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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독일의 젊은이들 운전 갈수록 거칠어지나?

독일인들 '욱' 할 만한 내용이 최근에 하나 공개됐습니다. 타이어 회사 '굿이어'가 유럽연합국 중 14개국 6400명의 18~25세의 젊은 (혹은 어린)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요. 면허취득 기간이 짧은 젊은 운전자들의 운전행태에 대한 의식 조사같은 거였습니다. 결과부터 말씀드리면 독일이 별로 좋지 않은 결과를 받았습니다. '내 그럴 줄 알았어!' 이런 반응도 있을 거고, '의왼데?'라고 반응할 분도 계실 거 같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질문을 했고, 거기에 어떻게 반응이 나왔는지 한 번 살펴보시죠. 결과에 대한 독일인들의 반응도 간단하게 정리를 했고, 끝으로 저의 생각도 함께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멀쩡하게 웃고 있는 총각은 본 내용과 전혀~~~! 상관이 없다는 점을 밝힙니다. 물론 차도 마찬가지고요. 참고로 이 사진 속 자동차는 오펠이 새로 내놓은 소형차 아담(Adam)입니다. 아담~한 게 이쁘게도 생겼더군요.

 

 

 

                                   68%  

                    "나는 과속을 하는 편이다." (유럽연합 평균 66%)

 

         

                                                                                              49%  

                                                       "난 가끔 교통표지판을 무시하고 운전을 한다."  (유럽연합 평균 39%)

 

 

                            46%  

                 "깜빡이를 사용 안할 때가 많다."  (유럽연합 평균 37%)

 

 

                                                                                 85%  

                                              " 신호등의 노란 불이 들어오면, 난 가속페달을 밟는다." (유럽연합 73%)

 

 

                  62%  

               "운전 중 다른 운전자 때문에 화를 내는 편이다."

 

 

                                                                                      15% 

                                                     " 화가나면 안 좋은 말이나 행동을 혼자 한다. "

                                                                   (위 두 가지 항목은 유로존 평균 보다 낮았음)

 

 

                                33%  

         " 뒤에서 차가 너무 바싹 붙는 경우 브레이크를 일부러 밟아본 적 있다."

 

 

                                                                             8%   

                               "앞 차 꽁무니에 바싹 다가서는 편, 추월 시 전조등 요란하게 깜빡거리기도 한다."

 

                                               

                                                                                                      3%  

                                                                                       " 화가나서 다른 차를 들이받은 적 있다." 

 

                                           6%   

                   "정말 못 참고 창문을 열어 다른 차에 뭔가를 집어 던진 적 있다."

 

이런 결과를 본 독일인들의 반응은 다양했는데요. 비슷한 내용들을 큰 틀에 묶어서 보면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이노무 쉐이들. 모두 면허증 압수해서 찢어버려야 함. 반발하는 사람들은 그 차까지 압수해 버려!"

"하여간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무 솔직해 탈이야. 살살 좀 대답해도 될 텐데."

"저런 운전습관이 쿨해 보이는 한, 결과는 바뀌지 않을 거다."

"이런 말 하면 좀 그렇지만, 터키인들이 문제야."

"난 앞 차와 간격을 두고 운전을 하지만, 30초 이상 추월을 방해하면 그 땐 바짝 다가가는 편이지. 그래서 라이트를 깜빡이는데, 보통은 다 비켜 주는 편."

"무제한 구간 (아우토반 일부)에서 엄청난 속도로 달릴 수 있는 환경이란 걸 감안해줘야 해."


일단 저를 저 항목에 하나씩 대입을 해봤습니다. 우선 첫 번째 '과속'을 하는 편이냐는 부분은 저도 포함됩니다.;; 무제한 구간과 속도 제한 구간이 뒤섞여 있는 아우토반에서는 신경을 쓴다고 쓰는 편이지만 그게 모두 지키긴 어렵다는 게 변명이라면 변명일 수 있겠네요. 이 대답으로 자연스럽게 두 번째인 교통 표지판 어기는 것도 답이 나와 버렸군요;;; (시내나 주택가에선 잘 지킵니다.)

