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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스포티지R, 폴크스바겐과 오버랩되다...

 

오늘은 영화 "올드보이" 얘기로 포스팅을 시작할까 합니다. 영화를 극장에서 본 후, 함께 간 사람들과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제가 이런 얘기를 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 올드보이 말예요...보면서 무슨 생각들 드셨어요? 전...뭐랄까...봉준호 감독의 대박 웰메이드 살인의 추억에서 슬쩍슬쩍 뭍어나는 헐리웃적인 느낌도 못 느꼈고, 그렇다고 프랑스나 스페인 영화들과는 또다른...뭐랄까? 정말 아~ 이 영화는 박찬욱표 영화구나...어떤 아류의 느낌이 아닌, 창작자 그만의 아우라가 물씬 느껴졌는데 그대들은 어떠셨는지요? 난, 이 영화 세계에 내놔도 먹힐 거 같은데 ...^^"

 

그 이듬 해, 올드보이는 박찬욱 감독을 세계 영화인들에게 확실하게 알리는 작품이 됩니다. 오늘 왜 제가 이런 얘길 꺼냈는지 제목과 서론을 통해 대충 짐작하셨으리라 봅니다.^^ 어제였나요? 기아가 내놓은 스포티지R의 외관과 내부 이미지를 기사 등을 통해 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 번 피터 슈라이어에 대한 포스팅에서도 언급됐었지만, 확실히 라디에이터 그릴은 기아의 핵심 이미지로 자리잡은 것 같습니다. 누가 봐도 기아차구나...라는 인식...벤츠의 삼각별이나 BMW의 키드니 그릴처럼 전설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기아차는 적어도 기아만의 색깔을 얻게 된 것이죠.

 

또, 개인적으로 이번 스포티지R의 디자인은 상당히 유니트하다고 할까요? 전체적으로 앞과 뒤와 옆라인 등이 일체감을 준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자꾸 보면 볼수록 폴크스바겐의 차들과 오버랩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나 뒷태를 보고 있노라면, 폴크스바겐의 티구안과 시로코 심지어 골프의 느낌까지 거부감없이 겹쳐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번, 스포티지 사진 유출되었을 때 잠깐 언급만 하고 말았지만 오늘 내부 사진까지 보면서 확실히 스포티지R이 VW의 그것들과 닿아 있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왜 제가 이런 느낌을 받았는지...만약에 그게 착각이라고 한다면, 어떻게해서 그런 착각을 하게 되는 것인지 제 나름 추측을 해봤는데요...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체크해봤습니다.(그저 일개 블로거의 부족한 포스팅이니 기아팬들께서는 느무 절 잡아 죽이려들지 않아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

 

 

 

1. 외관

 

위의 사진들엔 티구안, 티구안 한정모델, 시로코, 골프 그리고 스포티지가 있습니다. 폴크스바겐의 차들에 비해 뒷 유리나 리어램프, 뒷범퍼 위의 움푹 들어간 부분들에서 좀 더 세련되게 라인을 줬지만 전체적으로 풍기는 분위기는 닮아 있는 듯한데...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걸까요?

 

그럼 이번엔 여러 종류의 차량 실내 디자인들을 쭈욱 늘어놓겠습니다. 어떤 느낌인지 한 번 보시죠.

 

 

 

 

2. 실내

 

우선 첫번 째 사진은 토요타 RAV4의 사진이구요. 두번 째는 혼다 어코드, 세번 째는 포드 S MAX, 그 다음은 오펠 Meriva, 그리고 그 다음이 구형 스포티지, 여섯 번 째는 스포티지r의 형님 격이랄 수 있는 쏘렌토R의 실내 모습이고, 마지막이 이번에 공개된 스포티지R의 렌더링 이미지입니다.

