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일 자동차 세상/순위와 데이터로 보는 자동차 정보

2010 독일인이 뽑은 최고의 자동차 브랜드

연말과 연초가 되면 각계는 한 해를 정리하고 결산하는 내용들로 가득하게 되죠. 자동차업계도 이런 결산과 총정리를 피해갈 수는 없죠? 오늘은 그런 내용의 일환으로, 2010년 자동차 '브랜드이미지' 설문 조사를 독일 자동차 매거진 중에 하나인 아우토짜이퉁(Autozeitung)에서 실시했습니다.

매년 해오고 있고, 저 역시 작년 이맘 때 즈음해서 2009년 결과를 포스팅을 한 적이 있는데요. 이렇게 얘기하고 보니까 1년이라는 시간이 참 빨리 지나갔다는 걸 비로소 실감하게 됩니다.

이 설문조사는 매년 자동차매거진 독자들을 대상으로 벌이는 것으로 올해는 약 15,000명 가량이  스무가지 질문에 착실히 대답을 해줬습니다. 올해 종합순위에서는 역시 2004년부터 1위를 달리고 있는 아우디가 다시 차지했군요!


총 48개의 자동차 브랜드가 후보에 올랐고 그 중에 아우디가 1위,  2위는 BMW가 차지했는데요. 하지만 아우디는 작년에 비해 2%정도 지지율이 줄어든 반면, BMW는 1% 증가해 1,2위간의 격차는 좀 더 좁혀졌습니다.

3위와 4위를 차지한 메르세데스 벤츠와 VW역시 작년에 비해 소폭 지지율이 올랐고, 뚝 떨어진 5위인 포르쉐는 작년과 거의 같은 수준인 22.3%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다만 올해 초에 발생했던 토요타 리콜사태로 작년 6위였던 토요타가 8위로 내려앉았고, 대신 6위는 파격적인 개런티 기간 등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았던 오펠이 차지했습니다.

그밖에 작년 10위였던 스코다가 7위로 성큼 뛰어올랐는데요. 스코다는 현재 유럽에서 가격 저렴하면서 성능은 매우 좋은 브랜드로 지속적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어서 이런 분위기라면 오펠의 자리도 조만간 넘보게 되지 않을까 예상이 됩니다.

볼보의 경우는 작년에 11위에서 올해 9위로 올라섰는데요. 새로나온 XC60, S60, 그리고 V60 등의 신차효과를 본 것이 주요 상승의 이유라고 합니다. 2계단 하락한 포드와 페라리가 공동 10위를 차지했군요.

10위권 밖에서 상승모드를 보인 브랜드로는 애스턴 마틴(12위)과 알파 로메오(16위), 재규어(18위), 그리고 현대 기아차(31위) 등이 있었구요. 하락한 브랜드로는 사브(37위)와 마쯔다(23위) 등이 있었습니다. 현기차가 토요타와 유럽 시장 신차 점유율에서 비슷하거나 조금 앞선 한 해이긴 했지만 오랜 세월동안 유럽시장을 공략해온 일본차들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미지에는 아직 모자람이 많은 듯 보이네요. 아마 지금 추세라면 몇년 후에 현대기아 역시 전체 평균정도까지는 치고 올라오지 않을까 예상을 해봅니다.

자 그럼 궁금해하실 20가지 질문과 그 결과를 지금부터 같이 보실까요?




설문1. 가장 발전하고 있는 자동차 브랜드는 어느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1위에 아우디가 올랐군요. 1위부터 4위까지는 종합 순위와 똑같이 진행이 되었는데요. 토요타의 경우는 년초에 발생한 대규모 리콜사태에도 불구하고 발전적인 자동차 회사라는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게 눈에 띄었습니다. 1위와 2위의 차이가 1%라면 오차범위 내라고 봐야하기 때문에 거의 동등한 위치라고 해도 무방할 듯 보입니다.




설문2. 당신은 어떤 자동차 메이커가 가장 안전한 차를 만든다고
          생각하십니까?



역시 예상대로 메르세데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볼보가 4위를 차지한 것 역시 전통적으로 볼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안전'과 맞닿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는데요. 르노와 사브가 순위권에 집입한것이 눈에 띄는군요. 역시 이번에도 아우디와 BMW는 근소한 차이로 경쟁을 벌였습니다. 벌써부터 두 메이커의 치열함이 느껴지지 않으세요?




설문3. 어떤 메이커가 스포티브한 차를 만들고 있다고 보십니까?


이 부분에서 포르쉐의 지위는 적어도 독일에서 만큼은 확고해 보입니다. 뭐랄까요?...일종의 성역? 함부로 침범하거나 훼손할 수 없는 그런 불가침적인 영역의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만큼 포르쉐에 대한 자부와 브랜드에 대한 확실한 인식은 실제 포르쉐의 모델들이 보여주는 가치 그 이상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화려한 이름들과 함께 알파 로메오가 보이는 것이 이채롭죠? 미토나 줄리에타 같은 이미지로 알고 계신분들도 많겠지만 알파 로메오는 잘 달리는 모델로 유럽에선 한자리 잘~ 차지하고 있답니다.




