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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고속도로 운전할 때 꼭 알아야 할 것들

빠른 속도, 장거리 주행 등으로 인해 고속도로 운전을 부담스러워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어디서나 마찬가지겠지만 이런 부담스러운 고속도로 운전은 몇 가지 규칙, 몇 가지 방법만 익혀두어도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오늘 아주 좋은 영상 자료가 있어서 이것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사진=오펠


2014년 독일의 한 기관에서 '실용적 고속도로 팁 그리고 2차 사고 테마'라는 제목의 12분이 조금 넘는 영상을 만들어 공개했습니다. 컴퓨터로 여러 상황을 시뮬레이션한 것인데, 정말 정말, 정말이지 도움이 되는 그런 자료입니다. 여러분이 꼭 좀 보시고 도움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인데요.


내용을 보면 굳이 영상 속 설명 문구가 뭘 의미하는지 몰라도 된다고 생각은 듭니다만 그래도 헛갈릴 수 있기 때문에 어떤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미리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상황 : 앞차가 진출로를 놓친 경우


빠져나가야 할 앞차가 순간을 놓치는 바람에 급제동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 차간 거리를 유지하지 않게 되면 추돌사고를 일으킬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내용입니다.


두 번째 상황 : 급격한 차로 변경 주의


아주 중요하죠. 고속도로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진입 차로를 충분히 (탄력 있게) 달린 후에 거의 진입 차로가 끝난 지점에서 깜빡이를 켜고 진입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너무 급하게 차로를 변경하는 운전자들이 있습니다. 더군다나 진입 차량 운전자가 트럭 등에 가려 차로 전체 상황이 파악이 안 될 때는 더더욱 이런 운전 행위는 위험합니다.


세 번째 상황 : 진입 차로 끝날 때까지 차로 변경을 못한 경우 (파란 스마트 포투 운전자)


메인 도로에 합류하기 위해 진입 차로를 달리던 운전자가 합류도로(메인 도로)에 차들이 너무 많아 결국 차로가 끝날 때까지 진입을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정지 상태에서 결국 쌩쌩 달리는 차들 속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큰 사고로 이어질 수가 있다는 그런 내용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류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을까요? 우선 램프 구간을 지나 고속도로에 합류를 할 때는 정지선이 특별히 그어진 곳 아닌 이상 속도를 줄이면 안 됩니다. 그리고 진입 차로에 들어선 후에는 사이드 미러는 물론 사각지대에서의 추돌을 방지하기 위해 눈으로 (숄더 체크) 확인하고, 그런 다음 반.드.시 깜빡이를 켜시기 바랍니다. 


충분히 진입 차로를 달린 후에 탄력을 이용해서 자연스럽게 합류를 하면 되는데요. 중요한 것은 이런 진입 차로에서 메인 차로로 진입하려는 차들을 발견한 메인 차로 운전자들은 전방 상황을 미리 확인한 후에 좌측 차로로 옮기든가, 아니면 천천히 속도를 줄여 진입하려는 차가 합류할 수 있게 배려하는 운전을 하는 게 좋습니다.


그 반대의 경우도 있죠. 진입 차로를 달리던 차량이 제대로 모든 수칙을 지켰더라도 주행 차로 상황이 안 좋거나, 아니면 변경하려는 차로를 달리는 차량들이 주행 간격이 촘촘한 경우에는 무조건 깜빡이를 켰다고 해서 들어가는 것은 위험합니다. 자칫 급제동으로 인한 다중 추돌사고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럴 땐 하는 수 없습니다. 기다렸다가 좌측 차로 상황이 나아진 다음 진입하는 게 좋습니다.  


네 번째 상황 : 진출로 잘못 알고 나가려다 다시 들어오는 경우


고속도로를 빠져나가려던 차량이 진출로를 잘못 파악해 나가려다 순간 재진입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요. 앞차와 간격을 충분히 두지 않았다면 추돌사고 나기 십상이겠죠? 진출입로 주변에서는 늘 속도를 줄이거나 아니면 전방 상황이 애매하다 싶으면 좌측 차로로 이동해서 주행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다섯 번째 상황 : 진출로 앞두고 막혀 있을 때 갓길 이용 금지


이런 경우 많습니다. 조금만 가면 진출로로 빠질 수 있는데 정체가 되어서 어쩌지 못하고 있는 경우 말입니다. 그런데 우측 갓길은 비어 있고, 악마의 속삭임이 들리지 않나요? 에라 모르겠다 하고 운전대를 꺾어 갓길을 올랐지만 이런! 유혹에 넘어간 다른 운전자가 이미 갓길을 질주하고 있었던 겁니다.


