우디가 8년 만에 5세대 A4(B9)를 공개했습니다. 이미 차에 관심 좀 있는 분들께서는 소식을 다 접하셨을 텐데요. 신형은 기술적인 면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우선 차체 무게가 최대 120kg까지 가벼워졌다는 게 눈에 띕니다. 초고장력 강판에 알루미늄 등의 소재를 듬뿍 사용했기 때문에 가능했는데요. 무게 줄일 수 있는 곳은 다 건드렸다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또 한 가지 아우디가 내세우는 건 공기저항계수가 양산형 세단 중 가장 낮은 수준(0.23Cw)이라는 겁니다. 경량화와 공기저항은 예전부터 아우디가 추구해온 하나의 방향성이라는 점에서, 대단하긴 하지만 '아우디니까 충분히 가능했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처럼 무게가 줄고 공기저항이 줄어들면서 개선된 엔진과 어울려 연비효율성도 향상이 됐는데요. 현 4세대에 차체가 비해 커지고 넓어졌음에도 21%까지 효율을 높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우디 신형 A4 / 사진=아우디

엔진 출력도 기존 보다 더 향상이 되었고 라인업이 늘었죠. 또 화려하기 그지없는 기능들이 가득 들어찼습니다. 신형 파사트와 아우디 TT, 그리고 신형 Q7 등에 모두 새롭게 적용된 버츄얼 콕핏이 역시 A4에도 적용(옵션)이 됐고, 주행 안전성을 높이는 각 종 안전장치들도 추가됐습니다. 막히는 구간에서 부분 자율주행을 할 수 있는 기능이 들어갔고, 예측효율 도움 장치(Predictive Efficiency Assistant)는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을 켰을 때나 껐을 때 모두, 운전자에게 미리 전방 도로 상황을 알려줘 그에 맞는 운전을 하도록 유도하거나 스스로 운전할 수 있습니다.


최고속도 85km/h에서도 보행자긴급 제동이 가능한 프리 센스 시티 장치 또한 인상적입니다. 거기에 커넥티드 카 시대를 리드하는 브랜드 답게 인포테인먼트 장치와 인터넷과의 연결에 특히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보입니다. 뱅앤 올룹슨 오디오의 경우 A필러에도 스피커를 달아 3D 효과를 준다며 독일에선 벌써 이 부분에 대해 홍보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일일이 여기에 다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변화와 개선이 이뤄진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처럼 많은 시도와 노력이 들어간 신형 A4였지만 정작 독일 네티즌들의 반응은 의외로 그리 열광적이지 않았습니다. 물론 기술적인 면을 높이 평가한 사람들도 있긴 있었습니다.


Alexandersc : "이번에 나온 신형은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디자인에서 좀 더 용기를 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 속에 들어가 있는 기술력이다. 정말 많은 부분에서 발전을 이뤄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공간, 트렁크 넓이, 엔진 출력과 연비 등등. 난 이번 A4가 경쟁자들(3시리즈와 C클래스)을 이길 수 있으리라 본다."


또 인테리어와 계기반의 변화 등, 실내에 대해 긍정적으로 이야기한 사람들도 제법 많아 보였습니다.


Pinkman : "실내는 정말 멋지다. 디스플레이도 뛰어나다. 물론 익스테리어는 그에 비해 실망스럽지만 이건 아우디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부분 제조사들이 이 부분에서 정체돼 있다는 느낌이다."


gunter : "아름다운 차다. 물론 좀 더 많은 변화를 줄 수도 있었겠지만, 어쨌든 좋다. 마음에 안 드는 사람들은 안 사면 그만이다. 실내는 최고라 말하고 싶다."


하지만 가장 많이 나온 얘기는 역시 익스테리어에 대한 비판적 의견들이었습니다. 여러 매체에 올라온 반응들 중, 추천수가 높았던 것들을 중심으로 인상비평이 어느 수준이었는지 한 번 보시죠.