 

쏘렌토R과 디자인에서 공유된 부분이 있긴 하지만 크게 차지하진 않아 보이고 나머지 차종들과도 언뜻 봐도 전혀 다른 디자인임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스포티지 구형과 비교해서는 전혀 다른 종의 출현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의 차이 혹은 발전(?)이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러면 이번엔 폴크스바겐의 차량들과 실내 사진을 나란히 놓고 보도록 하죠.

 

 

 

첫번 째 사진은 스코다 옥타비아입니다. 스코다는 아시다시피 VW 그룹내 자동차 메이커죠. 두번 째 사진이 골프TDI인가요? 암튼... 그리고 세번 째가 골프R의 실내 모습입니다. 그리고 네번 째는 새로 나온 크로스폴로. 다섯 번째가 역시 이번에 새로 나온 VW의 샤란입니다. 물론 제일 아래는 다시 스포티지R이구요.

 

스포티지R을 제외하고는 다 같은 메이커 같은 그룹 내의 자동차들입니다. 그러니 비슷할 수밖에 없겠죠. 그런데 위에 사진들에서의 좀 더 선명한 구분이, 아래 폴크스바겐의 차들과 스포티지R과의 사진에서는 변별점이 많이 줄어든 것처럼 보입니다. 단순히 대쉬보드와 연결된 센터페시아의 분위기 뿐만이 아니라 스티어링 휠의 디자인까지도 말이죠...너무 과한 추론일까요?

 

 

 

 

3. 피터 슈라이어

페터 슈라이어와 기아차 프로씨드의 모습. Photo: 슈피겔(Spiegel)

 

사실, 기아차의 대장 피터슈라이어 씨는 아우디TT로 잘 알려진 최고 자동차 디자이너 중 한 사람입니다. 그가 기아차에 왔다는 것은, 이전 그의 작품들과 어떤 개연성이 생길 여지가 기아차에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특히나 아우디에서만 디자이너 생활을 한 것이 아니라 폴크스바겐에서도 디자이너 생활을 했던 것을 볼 때, VW의 디자인 흐름과 무관치만은 않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제법 오래 전의 일들이기에 시간차를 생각 안 할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한 유명한 자동차 기자분도 현기차가 몇 년 전부터 폴크스바겐을 벤치마킹하고 있다라고 자신의 블로그에 밝힌 것으로 봐선, 아무래도 연관성이 있지 않나하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그리고 VW이 기기들을 매우 쉽게 다룰 수 있도록 디자인 되었다는 점...그 점을 스포티지R에도 참고한 것은 아닐지.... 거기다 기아의 디자인센터가 독일에 있다는 것도 그렇고, 여러면에서 스포티지R과 VW 사이에 디자인적 개연성을 찾아 볼 수 있었습니다.

 

간간히 독일 네티즌들의 스포티지R에 대한 반응이 나오고 있지만, 확실하게 독일에 차량이 공개가 됐을 때, 이들이 어떤 반응들을 보일지에 대해서도 포스팅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결론.

 

달랑 사진 한 장으로 이러쿵저러쿵 얘기하는 것이 섣부른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 그리고, 음악에서 표절이냐 샘플링이냐 아니면 독자적 작품이냐... 뭐 이런 논란과는 다른 것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꼭 그렇게 몰아가기도 싫구요. 다만, 야심차게 준비해서 공개한 한국차의 디자인에서 독일 차의 느낌이 너무 많이 오버랩 된다는 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는 논의를 해보고 싶기도 합니다. 물론, 자동차란 것이 어쩔 수 없이 닮는 부분도 있다고 말을 하긴 하지만 유독 한 메이커의 이미지가 계속 겹쳐 보이는 점이 저의 호기심을 자극시켰습니다.

 

스포티지R은 분명 매력적인 차입니다. 한국에서는 다시금 가격 논쟁에 휩싸일 게 뻔해보이지만 그냥 가격적인 부분 빼고 차만 놓고 보면 많이 좋아졌다 말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포티지에 스포티지만의 아우라가 아닌 독일차의 느낌들이 겹쳐 있다면 이 점은 계속 아쉬움으로 남겨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