설문4. 당신은 어떤 자동차 브랜드를 가장 신뢰하고 계십니까?


가장 치열한 부분 중에 하나였는데요. 보시다시피 1위부터 4위가 한 덩어리, 5위부터 7위가 또 한 덩어리, 그리고 8위부터 10위가 한 덩이로 묶여 치열한 경쟁을 펼쳤습니다. 근소한 차이이기는 하지만 아우디에 대한 믿음이 독일에서는 적어도 확실하게 자리잡은 듯 하네요.




설문5. 가장 친환경적인 자동차 메이커는 어디라고 생각하세요?


VW이 1위에 올랐습니다. 2위에 토요타가 오른 건 하이브리드 덕이겠죠? CO2 배출 등 친환경성이 돋보인 메이커들에 대한 평가이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응답율 자체가 썩 높지 않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더 친환경적, 혹은 연비 높은 차를 원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설문6. 연비효율성이 높은 차를 만드는 메이커는 어디라고 보십니까?


역시 블루모션 디젤 엔진으로 유명한 VW이 2위와의 큰 차이를 두고 1위를 차지했습니다. 준중형 이하에 적용하고 있는 블루모션은 물론이고, 투아렉 하이브리드처럼 비교평가에서도 우위를 점하는 모델 등을 출시한 폴크스바겐의 전반적인 노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설문7. 실내부분에서 기능성과 다양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브랜드는 어디라 보십니까?



 폴크스바겐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V당으로서는 은근히 기분이 좋은 결과들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이 부분의 경우는 단순히 실내 디자인이나 옵션 등에 대한 것 보다는 실용성과 인체공학적인 부분 등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입니다. 의외의 메이커들이 높은 순위에 많이 오른 것이 이채롭네요.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조금 복잡해지는군요. ^^;




설문8. 가격대비 성능이 좋은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가 어디라고
          생각하세요?



이 항목에서 유일하게 한국차 메이커가 보입니다. 어떻게 보면 좋은 의미도 될 수 있지만 또 다르게 해석하면 가격에 너무 의존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부정적 시각도 있을 수 있겠죠. 특히 다치아의 경우는 가격만 놓고 보면 대단히 강하게 구매욕을 자극하는 메이커죠. 소형 SUV를 천만원대에 살 수 있다는 건 웬만한 업체에선 하기 어려운 일일 테니까요.

권장소비자가격 보다 실제 딜러들에게서는 훨씬 더 저렴하게 팔리는 현대차가 정말 가격적으로 제 목소리를 내면서도 지금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까요? 고급의 이미지를 얻기 위한 방안은 뭐가 있을지...2011년을 주목해보겠습니다. 왜냐구요? 제네시스 쿠페와 에쿠스 그리고 K5 등 그간에 만나기 어려웠던 중형과 준대형급 모델들이 독일 시장에 한꺼번에 풀리기 때문이죠. 진검 승부가 벌어질 텐데...내년 독일에서의 소식도 기대해주세요~ ㅎ




설문9. 품질, 완성도가 높은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는 어디라고
          보십니까?



1위부터 5위까지는 종합순위와 다를 바 없게 나왔습니다. 주로 비싼 브랜드들이 10안에 들어 있네요. 그런데 마이바흐는 많이 팔리지도 않는데 자주 등장하죠?  브랜드 이미지라는 게 실체적인 자료와는 조금 다르다는 걸 보여주고 있는 게 아닐까요?




설문10. 품질이 떨어지고 있다고 생각되는 자동차 회사는 어딥니까?


순위에 안 올라오는 게 좋은 항목입니다! 토요타가 1위를 차지한 것은 리콜사태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겠죠. 사실 다른 긍정적인 항목들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브랜드들이 여기서도 눈에 띄는 것은, 옛날만 못하다고 느끼는 오래된 고객들의 평가도 한 몫한 게 아닌가 싶네요. 아우디와 BMW는 순위권 밖에 있나 보군요.  벤츠와 VW은 조금 머쓱할 텐데..그나마 위로라고 한다면, 응답율이 매우 낮다는 거...




설문11. 반대로, 자동차의 품질이 상승했다고 느껴지는 브랜드는
            어디라고 보십니까?



앞에는 안 보이던 아우디와 BMW가 여기에 다시 등장했네요. 하지만 VW역시 괜찮은 평을 받고 3위에 오른것으로 봐서, 품질에 대한 평가가 다양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시트로엥...확실히 프랑스 메이커에선 독일인들이 좋게 평가하는 메이커라 할 수 있겠습니다.




설문12. 중고차로 팔 때, 높은 가치를 얻는 브랜드는 어디라고
            생각하십니까?



메르세데스가 1위에 올랐습니다. 미국에서는 벤츠의 중고차 가치가 매우 낮게 평가됐죠? 독일에선 그래도 메르세데스를 인정해주고 있군요. 비싼 브랜드들 속에서 VW의 선전이 기특하기까지 합니다. 사실 폴크스바겐이 차값도 비싼편이지만 중고차 시장에서도 제 값 받는 편이라 거래도 활발하게 이뤄집니다. 차가 많이 팔려서 그런지 보험료도 비싼축에 들죠.




