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초, 아우디는 TT RS 아이코닉 에디션을 공개했습니다. 나르도 그레이 색상으로 된 이 한정판은 100대만, 그것도 유럽에서만 판매될 예정인데요. 또 지난해 연말에는 미국 고객들을 위해 50대 한정으로 TT RS 헤리티지 에디션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이처럼 한정판을 자꾸 내놓는 이유는 단종과 관련 있습니다.
TT 단종설은 오래전부터 나왔고, 아우토빌트와 같은 독일 유력지 등이 보도하면서 좀 더 구체적으로 대중에게 알려졌습니다. 벌써 일부 팬들은 TT의 5기통 엔진음을 더는 들을 수 없다는 것에 아쉬움을 나타냅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엔진의 시대가 저물고 있는 것을요...
아우디의 이 소형 스포츠 쿠페는 스타일과 성능 등, 여러 면에서 칭찬받을 만한 모델이었죠. 그리고 뛰어난 내구성이 더해지며 평가는 시간이 갈수록 더 좋아졌습니다. 독일에서 조사된 TT의 낮은 결함률은 거의 최상위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TT 하면 떠오르는 건 그 스타일입니다. 여기에서의 스타일은 1세대를 말합니다.
아우디는 1990년대 말부터 본격적으로 2000년대를 대비한 새로운 디자인을 준비했습니다. TT는 그런 아우디의 디자인 정책이 바뀌었음을 단적으로 보여줬습니다. 21세기 시작과 함께 나온 아우디 많은 모델이 동글동글한 귀여운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게 중 최고는 TT였습니다.
이 디자인 하면 떠오르는 이름이 있죠? 우리에게 익숙한 페터 슈라이어입니다. A2와 1세대 TT 디자인을 이끌었던 성공의 주역인데요. 다만 콘셉트카를 디자인한 프리먼 토마스와 제이 메이스가 TT 양산 모델의 기초를 닦았다는 점에서 이들 노고를 빼놓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TT(1세대) 초기 모델은 동그란 후방 라인 때문에 고속에서 공기 흐름이 원활하지 않는 등, 주행 안정감이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스포일러를 추가하는 작업이 이뤄졌고, 그제야 아우디 TT는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1999년 등장해 지금까지 20년이 넘도록 세 번의 세대교체가 있었고, 그동안 꾸준히 사랑받은 TT의 역사는 그렇다면 단종되며 끝이 나는 걸까요?
현재까지 분위기로 봐서는 단종은 분명해 보입니다. 하지만 전기차 시대가 불러온 많은 옛 모델이 있죠. 전기차로 클래식 카의 부활은 여러 면에서 장점이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드린 바 있습니다. 그러니 아우디 TT 역시 언젠가 전기차로 다시 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 말아야겠죠.
설혹 TT가 아니더라도 여기에 새겨진 스타일, 독특한 디자인 감성만큼은 꼭 다시 활용되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전기차 시대에 이만큼 잘 어울리는 디자인도 흔하지 않으니까요. 과연 아우디는 TT 디자인을 다시 꺼내 들까요? 한다면 언제, 어떤 모습으로 나올까요? TT 한정판 소식을 보면서 아우디의 멋진 디자인 유산이 떠올라 몇 자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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