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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獨 버스정류장에서 운전자가 해선 안되는 6가지

 
독일의 버스 정류장은 Haltestelle라는 독일어 앞 글자를 따서 "H" 로 표시를 합니다. 모양이 조금씩은 다르지만 시골이든 도심이든 큰 차이 없는 아주 소박하고 단순하게 꾸며져 있는데요. 하지만 그 정류장과 관련된 법규와 독일인들의 시민정신은 배울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와 관련된 포스팅을 오늘 준비해봤습니다.

 대부분의 정류장은 이런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요즘 한국 중앙차로에 적용되는 첨단 안내 시스템 같은 것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는 전형적인 아날로그 분위기인데요. 그저 H 표시가 있는 기둥에 버스의 시간표만 간단하게 붙어 있을 뿐 별다를 건 없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동네 환승역 모습

 물론, 이렇게 지하철역 주변 버스정거장은 여러 방향으로 가는 승객들을 위한 환승역 답게 규모가 크기도 하고, 노선별로 승하차장도 별도 구분이 되어 있어 편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 곳 독일 버스는 시간표 시간에 맞춰 도착하고 출발을 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는데요. 거의 대부분은 정확하게 시간을 지키지만 가끔 지연도착으로 지하철을 놓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때론 아슬아슬하게 도착해 100m 달리기를 해서 겨우 지하철에 올라야 할 때도 있죠. 하지만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독일버스는 도로 위에서 엠뷸란스나 경찰차와 같은 공무를 수행하는 차들을 제외하고선 법적으로 가장 많은 우선권을 부여받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오늘은 이런 버스, 혹은 버스정류장과 관련돼 독일 운전자들이 주의해야 할 6가지 내용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학교버스가 비상등을 깜박일 때 추월은 절대 금지!

어떤 경우엔 운전석 옆 창문 쪽에 x마크를 펼쳐 아이들이 타고 있음을 알리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학교버스들은 아이들이 타고 내릴 때, 비상등을 켠 채 서 있게 됩니다. 사진에도 그렇게 하고 있는데요. 이럴 때 추월은 절대 금지입니다.

무조건 스쿨버스가 출발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우선인데요. 이를 어겼을 경우 벌금 40유로에 벌점까지 먹게 됩니다.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경우로, 철저하게 아이들의 안전과 충돌사고 예방에 신경을 쓰는 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저기 골프 운전하시는 할아버지 딱 걸리신 겁니다..^^;;)

 


2. 버스가 정류장에서 출발하려고 신호를 넣었다면?


자~ 이런 도로가 있다고 가정을 해보죠. 지금 버스가 승객을 태우고 막 왼쪽 방향지시등을 켰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지금 1차선, 또 다른 차는 2차선으로 신나게 달리고 있습니다. 조금만 가속페달을 밟아주면 간단히 버스를 지나칠 수 있을 거 같은데, 지나가도 될까요?

 No!입니다.

1차선이든 2차선이든 모든 차량은 버스가 차선에 들어설 수 있도록 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아무리 버스의 깜박이가 나의 주행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 보여도, 만약 이를 무시하고 추월한다면 벌금 5유로를 내게 되는데 더 조심할 것은,

버스가 그런 차로 인해서 방해를 받았거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입니다. 이런 경우엔 30유로 벌금은 물론, 승객 치료비와 차량 수리비는 무시한 채 운전하려한 사람이 "모두 부담"하게 됩니다.

 

 

3. 정차된 버스를 지나갈 땐 거북이처럼!


이 사진은 지금 기사분이 승객을 태우고 있는 장면이군요. 그리고 오른쪽에서 승용차 한 대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몇 킬로로 지나가고 있을까요? 대략 시속 30km 정도라 보시면 됩니다. 그 이하일 가능성도 높습니다...만약 내 차의 오른쪽에 버스가 있다면 그 땐 아예 시속 10km로 지나쳐야 한다라고 법규에 명시가 되어 있으니 무조건 서행해야겠죠? 이를 어겼을 시,
15유로의 벌금통지서가 당신 앞으로 날아올 겁니다.

 

 

4. 사람들이 많은 정거장을 지나갈 때는 최대한 멀찌기!



원칙적으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앞을 지나칠 땐 최대한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천천히 가야 합니다. 만약 근접해서 운전을 한다거나 속도를 높여 새차 자랑할 요량으로 부아앙~하고 달려간다면
15유로에서 30유로까지 벌금 맞습니다.

혹, 당신의 난폭한 운전으로 사람들이 위협을 느끼게 된다면 50유로의 벌금에 벌점이 부과되니, 가급적 사람이 많은 정류장을 지나갈 때엔 서행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5. 길이 막혔을 때, 버스 전용차로를 이용해도 되는가?

독일도 한국처럼 버스 전용차선이 있지만(더 오래되었죠 역사는) 역시 부분적으로 적용을 받습니다. 여하튼, 이런 전용차선에는 버스 외엔 어떤 차도 진입해선 안됩니다. 그런데 위 사진엔 택시 한 대가 쏙 들어가 있죠?

택시가 버스전용차선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뜻입니다. 이런 구간엔 별도표시가 있는데요. 그런 곳에서의 택시진입은 가능합니다. 한국도 이런 택시진입에 대해서는 적용이 되면 좋겠는데...요즘은 그렇게 하고 있는지 모르겠군요.

 

 

6. 버스정류장에서의 주,정차는 단속요원들의 주타켓!

제가 한 번 찍어본 사진인데요. 버스 정거장 표시를 기준으로 전방, 후방 15미터 안에는 어떤 차도 주차나 정차를 할 수 없습니다. 운전자가 차 안에 있는 가운데 정류장 주변에 정차를 할 때도 있는데, 버스가 오면 이럴 땐 무조건 비켜줘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정차 역시 채 몇 분을 넘길 수 없고요.

만약 이를 어겼을 시엔, 얼마나 오래 주,정차를 해놓았느냐에 따라 최고 30유로까지의 벌금을 물게 됩니다.

참고로 위 사진은 버스정류장이자 전용차로가 시작되는 곳인데요. 오른쪽 교통표지판 보시면 택시라고 적혀 있죠? 이곳엔 택시가 다닐 수 있다는 뜻으로 앞에 5번의 내용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그리고 그 앞에 또다른 표지판은 우회전 차량들 역시 버스 뒤를 따라 들어갈 수 있는 게 아니고 옆차선에서 신호를 넣고 우회전하라는 내용입니다. 따라서 저 사진에서와 같은 정류장에서는 버스 뒤에 어떤 차도 있을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독일버스는 확실히 운전에 조심스럽고 정확한 운행을 합니다. 요금이 비싼만큼 쾌적한 편이기도 하죠. 이러한 버스에 대한 배려는 제도를 통해 공공교통에 우선권을 부여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이런 정책을 지키려는 사회적 합의와 교통 문화를 실현하는 사람들의 의식에서 더 깊은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넓은 길이 많지 않은 도로를 버스와 승용차들이 뒤엉키지 않고 잘 다니는 것은, 제도와 의식의 어울림에서 비롯됐다는 거...배울 부분이 분명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