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90년대는 어떤 추억으로 남아 있나요? 삐삐가 울리면 커피숍 전화기를 들고 번호 남긴 누군가를 찾았고, 뒤이어 핸드폰이라는 게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온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가수 변진섭의 뒤를 이어 신승훈과 김건모가 등장, 가요계는 새로운 전성기를 맞았고, 서태지와 아이들로 또다른 대중음악사의 한 페이지가 시작된 때이기도 했습니다.
바다 건너 미국에선 영화 귀여운 여인으로 줄리아 로버츠가 신데렐라처럼 등장, 세계 영화팬들의 가슴을 떨리게 했고, 독일 통일이라는 현대사의 가장 극적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소련 연방이 무너졌고, 동시에 우리의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도 무너진, 잊을 수 없는 고통의 기억들이 오롯하게 담겨 있던 시기입니다.
SBS 방송국이 개국했고, 많은 비디오숍들은 케이블 방송과 인터넷의 성장으로 사양길로 접어들었죠. 이 시기에 편의점과 PC방이란 것들이 우리의 일상에 작은 변화를 주었고, 대발이 아버지로 유명한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가 방송할 때면 시내가 다 조용했더랬습니다. 그리고 IMF 사태라는 국가적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지내온 시간들을 기억 속에서 꺼내면 이렇게 추억이 되는가 봅니다.
갑자기 왠 감성팔이냐고요? 지난 주말, 무한도전에서 90년대 가수들을 섭외해 함께 그 시절을 추억한 시간을 가졌다고 하더군요. 갑자기 그 소식을 보고 있자니 우리의 90년대 자동차들은 무엇이 있었나 궁금해졌습니다. 그리 먼 시절도 아닌데 기억 속에서 완전히 사라진 자동차도 있었더군요. 그래서 한 번 준비해 봤습니다. 90년대를 우리와 함께 했던 자동차들은 무엇이 있었는지 말이죠. 차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했습니다. 그냥 옛날 앨범 보듯 편히 보시기 바랍니다.
*모든 차를 다 선별해 올릴 수 없어서 브랜드별로 대표적인 모델들을 꼽아 봤습니다.
대우자동차
에스페로 (1990~1997년)
사진=favca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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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대우를 대표하던 모델이 르망이었다면, 90년대 대우를 대표하는 모델 중 하나로 준중형 에스페로를 빼놓을 수 없을 거 같네요. 이태리 디자이너의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유명한 에스페로는 시대를 앞서간 스타일로 지금까지도 저의 기억에 아주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연비가 좀 안 좋아서 그 점이 아쉽긴 했지만 대우의 첫 번째 고유모델이라는 의미까지 품고 있습니다.
티코 (1991~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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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초의 경차! 지금 경차들 보다도 많이 작았음에도 어떻게 5인승이 되었는지... 경차 열풍을 일으킨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한 때 유턴할 때 땅에 손을 짚고 돌면 된다느니 하는 농담, 별별 소리들 참 많이 했었죠. 98년 나온 후속 마티즈와 함께 몇년 더 공생했던, 말 그대로 추억의 자동차입니다.
프린스 (1991~199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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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로얄 프린스로부터 이어진 프린스의 역사는 제법 긴 편이었죠. 큰 차체의 후륜구동 중형차로 의미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보닛이 볼록 튀어나왔던 로얄 프린스 디젤차가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엄청 시끄러웠었죠;
아카디아 (1994~1999년)
사진=favcars.com
혼다 레전드를 베이스로 해서 만들어진 앞바퀴 굴림의 고급 세단이었습니다. 현대 그랜저의 대항마였는데 가격이 굉장히 비쌌던 대우의 플래그십이었습니다. 조주석 에어백을 달고 나온 대한민국 최초의 자동차이기도 했습니다.
씨에로 (1994~199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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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망의 파생모델로 잘 알려진 씨에로입니다. 세단은 씨에로, 해치백은 넥시아란 이름으로 팔리고 그랬는데요. 랠리 (사파리 랠리)에서 우승을 해서 국제 자동차 연맹이 공식적으로 우승을 인정한 모델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레간자 (1997~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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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모델 프린스가 후륜이었다면 레간자는 프린스와 달리 앞바퀴굴림형으로 출시가 됐었습니다. 쏘나타Ⅲ와 경쟁을 할 정도로 무척 인기가 무척 많았던 자동차였습니다. 그릴이 대우 로고와 닮아 누가봐도 대우차라는 걸 알 수 있었죠.
누비라 (1997~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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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 우리말로 차명을 지어서 더 잊혀지지가 않는 자동차 누비라입니다. 이름은 우리말로 되어 있지만 디자인은 이태리의 유명한 카로체리아 피닌파리나의 작품이었죠. 에스페로 후속 준중형이었는데 왜건과 해치백으로도 나와서 판매가 되고 그랬습니다.
