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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세월호 1년, 우리의 도로는 더 안전해졌나?


팽팽한 긴장감 속에 자동차 관련한 글을 계속 쓰다보니 요즘 좀 지치더군요. 과거에 썼던 글들을 다시 끄집어 내어 보기도 하고, 새로운 내용들을 구상하고, 또 독일 매체들이 전하는 소식들을 겹겹이 보면서 '이러다 몰입이 아니라 자칫 매몰되는 거 아닌가' 싶어 오늘은 쉬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목요일이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년이 되기 때문에 적어도 내일과 모레는 자동차 이야기를 잠시 멈추고 여전히 진행 중인 아픔에 마음으로나마 동참을 해야겠다 싶었죠. 하지만 세월호 사건을 되돌아 보면서 '과연 우리 사회가 1년이란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가' 라는 아픈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큰 재난과 그로 인한 고통스런 시간 앞에서 우린 과연 어떤 변화를 맞았습니까? 정말 안전한 세상으로 한 발 더 나아간 게 맞나요? 안전 시스템은 총체적 변화를 이뤄냈나요? 근본적인 구조에 대한 변화를 꾀한 시간들이었을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딱히 한국사회의 안전 시스템 변화를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세월호 아픔이 준 교훈은 지엽적 문제들로 격하되어 버렸고, 정쟁의 대상이나  책임 소재를 따지는 수준에서 모든 것이 멈추고 축소되어 버린 건 아닌가 생각됩니다. 거대 담론이 유치한 논쟁으로 망가진 지금, 세월호 참사를 목격한 증인으로 과연 나는 변화를 위한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냉정히 되물어 보게 됩니다.


자동차와 자동차 문화를 이야기하는 사람으로서, 세월호 이후 우리 사회에 던져진 '안전'이라는 질문에 대해 조금이라도 책임감 있는 응답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교통 안전이나 교통 시스템, 운전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은 분들과 더 열심히 나누는 게 그나마 저의 역할이라 여겼지만 생각만큼, 아니 욕심만큼 나아가지 못한 것 같아 그 점이 아쉬울 뿐입니다.


하지만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겠습니다. 더 열심히 우리 사회의 교통 문제나 운전 문화 등, 안전한 사회를 위해 제 나름 할 수 있는 것, 치열하게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따끈따끈한 자동차 신상 이야기 하는 것도 즐겁고, 자동차 첨단 기술과 트렌드를 읽는 것도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일이지만, 사회적 관점에서 자동차를 이야기하는 것에 소홀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교통 관련 제도와 교육, 그리고 우리 운전자 인식이 단 1cm라도 이전 보다 나아질 수 있다면 그 역할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정치가 나아지고, 사회가 나아지기 위한 국민의 역할에도 소홀함이 없어야겠지만 무엇보다 제가 할 수 있는 것들, 보다 안전한 자동차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 힘을 내겠습니다. 여러분도 안전벨트 착용 잘하고, 교통 법규 잘 지키는 게 손해보는 것이 아님을 직접 보여주십시오. 또 보행자와 운전자 사이의 안전에 더 신경쓰는 그런 운전자가 되어 주세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상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안전을 위한 노력에 힘써주십시오. 혹이라도 그간 소홀했다면 지금 이 순간부터 함께 노력해 나갔음 합니다. 그나마 그것이 세월호 참사를 통해 우리가 받았던 아픔과 충격, 그리고 부끄러움을 조금이라도 치유하는 현실적 처방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한 명 한 명이 만든 변화가 쌓여 간다면, 지금보다 분명 더 안전하고 쾌적한 도로 환경이 만들어져 있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정말, 안전해져야 합니다.


다시 한 번 세월호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께 고개 숙여 위로의 말씀을 드리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