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외모로 평가하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듯, 차를 생긴 것만으로 가치를 논하는 것도 좋은 접근은 아닙니다. 하지만 잔인하게도 못난이 차들에 대한 평가나 순위 매기기는 계속되고 있는 편인데요. 어제도 독일 모 잡지가 가장 못생긴 차들이라는 제목으로 많은 차들을 소개했더군요.
가만히 보다 보니, 늘 등장하는 녀석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해서 오늘은, 못생긴 차 타령 때 마다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리는 차량들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해당 자동차를 디자인한 분들에겐 참 잔인한 내용일 거란 생각이 드네요. 어쨌든 이미 여러 나라 , 여러 매거진에서 다뤄진 중복 모델들 한 번 보시죠. 이견도 있고 반론도 있고, 추가하고 싶은 모델도 있을 텐데요. 주말에 맞게 그냥 오늘은 가볍게 감상하는 마음으로 쭉 보셨음 합니다.
메르세데스 Vaneo
그래~ 나와야지...라며 고개를 끄덕이는 분들도 계실 테고, 뭔 차인지 몰라 갸우뚱할 분도 계실 거 같습니다. 벤츠가 처음 만들어 본 미니밴 모델인데요. A클래스를 베이스로 하고 있습니다. 2001년에 나왔다고 2005년에 단종되고, 그 후엔 못났다는 얘기에 상처를 받았는지 도통 후속 모델이 보이지가 않고 있습니다. 독일 매거진 중 한 곳에선 A필러를 타고 오르는 급격한 지붕 높이 때문에 노틀담 곱추에 나오는 콰지모도 같다는 얘기까지 했습니다. 콰지모도가 자존심 상했을까요, 아니면 바네오가 자존심 상했을까요?
아우디 Q7
뜻밖의 모델이 나왔나요? 그런데 이 차도 제 기억만으로도 두 번 이상 못생긴 차 리스트에 들어 있었습니다. 너무 두툼한 외형이 날렵하고 강한 느낌의 SUV과는 안 어울린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인데요. 형과는 달리 동생 Q5는 다행스럽게(?)도 혹평은 면했습니다. 곧 다음 세대 모델이 나올 텐데, 어떻게 바뀔지 기대를 해보고 싶네요.
BMW X6
헐~ 이라는 소리가 들리는 거 같습니다. 이 차가 뭐가 어때서욧! 막 이렇게 따지는 소리도 들리네요. 그런데 X6은 못생긴 차 순위에서 그 이름을 자주 보게 된다는 거죠. SUV 스포츠 쿠페라는 게 도대체 뭐냐? 라고 아예 대놓고 컨셉 자체에 혹평을 가하는 비평가도 있습니다. 한 마디로 실용성은 없고 과시하기 위해 타는 차라는 게 X6이라는 건데요. 음...저도 조심스럽게 의견을 말씀드리자면,
실용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유럽인들 관점에서 보자면 맞는 얘기인 듯도 싶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차가 잘 팔린다는 거예요. 다들 망할 거라 생각했지만 매우 잘 팔리고, 결국 이런 이유로 경쟁 메이커들도 SUV쿠페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채비를 갖췄습니다. 어떻게 보면 돈 있는 분들의 잠재되어 있는 소비 심리를 잘 건드렸다고도 봐야겠습니다. 엉덩이가 너무 높고 위압적인 게 좀 그렇긴 합니다만, 몰고 다니면 시선은 좀 받을 만하다 생각됩니다.
폰티악 아즈텍
자알~ 알려진, 굳이 소개가 필요없는 아즈텍입니다. 항상 탑3 안에 들 정도로 이 부분에선 존재감이 대단한 모델이죠. 전 폰티악 아즈텍을 볼 때 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탁상행정의 자동차화'. 현실과는 동떨어진 디자인이 현실화 되었을 때 이런 결과물이 나오는 게 아닐까요? 그래도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미국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의 주인공인 화학선생님이 타고 다니는 차로 친근감을 주고는 있습니다.
포드 스콜피온2
슬픈 눈망울을 하고 있어서일까요? 전 이 차에 괜히 연민을 느낍니다. 의외로 많이 못생긴 차 순위에서 보게 되는데요. 1994년에서 98년까지 생산된 차니까 실제로 길거리에선 거의 보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오~~래도록 못생긴 차 리스트의 한 부분을 지키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피아트 멀티플라
왕의 귀환! 폰티악 아즈텍도 이 차 앞에선 꼬리를 낮추게 되죠. 심해의 기괴생물을 떠올리는 이 차는 성격도 특이해서 6인승이구요. 차체가 그만큼 넓어서 무슨 승합차 수준으로 도로폭을 잡아 먹습니다. 좁은 길에서 한 번 맞닥드린 적 있는데, 얼마나 깜딱 놀랬는지 원. 2년 정도 판매되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후속작을 내놨지만, 이미 한 번 차지한 왕좌에서 내려오긴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자동차 역사에서 길이 기억될! 멀티플라였습니다. 의외로요. 디자인 강국 이태리 출신들 중에 이런 차들 좀 됩니다. 나중에 기회되면 이태리의 못난이들 한 번 모아 보도록 할게요.
