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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순위와 데이터로 보는 자동차 정보

위기의 징후? 오펠(Opel)운전자들, 오펠을 버리다!

 

우리에게 참 낯익은 얼굴입니다. 오펠의 최고경영자인 닉 라일리 씨의 모습인데요. GM대우 사장으로, 한복입고 우리말로 인사하던 그의 모습이 엊그제의 기억만 같습니다. GM그룹 내에선 그를 마치 해결사 마냥 한국으로 독일로 보내고 있는 실정인데 그만큼 신뢰가 크다는 반증이라 보여집니다.

 

그가 이번엔 오펠의 대량해고(8,300명)와 기타 구조조정을 위해 칼을 빼들었습니다. 오펠 공장이 있는 유럽 각 국에 자금 지원요청까지 했다는데, 그게 꼭 현지 근로자들과 공장을 담보로 돈을 대출받겠다는 뉘앙스로 저는 들리네요. (그게 맞다구요? 아~) 뭐 좀 더 심하게 표현해본다면...인질잡고 몸값 요구하는 유괴범 같다랄깡?...ㅡㅡ;; (라일리 씨 아끼는 분들껜 죄송합니다만 상황이 그만큼 나쁘다는 표현이니 너그러이 이해를 바랍니다.)

 

여하튼 매각의 위기를 넘긴 오펠이 이번엔 대량해고라는 또다른 위기를 통해 심각한 충돌이 내부적으로 예견되는 가운데, 그와는 별개로 바깥의 상황 역시 좋지 않게 흐르고 있다는 기사들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 내용들 중에서!

 

아우토빌트(Autobild)에서 소개한 한 컷짜리 단신 뉴스가 오펠의 불길한 기운을 말해주고 있는 듯 해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점점 적어지는 오펠 오너들(Immer weniger Opel-Fahrer)" 이란 제목 아래로 얼핏 복잡해 보이는 표를 하나 붙였습니다. 간단히 설명해보자면,

 

작년  한 해 , 독일내 폐차보조금 제도 덕에  대략 2백만 명 정도의 오래된 차를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자신들이 타던 차를 폐차시키고 새차로 갈아 탔습니다. 현재까지 파악된 130만 명 정도가 어떤 메이커를 팔고 어떤 메이커의 차를 샀는지 결과가 나왔고 그 결과를 위의 표로 설명해 놓은 것입니다.(2백만 명의 완전한 데이터는 3월말 쯤 나온다고 되어 있군요.)

 

보시면 위의 녹색의 그래프는 새로 그 메이커를 구입한 사람들의 숫잡니다. 스코다의 경우를 가지고 설명을 드리면, 스코다를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사람들 중에 폐차를 시킨 사람들이 9410명(붉은색 숫자) 이고, 94,352명(녹색 숫자)의 사람들이 새롭게 스코다의 차들을 구매했 다는 내용입니다. 따라서 94,352-9,410을 하면 그래프 맨 위의 숫자인 84,942라는 숫자가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작년 폐차보조금 제도를 통해 가장 많은 혜택을 본 메이커가 스코다, 다치아, 현대, 피아트, 토요타, 기아, 시트로엥, 스즈키, 시보레, 푸죠 순서가 되는 겁니다.

 

반대로!

붉게 주욱~ 아래로 내려간 그래프는 그 메이커를 새로 구매한 사람 보다 폐차를 시킨 사람들이 더 많다는 뜻으로, 오펠의 경우는 251,884이 오펠차를 폐차시켰고, 147,131이 오펠의 차를 구입해서 결국 104,753명의 오펠 오너가 오펠을 떠났다는 내용입니다.

 

오펠을 대표하는 중소형차 코르사(위)와 아스트라(아래)

 

 

단순히 숫자를 그대로 대입하는 건 무리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오펠의 오너들이 줄어들고 있는 이유에 대해 독일 자동차 전문가들은,

 

독일의 중산층 이하의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오펠 대표 모델 코르사와 아스트라와 같은 차량이 폐차된 후 그것을 대체할만한 모델이 나오지 못한 것을 하나의 이유로도 보고 있습니다.

 

오펠이 아니더라도 더 싸고 (다치아, 현대, 기아, 스코다 등)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한 차들이 계속해서 밀려오는 시점에서 오펠은 오히려 경쟁 동력을 계속해서 잃어가고 점점 그들의 압박에 밀려나고 있는 형국이 된 것입니다.

 

결국, 이런 회사의 부실의 직접적 책임이 있는 경영자들의 무능에 따른 손실을 근로자들의 해고로 되메워야한다는 잔혹한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어쨌든 GM 입장에선 오펠은 극단의 조치를 취해 살려내야 합니다. 왜냐!!! 아시아의 GM 교두보가 대우라면, 유럽의 교두보는 바로 오펠입니다. 유럽에서 GM에 비해 훨씬 잘 나가고 있는 포드를 견제하고 잡아내기 위해서라도, GM그룹의 재도약을 위해서라도 오펠은 필요한 존재이고, 그렇기 때문에 구조조정의 칼질은 더욱 거셀 것입니다.

 

오펠 행보가 GM대우와도 무관치 않기에, 더욱 우리는 GM그룹의 "오펠 일병 구하기" 진행 과정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 같습니다.

 

과연... 다시금 독일인들의 사랑의 손길을 오펠(Opel)이 받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