설문13. 어떤 자동차 메이커가 좋은 구성과 마감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보십니까?



벤츠와 아우디, 그리고 BMW의 치열한 경쟁이 이뤄진 항목이었죠. 비싼 메이커들 속에서 스코다의 선전이 눈에 띄는데요. 확실히 품질에서는 고객들에게 인정을 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디자인만 어떻게 좀 다듬어 주었음 하는 바람이...




설문14. 어떤 차가 가장 안락하다고 느끼셨나요?


어느 정도 예상가능한 1위였을 겁니다. 메르세데스가 큰 차이로 1위를 차지했는데요. 비싼 럭셔리 메이커과 프리미엄 사이에서 반가운 VW이 보입니다. 티구안 등이 보기 보다 안락함에서 좋은 이미지를 심어준 것이 역할을 한 게 아닌가 짐작해봅니다.




설문15. 어떤 자동차 메이커의 모델들이 디자인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까요?



1위를 한 아우디는 예상을 했지만 알파 로메오가 2위를 한 것은 사실은 좀 의외입니다. 의외라고 하는 것은 순위권 내에 진입 이상의 지지를 받았다는 의미인데요. 정답이 없는 것 중에 하나가 디자인이라고 하죠. 하지만 보편적인 시각에서 예쁘고 잘 된 디자인과 그렇지 않은 디자인은 분명하게 구별되어진다고 봅니다. 그런면에서 알파 로메오는 당연히 인정받아 마땅한 예쁜 메이커일 것입니다.




설문16. 어떤 자동차 브랜드에 매력을 느끼십니까?


도통 10위권 안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미니가 여기 있었네요! 매력적이라는 것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 뿐만이 아니라, 스코다 처럼 평범해 보이지만 만나면 만날 수록 경험하면 할 수록 진가가 드러나는 그런 메이커도 포함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설문17. 자동차 경주대회 등을 통해 성공한 브랜드는 뭐라고
           보십니까?



여기서 얘기하는 자동차 경주는 F1만 있는 게 아니라 랠리나 그밖의 여러 모토스포츠 전반에 걸쳐 활약한 메이커를 의미한다고 보시면 될 겁니다. 포르쉐가 F1에 다시 돌아온다면 순위가 어떻게 변할지 궁금해지네요.




설문18. 좋은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하고 있는 자동차 회사는
            어딘가요?



VW이 1위군요. 메르세데스는 ADAC 평가 등을 통해서는 항상 최고점을 받는데 막상 고객들은 폴크스바겐도 괜찮다고 여기는 듯 보입니다. 한국에서는 수입차로 분류가 되고, 대규모로 부품을 공수하기도, 또 자체 직영정비소를 운영하기도 힘든 문제 때문에 항상 수입차들의 A/S문제가 골치를 아프게 하는데요. 적어도 독일 메이커들! 지네들 나라에서는 고객들에게 좋은 평판을 얻고 있습니다. 뭐,시장의 규모가 확대되면 자연스럽게 해결이 되겠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선에서 뭔가 개선책을 수입사들이 내놓아야 할 겁니다.




19. 가장 좋은 영업사원들은 어느 메이커에 있다고 보십니까?


소위 4강이라고 할 수 있는 메이커들이 고스란히 1위부터 4위까지 자리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얼마전 JD파워에선 폴크스바겐이 고객만족도 면에서 평균치를 밑돈다는 결과가 나왔는데요. 이번 결과들을 놓고 보면 꼭 그렇지도 않아 보이네요. 역시 VW는 글로벌시장에서보다 독일 내에서의 평가가 좋은 게 분명해 보입니다! ㅋ




설문20. 가장 좋은 광고를 하는 자동차 메이커는 어디라고
            생각하시나요?



마지막 설문에서도 역시 4강이 그대로 순위에 올랐습니다.  이런 결과들을 놓고 보면,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들은 어느 한 가지를 잘해서라기 보다는 제품, 마케팅, 영업, A/S, 디자인 등 모든 분야에서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그렇게 해야지만 한다는 점입니다.

솔직히 이런 포스팅 한 번 하고 나면 사실 진이 다 빠집니다. 준비하는 과정도 그렇고, 실제로 포스팅하는 시간도 의외로 많이 걸리는 일이죠. 하지만 힘들어도 제 자신에게 의미부여가 되는 것은,

 독일인들의 자동차에 대한 의식을 전반적으로 알아 볼 수 있는 가장 유용한 자료가 아닐까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아~ 저들은 저렇게 생각하고 있구나..' '독일에선 지금 자동차의 트렌드가 저렇게 형성되어 있네' 라고 한 눈에 볼 수 있게 자료를 나눌 수 있다는 즐거움이 저를 붙잡고 있는 것입니다.

2010년 독일인들의 자동차에 대한 생각을 알아 보는 건...이것 하나면 충분하다고 감히 말씀드리며 오늘 포스팅 마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