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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獨 자동차 잡지가 전해주는 최신 소식과 비교평가기

X3과 싼타페의 독일 비교테스트 결과는?

오랜만에 신차 비교테스트와 관련된 포스팅을 준비해봤습니다. 개인적으로 무척 시승해보고 싶은 현대의 뉴 싼타페와 독일에서 오너들 만족도가 매우 높은 BMW X3이 주인공인데요. 우리나라 기준으로 보면 두 차량의 가격 차이가 거의 배나 나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겠지만 독일은 다릅니다. 특히 오늘 소개할 아우토빌트 비교테스트의 경우, 싼타페(프리미엄)가 X3 보다 판매 가격이 더 높기 때문에 속된 말로 빼도박도 못하고 비교가 되었다 보여집니다.


더군다나 요즘 현대나 기아가 신차를 내놓으면 늘 비교해 거론하는 게 독일 메이커, 특히나 자주 등장하는BMW이기에, 제 입장에선 과연 독일 전문지는 어떻게 이 두 차량의 데이타를 뽑아냈는지, 그리고 현대 싼타페 신형에 대해 어떤 평가를 했는지 등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비록 한 매거진의 결론이지만 유럽 최고의 잡지이고, 예전에 말씀 드렸듯 현대차가 아우토빌트의 비교테스트에 '총력을 다해 대응'을 할 정도로 영향력 막강이라 어느 정도 신뢰를 가져도 될 것이라는 거, 미리 말씀을 드립니다.



자...이 녀석이 유럽형 싼타페입니다. 유럽형과 북미형이 어떻게 다른지 제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예전 산타페의 부드러움은 완전히 사라지고  남성성이 듬뿍 담겨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디자인은 만족스럽습니다. 불꽃 느낌의 요란한 램프 디자인도 정갈해진 거 같고, 앞과 뒤의 디자인도 뭔가 유기적이고 일관된 흐름이 보이는데요. 다만 두툼한 보닛 탓에 차가 근육형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둔한 느낌도 주고 있습니다. 


그 외에 안개등 주변의 디자인이 밝은 칼라 바디인  경우 좀 거슬려 보이는 게 있고, 실내는 좋아진 점과 여전히 별로인 점(송풍구 디자인)이 혼재되어 있었습니다. 디자인에 대해서 할 말이 좀 더 있지만 저 같은 아마추어 얘기 그리 중요하지 않으니 이쯤에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이 사진은 비교테스트에 참여한 BMW X3과 싼타페의 옆 모습을 나란히 붙여본 것인데, 어떠세요? 비슷한 느낌이 조금은 들죠? 하지만 디테일에선 전혀 밀리지 않을 만큼 싼타페의 측면 디자인은 좋아 보입니다. 개인적으론 뒷쪽 유리창이 좁아 답답함을 주는 게 아쉬워 보입니다.


 

이건 BMW X3입니다. 키드니 그릴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콧구멍이 도드라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잘나가는 천하의 베엠베라도, 아닌 건 아니죠. 정면 모습만 보고 있자면 부담이 느껴질 정도라고 하겠습니다. 그 외엔 외모에 대해 불만은 없습니다. 이번 아우토빌트 성능 테스트에서도 디자인에선 오히려 싼타페에 별 4개를 주고, X3엔 별 3개를 줬더군요.그들이나 저나 보는 눈은 큰 차이가 없어 보이네요.


그렇다면 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막 궁금하고 그런, 이 두 차량의 성능 테스트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 볼까요? 앞서 말씀드렸지만 싼타페가 유럽에선 트랜드, 스타일, 프리미엄으로 트림이 나뉘어 팔리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스타일, 모던, 프리미엄, 익스클루시브 등으로 나뉘는 것과 조금 다른데요. 아우토빌트 시승 모델의 경우 싼타페 2.2 디젤은 45,820유로짜리입니다. 판매 시작은 42,380유로더군요. BMW X3 20d는 45,080유로짜리입니다.


가격을 보면 굉장히 비싸죠? 단순 환율로 계산하면 6천만 원이 넘습니다. 물론 유럽 생산용인 투산 최고급은 2천만 원 가까이 가격이 낮습니다. 한국에서 만들어 오는 수입차이기 때문에 아직까진 가격이 비쌉니다. 물론 19% 부가세도 계산을 해야겠구요. 그런 것들을 감안해도 굉장히 비싸다는 생각입니다. 쏘렌토도 비슷할 겁니다. 자신감인지 아니면 애초부터 포지션을 그렇게 한 것인지 아무튼 전체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하는 현대차의 모델들 중 거의 처음으로 보는 베엠베 보다 비싼 모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쯤에서 나올 수 있는 질문, 내수용과 유럽수출용이 가격 차이만큼 차가 다르냐?... 글쎄요. 그건 제가 뭐라 말을 못하겠네요. 


