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디젤차하면 검댕이 나오며 진동과 소음이 있는 그런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SUV의 대중화로 인해 디젤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화했고, 다양한 루트를 통해 점점 디젤 엔진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조금씩 인식은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디젤은, 특히 디젤세단을 내켜하지 않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디젤차에 대한 생각에 변화를 갖어도 될 만한 그런 테스트 내용을 하나 보여드릴까 합니다.
아우토빌트(Autobild)가 2회에 걸쳐 실시한 프로젝트로, 같은 모델이지만 각각 디젤과 가솔린 엔진이었을 때 과연 어떤 것이 더 나은지를 비교테스트한 내용인데요. 지난 주에 1회가, 그리고 이번 주에 나머지 회가 실렸습니다. 총 10 가지 모델의 자동차가 이번 테스트에 동원이 될 정도의 상당한 규모의 기획이었습니다. 과연 어떤 모델이 디젤에 우위를 보이는지, 또 어떤 모델이 가솔린에서 우위를 보였는지 그 결과를 보실까요?
Audi A8 4.2TDI 콰트로 (디젤) VS Audi A8 4.2FSI 콰트로(가솔린)
첫 번째 비교테스트 모델은 아우디A8 4.2 모델이었습니다. 제목에서 이미 결론을 내려놓았는데요. ' 아우디 A8의 진짜파워, TDI' 즉 디젤이 더 낫다는 것이죠. 보통 디젤차는 가솔린 모델에 비해 엔진 탓에 좀 더 비싸죠. 그냥 비싼 것만이 아니라 세금이나 엔진오일 교환 비용 등도 역시 가솔린 보다 더 비쌉니다. 이런 초기 구입비용에서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더 좋은 결과를 얻은 것에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간단하게 정리하면 더 힘은 좋으면서 승차감이나 정숙성에서도 좋은 결과를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가솔린에 비해 연비가 더 좋았고, 마력의 경우 디젤(350PS)이 가솔린(372PS) 모델에 크게 밀리지 않았으며 (마력 낮은 차에서 이 정도의 차이는 큰 것이지만 300마력 이상에서는 그리 일상생활에서 변별력이 없다고 보시면 될 겁니다), 토크는 거의 배 가까이 디젤이 좋습니다. 제로백은 디젤이 5.5초로 가솔린 5.4와 차이가 없습니다. 보통 토크가 높은 디젤이 초기 가속력이 좋은 대신 가솔린은 일정부분 탄력을 받은 후엔 치고 나가는 힘이 더 좋다고 하죠. 하지만 이 테스트 결과를 놓고 보면 그런 등식은 성립이 되지 않는 듯 보입니다.
보통 디젤차는 1년 평균 주행거리가 높은 운전자에게 경제적인 면에서 유리하다고 하죠. 아우디 A8의 경우도 디젤은 1년에 24,000km 이상을 타야지 상대적으로 가솔린 모델에 비해 경제성에서 우위를 점합니다. 즉 주행거리가 짧을 땐 디젤차가 손해라는 것이죠. 하지만 잡지의 평가대로 요즘은 디젤과 가솔린 엔진이 점점 많은 부분에서 닮아가고 있습니다. 이 얘기는 디젤의 단점이 커버되고 가솔린의 약점이 보강되었다는 의미인 것이죠. 결국 20,000km 기준으로 킬로미터 당 드는 비용은 디젤이 1유로인데 반해 가솔린은 1.07유로가 됩니다.
별표로 정리된 표를 보시면 가격에서는 둘 다 비싼 모델이기 때문에 별 하나를 받았구요. 편안함(Komport)에서 가솔린이 별 4개, 디젤이 별 5개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주행의 즐거움(Fahrspass)면에서도 가솔린이 별 3개, 디젤이 별 3개 반을 받았습니다. 종합해 보면 결국 같은 아우디 A8 모델이라고 할지라도 디젤이 별 3개 반으로 별 3개를 얻은 가솔린 보다 조금 더 좋은 평가를 얻은 것이죠. 플래그십에서 가솔린이 우위일 것이라는 예상을 깬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모르겠어요. S500이나 베엠베 7시리즈도 이와 같은 결과를 보여줄지는. 하지만 적어도 A8을 통해 디젤 플래그십의 가치를 새롭게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듯 싶어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BMW X3 xDrive 30d(디젤) VS BMW X3 xDrive 28i (가솔린)
X3에 대한 비교테스트 부분입니다. 타이틀 역시 ' 확실히 더 나은 선택 디젤!' 이라고 되어 있어 이 역시 가솔린 보다는 디젤이 더 낫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더 나은 정도가 아니라 당연히 디젤이어야 한다는 강한 어조의 결론을 냈더군요. 그러면서 '그럼 왜 가솔린 모델이 있는가?' 라고 스스로에게 물으며 그 이유로 북미와 일부 아시아 국가 때문이라는 답을 내놓았습니다. 어리석은 선택으로 인해 굳이 필요없는 가솔린 모델이 있다며 상당히 강한 어조로 기사를 이어나갔는데요. 그만큼 X3 디젤이 가솔린에 비해 전반적으로 더 낫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두 모델 모두 마력은 258PS로 동일했지만 큰 토크 차이와 확실한 가속력, 그리고 거의 차이가 없는 실내 소음 등은 초기 구매비용의 갭을 극복하고도 남는다는 평가였습니다. 거기다 1년에 15,000km 주행을 기준으로 킬로미터당 드는 비용도 디젤이 61센트로 66센트의 가솔린 보다 더 좋게 나왔습니다. 물론 이 가격 데이타에는 잔존가치에서의 디젤 우위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거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OPEL CORSA 1.3 CDTI 에코플럭스(디젤) VS OPEL CORSA 1.4 (가솔린)
이번엔 코르사 보실까요? 제목이 ' 좋은 연비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였습니다. 디젤 보다는 가솔린의 선택이 현명하다는 얘기였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대체적으로 준중형급 이하의 작은 차들은 가솔린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합니다. 이런 내용은 코르사 평가에서도 분명하게 나오는데요. 아무리 연비가 좋아도 구동이 거칠어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을 많이 잡았음에도 전체적으로 가솔린에 비해 승차감이나 운전의 맛에서 그 질감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별표로 평가된 내용을 봐도 가격(Kosten), 안락함, 운전의 즐거움 등 전체적으로 가솔린이 한 단계 위에 있었습니다.
