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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스코다의 지독한 실용주의, 한국에서도 통할까?


유럽에 살면서 늘 한국에 소개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자동차 브랜드가 있었습니다. 스코다(SKODA)인데요. 체코 브랜드이지만 모회사 폴크스바겐의 유전자가 그대로 심어져 가성비와 실용성, 그리고 완성도 높은 만듦새로 인기가 높은 편입니다.  브랜드 규모에 비해 판매량도 높아 독일에서만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다만 한국 진출을 기대하면서도 늘 걸렸던 대목이 하나 있었는데 디자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일한 약점처럼 여겨지던 디자인에서까지 눈을 떠, 말 그대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다크호스라 불러도 손색이 없게 됐습니다. 오늘은 최근에 내놓은 중형 수퍼브(Superb)을 통해 스코다라는 브랜드가 어떤 경쟁력을 가졌는지 확인을 해볼까 합니다.


수퍼브 왜건 / 사진=스코다



1. 넉넉한 트렁크 공간은 스코다의 자랑

스코다하면 가장 먼저 공간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소형급에서부터 중형이자 브랜드 플래그십인 수퍼브까지 스코다의 모든 모델들은 넉넉한 공간을 자랑하고 있죠. 최근 독일의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가 진행한 중형 왜건 5종 비교테스트 결과를 봐도 이는 증명이 되고 있습니다.


포드 몬데오, 현대 i40, 스코다 수퍼브, 토요타 아벤시스, 그리고 폴크스바겐 파사트(유럽형)가 모여 평가됐는데요. 모두들 경쟁력 있는 모델들이지만 무엇보다 자기 복제 수준의 기술 이전을 해준 파사트와의 대결 결과가 궁금했습니다. 왜건이라는 점 때문이었는지 역시 가장 먼저 트렁크 용량과 실내 공간이 어떻게 구성됐는지 살펴봤습니다. 


포드 몬데오 왜건

전장 / 전폭 / 전고 / 휠베이스 (mm) : 4867 / 1852 / 1501 / 2850 


스코다 수퍼브 왜건

전장 / 전폭 / 전고 / 휠베이스 (mm) : 4856 / 1864 / 1477 / 2841


토요타 아벤시스 왜건

전장 / 전폭 / 전고 / 휠베이스 (mm) : 4780 / 1810 / 1480 / 2700


현대 i40 왜건

전장 / 전폭 / 전고 / 휠베이스 (mm) : 4775 / 1815 / 1470 / 2770


폴크스바겐 파사트

전장 / 전폭 / 전고 / 휠베이스 (mm) : 4767 / 1832 / 1477 / 2791


차의 길이는 몬데오 왜건이 가장 길었고 그 다음이 약간의 차이로 수퍼브가 두 번째로 길었습니다. 반면 파사트는 가장 짧았네요. 앞바퀴 중심에서 뒷바퀴 중심까지의 거리를 나타내는 휠베이스 역시 몬데오 다음으로 수퍼브가 길었습니다. 


그렇다면 실내 승차 공간은 어떤 차이를 보였을까요?


포드 몬데오 왜건 

앞/뒤좌석 폭 (mm) : 1530 / 1535

앞/뒤좌석 높이 (mm) ; 1015 / 950

좌석의 폭 (mm) : 740


스코다 수퍼브 왜건

앞/뒤좌석 폭 (mm) : 1510 / 1520

앞/뒤좌석 높이 (mm) : 1020 / 960 

좌석의 폭 (mm) : 820


토요타 아벤시스 왜건

앞/뒤좌석 폭 (mm) : 1485 / 1510

앞/뒤좌석 높이 (mm) : 1010 / 985

좌석의 폭 (mm) : 720


현대 i40 왜건

앞/뒤좌석 폭 (mm) : 1495 / 1475

앞/뒤좌석 높이 (mm) ; 1000 / 975 

좌석의 폭 (mm) : 770


폴크스바겐 파사트 왜건

앞/뒤좌석 폭 (mm) : 1520 / 1500

앞/뒤좌석 높이 (mm) : 1040 / 1000

좌석의 폭 (mm) : 800


좌석의 편안함은 역시 가장 넉넉한 폭을 보인 수퍼브(820mm)를 보였습니다. 파사트가 차의 사이즈 면에서는 가장 작았지만 전체적인 공간 배치는 좋게 나왔고, 수퍼브는 차의 사이즈에 비례해 실내 공간도 어느 정도 그에 맞춰 나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현대 i40는 무게도 가장 무거웠지만 공간도 작아서 역시 이 부분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제 공간 부분에서 남은 건 트렁크 용량인데요. 폭과 높이 등에서 작은 차체임에도 파사트가 상당히 넉넉한 모습을 보여줬고, 수퍼브 역시 비슷하게 나왔습니다. 몬데오는 길이는 가장 길었지만 폭과 높이에서 경쟁자들에 밀렸고, i40는 길이는 가장 짧았지만 폭과 높이에서 가장 넓고 높은 걸로 나타났습니다. 뒷좌석을 손해 보더라도 트렁크 공간을 어느 정도 확보하겠다는 의도가 느껴지는데요. 그렇다면 리터로 따졌을 때는 어떤 결과였을까요?