아~ 가격 얘기에 너무 시간을 많이 뺐기면 얘기가 딴 길로 갈 거 같으니까요 이건 나중에 따로 한 번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쨌든 가격이 이렇다는 거 확인하고 본격적으로 테스트 결과를 항목별로 보시겠습니다. 그런 후에 잡지의 평가, 그리고 부족하지만 저의 생각 등으로 마무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다 읽고 도움이 되셨다면 추천 쾅! 아셨죠? 오랜만에 저도 이런 거 한 번 부탁드려 볼게요. ^^



혹여! 제가 맘대로 꾸며서 이야기 포스팅하는 거 아닌가 하고 의심하는 분들이 계실까봐 이렇게 일종의 인증샷을 올리면서 시작을 해봅니다. 그럼 우선 비교테스트에 참가한 두 차량에 대한 기본적인 자료들을 표로 확인해 보시겠습니다. 표는 제가 핵심적인 내용들만 간추려 정리했습니다.


 

 BMW X3 20d  현대 싼타페 2.2 CRDi
 
배기량
 1995cc  2199cc
 
마력/rpm
 184ps/4000  197ps/3800
 
토크/rpm
 38.7kg.m/1750  42.9kg.m/1800
 
최고속도(km/h)
 210  190
 
타이어
 245/50R/18Y 피넬리  235/55R/19H 한국타이어
 
트랜스 미션
 8단 자동  6단 자동
 
구동방식
 4륜구동  4륜구동
 
이산화탄소
 147g/km  178g/km
 
연비효율성(유럽복합기준)
 리터당 17.85km  리터당 14.7km
 
트렁크 용량 (기본-최대)
 550-1600리터  534-1680리터
 
차량 무게 (kg)
 1836  1886 
 
유효적재량(kg)
 479    624
 
전장/전폭/전고(mm)
 4648/1881/1661  4685/1880/1685
 
개런티
 2년/거리제한 無  5년/거리제한 無
 
0-100km/h (매거진 테스트)
 8.8초  9.6초


한눈에 제원이 들어오셨나요? 그러면 이제부터 항목별 평가 점수와 구체적인 내용들을 간단히 정리를 해드리겠습니다. 아마 여러분이 생각했던 것 이상 싼타페가 선전한 부분도 확인될 거구요. 역시나 싶은 내용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여기서 나온 점수는 절대평가의 개념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20점 만점에 A가 18점, B가 17점을 받았다면 그건 상대적인 점수가 아니라 테스트 툴에 의해 평가된 결과라는 것이죠. 



'차체' 항목 (150점 만점)


BMW X3 : 116점


싼타페 : 124점


앗! 시작부터 이변(?)입니다. 프리미엄 메이커의 자존심 X3을 넉넉한 점수차로 싼타페가 이겼는데요. 구체적으로는 어떤 항목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고, 어떤 항목에서 나쁜 평가를 받았는지 얘기를 해드리겠습니다. 우선, 앞좌석과 뒷좌석 공간(각 20점 만점)에서 싼타페가 점수를 벌렸습니다. 베엠베가 각각 17점, 싼타페가 19점을 획득했네요. 2점 차이면 제법 평가가 선명하게 갈렸다 보시면 될 겁니다. 제가 들은 바로는 1점차로 이기고 지고에 따라 해당 파트 엔지니어들 희비가 엇갈린다고 하는군요.


어쨌든 현대차는 공간에선 확실히 강점을 보입니다. 실제로 차의 길이와 높이가 앞서 도표에서 보셨듯 X3 보다 더 길고 높습니다. 이런 점들이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이지만, 기본적으로 현대차는 공간 엔지니어링에 공을 많이 들이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유효적재량 (도표 참조)에서도 점수가 3점이나 차이가 났습니다. 또 안전사양이 많이 적용된 것이 역시 3점 정도의 차이를 뒀습니다. 옵션 적용이 잘됐다는 그런 얘기로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다양성이나 공간느낌 등도 싼타페 승!하지만,


시인성(15점 만점)의 경우 싼타페가 9점, X3이 12점을 받아 제법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BMW를 비롯한 독일차들은 시승을 통해 경험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전방시야는 별다른 불편함을 못 느낍니다. 그에 반해 다른 나라 다른 메이커들은 차 종에 따라 전방 시인성에서 다소 편차가 있습니다. 그 외에 정확성(아마도 마감상태를 얘기하는듯)과 품질감성에서 X3이 싼타페에 앞선 것으로 결과가 나왔습니다.




