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영국 프랑스, 어린이 태운 차에서 담배 피우면 벌금


흡연자들에겐 달갑지 않은 소식이겠지만 어른들이 뿜어대는 담배 연기에 고통을 겪어야 하는 아이들에겐 다행인 소식이 연일 유럽에서 전해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이었죠. 영국에서는 자동차에 어린이들을 태운 상태에서는 담배를 피워서는 안된다는 차내 금연법이 통과됐습니다. 10월부터 효력이 발생될 이 법은 오래 전부터 펼치고 있는 금연 정책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벌금이 50파운드니까 요즘 환율 기준으로 대략 8만 9천 원 가량 되겠군요.


그런데 비슷한 시기에 프랑스 의회도 만 18세 이하 청소년 및 어린이가 차량에 동승한 상태에서는 담배를 피워서는 안된다는 법을 통과시켰습니다. 벌금은 영국과 비슷한 68유로 (한화 8만 5천 원) 수준입니다. 유럽 내에서 영향력이 큰 두 나라에서 거의 동시에 이런 법안이 통과돼 시행을 앞두고 있자 자동차 내 전면 금연을 실시하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일부 의견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진=다임러

자동차 안은 사적 공간이라 할 수 있죠. 따라서 이런 영역에서조차 금연을 법으로 정하는 것은 과도한 개인 생활 침해라는 반발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독일입니다. 2007년쯤인가 언론을 통해 자동차 안에서의 전면 금연에 대한 검토가 진행 중이란 소식이 전해진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흡연가들은 물론 정부 내에서도 조차 반대 의견이 쏟아져 나왔고 이후 흐지부지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을 기준으로 삼으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특히 자녀를 둔 부모들 입장에선  법에 반대하기가 더 쉽지 않겠죠. 언론 보도를 보니까 영국에서는 매주 40만 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자동차 안에서 간접흡연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굉장히 많은 아이들이 담배로 인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동차 내 금연을 법으로 정하는 것에 반대했던 독일도 영국과 프랑스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게 됐습니다. 사생활 영역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독일에서도 만약 이런 법안이 만들어지고 통과된다면 유럽 다른 나라들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고, 유럽의 이런 분위기는 다른 대륙으로 또 퍼져나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한때 흡연가들의 천국이었던 유럽에 부는 금연의 바람은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까요? 이번 영국과 프랑스의 도전이 자동차 내에서 전면 금연이라는 궁극적 목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 봐야겠습니다.


참고로, 영국과 프랑스가 차내 어린이 탑승 시 흡연 금지를 실시하겠다고 하기 전부터 이런 법을 실행하고 있는 유럽국이 있습니다. 그리스인데요. 12세 이하 어린이들이 차량에 탑승한 상태에선 담배를 피울 수 없게 되어 있고, 이를 어겼을 시 우리 돈으로 190만 원이라는 큰 액수를 벌금으로 내야 합니다.



사진=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