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의 전문적 평가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어떻게 평가하고 바라보느냐 하는 부분은 자동차 회사들에게 어쩌면 더 중요할지 모릅니다. 나쁜 이미지가 한 번 쌓이면 그걸 벗어내기란 쉽지 않고 반대로 한 번 만들어진 좋은 이미지 역시 쉽게 무너지지 않겠죠. 이런 맥락에서 오늘 내용을 보면 어떨까 합니다. 최근 유럽 최대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독일의 자동차 주간지 아우토빌트 '올해의 베스트 메이커'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세그먼트별, 그러니까 체급별로 나눠 가장 품질이 뛰어난 차를 만든 제조사 / 가장 디자인이 좋은 모델을 만든 제조사/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한 차를 만든 제조사를 물었고 이에 독자들이 답을 했는데요. 긴 말 필요없이 11개 항목의 결과를 바로 보도록 하겠습니다.
경차 부문
품 질
1위 : 폴크스바겐 (78%)
2위 : 오펠 (73%)
3위 : 스마트 (64%)
4위 : 스코다 (59%)
5위 : 현대 (56%)
6위 : 도요타 (54%)
7위 : 세아트 (50%)
8위 : 기아 (44%)
9위 : 란치아 (31%)
10위 : 피아트 / 르노 (29%)
디자인
1위 : 오펠 (81%)
2위 : 피아트 (75%)
3위 : 스마트 (67%)
4위 : 란치아 (60%)
5위 : 르노 / 현대 (51%)
가성비
1위 : 현대 (80%)
2위 : 기아 (68%)
3위 : 스코다 (61%)
4위 : 르노 (57%)
5위 : 시트로엥 (56%)
경차 부문 품질 우승 모델은 폴크스바겐의 UP이었고, 디자인은 오펠의 고급 모델 아담에게 1위 자리가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가성비에서는 현대가 i10으로 1위를 차지했네요. 최근에 나온 i10은 성능 평가까지 좋아서 더더욱 한국 소비자들은 아쉬움만 커질 거 같습니다. 전문가들의 평가가 아닌 일반 독자들의 의견이라는 점 다시 한 번 확인시켜 드리면서 다음 부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소형차 부문
품 질
1위 : 폴크스바겐/ 아우디 (81%)
3위 : 스코다 (65%)
4위 : 미니 (63%)
5위 : 마쯔다/ 오펠 (57%)
7위 : BMW (56%)
8위 : 도요타 / 현대 (55%)
10위 : 세아트 (53%)
디자인
1위 : 미니 (85%)
2위 : 알파 로메오 (81%)
3위 : 아우디 (63%)
4위 : 폴크스바겐 / 세아트 (61%)
10위 : 현대 (55%)
가성비
1위 : 다치아 (84%)
2위 : 현대 (76%)
3위 : 스코다 (71%)
4위 : 기아 (64%)
5위 : 세아트 (59%)
소형차 품질에서는 폴크스바겐 폴로와 아우디 A1이 공동 1위를 차지했고, 디자인에서는 미니의 손을 들어 줬습니다. 가성비는 르노의 자회사인 루마니아 브랜드 다치아에게 1등 자리가 돌아갔네요. 워낙 저렴한 가격 덕에 이 부분 늘 1위를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산데로라는 모델이 그 주인공이죠. 한 가지 의아한 것은 소형 부문에 BMW가 포함됐다는 건데요. 1시리즈는 C세그먼트, 그러니까 우리 기준으로 준중형에 해당되기 때문에 여기에 포함될 모델이 없는 걸로 아는데 이상하게 올라 있네요. 참고로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는 미니밴 품질 항목에서 2위를 차지했습니다. (오타가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콤팩트 부문
품질
1위 : 아우디 (85%)
2위 : 폴크스바겐 (84%)
3위 : BMW (74%)
4위 : 스코다 (71%)
5위 : 메르세데스 (68%)
6위 : 세아트 (65%)
7위: 볼보 (63%)
8위 : 마쯔다 (62%)
9위 : 렉서스 (59%)
10위 : 도요타 (57%)
디자인
1위 : 알파 로메오 (88%)
2위 : 세아트 (76%)
3위 : 아우디 (72%)
4위 : 마쯔다 (66%)
5위 : 폴크스바겐 (65%)
8위 : 기아 (59%)
가성비
1위 : 다치아 (79%)
2위 : 스코다/ 현대 (76%)
4위 : 기아 (73%)
5위 : 세아트 (67%)
품질에서는 골프를 간발의 차이로 따돌리고 아우디 A3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폴크스바겐에게 골프의 의미는 그냥 한 세그먼트를 담당하는 모델 그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이라서 아우디에 1위 자리를 내준 결과를 보고 화를 삭히고 있지 않을까 모르겠습니다. 디자인에선 이태리 알파 로메오의 줄리에타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고, 가성비는 역시 다치아의 로간이 현대와 스코다를 따돌렸습니다.