스코다 수퍼브 왜건 

최저 / 최대 (리터) : 660 / 1950


폴크스바겐 파사트 왜건

최저 / 최대 (리터) : 650 / 1780


현대 i40 왜건

최저 / 최대 (리터) : 553 / 1719


토요타 아벤시스 왜건

최저 / 최대 (리터) : 543 / 1690


포드 몬데오 왜건

최저 / 최대 (리터) : 500 / 1605


뒷좌석을 눕혀 짐을 실었을 때 수용할 수 있는 용량에서는 수퍼브가 월등하게 앞섰습니다. 반대로 몬데오는 차의 크기에 비해 공간에 대한 경쟁력이 떨어졌습니다. 대신 주행성에서 이런 공간 부족을 만회할 수 있었는데요. 하지만 왜건이라는 차의 우선 가치가 공간 활용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역시 수퍼브가 가장 그에 충실했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이것은 세단형 수퍼브를 포함, 스코다 모든 모델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라고 하겠습니다.


수퍼브 트렁크 / 사진=스코다


2. 실용성이란 이런 것!


수퍼브는 공간만 휑하게 넓은 차가 아닙니다. 공간을 활용하려는 고민의 흔적이 곳곳에 담겨 있습니다. 1.5리터짜리 물병을 어려움 없이 도어 안쪽에 꼽을 수 있고, 롤스 로이스나 쉐보레 일부 모델에서 쓰는 우산이 운전석 도어에 꽂혀 있거나, 야간 운전 시 어두운 바닥에 뭔가를 떨어뜨렸을 때 쉽게 찾을 수 있도록 1,2열 모두에 작은 바닥 조명등이 장착돼 있기도 합니다. 그 외에도 '이런 것까지?' 싶은 실용적 아이디어들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퍼브의 다양한 공간 활용 / 사진=스코다



3. 인간공학 설계, 안전, 그리고 배려

폴크스바겐 자동차들은 인간공학 설계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스코다 역시 그렇습니다. 운전석 주변을 보면 영락없이 폴크스바겐의 형제 차라는 것이 드러나죠. 단순하면서 사용이 편리한 모양입니다. 물론 각 종 첨단 기능과 터치스크린이 방식의 모니터, 그리고 스마트폰 미러링 시스템 등, 여러가지 사양들이 풍부하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또 조립마감이 좋고 차체 안전성이나 주행 안전성도 파사트의 노하우가 많이 녹아들어가 있습니다.


편의성과 안전성 등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 사진=스코다



4. 좋은 연비와 안락함, 그리고 운동성능

공간과 실용성 측면에서 스코다는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를 이뤘다고 평가를 받고 있지만 사실 성능에서도 좋은 평가를 늘 받고 있었습니다. 주행 다이나믹은 몬데오 등에는 뒤지지만 핸들링이나 주행의 즐거움은 파사트와 몬데오와 동일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연비 면에서 수퍼브는 가장 좋은 평을 받았습니다. 전반적으로 파사트에 조금씩 밀리는 감은 있지만 그 외에 다른 모델들과는 넉넉한 차이를 두었습니다.


성능, 공간, 실용성, 거기에 좋은 연비와 이산화탄소 저배출이라는 친환경성까지. 이 급에서는 파사트를 위협할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 그 동안 폴크스바겐을 대신해 독일의 제 2 국민차라는 이야기까지 들을 정도로 가성비가 좋은 스코다였지만 고급화되면서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 부분은 우려가 되는 부분입니다. 아직까지는 동급 중형들에 비하면 가격이 조금은 낮은 편이지만 과거에 비하면 그 차이가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인데요. 아무쪼록 유럽형 파사트의 고급화를 너무 좇지 않길 바라겠습니다. 


이 정도면 스코다가 갖고 있는 일반적 특징을 대충 다 설명드렸습니다. '가성비 제왕'이라는 타이틀이 가격 상승으로 조금 위태로워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넓은 공간과 실용적인 실내 구조는 패밀리카로서 분명 우리나라 운전자들에게도 어필을 할 수 있을 걸로 보입니다. 


디자인의 경우는 취향의 문제이긴 하지만 저는 늘 스코다는 실물이 사진보다 낫다고 보기 때문에 이 또한 큰 문제는 안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짐에도 수입 논의가 구체적으로 되고 있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 성공 가능성을 폴크스바겐 측에서도 본 게 아닌가 생각되는데요. 여러분은 어떻게 보셨나 모르겠네요. 


수퍼브 세단형 / 사진=스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