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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순위와 데이터로 보는 자동차 정보

기아차 씨드(cee'd)의 굴욕...

 

얼마전 기아차 벵가가 독일 자동차 전문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아 화제(?)가 됐었습니다. 벵가 뿐만 아니라 쏘렌토R에 대한 긍정적 평가까지 더해져서 2010년은 좀 더 한국메이커들이 유럽시장에서의 도약이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없잖아 있는 게 사실인데요. 하지만, 평가나 반응들이 항상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만은 아닙니다. 특히,

 

유럽 전략형 모델1호인 기아의 야심작 씨드와 같은 차가 오늘과 같은 찝찝한 성적표를 받았들었을 때는 자동차 시장의 냉정한 현실을 직시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독일 자동차 잡지 아우토짜이퉁(Autozeitung)에서 c세그먼트의 대표적인 차종 4대에 대해 비교테스트를 실시했습니다. 오펠 아스트라도 있구요. 폴크스바겐 골프, 푸죠308(저 위에 208이라고 오타가 있군요.), 그리고 기아의 씨드까지...

 

언제나처럼 테스트 항목은 크게 다섯가지로 나뉩니다. 차체/ 주행성능/엔진 및 미션/ 주행편의성/ 환경 및 가격...이렇게 말이죠.

 

그럼 각 항목별로 어떤 차들이 몇 점을 얻었는지 확인해 보실까요?

 

 

 

 

1. 차체

 

실내 구성요소, 트렁크, 다양성, 차체 품질 등 여러 항목들이 있는데요. 눈여겨 볼 것은 밑줄 그은 차체 안정성부분에서 150점 만점에 씨드가 70점을 얻어 다른 차량들에 비해 확연하게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차체 강성이 다른 차들에 비해 떨어진다고 보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골프 1.4 TSI(휘발유)의 외관 및 실내 모습.

 

 

 

 

 

2. 주행 편의성

 

앞,뒤 좌석의 편안함이나 실내소음 정도, 에어콘 및 히터 성능 등에서 큰 차이는 없었지만 전체적으로 푸죠와 기아가 골프나 오펠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특히 푸죠는 차량 스프링의 탄성에 문제가 있어 보여 가장 배점이 높은 항목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오펠 아스트라의 외관과 실내 모습. (신형은 그래도 예전에 비해 디자인이 많이 좋아졌네요..정말 오펠 마크 붙은 라디어에터 그릴 쪽은 아직도 정이 안갑니다만...)

 

 

 

 

 

3. 엔진 및 미션

 

씨드가 그래도 어느 정도 선전한 항목인데요. 특히 배점이 가장 높은 연비(밑줄 친 부분)에서 아스트라에 이어 2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항목 전체 평점에선 푸죠가 1위를 마크했는데, 그닥 차종간의 편차는 크지 않아 보입니다. 푸죠는 제일 첫 줄에 있는 가속 능력(113점)과 최고 속도(63) 등에서 높은 배점을 받았군요.

 

푸죠 308 외관 및 실내 모습.(디젤 모델이 아닌 가솔린 모델임)

 

 

 

 

4. 주행성능

 

제가 동그라미로 표시를 했지만, 이 주행성능 항목에서 1위를 차지한 골프와는 무려 백 점 가까이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브레이크 항목에서 문제가 있어 보이구요. 그밖의 조향성, 주행안전성, 핸들링, 슬라롬 등...전체적인 항목에서 뒤쳐지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한국차들이 대체적으로 이 항목에서 경쟁 차종들에 비해 많이 쳐져 시급한 개선이 요구되는데...그게 쉽게 이뤄질 수 있을런지......

 

기아 씨드의 외관 및 실내 모습.

 

 

 

 

5. 환경 및 가격

 

위에 밑줄 그은 부분이 차량 가격 항목이고, 밑에 밑줄 그은 부분이 차량의 개런티 관련 항목입니다. 씨드가 이 두 항목에서 월등한 점수를 얻어서 그나마 다른 차종들과의 총점의 편차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한국차들은 이렇듯, 늘~ 가격부분에서의 높은 배점으로 차의 성능적인 부분에서의 마이너스를 그나마 메우고 있습니다. 사실 그리 반가운 현상이 아닐 뿐더러 가격이 저렴한 차라는 이미지의 고착화만 깊어지게 할 뿐입니다.

 

오늘도 위의 전체 결과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결국 씨드는 동급에서, 가격은 저렴하나 성능은 부족한 차라는 부정적 인식만 남긴채 꼴지를 차지하고 말았습니다. 가끔~ 독일에서 테스트하는 거니까 아무래도 독일차에 손을 들어주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신데요...이런 테스트 진행하는 사람들, 독일차니 한국차니 따질만큼 물렁물렁하지 않습니다.

 

무조건적인 우리차 니네차라는 인식으로 애써 모른 척 보듬어 안아주려는 자세는 마치, 식당에서 지멋대로인 아이 그냥 내 새끼라 내버려두는 부모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고 전 봅니다. 물론 이 잡지의 테스트 한 번으로 씨드의 가치가 규정되어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부정하기도 뭣한 엄연한 현실이란 점. 그것을 직시하고 인정할 때...발전이 있는 건 아닐까요?  

실제 판매가는 여기 나와 있는 가격들 보다 2,000유로 이상씩은 쌉니다. 모든 차들 다 그렇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냥 참고하시라구요. ^^

 

 

한 가지, BMW1시리즈나 아우디 A3, 그리고 일본이나 미국의 동급들도 함께 테스트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오늘의 포스팅 마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