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현대 스타렉스의 독주는 과연 계속될 것인가?

 

현대의 그랜드 스타렉스가 호주에서 많이 팔리는 밴으로 인기가 높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사실, 스타렉스 혹은 그랜드 스타렉스는 거의 완벽하게 한국의 승합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죠?... 한 때 조미료가 미원으로 불리듯 승합차는 "봉고"로 불리우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 모델이죠(승합 봉고의 마지막 모델이던가요?). 어디 봉고 뿐입니까?

 

사진 : 자동차생활

 

기아의 또다른 승합차 프레지오도 있었구요...또!

 

 

유치원차로 참 많이 쓰이던 쌍용의 이스타나도 있었습니다. 이러던 승합차 시장에 그레이스부터 시작돼 스타렉스 그리고 지금의 그랜드 스타렉스로 이어진 현대의 승합차 라인이 최종적인 생존모델로 살아 남았고, 시장을 장악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래드 스타렉스의 유럽 수출형 모델 H-1

 

 

어느 자료에서는 이런 승합차 시장의 급격한 축소의 원인을, 9인승 모델이 자동차세로 전환되어  인기가 식게 되었고, 자영업자의 감소와 택배의 발달 등으로 이 박스형 버스 시장이 감소와 자동차 제작회사들의 내부적 요인 등을 꼽고 있습니다.

 

결국 이제는, 1톤 시장처럼 다른 승합차를 선택하고 싶어도 대안이 없어진 것입니다. 그럼 정말 스타렉스 외엔 소비자의 선택권은 없는 걸까요? 여기서 잠깐 독일 얘기 좀 하겠습니다.

 

 

독일의 승합차 시장

 

독일의 승합차(소형버스) 시장은 어떨까요? 엄청나게 많은 자동차 메이커들이 너도나도 이 시장에 뛰어들어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고 있을까요?...그럴 거 같은데 그게 아니더군요. 여기도 승합차 시장은 분명한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비즈니스 업무용 아니면 여행용 이렇게 정확하게 구분이 되어 있고 그 용도 이외엔 잘 쓰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런 독일의 승합차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메이커는 역시 독일의 VW과 Mercedes입니다.

 

위의 사진은 메르세데스의 Viano란 모델이고, 아래는 이번에 새로 출시되어 호들갑 떨며 광고해대는 폴크스바겐의 Multivan 후속 Team입니다. 이런 모델들에 경쟁차종으로 스타렉스(H-1)도 한 자리 차지하고 있는 실정인데요.

 

그러면, 위에 차들을 수입하면 되겠네...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독일내에서 스타렉스2.5 엔진 기준으로 대략 25,000유로 전후로 팔리고 있는데 저 게르만 차들은 거의 한국돈으로 천만 원 가까이 더 비쌉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스타렉스 보다 못해보이는 것들도 역시 스타렉스보다 훨씬 비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거기다 관세까지 붙어 들여온다고 가정하면 승합차 가격이 아니라 고급 세단 가격이 되어버릴 겁니다.

 

그럼 또 이렇게 생각하실 거예요. " 스타렉스 그렇게 싸다면 많이 팔리겠네?" 라고...네, 가격대비 성능이 괜찮은 차로 독일에서도 알려져 어느 정도 판매가 이뤄지긴 할 텐데 얼마나 팔리는지는 아쉽게도 아직 확인할 방법을 못찾고 있습니다. 다만, 대박날만큼은 아니라는 판단인 것이... 차암~길거리에서 만나기 어려운 희귀 차종(과장되게)과로 분류해도 될 법하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런 한정된 타켓을 겨냥한 차량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사실, 스타렉스는 우리나라에서 다목적의 실용적인 차로 인식되어 있고 실제로도 그렇게 굴러다닙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앞에서도 말씀 드렸듯, 차의 기능들 간의 간격이 분명한 편입니다.

 

만약에 짐을 싣는 목적이 우선시 된다면,

 

푸죠의 Boxer같은 차들이 쫘악 깔렸구요...장거리 여행이나 캠핑 분위기 내려한다면,

 

피아트 두칸토 같은 차도 좋습니다. 전국에 쫘악 깔린 정통 캠핑카 렌트점들이 있음도 물론이구요...그리고 패밀리카로 용도를 쓰려한다면,

 

 

사진에 보이는 시트로엥 c8(발음 주의!!!)이나 르노의 에스빠스, (기아 훼밀리도 넣고), 포드의 맥스도 있겠고...뭐 엄청나게 많이 있습니다. 또 돈은 좀 있고, 체면치례는 해야겠는데 실용성도 따지겠다면,

 

메르세데스 E 350 투어링과 같은 자세 끝내주는 차들도 허벌나게 많이 있습니다. 왜건형 차야 독일사람들이 매우 좋아라 하는 차종이기에 더 말해 뭣하겠습니까? 또... 정~~급하면,

 

 

 

이렇게 차 꼬랑지에 안행어(Anhaeger)라는 걸 달고 달리면 그만입니다. 안행어의 종류는 정말 다양해서 큰 녀석은 요트까지 싣기도 하더군요. 이런 차들을 안행바겐(Anhangwagen)이라고 하는데, 제가 나중에 이런 차들만 찍어 올려보도록하겠습니다. 암튼!

 

한국에서 만능차인 스타렉스는 자칫 잘못하면 유럽시장에선 이도저도 아닌 차량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좀더 비지니스 차량으로 분명하게 선을 긋는 것이 좋지 않나 싶습니다. 아마 마케팅 또한 그렇게 진행하리라 예상합니다.

 

 

 

다시 한국 시장 얘기

 

 

앞서, 국내 시장에서 스타렉스의 대안은 없는 것이냐?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대충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스타렉스의 독주를 막기 위해 수입승합을 들여오자니 가격이 도저히 안맞고, 가격 싼 메이커들 어떻게 질러보려해도 성능이 못 따라주고. 그렇다고 다시 기아나 쌍용과 같은 곳에서 아니면 르노삼성이나 gm 등에서 생산라인을 구축해서 새로운 승합차를 내놓으려해도 시장의 규모면에서 수지타산 안 따져볼 수도 없고...그나마 변수라고 한다면, 중국쪽인데...검증이 안됐다는 점에서 역시 불투명해 보입니다. 결국 스타렉스가 꿀꺽~하고 먹어버린 한국의 승합차 시장엔, 높디 높은 현대의 철옹성만이 버티고 서 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