결국 작은 차의 경우는 잔존가치에서 별 차이가 없으며 초기 구매 비용이 비싼 디젤 보다는 가솔린이 낫다는 얘기가 되겠네요.
미니 COOPER D (디젤) VS 미니 COOPER (가솔린)
앞서 코르사의 경우를 들어 작은 차들이 대체적으로 디젤 보다는 가솔린이 낫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죠. 바로 미니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제목 역시 ' 디젤일 때 미니는 최상!' 으로 달아 디젤이 낫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미니와 같은 차를 구입하는 이유는 개인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가장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운전의 즐거움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 즐거움 측면에서 디젤이 낫다는 것이 아우토빌트의 평가였습니다. 거기다 만약 가격이 부담된다면 미니 ONE 디젤 모델도 있다는 친절한 설명까지 달아줬을 정도로 미니의 경우 디젤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습니다.
VW 제타 1.6TDI (디젤) VS VW 제타 1.2TSI (가솔린)
마지막으로 보여드릴 모델은 요즘 관심 부쩍 받고 있는 폴크스바겐의 제타입니다. 결과는...TSI 즉, 가솔린 모델의 우세승이었습니다. 보통 VW하면 디젤 엔진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앞에 설명해드린 것처럼 준중형급 이하에서는 디젤이 더 낫다라고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는 제타에서도 적용이 되는 거 같았습니다. 105마력으로 같은 파워이지만 토크는 디젤이 더 낫습니다. 하지만 재밌게도 제타의 경우 제로백(0-100km/h)에서 2초 가까이 가솔린인 TSI가 더 빨랐습니다. 상당한 차이죠 2초면. 대체로 제로백에선 토크가 높은 디젤의 우세이지만 이번 제타는 다른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연비에 있어서는 디젤이 리터당 23.8km로 가솔린의 18.8km 보다 더 우수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실내 소음에서도 두 모델간 차이는 거의 없었고요. 뿐만 아니라 비용적인 면( 잔존가치, 초기 구매비용, 유지비 등 여러 항목 종합해)에서도 두 모델간 차이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안락함이나 운전의 즐거움 면에서 TSI가 더 낫다는 것이 아우토빌트의 평가였던 것입니다.
이런 내용을 통해 제타의 경우는 연비에 초점을 뒀을 때는 TDI, 연비 외의 가치(안락함이나 주행성)를 따진다면 TSI를 선택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나 싶습니다.
전체 평가
이 것이 2주에 걸친 디젤과 가솔린 비교 테스트 결과표입니다. 간단히 정리를 제가 해드리면,
포드 포커스 : 가솔린 승
스코타 예티 : 디젤 승 (콤팩트 SUV)
메르세데스 C250 : 가솔린 승
피아트 500C : 가솔린 승
아우디 A8 : 디젤 승
BMW X3 : 디젤 승
미니 쿠퍼 : 디젤 승
오펠 코르사 : 가솔린 승
볼보 V60 : 디젤 승
VW 제타 : 가솔린 승
전체로 보면 가솔린 대 디젤이 5:5로 동률을 이뤘습니다. 미니 쿠퍼처럼 예외의 경우가 있긴 했지만 대체적으로 작은 차들의 경우 가솔린이, 크거나 SUV일 때는 디젤이 더 좋은 평가를 얻었죠.
아주 고정된 개념 중에 하나가 운전을 많이 하는 운전자들은 디젤을, 그리고 주행의 즐거움을 원한다면 가솔린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었는데요. 엔진의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요즘은 이런 등식이 의미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아우토빌트의 마지막 평가 내용도 바로 이런 점이었는데요. ' 가솔린과 디젤이 점점 닮아가고 있다' 는 것이었습니다.
저의 솔직한 생각은, 중형급 이상의 자동차가 기술력 좋은 메이커에서 나왔다면 이제 디젤을 생각해도 충분히 원하는 정숙성이나 운전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겠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더군다나 디젤 엔진의 내구성이 높아짐으로써 중고차 시장에서도 그리 손해볼 것이 없다는 거죠. 하지만 이런 판단은 아직까지는 유럽의 경우라고 봐야겠습니다.
시장의 인식이 여전히 가솔린 중심인 한국에서는 잔존가치에 대한 평가도 다르다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번 내용과 다른 결과들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오늘 보신 내용을 통해 조금이나마 디젤에 대한 생각에 변화를 가지셨다면 그런 의식의 변화만큼 한국에서도 디젤차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게 될 것이고, 이런 변화는 디젤차의 경제적 가치도 그만큼 올릴 것입니다. 덜덜대고, 시끄러우며, 시커멓게 머플러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런 디젤의 불편한 시절은 이제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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