중형 부문
품 질
1위 : 아우디 (88%)
2위 : BMW (84%)
3위 : 폴크스바겐 / 메르세데스 (80%)
5위 : 볼보/ 스코다 (67%)
7위 : 마쯔다 (63%)
8위 : 렉서스 (61%)
9위 : 인피니티 (57%)
10위 : 오펠 (55%)
디자인
1위 : BMW (85%)
2위 : 아우디 (76%)
3위 : 재규어 (73%)
4위 : 메르세데스 (72%)
5위 : 마쯔다 (69%)
가성비
1위 : 스코다 (75%)
2위 : 현대 (69%)
3위 : 포드 (60%)
4위 : 마쯔다 / 기아 (54%)
중형급 품질 항목에서도 아우디가 A5로 1위에 올랐습니다. 디자인은 3시리즈의 앞트임이 맘에 들었던 모양이고 가성비에서는 스코다의 스퍼브에게 1위 타이틀이 돌아갔습니다. 스퍼브는 최근 신형이 나왔는데 디자인이 훨씬 더 멋있어져서 다음엔 디자인 부분에서도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재밌는 건요. 인피니티가 품질(8위)과 디자인 (9위)에서 모두 나쁘지 않은 순위에 올랐지만 판매량은 정작 이에 비례하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반드시 여기서 좋은 평가가 나왔다고 해서 판매량까지 잘 나오는 건 아닌가 보네요.
준대형 부문
품 질
1위 : 아우디 (91%)
2위 : BMW (87%)
3위 : 메르세데스 (83%)
4위 : 볼보 970%)
5위 : 테슬라 (64%)
6위 : 렉서스 (63%)
7위 : 폴크스바겐 (60%)
8위 : 인피니티 (57%)
9위 : 재규어 (54%)
10위 : 마세라티 (45%)
디자인
1위 : 테슬라 / BMW (82%)
3위 : 마세라티 / 아우디 / 재규어 (80%)
가성비
1위 : 현대 (59%)
2위 : 란치아 (43%)
3위 : 폴크스바겐 (35%)
4위 : 테슬라 (33%)
5위 : 볼보 (29%)
5시리즈를 따돌리고 아우디 A6으로 준대형급에서 아우디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디자인의 경우 의외라고 해야 할까요? 테슬라가 5시리즈와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 급 이상에서 가성비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라고 하다고 1위 현대를 보고 깜짝 놀랐는데요. 이유는 제네시스 때문이었습니다. 판매는 거의 안되고 있지만 가성비에서 1위라니...도대체 현대 이미지는 언제까지 이 '가성비' 영역에서 벗어날 수 없는 건지 싶습니다.
좀 엉뚱한 얘기지만, 어제 네이버에 제가 쓴 제네시스 관련한 글이 떠서 많이들 읽으셨던데요. '유럽에 가보고 기사 쓰라'는 어떤 댓글을 보고 아~ 아직 내가 갈 길이 멀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 열심히 해야겠어욧!
럭셔리 부문
품질
1위 : 아우디 (83%)
2위 : 메르세데스 (82%)
3위 : BMW (78%)
4위 : 포르쉐 (77%)
5위 : 렉서스 (63%)
6위 : 폴크스바겐 (61%)
7위 : 재규어 (49%)
8위 : 마세라티 (48%)
디자인
1위 : 마세라티 (82%)
2위 : BMW (72%)
3위 : 메르세데스 (68%)
4위 : 아우디 (67%)
5위 : 포르쉐 / 재규어 (63%)
가성비
1위 : 폴크스바겐 (62%)
2위 : 렉서스 (40%)
3위 : 아우디 (30%)
4위 : BMW (25%)
5위 : 재규어 / 메르세데스 (24%)
와~ 이 부분 결과가 의외네요! 아우디 A8이 S클래스를 꺾고 품질 이미지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거 뭐 아우디가 싹쓸이를 했다고 봐야겠군요. 디자인은 역시 마세라티 콰트로 포르테를 당할 수가 없었던 모양입니다. 가성비는 압도적으로 페이톤에게 표가 몰렸습니다.
카브리오 5만유로 이하 & 이상 부문
품질
5만 유로 이하 1위 : 아우디 (80%)
5만 유로 이상 1위 : 포르쉐 (84%)
디자인
5만 유로 이하 1위 : 알파 로메오 (84%)
5만 유로 이상 1위 : 포르쉐 (85%)
가성비
5만 유로 이하 1위 : 마쯔다 (77%)
5만 유로 이상 1위 : 쉐보레 (72%)
실용성에서 왜건을 사랑한다면 감성에선 카브리오를 사랑하는 유럽인들이죠. 그래서 이 부분을 별도로 빼서 물었는데요. 5만유로 이하 카브리오 부분에서는 아우디 TT가, 디자인은 알파로메오의 4C 스파이더, 그리고 가성비에선 마쯔다 MX-5가 각각 1위를 차지했습니다.
