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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자동차 갤러리

챔피언 해밀턴 씨가 사랑한 자동차들


금요일이고 하니 그에 맞게 조금은 가볍게 읽을 만한 내용을 준비해봤습니다. 가볍다고는 했지만 등장하는 자동차들은 화려하기 그지 없기 때문에 어제 과음하고 숙취로 고생 중인 분들은 이 기름기 가득한 자동차들이 속을 더 울렁이게 할지도 모르겠군요. 어쨌든 오늘 포스팅 제목은 이름하여 '해밀턴 씨가 사랑하는 자동차들'이 되겠습니다. 


루이스 해밀턴 / 사진=다임러

1985년 1월 생인 루이스 해밀턴은 F1 경주대회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세계 챔피언이죠. 데뷔 해(2007년)에 2위, 이듬해 F1에서 최연소로 월드 챔피언이 되었고, 메르세데스 AMG 페트로나스 팀으로 옮긴 후 2014년 다시 월드 챔피언 자리에 올랐습니다. 올해도 잘 나가고 있죠? 


잘 생긴 얼굴에 최초의 흑인 F1 드라이버이자 이제 갓 서른 줄에 들어선 영국 출신의, 화려한 삶을 잘도 즐기며 사는, 그러면서 억만장자이며, 과속하다 딱지도 숱하게 끊어 먹은, 그렇게 영락없이 륜생륜사(바퀴에 죽고 바퀴에 사는)하는 스포츠 스타입니다. 최근 독일의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와 아주 짦막한, 하는 둥 마는 둥한(?) 인터뷰를 가졌는데요. 그 성의 없는 내용을 애써 풍성하게 정리해봤습니다.


그가 지금 꽂혀(?) 있는 차는 300SL

인터뷰에서 루이스 해밀턴은 캐릭터가 없는 새 집보다 옛 집이 낫듯 새 차보다 레트로 자동차를 더 좋아한다고 밝혔습니다. 레트로라고 읽고 비싼 차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돈 좀 있는 이 최고 레이서가 요즘 푸욱 빠져 있는 클래식 명차는 메르세데스 300SL입니다.


메르세데스 300SL / 사진=다임러

1952년 레이싱카로 첫 등장한 이 차는 그 해 르망 내구레이스에서 우승을 차지하게 됩니다. 2년 뒤에 일반인들도 도로에서 탈 수 있도록 양산형 모델로 등장하게 되면서 전설을 만들어갔는데요. 차체 경량화 문제로 차의 문을 갈매기 날개 형태(걸윙)로 만든 것이 결국은 신의 한 수가 되었습니다. 몇 년 전 SLS AMG라는 이름으로 되살아 나긴 했지만 오리지널의 아름다움은 쫓아갈 수 없습니다. 암요~


그런데 재밌는 건, 루이스 해밀턴은 이 인터뷰를 하면서 자신이 이 차를 수소문하고 있다는 게 알려지게 되면 차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미친듯 가격을 올려댈 것이라면서 걱정을 했다는 점인데요. 알면서 언론에 밝힌 이 친구의 의도가 참 궁금하네요. 어쨌든 해밀턴이 이 차를 시세보다 얼마나 더 주고 사게 될지, 지켜 봐야겠습니다. 


쉘비 코브라는 어떻게 구했나?

루이스 해밀턴은 과거 자신의 트위터에 레트로 자동차인 AC 쉘비 코브라 앞에서 포즈를 취한 사진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캐나다 밴쿠버에 사는 남자로부터 어렵게 구입했다는 그는, 차량의 상태가 매우 양호해 좋았지만 많이 타고 다닌 탓에 차량 안팎을 새 차처럼 수리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새 차 싫다며) 루이스 해밀턴은 캐롤 쉘비라는 명 튜너의 차를 좋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AC 쉘비 코브라 / 사진=favcars.com 참고로 루이스 해밀턴의 쉘비 코브라는 검정색입니다.



