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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YF쏘나타가 K5에 밀릴 수밖에 없는 이유!


사실 저는 엊그제서야 비로소 현대자동차의 YF쏘나타와 기아자동차의 K5를 처음 보았습니다. 독일엔 아직 이 차량들이 안 들어왔고, 쏘나타의 경우는 아예 다른 유럽형 모델로 바뀌어 들어온다고 하니 그곳에선 이 두 차량을 함께 볼 기회가 영영 없는 것이겠죠.
 
그렇기 때문에 공항에서 오는 내내 차창을 통해 가장 관심이 갔던 쏘나타와 K5를 쉼없이 찾아댔고, 사거리 신호등에 걸리기라도 하면 영락없이 주변의 차량들 속을  분주하게 기웃거려야(?)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실제 도로 위에서 주행하고 있는 두 모델을 생생하게 관찰할 수가 있었는데요... 보통 경쟁 차량들이 나오고 이 차량들의 사진이 공개되면, 그 다음엔 사진과 실제 모델 사이의 어떤 차이를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 이미지 보다는 실물들이 좀 더 나아보이는 것이 보통의 경우입니다. 아무래도 입체적으로 다가오는 실물의 임팩트가 더 강하기 때문이겠죠.

그렇다면 저의 YF와 K5를 본 느낌은 어땠을까요?


▶같은 도전

우선 느낌을 이야기하기 전에, YF와 K5의 디자인에 담겨져 있는 공통된 의미를 얘기하고 싶은데 그건 바로 '파격적 디자인'이라는 것입니다... '파격'이라는 단어는 일정한 격식을 깨뜨린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YF의 경우는 기존 쏘나타들에게 찾을 수 없는 강렬한 선과 이미지를 과감하게 적용했습니다. 플루이딕 스컬프처(?)라는 그 이름도 어렵고 굳이 몰라도 상관없는 단어로 디자인 철학을 설명하고 있는데, 어찌되었든 이전의 모델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공격적이고 파격적인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점은 아무리 개개인의 관점의 차이가 있다고 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봅니다.

반면에 K5 경우는 기존의 기아차들이 보여주고 있는 패밀리 룩의 틀 안에서 탄생된 차라며 기아에선 파격적인 편은 아니라고 얘기들을 하고 있습니다. 즉, 쏘나타 보다는 덜하고 SM5 보다는 과감하다라는 얘기인데요. 하지만 과거 크레도스부터 시작돼 직전 모델인 로체까지 이어지는 기아 중형 라인을 생각하면 파격적인 디자인임엔 틀림이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피터 슈라이어에 의해 환골탈퇴에 가까운 변화를 맞았다고 얘기해도 될 겁니다. 그 만큼 임펙트 강하게 등장을 했다는 얘기죠.

어찌되었든 두 모델 모두 실험적이고 도전적 접근을 통해 트렌드를 주도해 나가려한다는 점에서 같은 도전을 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런데 이 도전이, 그리고 주도권 싸움이 (결국 같은 집안이긴 해도)  함께 월계관을  쓰는 공동우승으로까지 이어질 것같지는 않습니다. 무슨 얘기인가 하면 YF는 아주 빨리 싫증이 날 수밖에 없는 디자인이고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K5는 그런 질리는 感이 덜하다는 것입니다! 이 것이 제가 본 두 모델의 극명한 차이점이었습니다.



▶다른 길


실제로 YF와 K5를 보면서 확실히, 디자인에서 YF는 과했고 K5는 성공적이었다는 판단의 골이 생겼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말씀 드린 과했다는 것과 성공적이었다는 전혀 다른 느낌의 근거는 그럼 무엇인가? 크게 두 가지 면에서 판단했습니다. 첫번 째는 한국의 도로 위를 달리는 차들 속에서 YF는 눈에 튀는 것을 넘어서는 어떤 이질감이 느껴졌던 반면, K5는 이질적인 불편함 보다는 적절한 조화 속에서 보여주는 선도적 이미지를 갖추고 있다라는 점이었습니다.