5만 유로 이상 카브리오 부분에선 품질의 경우 포르쉐 911 터보 카브리오가, 디자인에선 911 카레라 카브리오, 그리고 가성비에서는 쉐보레 콜벳 카브리오가 1위를 각각 차지했습니다. 독일에서 포르쉐 1위는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국민 스포츠카라는 말이 맞겠네요. 다만 소유는 아무나 못한다는 거...
콤팩트 SUV 부문
품 질
1위 : 아우디 (79%)
2위 : 폴크스바겐 (70%)
3위 : 볼보 (68%)
4위 : BMW (62%)
5위 : 메르세데스 (60%)
6위 : 마쯔다 (57%)
7위 : 스바루 (56%)
8위 : 스코다 / 랜드로버 (55%)
10위 : 혼다 / 인피니티 (52%)
디자인
1위 : 랜드 로버 (76%)
2위 : 볼보 (66%)
3위 : 지프 (62%)
4위 : 마쯔다 (60%)
5위 : 미니 (56%)
7위 : 기아 (53%)
가성비
1위 : 다치아 (88%)
2위 : 현대 / 기아 (67%)
4위 : 스코다 (65%)
5위 : 포드 (56%)
콤팩트 SUV 부문에서는 아우디 Q3가 품질에서 역시 1위를 차지했습니다. 티구안이 조금 차이를 두고 2위에 올랐는데요. 정말 독일에선 Q3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볼보 XC60이 X1과 GLK를 꺾고 3위를 차지한 것이 신선해 보입니다. 디자인은 랜드로버의 프리랜더2가 1위를 차지했고 가성비는 다치아의 두스터에게 영예의 자리가 돌아갔습니다.
중형급 이상 SUV 부문
품 질
1위 : 아우디 (84%)
2위 : BMW (79%)
3위 : 포르쉐 (78%)
4위 : 메르세데스 (73%)
5위 : 볼보 (70%)
6위 : 폴크스바겐 (69%)
7위 : 랜드로버 (66%)
8위 : 렉서스 (57%)
9위 : 인피니티 (56%)
10위 : 도요타 (48%)
디자인
1위 : 랜드로버 (81%)
2위 : 지프 (76%)
3위 : 포르쉐 (73%)
4위 : BMW (72%)
5위 : 볼보 (65%)
가성비
1위 : 기아 (69%)
2위 : 현대 (61%)
3위 : 지프 (49%)
4위 : 닛산 (38%)
5위 : 미쓰비시 (37%)
또! 아우디가 품질 부분 1위에 이름을 올렸네요. Q5 덕입니다. 아~ 이쯤 되면 음모설이 나올 법도 하겠는데요? 하지만 매년 결과를 지켜 보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아우디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디자인 1위는 레인지 로버라는 거함이 버티고 있어서 다른 브랜드는 쉽게 1위 자리를 차지하기 어려워 보이네요. 가성비에서는 기아 쏘렌토가 가장 높은 위치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제 마지막 스포츠카 부문을 볼까요?
스포츠카 부문
품 질
1위 : 포르쉐 / 아우디 (81%)
3위 : 메르세데스 (77%)
4위 : BMW (72%)
5위 : 재규어 (55%)
6위 : 렉서스 (52%)
7위 : 닛산 (46%)
8위 : 스바루 / 마세라티 / 폴크스바겐 (45%)
디자인
1위 : 재규어 (83%)
2위 : 포르쉐 (82%)
3위 : 쉐보레 (78%)
4위 : 마세라티 (77%)
5위 : 아우디 (74%)
가성비
1위 : 쉐보레 (75%)
2위 : 포드 / 닛산 (66%)
4위 : 푸조 (58%)
5위 : 스바루 (57%)
품질 항목에서는 역시 예상대로 포르쉐가 뽑혔는데, 그 차 종이 눈에 띕니다. 911이 아니라 캐이맨이 뽑혔거든요. 형님을 넘어서는 캐이맨과 박스터에 관심과 평가가 새롭네요. 또 아우디 R8이 공동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의외의 결과가 계속 이어진 스포츠카 품질 부분 결과였고요.
디자인의 경우는 역시 F타입이 포르쉐의 벽을 허물고 1위를 탈환했습니다. 인정 안 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모델입니다. 하지만 한 번 꼭 타보고 싶은 모델이라고 개인적으로 말한다면 가성비 1위를 차지한 콜벳 스팅레이입니다. 언제 기회가 주어질지 모르겠으나, 애정을 담아 스포츠카 항목 사진은 스팅레이로 골라 봤습니다.
어떠셨어요? 아우디의 기세가 엄청나죠? 여기에 소개가 안된 밴을 포함 전체 13개 부문 중 9개 세그먼트에서 품질 1위로 아우디의 모델들이 선택됐습니다. BMW나 메르세데스 벤츠 보다 비교적 후발 주자인데다가 두 경쟁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명확한 성격을 갖지 못한 것으로 보였던 아우디이지만, 적어도 독일에선 품질이라는 부분에서 확실하게 자기 영역을 구축해 나가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과연 아우디의 이런 기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내년 결과를 기대해 보며 오늘 포스팅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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