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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순위와 데이터로 보는 자동차 정보

독일에서 자동차 품질테스트 해봤더니...

명절 후유증없이 일과 속으로 연착륙들 잘 하셨는지 모르겠네요. 오늘은 우연히 찾은(?) 기사 속 도표 한 장를 보여드리려 합니다. (왜 이 기사를 못 봤는지 모르겠네. ㅜ.ㅜ) 내용은 독일의 최대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가 실시한 자동차 품질테스트 결과입니다. 흔히 알고 계시는 내구성 테스트가 아니라, 내구성 테스트를 포함해 총 8가지 항목으로 나눠 평가한 내용입니다.

 

이번 테스트에는 총 20개의 자동차 회사들의 결과가 담겨 있는데요. 우선 종합 순위부터 한 번 보실까요?

표를 클릭하면 약간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이게 성적표입니다. 성적이 행복순이 아니긴 하지만, 아니 행복이 성적순은 아니겠지만 이러한 품질 테스트 결과는 자동차 제조사들 입장에선 자신들이 평가되는 또 다른 기준이라는 점에서 신경이 무척 많이 쓰이지 않았겠나 생각됩니다. 일단 종합 순위는 표에서 보는 바와 같습니다. 마쯔다와 토요타 혼다 기아와 현대, 스즈키 등의 일본과 한국 메이커들이 상위에 포진해 있고, 이태리 프랑스 메이커들이 아래에 위치해 있네요. 

근데 저 표가 좀 낯설죠? 독일식이라 그런데요. 숫자가 낮을수록 좋은 겁니다. 독일 축구 평점도 점수가 낮을 수록 좋은 건데, 이건 독일 학교에서 성적 매길 때 쓰는 방식입니다. 1점이 가장 좋고, 6점이 가장 나쁩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수우미양가라 할 수 있겠는데요. 여기에 플러스 마이너스가 붙어 조금 더 세분화 됩니다. 그러니까 '1+'는  A+, '2-'는 B- 식이 되겠죠.

 

그러면, 여기서 어떤 항목들에서 어떤 메이커가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구체적으로 알아 볼까요?

 

 

'고객 만족도'


이 항목은 메르세데스가 2+ (B플러스)로 가장 높았고 시트로엥, 푸조, 피아트 (B마이너스)를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2점 (B)를 받았습니다.   

 

 

'리 콜'

1위 : 스코다 (A마이너스)

공동 2위 :  마쯔다 / 현대 (B플러스)

공동 4위 : 기아 / 아우디 / 미쓰비시 / 피아트 (B)

8위 : 세아트 (B마이너스)

공동 9위 : 메르세데스 / 르노 / 시트로엥 (C플러스)

공동 12위 : 포드 / 푸조 (C)

공동 14위 : 스즈키 / 오펠 (C마이너스)

16위 : 혼다 (D플러스)

공동 17위 : VW / 닛산 (D마이너스)

19위 : 토요타 (E플러스)

20위 : BMW (E)


 

베엠베와 토요타 순위 좀 보세요. 그러고 보면 이 두 회사가 은근히 리콜이 많았습니다. 반면에 현대 기아는 리콜이 없는 한국 회사들이죠. 일단 리콜이 많았다는 점에선 별로 베엠베나 토요타가 할 말이 없을 겁니다. 기본적으로 없어야 좋은 걸 테니까요. 하지만 또 이런 것도 있죠. 리콜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조차 리콜을 안하는 경우. 실제로 리콜 대상이 아니기에 리콜이 없었을 수도 있겠고, 아니면 이처럼 평가 자료로 남는 리콜만큼은 어떻게 해서든 피하고자 애써 무상수리 등으로 남기는 경우 등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해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그런데, 리콜 = 품질인가 하는 물음에는 다음에 나올 2가지 항목들이 간접적으로 답을 줄 수도 있지 않나 싶은데요. 어떤 건지 한 번 보시죠. (그나저나 미안하게 1위를 한 스코다 얘기가 한 줄이 없네 이런...)

 

 

'공인 성능검사 결과' 

1위 : 토요타 (A)

공동 2위 : 마쯔다 / 스즈키 (B플러스)

공동 4위 : 메르세데스 / 혼다 / VW / 포드 / 오펠 (B)

9위 : 아우디 (B마이너스)

10위 : BMW (C플러스)

공동 11위 : 미쓰비시 / 스코다 / 닛산  (C)

공동 14위 : 현대 / 세아트 (C 마이너스)

16위 : 기아 (D)

17위 : 시트로엥 (D마이너스)

공동 18위 : 르노 / 푸조 (E플러스)

20위 : 피아트 (E)

 

독일은 자동차 정기검사를 TÜV 라는 곳에서 받습니다. 독일기술관리협회라고 하는 정부 공인기관인데요. 기술과 관련해 인증주는 곳입니다. 자동차도 여기서 받죠. 이 때 정기검사에서 토요타가 가장 문제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고 피아트가 꼴찌의 굴욕을 당했습니다. 현대와 기아도 여기서는 순위가 별로 높지가 않네요. 