YF는 과도한 옆라인 선 긋기와  라디에이더 그릴과 헤드램프의 부조화가 눈에 확 거슬려 보였습니다. 반면에 K5는 어디선가 본 듯하면서도 나름 일체감 있어 보이는 외관이 안정적인 느낌과 신선함을 동시에 발휘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느낌은 매우 순간적이고 직관적이었고...또한 반복적이었습니다. 얼핏 봐도 그리고 오래두고 봐도 이 느낌은 달라지지 않을 것 같은데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쏘나타는 튀어보였고 생각 보다는 매우 덜하게 K5는 얌전했던 것입니다.

두번 째 이유는, 한국 시장이 아닌 미국이나 유럽에서 둘 중 어느 차가 더 시장성을 갖고 있는 디자인일까 하는 점에 초점을 맞춰봤습니다. 사실 두 모델이 플랫폼을 공유하기 때문에 성능에서 어쩌구 저쩌구 얘기하긴 곤란합니다. 똑 같은 기능에 껍질과 버튼 한 두어가지 차이가 나는 그런 핸드폰 처럼, 근본적으로 YF와 K5에 대한 변별점은 디자인 외엔 없는 것입니다. 특히 해외시장에선 더 그러할 것이기 때문에 이 점이 제 판단의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을 한 것입니다.(이미 K5의 독일네티즌들의 긍정적 반응을 소개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같은 플랫폼의 YF가 K5에게 유럽을 양보하고 다른 모델로 수출이 된다는 사실은 결국, 현기차 내부적으로는 K5가 해외에서 더 우수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거기다가, 혹 두 모델 간의 성능 중복이라는 곤란한 상황을 피해야 하는 과제도 있을 테구요...결국, 이래저래 훑어봐도 YF는 해외, 특히 유럽에서는 성공하기 어려운 그런 모델이될 공산이 큰 것입니다.

이런 두 가지 이유는 이미 YF의 판매량을 뛰어넘어 중형1위의 자리를 차지한 K5(6월 판매 기준) 의 판매돌풍을 봐도 터무니 없는 이유가 아님을 알 수 있게 해줍니다.

만약에 말이죠. K5가 먼저 출시되고 그 후에 YF가 나왔다고 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YF가 처음 나왔을 때처럼 출시부터 판매돌풍을 이어갈 수 있었을까요? 저는 힘들다고 봅니다...결과적으로 YF의 파격적 디자인은 한국 내수시장의 구조와 마케팅이 나은 판매율이었지 모델 그 자체가 가진 내공의 소산만은 아니라는 얘기가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결론

실제로 YF와 K5를 보니 K5가 더 잘 팔릴 수밖에 없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YF를 처음 목격했을 때의 난처한 느낌은 결국 '과도함에 대한 불편함'이었습니다. (오렌지칼라의 YF택시는 정말 극악스러울 지경이더군요.) 현대차가 3년 정도의 빠른 간격으로 모델 체인지를 하는 습성으로  봐서는 YF의 부분변경이든 전체변경이든 디자인의 변화는 2012년  즈음 이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급속도로 K5로 시장이 재편되어 쏘나타가 영~ 힘을 쓰지 못하게 된다면 이 계획은 훨씬 앞당겨질 것입니다. 적어도 저와 같은 보편타당한 생각을 갖고 있는 실질적 예비 소비자들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쏘나타를 외면할 것이 더 분명할 테니까 말이죠.

저는 현대를 작심하고 비판하고, 기아를 아끼고 사랑하는 그런 블로거 아닙니다. 그저 제 느낌에 충실하고 제 판단에 근거해 글을 쓰다 보니 이런 얘기들이 계속적으로 반복이 되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대한민국의 많은 YF쏘나타 주인분들께서 기분 상하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현대차의 디자인이, 현대차의 세계자동차 시장에서의 위상이나 국내 시장에서의 지위에 걸맞지 않다는 점을 이야기 하고 싶을 뿐입니다. 현대의 엔진의 비약적 발전에는 항상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밖의 행태 특히, 디자인의 잰걸음은 현대자동차가 극복해야할 분명한 과제 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상대적으로 K5가 좋은 차가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제 취향에 따른 판단을 하라면 디자인에선 K5 못지 않게 현대에선 제네시스도 마음에 듭니다. 다만 오늘은 동급 라이벌의 디자인에만 국한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었기에 이런 잔혹한(?) 포스팅이 되었음을 양해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