쌍용 로디우스 & 액티언
로디우스와 액티언. 쩝...별다른 멘트 없이 넘어가겠습니다. 그래야 이 차 디자인한 분에게 조금이나마 덜 미안할 거 같네요. %#^&ㅓㅣ아&*! ㅜ.ㅜ
BMW 7시리즈 (e65)
크리스 뱅글이 유명해진 이유이기도 하고, 전통적인 비머들에게 백만년 살 정도의 욕을 먹게 한 차이기도 한 E65입니다. 반쯤 감긴 눈과 존재감 없는 키드니 그릴은 여전히!...아~ 아직도 이 차를 타고 계신 많은 오너분들을 생각해서 더 이상 격한 표현은 삼가토록 하겠습니다. 판단은 뭐 여러분 각자의 몫이 아닐까요?
시트로엥 네모 & 르노 메간2
프랑스 차들은 사실 요상한 시도들을 많이 했습니다. 프랑스의 미감이 잘 구현이 되면 다행인데, 그렇지 않을 땐 이런 형태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죠. 위에 있는 게 시트로엥 니모라는 밴인데요. 전 왜 자꾸 기아 모닝과 겹쳐 보이는지 모르겠습니다. 메간2의 경우는 실물을 직접 봐야 그 진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진은 지금 상당히 잘 나와준 겁니다. 동네에 한 대 돌아다니는데, 시선을 뗄 수가 없습니다. 보면서 속으로 그러죠. '왜 저렇게 만들었을까?'
크라이슬러 PT 크루져
아닌 듯 하면서 의외로 못난이 차 순위에서 자주 보게 되는 모델인데요. 특별히 눈에 띄게 불편한 구석은 없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상당히 어색한, 아주 희한한 스타일을 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옛날에 친구 중 한 명이 참 좋아했던 차였는데, 이런 순위에 자주 오르내린다는 거 알면 속이 좀 상하겠네요.
마이바흐
그렇습니다. 삼성 이건희 회장님이 타고 다닌다고, 배우 배용준 씨가 타고 다닌다고 해서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못생긴 차 순위 단골들 중 가장 고가의 모델이 아닌가 싶은데요. 뿔린 S클래스라는 놀림이 이젠 아련한 메아리처럼 되었습니다. 더 이상은 생산을 안하게 됐죠. 마이바흐라는 위대한 엔지니어의 이름이 다음엔 더 좋은 디자인과 만났음 좋겠습니다.
포르쉐 파나메라
"허걱, 포르쉐인데?" 포르쉐라고 대수겠습니까, 마이바흐 행님도 오르내리는 판국에? 파나메라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모델이지긴 하지만 부담스런 엉덩이 탓에 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음에도 '못생긴 차 순위'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정말 포르쉐라는 이름표만 아니라면 막 놀려주고 싶은데, 아~ 포르쉐가 뭐라고. 이렇게 그림의 떡처럼 부러움으로 바라만 보게 만들고 있군요.
닛산 쥬크 & 무라노 크로스 카브리올렛
요즘 무서운 속도로 '못생긴 차' 계에서 존재감을 알리고 있는 닛산의 쥬크와 무라노 오픈 SUV입니다. 기존의 강자들을 위협할 수 있는 상당한 파괴력(?)을 갖고 있는 모델들이죠. 아마 닛산의 이 두 모델은 세월이 가면 갈수록 숙성의 깊이가 남다를 것으로 보이는데요. 쥬크의 기괴함은 단연코 요즘 나온 차들 중 으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얼마나 특이하게 디자인할 수 있는지 그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 명작(?)이라고 하겠습니다. 닛산이 SUV을 참 잘 만들고 라인업도 다양한 편인데요. 모든 차들이 다 잘 나올 순 없겠지만 이 건 좀 그렇지 않습니까?
이런 숱한 시행착오를 통해 자동차 디자인은 계속 변하고 다듬어지고 또 때론 순환되곤 합니다. 실패와 성공이 쳇바퀴 돌듯 한다고나 할까요? 뭐 마지막을 이 차들에 대한 긍정적 평가로 마무리해본다면, 과감히 기존의 관념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시도, 개척자적인 길을 가려던 열정의 산물들이 아니겠는가 합니다. 네?, 꿈 보다 해몽이 좋다구요?
'독일 자동차 세상 > 자동차 갤러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니 컨트리맨 VS 피아트500L, 그 인상평가는? (56) | 2013.01.11 |
---|---|
박신양 캠핑카, 우리라고 못 타란 법 있나요? (70) | 2013.01.09 |
내년 기대작, 알파 로메오 4C와 재규어 F 타입 (23) | 2012.12.22 |
BMW의 신형 3시리즈 GT "딱 걸렸어 너!" (54) | 2012.12.04 |
올 한 해 유럽시장에서 주목받은 신차들 (40) | 2012.11.14 |
미운오리가 백조로? 파나메라 스포츠 투리스모 (20) | 2012.09.28 |
시트로엥 DS5 시승기 (0) | 2012.09.20 |
미니밴으로 또 한 번의 도전을 준비 중인 BMW (42) | 2012.09.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