여섯 번째 상황 : 트럭 뒤에 바짝 붙어 빠져나가는 경우


트럭은 덩치가 있기 때문에 바짝 따라붙어 운전하는 경우 전방 상황을 알기가 어렵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붙어 운전하다가 진출로로 차선 변경을 했는데 만약 사고 차량이라도 서 있다면? 큰 사고가 날 수 있겠죠? 트럭을 앞지른 뒤 다시 차로를 변경할 때, 특히 그 구간이 진입로와 연결된 곳일 때는 주의하셔야 합니다. (영상 보시면 뭔 얘기인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넉넉한 차간 거리는 필수!


일곱 번째 상황 : 접촉 사고가 난 지점에서의 경우들


굳이 이러니 저러니 설명하지 않아도 영상 보시면 바로 알 수 있으니 이 부분은 패스할게요. 다만 한 가지, 사고 후 혹이라도 갓길에 모여들 계시면 큰일 납니다. 사고 지점에서 최대한 멀리, 안전조끼 등을 착용하고 떨어져 있는 건 기본이죠. (안전조끼는 꼭 트렁크가 아닌 실내에 보관)


여덟 번째 상황 : 야간 운전 중 사고 현장 발견한 경우


갓길 등에 고장 난 차량을 세우거나 접촉사고로 차량들이 엉켜 있는 경우에 운전석 방향으로 하차하면 위험합니다. 그러니 우측으로 내려 현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좋습니다. 삼각대 설치는 눈에 잘 띄는 곳에, 멀리 세워야 하지만 삼각대 설치가 불가능하면 비상등이라도 켜 놓은 상태에서 빨리 사고 현장에서 벗어나는 게 좋습니다. 2차 사고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는 거, 잊지 마셔야 해요.


아홉 번째 상황 : 상향등 이용


고속도로뿐만 아니라 국도나 한적한 도로를 야간에 달려야 할 때, 반대편 차로에 자동차가 없으면 상향등을 이용해 전방의 상황, 예를 들면 도로 위에 뭐가 떨어져 있거나 동물이 지나가거나 쓰러져 있을 수 있는 그런 경우를 대비하라는 그런 내용입니다. (사고 현장을 발견하기에도 좋지만 다른 차량에 방해가 안 되어야 한다는 게 중요)


그 외의 경우들 (1차로 정속주행 포함)


차선 물고 달리는 거 위험하니 간격을 두라는 것, 그리고 추월할 때 역시 앞차에 바짝 붙지 말고 넉넉하게 간격을 두고 할 것, 그리고 가장 논란이 되는 1차로에서 정속 주행을 하지 말라는 것 등이 나옵니다. 1차로는 추월차로이기 때문에 추월할 때만 이용해야 하고, 추월이 끝나면 다시 우측 차로로 돌아와야 하는 게 기본입니다. 물론 막힐 때는 의미 없는 얘기이니까 정상적인 주행 상황에서는 이 규칙을 잘 지키셔야겠네요. 물론 비키지 않는다고 너무 바짝 붙어 위협 운전 등을 해서도 안 되겠죠?


또한 앞차와의 간격을 넉넉하게 두는 게 왜 중요한지도 그림으로 속도감 있게 설명이 되어 있으니 이 부분도 놓치셔서는 안 되겠는데요. 독일에서는 최소한 주행 속도의 절반을 앞차와의 간격을 두라고 가르칩니다. 최소한입니다. 최.소.한. 예를 들어 시속 100km/h로 주행할 때는 보통 100m 이상 간격을 두라고 하지만 쉽지 않죠. 그럴 때는 최.소.한 50m 정도의 간격이라도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여기까지가 영상에서 다룬 내용들인데요. 한 가지만 더 추가를 하자면, 사고로 인해 1개 차로를 이용할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너무 일찍 차로를 변경해 버리면 오히려 정체가 더 심해질 수 있는데요. 가급적 거의 끝까지 가서 순차적으로 한대씩 차로로 진입(지퍼의 원리)하면 조금이라도 정체를 빨리 해소할 수 있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이 영상, 다른 분들에게도 많이 알려서 좋은 교보재로 활용될 수 있었으면 싶네요. 

<영상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