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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자율주행 자동차에 대한 그들의 솔직한 생각

스스로 운전하는 자동차. 참 멀고 먼 얘기 같았던 자율주행이 어느새 현실 속에서 그 실체를 조금씩 드러내고 있습니다. 영화적 상상력이 만든, 그래서 낯설고 아주 먼 미래의 얘기인 줄로만 알았는데, 부분적이긴 하지만 일부 자동차는 실제 우리 도로 위에서 알아서 달릴 줄 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있죠.

혹자는 5년 안에 자율주행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고 하고, 어떤 이는 10년 후부터는 모든 도로 위를 자동차가 혼자 달릴 수 있을 것이라 말합니다.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을 미래 자동차의 생존 가치로 보고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가 만나는 커넥티드카, 도로 인프라와 자동차와의 교신 등, 모든 첨단 기능들은 궁극적으로 자율주행 시대를 준비하는 하나의 과정들로 여겨질 정도죠.

사진=볼보

자, 그러면 묻겠습니다. 무조건 인간은 장밋빛 꿈을 꾸며 자율주행 시대를 양팔 벌려 맞이해야 할까요? 아니면 반대로 기계에 지배되는 암울한 잿빛 미래의 전조로 보며 염려해야 하는 걸까요? 오늘을 사는 입장에서 다가올 자율주행 시대에 대한 사람들 생각이 궁금하다면 지금 소개할 설문 결과가 궁금증을 푸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독일 자동차 클럽 아데아체가 18세 이상 회원 1,043명에게 자율주행에 대한 심도 있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비록 독일 운전자의 답이지만 대한민국 운전자의 시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제 생각인데요. 과연 어떤 질문에 어떤 답이 있었는지, 그리고 당신이라면 어떻게 답했을지, 함께 알아보고 고민해 보도록 하죠.


질문 1 : 당신은 자율주행의 시대가 언젠간 도래할 것이라고 믿는가?


"그렇다" (63%)

"아니다" (19%)


질문 2 : 그렇다면 당신은 언제쯤 자율주행 차를 선택할 수 있다고 보나?


"5년 안에" (11%)

"6년에서 10년 사이" (35%)

"11년에서 20년 사이" (40%)

"20년 후" (12%)

자율주행 시대가 올 것이라 믿는 응답자 중 46%는 빠르면 5년 안에, 길게는 10년 안에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그리 멀지 않은 시기 안에 자율주행 자동차를 선택할 수 있다고 한 것으로, 전기차에 대한 긍정도를 넘는 수준으로 느껴집니다. 


질문 3 : 자율주행 자동차가 주는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보편적 안전" (17%)

"더 높아진 교통안전으로 더 적어지는 교통사고" (16%)

"느긋한 운전과 안락함 및 편안함" (14%)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실수를 피할 수 있다" (11%)

"더 나은 교통의 흐름으로 적어지는 교통정체" (11%)

"효과적 시간 활용" (5%)

"운전자 부담 덜기" (4%)

"더 쉬워지는 운전" (4%)

"낮은 연료 소비에 따른 에너지 절약" (4%)

"기술적 진보" (4%)

"특정 그룹(노인 운전자)에 편익을 줌" (4%)

"장점, 없다" (19%)

"잘 모르겠다" (10%)

대체로 긍정 평가는 효율과 편안함, 그리고 안전 등으로 정리가 될 수 있겠습니다. 사고를 줄이고 흐름을 원활하게 하며, 운전이 어려운 이들에게 자동차 이용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자율주행은 분명 긍정적입니다. 그렇다면 그 반대의 목소리는 어떨지 봐야겠죠?


질문 4 : 자율주행 자동차의 부정적 측면은 무엇이라 보는가?


"기술적 실패 및 오류" (16%)

"제어 부족과 기술에 대한 의존성" (15%)

"미숙한 기술과 부족한 신뢰도" (12%)

"부족한 교통 안전성" (11%)

"사라지는 운전 재미" (7%)

"사고 시 불분명한 책임소재 등, 법적 문제" (7%)

"오류에 따른 사고 위험성 증가" (6%)

"기술에 대한 과도한 의존과 운전 집중력 저하" (5%)

"윤리적 판단이 필요한 상황의 불확실성" (5%)

"해킹 등, 개인 정보 유출" (5%)

"유연성과 응답력의 제한" (4%)

"(자율주행 차) 구매비용과 유지비용의 상승" (3%)

"(부정적 면이) 너무 많다" (3%)

"단점, 없다" (11%)

"잘 모르겠다" (8%)

장점에 대한 답변보다 단점, 부정적 측면에 대한 대답 항목이 더 많다는 특징이 드러나는데요. 기술적 오류에 대한 염려가 가장 컸고 사고에 따른 법률적 모호성은 계속해서 자율주행 차의 발목을 잡는 요소가 되지 않겠나 생각됩니다. 역시 운전 재미를 잃을 거라는 답도 있었고,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도 있었습니다. 

장점과 단점에 드러난 내용은 모두 전문가들이 분석한 장점과 단점의 항목이고 이에 대한 공감의 정도가 퍼센트로 나타난 것인데요. 특히 단점의 모든 항목은 자율주행 차 시대가 풀어야 할 숙제로 봐야 한다는 점에서 제조사나 정부의 고민이 결코 쉽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그렇다면 자율주행 자동차가 사고에 대해 응답자들은 어떤 답을 했을까요?

사진=아우디


질문 5 : 자율주행으로 인한 사고 시 재정적 책임을 어디에 둘지 명확히 해야 한다 보는가?


"그렇다" (85%)


질문 6 : 그렇다면 자율주행 중 사고가 났을 때 그 책임은?


"제조사" (50%)

"차량 이용자" (18%)

"차량 소유자" (9%)

"정부 / 공공부문" (5%)

기타 (1%)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16%)

응답자의 85%는 자율주행을 하다 사고가 났을 때 이에 대한 책임소재를 분명히 할 수 있게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또 사고로 인해 사람이 죽거나 크게 다쳤을 때 자동차와 운전자 중 누구의 잘못인지 이 역시 확실하게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82%의 응답자가 답했습니다. 

기술적인 점 말고 개인적으로 사고에 따른 윤리적 부분, 그리고 사고의 책임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 그 법적 틀을 마련하는 것이 더 큰 문제가 아닌가 싶은데요. 자율주행의 시대는 오히려 이 부분을 해결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더 빨리 올 수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입니다.

간단한 설문 조사였지만 그 묻고 답한 내용은 결코 간단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상당히 구체적이면서 동시에 큰 틀에서 자율주행 시대를 사고하게 만드는 그런 질문과 답변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인간의 삶이 자동차를 통해 거대한 변혁을 맞았듯, 이제 자율주행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은 다시 한번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려 합니다. 그 시대를 언제, 어떻게 맞느냐는 우리가 얼마나 관심을 두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먼 얘기 같다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바로 코앞의, 우리 시대의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