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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순위와 데이터로 보는 자동차 정보

2010년을 우울하게 보내야 했던 자동차들


새해가 밝아왔습니다. (사실 여긴 아직 구랍입니다만) 모두에게 희망과 기쁨이 가득한 2011년이 되었음 좋겠습니다! 솔직히 이제 지났으니 말이지만 2010년이 어떤 자동차 메이커에겐, 그리고 어떤 모델에겐 떠올리기 싫은 한 해였을 겁니다. 판매량도 그렇고 회사 이미지도 그렇고 모두가 웃고 승자의 기분을 만끽할 때 그들은 그늘진 곳에서 어깨를 떨구고 있을 수 밖에 없었죠... 그래서 준비해봤습니다!

 독일 자동차잡지인 아우토빌트(Autobild)가 '2010년의 루저들'이란 제목으로  최악의 한 해로 보낸 메이커와 자동차들을 선정했는데요. 원 제목을 그대로 쓰기엔 '루저(Loser)'라는 단어가 주는 민감함 때문에 저는 제목을 좀 순화시켰습니다. 자 그럼 어떤 차들, 그리고 어떤 모델들이 불명예의 주인공이었을지 확인해보실까요? (독일 및 유럽시장을 기준으로 하고 있음을 밝힙니다.)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Sport GT S


작년에 선보인 이 멋진 럭셔리스포트카가 여기에 왠일이냐구요? 좋은차 맞고 한 번 몰아보기라도 해봤음 원이 없을 차이지만 문제는 기름을 너무 많이 잡아먹는다는 겁니다.  생긴 건 날씬한데 폭식증이라도 있는 건지 원... 리터당 5.7km의 연비를 자랑(?)해서 작년에 나온 모델들 중 가장 연비효율이 떨어지는 모델로 증명이 됐다고 하네요.

아무리 돈 많은 사람들이 돈 걱정없이 타는 차라고는 해도, 요즘같은 고유가 시대엔 그냥 그림의 떡으로 만족해도 좋을 법한 차가 아닐까 싶습니다.




기아 카니발 & 르노 Espace


이 두 패밀리밴 모델은 각각 판매 부진으로 독일시장에서 물러나는 모델들입니다. vw의 샤란, 투란이나 오펠 자피라에 의해 지배된 시장에서 판매율이 지극히 저조했는데요. 단순히 판매의 문제만이 아니라 올 해 발표된 자동차 정기검사 결과에서도 기아 카니발이 23.9%의 불량율과 르노 에스빠스가 23.1%의 불량율로 각각 최악의 차로 뽑힌 것도 이번 선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보통 불량율 낮은 일부 독일 모델들과 일본차들이 4%~7%대를 유지한 것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래저래 문제도 많고 팔리지 않고...눈물만 흘리다 물러가는 슬픈 한 해로 카니발과 에스빠스는 기억되겠군요.

추가로, 이런 판매부진을 겪은 패밀리밴으로 일본 미쓰비시의 그랜디스도 함께 가장을 싸 고국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ㅜ.ㅜ




기아 오피러스


기아차 얘기가 나왔으니 바로 하나 더 붙여보죠. 제 포스팅 어딘가에도 아마 이 오피러스 얘기가 한 번 나왔을 겁니다. 바로 2009년에 독일에서 가장 안 팔린 모델로 말이죠. 그런데 2010년에도 역시 최악의 판매율을 기록하게 된 것이죠. 독일에선 이 차를 재규어와 E클래스를 섞어놓은 듯한 모델이라고 얘기들 하곤 했는데요. 암튼, 오피러스 후속으로 기아가 K9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다시는 이런 굴욕적인 성적표를 받아드는 일 없기를 바래봅니다.




미쓰비시 Colt CZC


2006년부터 유럽시장을 노크했던 일본산 카브리오 모델입니다. 정말 못생겼죠? 그나마 잘 나온 사진이 이 정도니 알만하네요. 이걸 타고 바람을 가르려고 하니 좀 민망하기도 했을 겁니다. 결국, 2010년을 끝으로 단종되게 되었다는군요. 제대로 달려보지도 못한 채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또 하나의 비운의 모델이었습니다.




Hummer


생명연장의 꿈을 끝내 이루지 못하고 사라진 건 콜트 CZC 뿐만이 아닙니다. 이번엔 아예 브랜드 자체가 시장에서 아듀를 한 허머가 그 주인공인데요. 중국쪽으로 인수돼 새로운 도약을 모색했지만 결국 딜이 이뤄지지 못한 채 작년에 마지막으로 주문된 모델을 끝으로 더 이상 공장의 라인은 돌아가지 않게 되었네요.

한 시대를 풍미했던 마쵸모델의 대명사...허머의 공장문이 다시금 열리고 시장에 도전하는 또 다른 도전을 누군가 이뤄졌음 좋겠습니다.