 

 

'내구성 테스트'

1위 : 마쯔다 (A플러스)

공동 2위 : 토요타 / BMW (A)

공동 4위 : 혼다 / VW / 스코다 / 세아트 (A마이너스)

공동 8위 : 메르세데스 / 기아 (B플러스)

10위 : 르노 (B)

공동 11위 : 현대 / 아우디 / 닛산 / 시트로엥 (B마이너스)

공동 15위 : 포드 / 오펠 (C플러스)

공동 17위 : 스즈키 / 피아트 (C)

19위 : 푸조 (D)


 

내구테스트의 경우는 아우토빌트 잡지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건데요. 전체적으로 옛날 차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고, 미쓰비시 같은 경우는 제공이 안됐던 모양입니다. 모두 10만킬로미터 내구테스트를 받았고, 이와 관련해 2년 전에 대대적으로 한 번 결과를 소개해드린 적 있습니다. 지금도 계속해서 이 내구테스트는 진행이 되고 있고요. 아마 예전 자료들 중심이라 그런지 (십만킬로 타고 다니려면 몇 년 걸리잖겠어요?)  예전 순위와 큰 변화는 없어 보입니다. 어쨌든 리콜 + 정기검사 + 내구테스트 3가지를 함께 놓고 보는 것도 어떻게나 하는 생각입니다.  (여기에 고장출동, 잔고장율, 전장부분 고장율, 기계부문 고장율, 막 이런 것도 있었음 좋겠는데, 이런 전체적인 조합은 쉽지 않아 보이네요.)

 

 

'고객 애로사항 대응'

1위 : 토요타 (A마이너스)

공동 2위 : 혼다 / 미쓰비시 / 르노 (B플러스)

공동 5위 : 메르세데스 / 현대 / 스즈키 / 닛산 / BMW / 피아트 (B)

공동 11위 : 포드 / 오펠 (B마이너스)

공동 13위 : 마쯔다 / 기아 / 아우디 / 세아트 (C플러스)

공동 17위 : 스코다 / 시트로엥 / 푸조 (C)

20위 : 폴크스바겐 (C마이너스)


 

이 부문은 뭐냐하면요. 고객들의 불만접수, 질문에 대한 응답 등 고객상담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내용입니다.  차를 팔 때의 친절함이나 매혹적인 마케팅만이 아니라 구매 이후 고객들의 불만까지도 어떻게 응대하느냐 이런 것도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게 품질 평가 항목에 들어 있다는 건 적절해 보이는군요. 어쨌든 VW가 꼴찌네요.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저 역시 개인적으로 폴크스바겐에서는 그리 친절한 인상을 받지 못했습니다. 독일 내에서도 그렇고 한국에서도 그렇고요.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 경험들임)

 

 

'영업사원 서비스'


여기선 마쯔다 / 토요타 / 메르세데스 / 미쓰비시 / 닛산 등이 B플러스(벤츠 없었음 유럽 차들 어쩔뻔 했누ㅡㅡ;)를 받았구요. 나머지는 모두 B를 받았습니다. 참, 여기서 서비스는 차 사면 틴팅해주고 깔판 깔아주는 그런 거 아닙니다. 전체적인 영업 세일즈 태도와 관련된 것이니 오해없으시길 바래요.

 

 

'개런티 (무상보증기간, 워렌티)'

1위 : 기아 (A플러스)

2위 : 마쯔다 (B마이너스)

공동 3위 : 메르세데스 / 미쓰비씨 (C플러스)

공동 5위 : 혼다 / 현대 / 스즈키 / 닛산 (C)

9위 : 토요타 (C마이너스)

공동 10위 : VW / 아우디 / 포드 / 스코다 / 세아트 / 르노 / 시트로엥 / 푸조 (D플러스)

공동 18위 : BMW / 오펠 (D)

20위 : 피아트 (D마이너스)


개런티 항목은 단순히 기간이 기냐 짧느냐만이 아니라  구체적인 조건들까지 따져서 나온 순위로 보입니다. 공동 3위에 오른 메르세데스의 경우 기간만 놓고 보면 독일에서 2년밖에 무상보증기간이 안되거든요. 어쨌든 기아의 압도적인 1위는 이 블로그를 자주 방문한 분들이시라면 어렵지 않게 짐작하셨으리라 봅니다.

 

 

'에코 트랜드' 

공동 1위 : 토요타 / VW /  BMW (A)

4위 : 아우디 (A마이너스)

공동 5위 : 메르세데스 / 혼다 / 닛산 (B플러스)

공동 8위 : 포드 / 스코다 / 세아트  (B)

공동 11위 : 시트로엥 / 푸조 (B마이너스)

13위 : 오펠 (C플러스)

14위 : 마쯔다 (C)

공동 15위 : 기아 / 피아트 (C마이너스)

공동 17위 : 현대 / 스즈키 / 미쓰비시 / 르노 (D플러스)


 

에코 트랜드 항목은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함께 반영이 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이브리드와 디젤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느낌이 드는군요. 현대는 수소연료전지차 외엔 이런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쓸 카드가 마땅치 않아 보입니다. 기아와 현대의 종합 순위가 5,6위로 높은 편이었지만 항목별로 보면 전체 순위가 큰 의미는 없지 않나 하는 약간 삐딱한  생각도 듭니다. 다음엔 더 많은 메이커들이 이 평가에 포함이 되었음 좋겠군요.

 

이런 자료 분석하는 게 한 편으로 재밌기도 하고 또 한 편으론 '참 재미 없다' 싶은 생각도 불현듯 듭니다. 자동차의 멋지고 화려한 그림 이런 것 중심으로 포스팅하고 여러분께 소개하고 싶은데, 이런 자료들이 또 주는 의미도 나름 있다 싶어 외면을 못하겠습니다. 제가 안 하면 누군가는 하겠지만 이왕 시작한 거니, 좋은 자료들 보이면 부족한 실력이지만 분석해서 공유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늘 내용도 유익한 자료가 되었길 바라며 포스팅 마치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벤츠가 유일하게 10위권 밖으로 나간 항목이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