 

방향지시등의 경우는 거의 사용을 하는 편입니다. 한국에서도 독일에서도 모두 동일한 습관인데요. 처음부터 길을 그렇게 들여놓은 덕일 겁니다. 신호등 노란불일 때 가속페달을 밟는 건 해당이 되는데요. 저 같은 경우는 아내와 달리 좌우회전(독일은 우회전할 때도 신호받아야 하는 곳이 많음)해야 하는 곳에선 좀 더 서둘러 진입을 합니다. 한 대라도 더 신호를 받으라는 나름의 배려(?)라고나 할까요? 저는 그냥 적당한 수준이라고  주장하는데 집사람은 느긋하게 운전하라 슬쩍 핀잔을 주기도 하네요. 

 

그리고 운전하다 화를 내는 경우는 사실 부처님 가운데 토막도 제가 아니고, 묵묵히 앞만 보고 달려가기가 솔직히 어렵습니다. 대신 욕을 하거나 어떤 동작(뭘까?)을 취하진 않고, 그냥 투덜대거나 목소리를 높이는 수준에서 머무는 게 대부분입니다. 앞질러 가며 운전자를 쳐다 보거나 하는 행동은 집사람이 너무 싫어해서 같이 있을 땐 안 하고요. 혼자 운전할 땐, 네오나치 만날까 봐 안 합니다. ㅎㅎ  (사실 하나 고백을 하자면, 이 자동차 블로그하면서 더 조심하고 모범적이려고 노력합니다. 그 덕에 괜찮은 운전자가 되었죠.)

 

그 외에 나머진 저는 해당사항이 없네요. 사실 독일인들 반응을 몇 개 보셨지만, 독일의 경우 의외로 운전이 터푸합니다. 차간 거리 유지를 잘하는 편이지만 앞차에 바싹 붙어 운전하는 이들도 의외로 많이 보게 되죠. 분명 이런 건 고쳐야 합니다. 참고로 독일은 최근들어 운전면허증을 플라스틱 카드식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종이로 된 면허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죠. 저 위에 "면허증 찢어버려"라고 말한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그리고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독일인들은  터키이민자들 운전태도에 대해 못마땅해 하는 시각이 많은 편입니다. 여기 터키분이 들어오시는지 모르겠지만 (설마~) 선입견 안 가지려 노력을 해도 완전히 이 것이 편견이라 반박하기도 솔직히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터키인들이 많아도 토종 게르만들이 지배하는 독일땅에서 운전문화의 주도권과 책임이 그들에게 있다는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은 이렇습니다. 일단 '독일인들은 결코 얌전하게 운전하지 않는다'입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엄청나게 밟아댑니다. 그러면서도 의외로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영국과 같은 최저 수준 국가 다음 어디쯤 있습니다. 보행자에 대한 보호가 엄격하고, 주택가나 스쿨존 같은 곳에서의 운전은 철저하게 룰에 따르는 편입니다. 개인적 경험에 비춰 깜빡이 사용은 우리나라 보다 훨씬 많이 하고, 횡단보다 선을 지키는 등의 보행자 보호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철저합니다.

 

저는 우리나라도 충분히 이렇게, 아니 그 이상의 운전문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건강한 운전문화, 철저히 룰에 따른 운전을 해야 하는 건  국격 뭐 이딴 이유 때문이 아닙니다. 나와 남의 안전을 위하는 기본적인 배려, 그런 운전의 상식이 우리 사회에 자리 잡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비록 독일 젊은 운전자들의 대답이 유로존 평균치를 웃도는 우려스러운 결과를 보였지만, 독일 정도면 충분히 운전문화에 있어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고 전 생각합니다. 우리의 목표는 바로 요 나라를 따라 잡자는 겁니다. 스스로 괜히 비교하며 위축될 필요 없습니다. 충분히 가능하다 전 믿습니다. 2013년은 이런 이야기들로 더 많은 시간을 여러분과 함께 하고 싶네요. 그럼 31일 마지막날 포스팅으로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