Rainer Populismus : "이 게 신형 A4에 대한 처음 공개하는 사진이라는 건데, 10년 전에 본 것과 같은 느낌이잖아. 고마워~"


spock : "저기, 신형과 구형에 어떤 차이가 있는데?"


grgo : "신형이라고? 어디 있지?"


Jean : "예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A4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그릴과 후방램프 정도를 제외하면 새로운 게 안 보인다. 옆모습의 경우 현재 모델과 다를 게 하나 없다. BMW 3시리즈나 메르세데스 C클래스 등과 비교하면 이제 A4가 올드해 보이기까지 하다. 2열에 달 수 있다는 태블릿 PC는 벤츠의 그것처럼 싼티가 나 프리미엄이란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다. 아무래도 크리스 뱅글 (전 BMW 디자이너)을 데려와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4세대 A4 (사진 위)와 신형 5세대 A4(사진 아래) 측면 비교 / 사진=아우디


4세대 A4 (사진 위)와 신형 5세대 A4(사진 아래) 후측면 비교 / 사진=아우디


4세대 A4 (사진 위)와 신형 5세대 A4(사진 아래) 실내 비교 / 사진=아우디

Christoph : "축하해 오펠. 코르사의 헤드램프와 인시그니아의 리어램프가 달렸어."


BayernMünchen : "A4, TT, Q7,R8. 이 모든 것들이 전 세대와 전혀 다를 게 없다. 아우디가 어쩌다 이렇게 됐나."


demi77 : "누구도 나한테,  어떤 멘트도 달지 마. 이건 그냥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일 뿐이고, 그래서 이 차는 올해 최악이야."


Algano : "도대체 뭐가 새롭다는 거지? 신형이라고 하기엔 너무 이전 모델과 닮았어. 디자인에 발전이 전혀 없잖아. 아우디는 마치 아무 것도 안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


Hans Hanslik : "럭셔리 한 건 가격밖에 없을 거야."


일부 품질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는 사람들도 보였습니다.


Uwe Malaga : "아우디 80이나 아우디 100이 팔리던 시절은 그래도 품질이 좋았어. 50만킬로미터를 달려도 변속기나 엔진은 별 문제가 없었어. 하지만 요즘은 운이 좋으면 5만km 정도야. 정비소를 이제는 너무 자주 가야 해."


전체적으로 맘에 든다는 의견과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팽팽했습니다. "어디 아우디 뿐이냐, BMW나 벤츠도 생김이 비슷비슷하긴 마찬가지다." 라는 반론이 보이기도 했지만 디자인에서만큼은 비판적 의견들이 우세한 편이었습니다. 아직 차를 직접 눈으로 본 상황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구매자들이나 자동차 매체들이 차를 타보고 내놓는 평가가 아직은 없다는 점도 인상평가에 집중된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독일에서 요금 한창 뜨고 있는 아우디로서는 예상 외의 비판적 반응이 당혹스러울 수도 있을 겁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이 컸던 탓이겠죠. 이처럼 자국산 인기 모델에 대한 독일인들의 평가는 냉정한 편입니다. 그건 프리미엄이라는 타이틀, 그리고 그에 따른 비싼 판매가 등이 깐깐하게 비교되고 평가 되는 게 현지 분위기라 하겠습니다. 그러니 치열한 경쟁 체제에서는 어떤 메이커도 긴장을 늦출 수 없고 방심할 수 없습니다. 


앞서 설명 드린 다양한 기술적 진보와 화려한 장치들 향연이 과연 디자인 논란에 빛을 잃고 판매에 악영향을 끼칠 것인지, 아니면 논란을 극복하고 실력을 인정받는 반전을 맞을 수 있을지, 그 결과를 확인하기까지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독일에서는 가을부터 주문을 받고 11월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가며, 유럽 외 지역에는 2016년 초부터 판매될 예정입니다.


매트릭스 헤드램프가 적용된 A4 모습/ 사진=아우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