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부터 시작해 53회째를 맞는 <유럽 '올해의 차' 2016> 우승 모델이 3월 제네바모터쇼를 통해 발표합니다. 올해는 총 41대의 자동차가 후보에 올랐고, 여기서 다시 7개 모델이 결선에 올라 우승을 가리게 됐습니다. 현대의 투산, 기아 K5와 쏘렌토, 그리고 쌍용의 티볼리 등도 포함됐지만 결선에는 오르지 못했는데요. 작년에는 폴크스바겐 파사트가 타이틀을 차지했는데 올해는 과연 어떤 자동차에게 그 영예가 돌아갈까요? 최종 후보들을 소개해드리기 전에 유럽 올해의 차가 어떤 것인지부터 간단하게 알아보겠습니다.
2015 유럽 올해의 차로 선정되었던 파사트 / 사진=VW
유럽 22개국 58명의 자동차 기자들 참여
유럽 올해의 차 조직은 7개 나라 7개 매거진이 주관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총 22개국 58명의 자동차 기자들이 매긴 점수를 합산해 최종 승자를 가리게 됩니다. 터키와 러시아 자동차 잡지 기자도 참여를 하고,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태리, 그리고 스페인 등 빅5에서 각각 6명의 위원이 심사를 하고 있는데 일정 정도 이상의 판매량이 유럽 내에서 기록이 되어야 하고 실제 테스트를 거쳐 최종 후보들이 선정됩니다. 가성비나 기술혁신 등이 점수에 영향을 많이 끼치고 친환경성, 연비, 안전, 성능, 그리고 디자인 등 전체적인 면을 다 고려하고 있습니다.
첫 해 뽑힌 로버2000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52대가 올해의 차가 선정됐는데 78년에 뽑힌 포르쉐 928 정도를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작고 실용적인 차들이 많이 뽑히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 브랜드별로 보면 이태리 피아트가 총 9회 '올해의 차'로 선정돼 가장 많은 타이틀을 가져갔고 그 다음으로는 프랑스 르노가 6회, 유럽 포드 5회, 오펠과 폴크스바겐, 그리고 푸조 등이 4회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닛산 리프와 쉐보레 볼트(오펠 암페라)와 같은 전기차가 2년 연속 유럽 올해의 차로 선정되기도 했죠.
제조사별 유럽 올해의 차 수상 횟수와 모델 / 출처=위키피디아
<2016 유럽 올해의 차 최종 7개 모델>
▶아우디 A4
사진=아우디
9월 프랑크푸르트모터쇼를 통해 정식 소개된 독일 중형 세단입니다. 이전 모델 보다 더 크고 알루미늄 소재 등을 이용해 120kg이나 가벼워졌으며, 공기저항 역시 적은 아우디 특유의 기술적 특징들이 그대로 반영이 됐습니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이 인상적이고 뛰어난 커넥티드 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경쟁 모델인 BMW 3시리즈나 메르세데스 C클래스도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유럽 올해의 차 타이틀을 과연 이번에 수상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BMW 7시리즈
사진=BMW
BMW가 최근에 내놓은 기함 7시리즈 역시 최종 후보군에 들었군요. 점점 확대 적용되고 있는 레이저 헤드램프는 물론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과 알루미늄을 섞어 사용해 이전 7시리즈 보다 130kg가볍고 도로상황에 맞춰 변속을 최적화하는 SAT라는 시스템도 탑재돼 있습니다. 무엇보다 제스처를 통해 센터페시아의 각 종 장치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원격 주차 시스템과 부분 자율 주행이 가능하다는 것 등, 기술적인 면에서 화려함 그 자체라 하겠습니다. 과연 한 번도 올해의 차 타이틀을 차지해본 적 없는 BMW가 이번에는 그 이름을 명예의 전당에 올릴 수 있을지 기대를 하게 되는데요. 다만 대중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특성상 화려한 대형차라는 점은 다소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재규어 XE
사진=재규어
재규어가 BMW 3시리즈를 직접 겨냥하고 만든 새로운 엔트리급 중형 세단 XE도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경쟁력 있는 주행성능은 물론, 재규어다운 고급스러운 디자인 등이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한국에서는 소형, 콤팩트 등으로 작게 취급 되고 있지만 세그먼트상으로는 엄연한 D급 (중형)으로 분류가 되어 있는 모델입니다. 가장 큰 특징이라면 80%에 다다르는 차체가 알루미늄으로 되어 있다는 점인데, 역시 한 번도 올해의 차에 뽑힌 적이 없어서 재규어 역시 이번에는 타이틀을 가져오겠다는 기대가 크지 않겠나 싶습니다.
