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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獨 젊은층 79% '자동차가 신분을 나타내진 않아'

사람마다 자동차를 보는 관점은 다를 겁니다. 하지만 그 다른 의견을 모아보면 크게 몇 가지 정도로 정리는 될 수 있을 텐데요. 최근 들어 젊은층의 자동차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볼 수 있는 조사들이 계속 공개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중 독일 포드법인이 18~34세 독일 젊은이들 2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간략하게 정리해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독일은 개인 이동 수단 (자동차, 자전거, 오토바이 등을 포함)의 필요성이 우리나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곳입니다.


인구당 자동차 소유 비율이 높고, 대도시와 중소도시, 그리고 시골 등에 골고루 흩어져 살고 있습니다. 흩어져 산다는 건 개인 이동 수단 필요성이 높다는 뜻도 되죠. 따라서 독일 젊은이들에게 면허 취득은 기본 중의 기본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자동차 나라 독일의 젊은이들 인식에 변화가 보이더군요. 어떻게 자동차를 바라보는지 지금부터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진=오펠


질문 : 자동차 소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어쨌든 자동차는 꼭 가져야 한다" (42%)

"자동차, 있으면 좋지만 꼭 가져야 할 필요성은 못 느낀다" (58%)

상당히 많은 젊은이들이 자동차 소유의 필요성를 느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아무래도 젊은층의 생활 형태가 대도시 중심으로 바뀌는 분위기도 한몫하지 않았나 싶은데요. 점점 도시에서 생활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고, 도시 안에서는 대중교통을 통해 이동의 문제를 상대적으로 원활히 해소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를 구입하는 것에 돈을 들이기 보다는 여행이나 전자기기 등을 사겠다는 얘기들도 어떤 설문에서는 나왔는데, 집과 자동차가 목표 1순위가 더 이상은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나이가 들고 결혼을 하고, 그래서 자식을 갖게 되었을 때도 지금과 같은 생각을 가질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과거에 비해 소유욕이 줄어든 것만은 분명합니다.

사진=포드


문 : 사람들이 당신의 자동차를 어떻게 보는지, 타인의 시선이 중요한가요?

 "내게는 중요한 부분이다" (21%)

"사람들이 내 차를 어떻게 보든 신경쓰지 않는다" (79%)

자동차를 사회적 지위의 도구로 보느냐 아니냐가 질문의 핵심입니다. 그에 대해 10명 중 8명이 그렇지 않다고 답을 한 것인데요. 물려받은 재산이 없이, 오로지 임금 소득으로 생활을 해야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비싼 차를 구매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당연히 자신의 소득 수준에 맞는 차를 선택하는 게 맞고, 그런 선택에 대해 남들의 시선이 어떻든 신경을 안 쓴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물론 나이가 들어서도 이런 대답이 유효한지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 없습니다. 어쩌면 달라질수도 있겠죠. 중요한 것은 나의 지위를 드러내기 위해 자동차를 이용할 수 없는 현실이 대답에 반영이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또 실용주의가 강한 독일인들의 특성도 대답에 포함돼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 이유는 다음 대답에서 찾을 수 있겠는데요.


질문 : 당신에게 자동차는 어떤 의미인가요?

"자동차는 그저 실용적인 이동수단일 뿐이다" (63%)

제가 개인적으로 알고 있거나 만난 독일인 중에도 비슷한 답을 한 분들이 있었습니다. 의외로 자동차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이동수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아주 심플한 답을 주기도 했죠. 물론 그들도 타고 싶은 차, 꿈꾸는 차들이 있죠. 또 그 차들은 대부분 비싼 스포츠카나 고급 세단일 겁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런 차를 못 탄다고 해서 불만족을 표하거나 비교하는 등의 행위는, 속내야 어쩔지 모르겠지만 보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운전을 좋아하는 독일인들이라 이것이 차를 선택하는 또 다른 기준일 될지는 몰라도, 결국 차는 원활하게 이동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개념으로 보면 만족하며 타고 다닐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네요.

카쉐어링 서비스 모습 / 사진=다임러


끝으로 설문에 참여한 이들의 44%가 자동차 쉐어링을 하겠다는 대답을 했습니다. 소유의 개념이 약해지고, 신분을 드러내기 보다는 이동성이라는 관점에서 실용적 대상으로 보는 이들이 많으면 많아질수록 쉐어링도 점점 그 힘을 얻어가지 않겠나 생각됩니다.


사실 여전히 자동차를 공유해서 이용한다는 게 와 닿지 않는 분들이 많지만 이미 곳곳에서 자동차 쉐어링 사업이 진행되고 있고, 점점 그 영역이 확장되지 않겠나 생각됩니다. 하지만 자동차가 첨단화 자동화 되는 추세는 IT 문화에 익숙한 젊은층에게는 유인 요소로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소유냐 아니냐, 신분을 드러내느냐 아니냐의 이런 의식은 자동차 트렌드가 어떻게 바뀌느냐와도 연결지어 앞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네요.  여러분이라면, 위에 질문에 뭐라고 답을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