요즘 즐겨 타는 차는 포드 머스탱 GT500

루이스 해밀턴은 미국에서도 제법 많은 시간을 보내는 모양인데요. 역시 쉘비의 손을 거쳐 나온 머스탱 GT500에 빠져 있고 요즘 가장 많이 타고 다니는 자동차라고 밝혔습니다.(쉘비빠 맞네 맞아) 위에 등장한 차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이 전설적인 포니카에 딱 하나의 아쉬운 점이라면, 에어컨이 없다는 거라고 하네요. 


차고에서 잠자고 있는 '나의 아기' 파가니 존다 R 760LH

사진=루이스 해밀턴 페이스북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슨 잡지 사진처럼 올린 이 사진으로 한 때 자동차 덕후들의 마음을 쿵쾅이게 했습니다. 파가니가 만든 존다 760LH라는 수퍼카인데요. 제로백이 3초 이하인 (정확히는 2.7초) 파가니 존다R을 베이스로 하고 있는데 특별 주문한 이 차량의 가격은 대략 30억 수준이라고 합니다. 색상은 보라! 역시 남자는 보라죠;


그런데 루이스 해밀턴은 이 차를 요즘은 전혀 타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유는 너무 아껴서라고 하는군요. 심지어 '존다 760LH는 나의 아기다!'라는 변태(?)같은 발언을 스스럼없이 하기도 했습니다. 너무 오냐오냐 애기를 과보호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어쨌든 가끔 끌고 나와 이렇게 폼 좀 잡고 사진 찍어 SNS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모양입니다. 


GLE부터 처분될 SLS AMG까지

최근 루이스 해밀턴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메르세데스 팀과 3년 재계약을 맺었습니다. 그 얘기는, 취향이든 마케팅 차원이든 벤츠를 계속해서 타고 다니게 될 거라는 얘기인데요. 얼마 전 광고를 찍은 GLE (ML의 새이름)를 주문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주로 미국에서 타고 다닐 계획인데 무척 쿨한 차라고 엄지 척! 했네요.


GLE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해밀턴 선수 / 사진 =다임러

또 소유 중이던 메르세데스 AMG 블랙시리즈 차가 두 대가 있는데 그 중 하나인 SL은 계속 가지고 있고 SLS AMG는 처분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벤츠 S클래스는 조만간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으로 바뀌게 될 거라고 합니다. 메르세데스 소속 선수다운 벤츠 놀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마이바흐 S600 / 사진=다임러

그리고 이번 인터뷰에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올 초 페라리에서 만든 한정판(499대) 하이퍼카 라페라리를 또 구입해 화제가 됐죠. 한 때 이 차 구입과 관련해 페라리 본사를 방문했다가 페라리팀으로 이적하는 거 아니냐는 설이 퍼져 애를 먹었던 적이 있어 그런지 아예 라페라리의 '라'자도 꺼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15억이 넘는 차를 언급하지 않다니 말이죠.


라페라리 / 사진=netcarshow.com

며칠 전에는 자신의 트위터에 메르세데스 G63 AMG 6X6 사진을 올려 놓고서는 " 이 나쁜 녀석을 살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들 해요?"라고 염장 트윗을 하기도 했습니다. 

루이스 해밀턴은 자동차 외에 고성능 바이크도 4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MV 아구스타 F4 RR와 브루탈레, 두카티 몬스터와 로터스 바이크 등입니다. 바이크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어서 그냥 F4 RR 사진으로 대신하겠습니다.


사진=hqhdwalls.com


정말 화려한 차들, 그리고 멋진 바이크로 차고가 가득하죠? 루이스 해밀턴에게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가 물었습니다. "당신은 언제 어떤 차를 타느냐" 이 질문에 대해 그는 차고 안에 있는 차들을 볼 때면 정말 어떤 차를 타야할지 (행복한) 고민이 된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기준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건 주행거리가 긴 차를 타지 않는다는 거였는데요. 가급적이면 짧게 짧게 운전하면서 누적 거리를 늘리지 않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전했습니다. 


별나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지극 정성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이런 화려한 자동차들로 가득한  그에게도 첫 차는 있었을 겁니다. 그렇다면 해밀턴의 첫 차는 뭐였을까요? 대답은 요 아래에 있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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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