▶마쯔다 MX-5
사진=마쯔다
마쯔다 MX-5는 2인승 로드스터로서 가성비 면에서는 최고의 차로 꼽히는 그런 자동차입니다. 전세계적으로 많은 팬이 있고 저렴하게 오픈 에어링을 즐기고픈 이들에게는 최고의 선택이라는 평가가 늘 따라 다닙니다. 동글동글 귀여운 인상이었던 3세대까지의 이미지를 벗고 날카롭고 강한 인상으로 돌아왔는데요. 인상은 강해졌지만 무게는 이전 보다 100kg이나 줄이는 능력을 발휘하기도 했습니다. 이미 '일본 올해의 차'로 선정이 된 만큼, 만약 유럽에서 올해의 차로 뽑힌다면 겹경사를 맞게 되겠네요.
▶오펠 아스트라
사진=오펠
오펠은 앞서 소개해 드린 것처럼 유럽 올해의 차 타이틀과 굉장히 인연이 깊습니다. 카데트를 시작으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암페라까지 총 4회나 올해의 차에 선정된 바 있습니다. 이번에는 준중형급 콤팩트 해치백으로는 유일하게 최종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는데, 무엇보다 스타일에서 많은 유럽인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독일 전문가는 오펠 디자인의 정점이라고까지 극찬을 아끼지 않았는데요. 만약 2016 올해의 차에 선정된다면 카데트의 명성을 다시 한 번 잇게 됩니다.
가벼워진 차체와 105마력부터 200마력까지 폭넓은 엔진 라인업을 갖추고 있고 후보들 중 가장 대중적이라는 점도 좋은 평가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인텔리링크 시스템을 통해 안드로이드와 애플 카플레이 기능이 모두 지원되고 LTE와 와이파이 핫스팟 기능도 들어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유럽 올해의 차가 그간 보여준 선정 기준에 가장 잘 들어맞지 않나 생각됩니다.
▶볼보 XC90
사진=볼보
지금까지 유럽 올해의 차 역사에서 한 번도 스웨덴 브랜드가 선정된 적이 없습니다. 두 번 정도 3위에 이름을 올린 게 전부였죠. 또한 미니밴이 선정된 적은 있었어도 SUV가 뽑힌 적 역시 아직 없는데요. 만약 볼보의 가장 큰 SUV XC90이 선정된다면 볼보 최초, 그리고 SUV 최초의 타이틀 획득이 됩니다. 12년 만에 완전히 새로워진 모습으로 돌아온 XC90은 많은 관심을 그동안 받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디자인이 아주 조금만 더 과감했다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차체 강성과 안전 장치, 그리고 좋은 품질로 대표되는 볼보는 XC90의 타이틀 획득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스코다 수퍼브
사진=스코다
단 한 번도 3위 안에 들어가 본 적 없는 체코 브랜드가 자신들의 플래그십 세단 수퍼브를 가지고 처음으로 올해의 차 타이틀에 도전합니다. 중형이라고 하기엔 너무 크고, 그렇다고 대형이라고 하기엔 다소 작은 이 모호한, 그러나 파사트의 충분한 대안으로 평가되는 수퍼브는 이전의 평범한 스타일을 벗고 강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입고 되돌아 왔죠. 유럽 최고의 가성비 브랜드, 최고의 공간 능력과 실용주의 가치를 보여주는 스코다가 자신 있게 내놓은 이 기함이 유럽 올해의 차로 뽑혔다고 놀랄 필요는 없습니다.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기 때이죠.
이렇게 해서 간단하게 최종 후보 7개의 모델을 확인하셨는데요. 만약 여러분이 심사위원이라면 이 중 어떤 차를 '유럽 올해의 차'로 선택하시겠습니까? 그리고 실제로 어떤 차가 유럽 자동차 전문가들의 마음을 빼앗을 수 있을까요? 7개 후보 차종 모두의 행운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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