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과 휴일 모두 잘 보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장마 후 본격 더위가 찾아간 한국과는 달리 이 곳은 20도 중반의 습도 낮은, 거기다 바람까지 부는, 그러면서 비도 오는 그런 가을분위의 주말이었습니다. 모두들 여름철 건강 관리에 유의하시길 바란다는 뜬금없는(?) 날씨와 건강 얘기로 오늘 포스팅 시작할까 합니다.
페이톤 잘 아시죠? VW의 플래그십 모델. 메이커들이 가장 기술력을 자랑하고 섬세한 마감과 고급 재질로 마구 버무려대는 최고급 세단을 일컫는 것을 흔히 기함(플래그십)이라고 합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기함은 S클래스이고, BMW의 기함은 7시리즈이며, 아우디의 기함은 A8입니다. 스포츠카 전문 메이커인 포르쉐는 파나메라를 통해 이런 그룹에 참여하기를 원하고 있죠. 그리고 바로 VW의 기함 페이톤이 있습니다. 이렇게 독일 메이커의 짱짱한 대형 모델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위용을 뽐내고 있는데요. 이 중에서 폴크스바겐의 페이톤이 사실 브랜드 파워나 대중성 등에서 가장 뒤떨어져 있는 게 사실입니다.
중국에서 그나마 선전을 하고 있지만 독일 내에서 조차 10년이 다 되어 가는 이 마이스터 향이 가득한 자동차는 늘 변방에 머물고 있는 실정인데요. 판매가 다른 경쟁 모델들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사실 처음 페이톤이 등장했을 때만 하더라도 VW은 자부심이 대단했습니다. 보여지는 것 이상의 가치가 담겨 있는 모델을 만들어 냈다는 그런 자부심이었죠. 독일인들이 가장 좋아하며, 독일의 피렌체로 불리우는 아름답고 유서 깊은 드레스덴에 유리로 된 놀라운 공장을 지어 그 곳에서 장인의 숨결로 만들어낸 이 자동차는 VW의 자부심이 맞았습니다. 하지만 그러면 뭐합니까? 안 팔리는데...
2002년 등장해서 작년에 페이스 리프트를 할 때까지 나름 다듬어 왔지만, 수수하다 못해 밋밋한 외관은 여러가지로 이 차의 가치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반대로 2세대 페이톤이 나올 때가 훨씬 지났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너무 한 모델로 오래 버텨왔다는 문제점에 더해서 주행성에서 상대적으로 다른 독일 플래그십에 비해 떨어지는 점은 페이톤의 약점으로 지적이 되고 있는데요. 여기에 5미터가 넘는 VW차에 대한 여전한 낯설음과 유지비 등이 페이톤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성능과 외관, 그리고 페이톤의 컨셉과 포지셔닝에 대한 논의가 계속해서 진행되어 왔고 이제 그 모든 것들에 변화를 준 새로운 페이톤의 출현이 구체화되게 되었습니다.
위 사진은 지난 주 발행된 아우토빌트(Autobild)에 실린 페이톤Ⅱ의 예상도입니다. 드디어 2세대 페이톤이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출시를 한다는 것인데요. 다만, 출시일이 2015년 3월로 3년 반 이상의 시간이 아직 남아 있어 신차 출시에 대한 설레임을 갖기엔 너무 먼 기간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런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어쨌든 새로운 페이톤은 확실한 변신을 꽤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무엇보다도 이번에 새롭게 탄생하는 2세대 페이톤은 뒤태의 변화가 가장 눈에 띌 것 같습니다. 기존의 단정한 세단의 모습에서 거의 완벽하게 쿠페형 모습으로 변화를 맞게 된 것이죠. 사실 이런 외관상의 변화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정통 플래그십이 아니라 좀 더 스포티브하고 모던한 4도어 쿠페형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인데요. 이런 이유로 2세대 페이톤은 아우디 A6과 A8 사이 쯤에 자리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즉, 베엠베 그란쿠페나 A7, 그리고 메르세데스 CLS의 자리에 좀 더 가깝게 다가서는 것이죠.
어찌보면 정통 플래그십들과의 경쟁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 아닌가 싶어 살짝 안쓰럽기도 한데요. 아직 시간이 많기 때문에 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그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2008년에 두 번째로 페이스리프트된 페이톤과 작년에 새롭게 변경된 페이톤의 모습을 나란히 보여드렸습니다. 겉은 역시 밋밋하죠? 특히 옆태가 참 투박하다는 생각이 들어 아쉬웠는데요. 그에 비하면 실내 보세요. 롤스 로이스와 견줄 정도로 고급스럽고 단단합니다. 이런 실내의 화려함이 왜 밖으로 표현이 못됐는지 참 안타깝네요. 어쨌든 이런 아쉬움을 뒤로하고 새로 나올 모델은 안과 밖 모든 면에서 경쟁력을 갖출 것이고 하는데요...
이 세 가지 스케치는 각각 쿠페, 세단, 그리고 웨건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거의 구별이 안 가죠? 확실히 쿠페나 왜건까지 만드는 것으로 봐서는 정통 플래그십의 지위에는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닌가 싶습니다.
비록 기대에 못 미치는 판매율로 인해 체면을 구기고 이젠 한 단계 낮아진 자리로 내려올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한 페이톤이지만, 절치부심 변화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시키고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거란 기대를 갖어 봅니다. 과연 2세대 페이톤이 어떤 식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지... 조금만 더 일찍 나와주면 이 기대감은 뜨거움으로 유지되고 있을 텐데 말이죠.
오늘 포스팅은 여기서 끝을 내려고 했는데, 보너스로 하나만 더 간단히 보여드리겠습니다!
7세대 골프의 최신 랜더링입니다. 그럴싸 하죠? 내년 가을에 있을 파리모토쇼를 통해 공개가 공식적으로 될 예정이지만 그 보다 먼저 언론을 통해 정확한 디자인이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좀 더 길고, 좀 더 낮은 지붕으로 스포티브함과 함께 실내 공간 확보에 주력을 할 것이라고 하네요.
비록 랜더링이라고는 하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 얻은 믿을 만한 정보를 종합했다고 하니 실물과 얼마나 닮아 있을지 나중에 그 결과를 봐야겠습니다. 외관과 내관을 좀 더 다듬고 공간을 넓히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성능에 있어서는 현재 6세대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하고, 어떤 모델들 보다 VW 입장에선 제작 단가를 낮추는 노력을 통해 판매 가격의 인상은 없을 것이란 기분 소식도 함께 들려왔습니다. 아 그리고! 7세대 출시 1년 후 쯤 본격적인 하이브리드 모델도 드디어 나올 것이라고 하네요... 아마도 7세대 골프가 한국에 상륙한다면, 그 시기는 2013년 초반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상 페이톤과 골프에 대한 소식이었습니다. 멋진 한 주들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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