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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자동차 갤러리

기아 신형 스포티지 사진을 본 독일인들 반응


기아가 스포티지 신형을 선보였습니다. 국내에서 콤팩트 SUV 붐을 일으키는데 의미 있는 역할을 한 모델이기도 하죠. 그리고 스포티지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유럽시장에서도 기아에겐 중요한 모델입니다. 작년만 하더라도 156,362대를 판매해 프라이드 다음으로 많이 팔렸죠. 이는 판매량 기준 전체 32위에 해당합니다. 또 현대 iX35를 약 4천여 대 차이로 따돌렸죠.  2013년 성적 역시 스포티지가 iX35 보다 많이 팔렸습니다.


신형 스포티지 / 사진=기아


사진=기아

하지만 유럽 전체 분위기와는 달리 가장 유럽 내 가장 큰 시장인 독일에서 성적은 현대에 많이 밀리고 있습니다. 현대 iX35가 3년 평균 1만9천 대 수준의 판매를 보였다면 스포티지는 3년 평균 1만2천여대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만약 신형이 독일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판매량을 끌어 올리게 된다면 유럽시장에서 기아는 더 큰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최근 공개된 기아 스포티지를 본 독일 네티즌들의 반응은 그런 기대를 무색하게 했습니다.


독일의 주요 자동차 전문지 2곳과 자동차 커뮤니티 포털에 달린 댓글의 수를 보면 이전 기아차 신모델이 나왔을 때 보인 관심에 비하면 많이 떨어지는 편이었습니다. 댓글 내용들 또한 비판 일색이었죠. 과연 독일인들은 신형 스포티지를 보고 어떤 느낌들을 받았을까요? 몇 가지 의견들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Dirty-flow : "안개등이 전체적으로 안 어울린다고 누군가 그랬는데  안개등만이 아니라 앞면 전체가 이상해."


EvgeniT : "이 차는 실패한 디자인의 아주 좋은 예가 된다. 내가 갖고 있는 기아 씨드나 카렌스 등의 전면부 느낌은 그래도 낫다. 하지만 이 신형은 그냥 못생겼다. 슈라이어 씨가 어울리는 디자인을 보여주지 못했다. 정말 아쉽다."


electroman : "1세대 포르쉐 카이엔을 보는 것 같군. 앞부분 디자인은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필요해 보여."


Christian He : "포르쉐 카이엔도 측면에서 보면 도어 유리가 좁게 되어 있었지. 뭐 그래도 누군가에게는 맘에 들 테지."


Haparanpanda : "얼핏 보면 피칸토(모닝 수출명)로 착각할 수도 있겠어."


Oida : "너무 실망스럽다. 전 모델이 훨씬 낫다. 기아의 디자인은 지금까지 성장했었는데 이 차는 너무 심한 뒷걸음질을 하고 말았어."


Tamahagane : "푸...일반적인 기아의 디자인은 나쁘지 않았지만 이 건 완전한 실패."


Ti-Driver : "실망이야, 기대가 컸었는데. SUV들이 갈수록 실용적이지 못한 쿠페 스타일로 나오고 있어. 이건 꼭 스포티지만의 문제는 아니야. "


전체적인 의견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기아가 이번엔 실패한 디자인을 내놓았다는 것이 대부분의 의견이었고, 그 안에는 포르쉐 카이엔과 닮았다는 언급이 몇 차례 있었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 공개된 사진을 보고 측면, 그리고 헤드램프 위쪽 볼록한 보닛의 디자인 등이 카이엔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하지만 무엇을 닮았다는 의견 보다 더 자주 나왔던 얘기는 시야 확보에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진=기아

측면의 유리창이 좁은 편이죠. 이는 뒷면 유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좀 더 스포티하고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 위한 디자인 방향으로 읽히지만 운전자의 시야 확보에는 확실히 마이너스 요소가 됩니다. 탑승자도 답답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느 독일 네티즌은 스타일을 강조하다 보니 (더 좋은 시야 확보를 통한) 안전성을 놓친 거 같다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전면부의 어색한 디자인은 여론을 수렴해 개선을 하면 되겠지만 현재 자동차들이 보여주고 있는 좁아지고 작아지는 차창 부분은 디자인 흐름이 바뀌지 않는 이상 바로 고쳐질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디자인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의견들, 그리고 실용적이지 못한 디자인이라는 평가들을 극복하고 신형 스포티지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성공이냐 실패냐의 결과를 떠나, 직선이 주는 단순한 미감을 통해 기아만의 색깔을 보여주겠다던 페터 슈라이어의 약속이 퇴색한 것 같아 그 점이 아쉽습니다. 처음 K5가 공개됐을 때 우리에게 보여준 기아차 디자인의 가능성이 이젠 어색한 호랑이코 그릴 하나만 남은 채 길을 잃고 흔들리는 것은 아닌지, 기아차 스스로 되물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