'구동' 항목 (125점 만점)


베엠베 X3 : 98점


현대 싼타페 : 92점


우선 정지상태에서 치고 나가는 가속력과, 최고속도는 X3이 각각 1점 차로 이겼습니다. 최고 단수인 6단과 8단 상태에서의 추월 가속은 비슷한 수치를 보여 같은 점수를 받았는데요. 차의 무게 차이(50kg)를 감안해도 토크와 마력이 제원상 높은 싼타페가 X3 보다 못하다는 게 조금 아쉬웠습니다. 주행의 소프트함은 싼타페가 2점 차이로 이겼군요. 반대로 응답력, 구동범위, 미션, 연비 등에서 모두 X3이 더 낫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안락함' (150점 만점)


BMW X3 : 112점


현대 싼타페 : 109점


안락함의 경우 재밌는 것이, 1열과 2열의 공간에서 더 나은 점수를 싼타페가 받았지만 시트의 안락함에선 둘 다 모두 X3에 뒤지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특히 앞좌석의 경우 3점이나 차이가 나서 비교적 명확하게 구분이 되는 것이 아닌가 짐작됩니다. 결정적으로 점수가 벌어진 것은 서스펜션 부분인데요. 25점 만점에 X3이 20점, 싼타페가 16점을 받았습니다. X3이 높은 것이라기 보다는 싼타페가 좀 낮은 점수가 아닌가 싶네요.


여기서 까먹은 점수 굉장히 큰 점수 차이로 복구가 된 세부항목이 있는데 바로 옵션부분이었습니다. 15점 만점에 베엠베가 7점, 싼타페가 15점을 얻었군요. 만점입니다. 그만큼 편의사양이 많이 적용이 되어 있다는 것일 텐데요. X3은 옵션을 더 채우게 되면 가격은 앞서 보여드린 것 보다 조금 더 올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보조시스템의 경우, 그러니까 후방 카메라나 썬루프, 그 외에 여러가지 기능들이겠죠? 그런 것들에선 X3이 2점 차이로 앞섰습니다. 서스펜션 개선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주행성' (125점 만점)


BMW X3 : 103점


현대 싼타페 : 90점


성능에 대한 전체적인 점수차이가 친환경성을 포함해 19점이 났는데, 그 결정적 부분이 바로 주행성능이었습니다. 몇 가지 항목들이 있었지만 결정타는 조향성과 민첩함이었는데요. 가각 5점과 4점 차이로 싼타페가 밀렸습니다. 이 잡지의 평가 수치 특성상 5점, 4점 차이라면 이건 가장 명확하게 승패가 갈린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매우 중요한 항목 중 하나인 제동력에서 동점을 받았고, 방향 안정성에서는 오히려 1점 차이로 싼타페가 앞서는 결과를 보였다는 건데요.


개선이 된 부분이 있으니 다행이긴 합니다만, 역시 드라이빙에 있어선 BMW 보다 한 수 아래라는 생각입니다.



 이 외에 친환경성, 그리고 가격과 개런티 부분이 있지만 여기선 그냥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간단히 정리를 해서 그렇지 내용은 이 것 보다 더 많고 복잡합니다. 참고로 테스트에서 풍절음은 X3 싼타페 보다 더 나은 것으로 나왔구요. 테스트 연비는 X3이 리터당 14.9km, 싼타페가 13.3km였습니다. 둘 다 제원상에 표시된 연비 보다 못한 것으로 나왔는데, 극히 몇 몇의 모델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비슷한 결과(제원상과 테스트 연비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면, 아우토빌트의 평가는 어땠을까요?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현대 싼타페

" 현대 싼타페가 BMW와 경쟁이 될 수 있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싼타페는 공간이 좋은 차다. 소음이 낮은 디젤엔진은 부드러운 6단 변속기와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엔진에선 확실히 프리미엄급과 놀아도 될 수준에 다다랐다 본다. 하지만 딱딱한 하체는 다이나믹한 주행의 장점을 하나도 갖고 있지 못하다. 가격은 현대차의 자신감이 보여진다. 이 차엔 거의 모든 옵션이 기본사양으로 되어 있다."



BMW X3

" X3은 베엠베가 SUV에서 많은 경험을 갖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델이다. 어떤 경쟁자도 X3을 넘어서기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소음이 다소 있는 엔진과 높은 가격은 늘 불만. 파워트레인은 탁월하다."


비록 X3에 졌지만 의미 있는 성적을 냈다고 보여집니다. 솔직히 현대차 사장님 외엔 누구도 싼타페가 BMW 경쟁 모델을 압도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을 거예요. 그래도 이런 정도 결과와 평가라면 싼타페의 성공 가능성의 문은 어느 정도 열려 있는 게 아닐까 합니다. 다만 차 잘 만들어 놓고  무리하게 "베엠베 보다 우리가 더 낫다." 느니 하는 등의 마케팅은 좀 자제를 하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과 채워야할 부족함을 위해 묵묵히 정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차라리 어떨까 싶어요. 자부심은 갖되, 허세와 자만 없는 그런 모습 말이죠.


현대차에 대해서 다른 독일 전문지들에 비하면 비교적 호의적인 잡지의 평가이긴 했습니다만, 어쨌든 이 정도면 현대 수준에선 선방을 했다 보여집니다. 이제 유럽에서도 좋은 결과 얻길 바라겠습니다. 그리고 한 말씀만 더 해보자면, 싼타페를 통해 현대 SUV의 전통과 가치를 높이는 일에도 좀 더 신경을 써줬음 좋겠습니다. 헤리티지에 무심한 현대라는 소리 더는 듣지 말아야 하지 않겠어요? 읽느라 고생들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