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BMW X1 디자이너 '리처드 김'과의 E-mail 인터뷰!

 

드디어!...이 포스팅을 하게 되었네요. 요즘 유럽 뿐 아니라 한국 내에서도 BMW SUV의 엔트리급 모델이랄 수 있는 X1의 인기가 상당합니다. 그런데 이 매력적인 차를 디자인한 사람이 한국계라는 사실에 우선 놀랐고, 그가 아직 20대의 젊은 디자이너라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그래서 X1과 이 모델을 디자인한 리차드 김이 어떤 사람인지 더 궁금해졌습니다. 그리고 이런 궁금증은, 이번 인터뷰를 통해 어느 정도 해소가 될 수 있었는데요.

 사실, 이 인터뷰는 포브스코리아 조용탁 기자가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조기자님이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운 좋게 기획단계에서부터 참여할 수가 있었거든요.  질문들을 함께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X1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기회였기도 했습니다. 다시 한 번 조기자님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 

 처음 답변을 받았을 땐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어요. 뭔가 깊은 얘기, 쉽게 들을 수 없는 개인적인 이야기들도 조금은 기대를 했었으니까요. 하지만 조기자께서 그러더군요. " 서면 인터뷰의 아쉬움이 이런 겁니다. 전화로 10분만 통화해도 훨씬 다양하고 깊은 얘기를, 그만의 뉘앙스로 전해들을 수 있는데, 이런 인터뷰는 한계점이 분명하거든요."

 과거, 인터뷰어로서의 경험이 있었기에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취재 마무리 즈음 BMW코리아의 적극적 협조로 좀 더 입체적인 내용으로의 보충이 가능했고, 그래서 이렇게 부족하지만 안되는 영어 낑낑거리며 옮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디자이너 리차드 김과의 관련 기사(Q&A형식이 아님)는 포스브코리아 6월호에서 찾아 보실 수 있는데요. 책이든 인터넷이든 관심 있는 분들은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럼 그와 나눈 자동차 이야기, X1 이야기, BMW 이야기를... Q&A 형식으로 적어보겠습니다.

 

Q : 간단히 자신의 소개 부탁합니다.

A : 안녕하세요 BMW X1 익스테리어 디자이너 리차드 김입니다. 미국에서 태어났고, 현재 캘리포니아에 있는 'BMW디자이웍스USA'에서 주로 일하고 있습니다. 나이는 만으로 스물 여덟. BMW 입사는 2004년도예요.

 

Q : 어떻게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A : 원래 저는 자동차 디자인이 아니라 디자인이라는 것 자체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파사데나에 있는 디자인 칼리지 아트센타에 입학을 하게 됐는데요. 입학을 하고 보니까 그 곳에서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자동차 과목이 눈에 띄더라구요. 그래서 과감히 도전을 했는데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하면서 저랑 맞지 않는다 싶었으면 학과를 바꿀 생각도 처음엔 있었어요. 그런데 해보니까 정말 흥미롭고 재밌었습니다.

 

Q : 졸업 후엔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말해주시겠어요?

A : 졸업을 하고 유럽으로 넘어가게 됐어요. 처음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폴크스바겐, 아우디 디자인 센터에서 경험을 쌓았죠. 그 뒤에 영국 런던에 있던 닛산 디자인 센터, 캘리포니아 부가티 디자인 센터 등에서 디자이너로서의 커리어를 쌓았는데, 그런 현장에서의 다양한 경험은 제겐 정말 행운이었습니다. 그리고 2004년, 지금의 BMW에 둥지를 틀게 됐습니다.

 

Q : X1이 공개됐을 때 누구보다도 기뻤을 텐데, 그 때 기분과 주변의 반응이 궁금하네요.

A :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고, 그것이 열매 맺었을 때의 기분이란 정말 끝내줬습니다!... X1은 특히 유럽시장에서 반응이 좋았는데요. X1의 다양한 재능이 좋게 평가됐고, 다른 SUV들과 비교했을 때 한층 더 스포티브함이 부각된다라고 말씀들을 하더군요. 비교적 시장에서의 생명력이 길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솔직히 해보게 되는 모델입니다.

                                                          (사진 : BMW코리아 제공)

 

Q : X1 작업하기 전엔 어떤 프로젝트에 참여했었나요?

A : 캘리포니아에 있는 BMWdesignworksUSA에서 여러 모델 제작과 컨셉카 작업에서 일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일 광범위하게 작업에 참여할 수 있던 건 BMW 5시리즈 그란투리스모(GT)였어요.

 

Q : 본인의 작품이 채택된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A : 저희 회사 같은 경우엔 모델의 디자인을 결정하기 위해 여러 디자인 그룹으로 나눠 경쟁을 하게 합니다. 그렇게 개별작업을 통해 스케치를 모은 다음에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하게 되는데요. 제 디자인이 맘에 들었기에 뽑혔겠죠? ^^

 좀 더 설명을 드리자면, X1 프로젝트는 베엠베 전체 전략인 Efficient Dynamics에 따르면서도 컴팩트 SAV 답게 에어로다이나믹에 가장 유리한 디자인이어야 했고, 다행스럽게도 제 작품이 목적과 철학에 가장 근접했다라고 판단들을 해주신 것 같습니다. 키드니 그릴을 키우면서 노즈를 거의 직각으로 깎아낸 뉴 7시리즈 아시죠? 그것에 뿌리를 둔 패밀리 룩을 따르려고 했어요. 차체가 작은 편이지만 실용성을 높이기 위해서 굴곡을 줄이고, 그러면서도 X패밀리의 강렬함을 살리려고 노력했는데 그 점이 좋게 평가 된 거 같습니다. 솔직히...X1 디자인에 참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보다도 술과 담배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ㅎㅎ

 

Q :  BMW 디자이너로서의 좋은 점이라면 어떤 점이 있을까요?

