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아베오에 대한 오펠의 견제인가 냉정 평가인가?


보통 독일언론들의 신차 소개는 간단 제원, 가격, 출시일, 기본적인 특징 등을 언급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FAZ는 쉐보레 아베오에 대해 상당히 원초적 표현을 써가며 낮은 평가를 내렸더군요.

FAZ라고 하면 Frankfurter Allgemeine Zeitung을 이야기하는데요. 독일에서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상당히 권위를 인정받는 그런 신문사입니다. 약간은 보수적이라고 평가를 받지만 우리나라의 보수언론과는 다르니 오해 없길 바랍니다. 물론 이 신문이 모든 부분에서 높게 평가를 받는다고 볼 순 없을 겁니다. 더더군다나 자동차는 전문화된 잡지들이 워낙 여론을 꽉 쥐고 있기 때문에 일반신문의 영향력은 좀 덜하다 볼 수도 있는데요.  그래도 나름 자존심 강한 언론사로 자신의 위치를 분명히 하고 있는 곳이라 그냥 흘려버릴 수만도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어쨌든 결론부터 얘기하면, 쉐보레가 신형 아베오의 판매 목표를 상당히 높게 잡았는데 그게 좀 무리라 보여진다는 겁니다. 왜 이런 얘길 했을까요?


우선 이 신문은 오펠의 얘기로 기사를 시작했습니다. 대략 이런 내용이었죠

"오펠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쉐보레를 싫어한다. 마치 한국인들(GM코리아를 얘기하는 듯) 은 승자의 옷을 입듯 쉐보레 마크로 유럽이든 어디든 왔다갔다 하는 게 거슬리는 모양이다. 사실 이런 오펠의 불편한 시선을 쉐보레 역시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자회사들끼리) 불편하지 않으려 조심스럽게 행동을 한다. 그래서 쉐보레는 한국의 다른 메이커나 일본차들 혹은 푸조 등을 경쟁모델로 본다고 말한다. 실제 유럽시장의 판매에서 오펠과 쉐보레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

아베오 소개하는 기사의 시작이 좀 재밌죠? 차 얘기만 해도 될 텐데 굳이 오펠의 불편한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나 싶어 좀 읽기 그렇더군요. 요즘 오펠의 분위기가 상당히 안 좋긴 합니다. 볼보를 인수한 중국 지리에 팔리네 마네, 폴크스바겐이 오펠을 노리는데 그 중에서도 영국 브랜드 복스홀만 따로 관심을 가진다는 등의 소문이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 중국으로 팔려 새로운 시장으로의 진출을 원하는 내부의 목소리도 있기도 한데요. 어쨌든 지속적인 적자는 GM으로서도 고민이 아닐 수 없는 상황입니다. 개인적으로는 GM이 오펠을 포기하게 된다면 그것은  GM코리아라는 대안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 어쨌든!

신문은 계속해서 아베오에 대한 평가를 이어갑니다.

" 뒷문 손잡이는 C필러 쪽에 숨긴 것이 특징적이다. 실내 역시 오토바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계기판을 디자인했고 공간도 나쁘지 않다. 좌석도 편안해 보인다. 특히 5단짜리 수동기어는 변속의 느낌이 좋다. 서스펜션도 정상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장 문제는 엔진이다. 일단 차가 치고 나가는 느낌이 무척 딸려 운전자로 하여금 피곤함을 느끼게 한다. 이산화탄소 배출에 맞춘 엔진이라 그런지 출력에서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펀드라이빙을 얘기하지만 전혀 펀(fun)하지 못하다. 쉐보레는 하얀색 칼라 외엔 추가 비용을 내야한다는 기본 계획을 수정할지 고민중이라는데 아베오 전체에 대한 계획을 다시 짜보는 것은 어떨까? "



무난한 평가를 내리다 엔진에서 문제가 있다며 굉장히 박한 점수를 주며 아베오 자체에 대해 너무 제조사의 기대치가 큰 것이 아니냐며 상당히 공격적인 기사로 마무리를 했습니다. 가격도 3가지로 가장 높은 가격의 모델과 오펠의 코르사 가격과 거의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코르사를 권한다는 얘기를 덧붙이며 말이죠.

원래 이 신문의 신차 소개 스타일이 다소 공격적이긴 하지만 다른 모델들에 비하면  비판의 강도가 조금 더 강해보였습니다.  대놓고 아베오 타느니 약간 돈 더 내고 오펠 코르사 타라고 하는 건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기자가 오펠한테 뭐 좀 얻어 먹었군" 이라고 오해받을 만한 멘트가 아니가 싶더군요. 이렇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앞서 보여드린 기사의 시작점이 다소 뜬금없었기 때문입니다.

쉐보레가 유럽에서 시장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메이커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어 좀 안쓰럽기까지 했는데요. 어쨌든 이것이 정말로 냉정한 평가인지 아니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쓴 글인지는 다른 매체들의 비교평가나 시승기 등을 통해 어느정도는 확인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앞으로 이와 관련한 내용들도 블로그를 통해 확인시켜드리겠습니다.  만약 기자 말대로 엔진이 힘이 부족해 피곤함을 느낄 정도라고 한다면 엔진 세팅을 다시 해보라 충고를 하고 싶네요. 벌써부터 비교테스트 내용들이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