TOYOTA


최악의 한 해를 보낸...이라고 한다면 토요타가 빠질 수 없겠죠? 가속페달 문제로 토요타 역사상 가장 큰 위기를 겪었습니다. 예전에 이 문제와 관련돼 독일 전문가의 진단을 포스팅했던 게 기억 나는데요. "6개월 안에 해결하면 토요타는 다시 회복될 것이다." 라는 게 주된 내용이었는데요. 사실 발빠르게 움직여 생각 보다 빠른 시간안에 여론을 잠재우는 듯 했지만, 한 번 얻은 이런 불명예스러운 사건은 역사에 기록이 되어 두고두고 토요타의 이름 뒤에 따라다닐 겁니다.

하지만, 이런 사건을 교훈삼아 더 나아지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준다면 오히려 독이 아닌 약이 된 역사로 또한 기록될 것입니다. 여튼 가속페달 사건 여파로 독일을 비롯한 유럽시장에선 iQ와 아우리스, 아벤시스 등이 기대 이하의 판매를 기록했고, 현대차에게 작년 한 해 판매율에서도 밀리는 등의 고전을 면치 못했네요.





VW 골프


오잉?... 골프가 여기 어인일이죠? 아우토 빌트가 최근에 준중형 모델들을 몇 대 모아놓고 상당히 멋진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BMW 연구동에서 벌인 실험은 혹한기에서 얼마나 잘 버티는지와 난방이 빨리 제대로 이뤄지느냐의 실험을 한 것이죠. 

사실 별도로 포스팅을 하려고 준비를 했었는데 어떻게 그냥 넘어가게 되었는데요. 실험에 참여한 모델들은 BMW 116i , 기아 씨드, 시트로엥 C4, 골프, 그리고 오펠 아스트라 등이었습니다. 골프는 이 테스트에서 별 다섯 개 만점에 2개 반을 얻어 씨드와 함께 '보통'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쉽게 얘기해서 기대를 했는데 기대에 못 미치는 평균적인 능력을 보여줬다는 뭐 그런 얘기겠죠.

전체적으로는 시트로엥 C4와 BMW116i가 히터 능력이 좋은 것으로 (별 3개 반) 결과가 나왔습니다. (저희 차가 좋은 평가를 받아 좋기는 한데 v당 입장에선 좀 찜찜한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ㅜ.ㅜ)




시보레 스파크


요 괜찮은 디자인의 스파크. 그러나 마티즈의 우성형질을 못 물려받은 걸까요? 아우토빌트가 실시한 경차급 모델들 비교 테스트에서 큰 점수차이로 꼴등을 차지했습니다. 함께 경쟁했던 차들이 현대 i10, 시트로엥 C1, 그리고 스즈키 알토였는데요. 500점 만점에 246점이라는 점수를 얻은 스파크 4위, C1이 273점으로 3위, 알토가 276점으로 2위, 현대 i10이 292점으로 넉넉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스파크의 문제점으로는 엔진의 성능이 떨어지는 점과, 차가 무겁게 움직이고, 핸들링도 별로 좋지 않다는 것 등이 감점 요인으로 작용을 했습니다. 시보레는 이런 평가를 잘 반영해 새롭게 내놓을 모델에선 좀 더 보강을 할 수 있었음 좋겠구요. 현대차!...이렇게 괜찮은 차를 도대체 왜 유럽에서만 파는 겁니까? 1위하면 뭐하나요. 한국에선 정작 탈 수가 없는데...어떻게 노조와 잘 협의해서 한국에도 들여오는 방법, 찾는 건 어떨런지요...




 Landwind CV9


중국차 CV9이 최악의 한 해를 보낸 모델로 뽑혔군요. 왜 뽑혔는지 기억들 하실 겁니다. 바로 끔찍한 충돌테스트 결과를 보여줬었죠.


남들 별 4개만 받아도 "이거 문제 있는 거 아녀? " 막 이렇게 비판에 시달리는 시대에 별 두개라뇨... 평가도 잔혹했습니다. "타서는 안되는 차, 생명을 잃을 수 있는 확률이 아주 높은 차"...라고 여러 언론을 통해 얘기가 나왔으니 야심차게 도전했던 실험을 통해 되려 고민과 부끄러움만 잔뜩 짊어져버리고 말았네요.




닛산 Joke


저의 의도된 오타를 통해 간파하셨는지요...닛산이 내놓은 쥬크(Juke)는 그 디자인의 황망함으로 인해 2010년 나온 모델들 중 최악의 디자인으로 뽑히게 되어 오늘 포스팅에 합류를 하게 됐습니다. 

컨셉 모델을 상당부분 양산차에 적용을 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너무 실험적인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온 나머지 상당히 민망한 수준의 외형이라는 평가에 시달려야 했다는군요. 확실히 일본차들은 일부 모델들을 제외하곤 디자인에서 문제가 좀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제 적어도 디자인에서 만큼은, 디자인만, 디자인만!! ....놓고 본다면 한국차들이 일본의 감각을 넘어선 것이 아닌가 얘기할 수 있을 듯 보입니다.

아무쪼록 2011년엔 일본차는 디자인에서, 한국차는 가격과 서비스에서 고객들을 웃게 하는 그런 한 해가 되었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