A : 보통 다른 회사들은 차량의 기술적 기능적 틀에 디자인을 맞추는 편인데 저희는 디자인 컨셉을 먼저 정한 후에 엔진과 드라이빙 등의 기술문제를 서로 논의하는 편입니다. 그러니까 디자인이 우선시 되는 부분이 있는 것이죠.

 

Q : 작업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이 있었다면...?

A : 가장 큰 장벽이었던 부분은, 차량에 요구되는 안전시스템을 적절하게 디자인과 조화를 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그 부분이 큰 벽이었는데 한 편으론, 새로운 디자인을 해낼 수 있게 해준 하나의 도전이기도 했었습니다.     

 

 

 

Q : BMW 디자이너실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궁금하네요.

 

A : 현재 BMW에는 상당히 뛰어난 80여명의 디자이너들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중에서 외관 디자인을 담당하는 사람이 20명, 그리고 자동차 내부의 인테리어를 담당하는 사람이 60명. 이들 중에서 15명 정도가 디자인웍스USA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엔  X1 프로젝트 외에도 다른 일정을 위해서 거의 6개월 씩 미국과 독일을 오가며 작업을 했습니다.

 

 

 

 

Q : 회사에서의 일상이 궁금한데요, 어떻습니까?

 

A :  사실 매일매일이 다르다 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웍스의 경우, 여러 디자인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데요. 전략적인 부분에서부터 실질적인 디자인 작업도 하고 또다른 교통수단들, 예를 들면 비행기 인테리어나 배의 디자인 작업 등도 합니다. 분위기는 자유로운 편이에요. 팀 동료들과 함께 머리 쥐어짜며 연구도 하고, 때론 음악 크게 틀어놓고 재밌는 농담에 신나게 웃으며 작업할 때도 많습니다. 디자이너들 각자의 개성과 감각, 그리고 환경 등이 넓게 뒤섞여 있는 복합적 공간이랄 수 있죠... 대체적으로 디자이너들이 유니크한데 그것이 창조적 작업에 도움이 됩니다. 저는 그런 동료들과의 지속적인 아이디어 교환 등을 통해 창조성을 유지하려 노력하는 편이구요.

 

 

 

 

Q : 사람들은 흔히 창착은 고통스런 과정이다 라고들 말합니다. 자동차 디자이너 역시 같을 건데요. 어디서 어떻게 영감을 얻나요?

 

A :  X1의 경우 이미 디자인은 3년 전에 다 끝내 놓은 모델이에요. 항상 디자이너들은 몇 년 앞을 바라보고 디자인을 해야하기 때문에 앞서가는 감각이 필수죠. 그래서 요즘의 트렌드라든지 유행, 흐름을 이해하는 게 영감에 도움을 줍니다. 프로젝트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팀원들의 자극도 영감의 소스가 되기도 하는데요. 온라인 잡지나 책들을 통해서 비쥬얼적인 영감을 찾는 편입니다. 핸드폰, 건물 인테리어에서 심지어 생수통 까지도 디자인의 모티브가 될 수 있습니다. 아예 모든 사물을 볼 때 자동차 디자인과 관련지어서 바라보게 됩니다. 덧붙이자면, 일이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는 어떤 변화의 과정 역시 창조력을 유지시켜주기도 합니다.

 

 

 

 

Q : 독일의 자동차 유력잡지인 아우토빌트가 X1의 강력한 라이벌이라면서 미니 컨츄리맨을 지목했더군요. 실제 비교 시승에서는 컨츄리맨에게 더 좋은 점수를 주기도 하면서 치열한 경쟁이 있을 거라던데...이 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A : 미니 컨츄리맨은 베엠베 그룹의 또다른 멋진 찹니다. 사실 그런 모델과 비교가 된다는 건 개인적으로 영광이죠. 하지만 미니와 X1은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면 고객들의 요구가 두 모델에 일치하는 게 아니라 다르다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Q : 자동차 디자이너로서 당신에게 강한 영향을 끼친 자동차 모델이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

 

A : 베엠베 X쿠페와 롤스로이스 팬텀, 그리고 Z4 로드스터 등에 열광했습니다. 디자인웍스에 오개된 가장 큰 동기 중에 하나도 바로 이런 놀라운 차들이 저를 흔들어놨기 때문이에요.

                                                                  2011년형 Z4

 

Q : 요즘 한국차 디자인이 많이 좋아졌다. 이 점에 동의하시는지?

A : 나아졌다는 데엔 일견 동의하지만 좀 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살려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Q : 끝으로, 지금 현재 어떤 작업을 하고 있고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지 말해달라.

A : 현재 BMW가 구상하고 있는 미래형 자동차인 '메가시티 비히클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에요. 아직은 구체적인 아웃라인이 잡히지 않아서 자세히 설명하긴 어렵지만, 도시형 자동차로 작고 연료 효율이 높은 실용적인 차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또다른 계획은...LA에 있는 제 집을 마무리하는 겁니다. 직접 디자인을 했거든요. ^^

 

 X1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되셨습니까? 평소 궁금했던 BMW 디자이너들의 얘기와 리차드 김 개인적인 얘기가 부족해서 아쉬웠지만 다음에 꼭 기회가 되면 직접 얼굴을 보고 좀 더 편안하게 인터뷰를 해보고 싶네요. 잘 읽으셨다면 추천 많이 눌러주셔서 보다 많은 분들이 읽을 수 있도록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