라노스 (1996~2002년)
어느 분 말씀처럼 누비라, 라노스, 레간자의 대우차 3총사는 90년대 후반 대우차를 이끌던 형제들이었습니다. 쥬지아로 조르제토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르망 후속이기도 했죠. 정확히 말하면 르망 >씨에라 > 라노스 순서라 보면 될 겁니다. 재밌는 게, 추가된 해치백의 경우 3도어는 로미오라는 이름으로, 5도어는 줄리엣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를 했었다는 거죠. 이런 즐거움이 요즘 차명에선 사라진 거 같아 좀 아쉽습니다.
다마스 (1991~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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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스즈키의 경상용차를 베이스로 해서 만든 대표적 미니상용차입니다. 양쪽으로 여닫이 문이라서 타고 내리기 편했죠. 말이 필요없는 귀염둥이~
기아자동차
세피아 (1992~2000년)
사진=favca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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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 역사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는 준중형 모델 세피아입니다. 기아의 순수 기술로 만들어진 첫 번째 세단이었고, 스포티지와 함께 기아자동차를 알린 대표적 모델이었죠. 디자인 플랫폼 모두 독자 개발된 겁니다. 고속 주행능력도 생각 이상으로 좋았던 자동차이기도 했습니다.
스포티지 (1993~2002년)
사진=favcars.com
도심형 SUV의 포문을 연 모델 스포티지입니다. 만약 제대로 성장만 했더라면 지금 스포티지를 뛰어넘는 유산을 남겨줬을 그런 자동차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크레도스 (1995~2000년)
사진=favcars.com
직선의 디자인이었던 전작 콩코드와는 달리 부드럽게 곡선 처리를 한 크레도스는 핸들링이 참 좋은 차였습니다. 제가 타고 다녔던 차라 잘 아는 편입니다. 왜건 파크타운이라고 있었는데 나오자마자 바로 단종이 되어버린 흑역사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저의 진녹색 크레도스, 잔고장도 거의 없어서 참 고마웠던 차였습니다. ^^
포텐샤 (1992~2002년)
사진=위키피디아
그랜저와 경쟁하기 위해 나왔던 포텐샤는 처음엔 대형급이었지만 나중엔 준대형으로 위치가 낮아졌습니다. 후륜구동으로 약간 둔하기는 했지만 당시엔 단정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꽤 많이 팔려나갔던 걸로 기억이 되네요.
엔터프라이즈 (1997~2002년)
사진=favcars.com
현재 K9의 원조였죠. 부드러운 C필러 라인이 인상적이었던 모델입니다. 대우 아카디아, 현대 그랜저 혹은 다이너스티와 경쟁했고, 회장님들의 차로도 각광을 받았던 고급 모델입니다. 후륜 방식.
아벨라 (1994~1999년)
사진=favcars.com
1세대는 뒤에 아무 것도 없지만 2세대의 경우 커다란 윙이 달려 있었던 소형급 해치백 모델이었습니다. 제겐 남다른 추억의 차이기도 한데요. 한 때 사랑했던 여자친구가 이 차를 몰았었습니다. 크레도스와 아벨라로 번갈아 타며 데이트했던 추억이 참 새롭네요. (여보 오해하지 마~ 다 지난 일이라고.)
슈마 (1997~2000년)
사진=favcars.com
2세대 세피아의 해치백 스타일이자 현대 티뷰론의 대항마였던 슈마입니다. 짧고 굵게 살다가 갔죠.
레토나 (1998~2003년)
사진=favcars.com
국방부에 먼저 납품이 되었던 군용 지프를 이후에 일반용으로 내놓은 게 바로 레토나였죠. 이 차를 살까 말까 엄청 고민했었던 때가 있었습니다만 결국 다른 차를 선택하고 말았습니다. 후배 한 명이 얼마나 좋아하던지, 결국은 장만하는가 싶더니 엉뚱하게 세단을 구매하는 걸 보고 어이없었던 기억이 아직도 나네요.
엘란 (1996~1999년)
기아가 야심차게 로터스사로부터 판권을 사들였던 2인승 로드스터 엘란입니다. 손해보고 장사하는 사람 없다고 하지만 이 차는 팔 때마다 손해보는 자동차였죠. 엔진 튠하고 차고를 사진처럼 좀 높여 한국형으로 다듬어 내놓았던 기억이 나는데요. 아직도 이 차를 좋아하는 팬들이 많은, 일종의 비운의 모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예전 한국 방문 때 우연히 보고 찍은 사진도 있는데, 아빠가 어린 아들을 태우고 달리던 모습이 기억에 남네요.
휠은 오리지널이 아닌 로터스 휠로 보입니다.
현대자동차
갤로퍼 (1991~2003년)
사진=favcars.com
현대 SUV의 자랑이죠. 지금 모비스의 전신인 현대정공에서 조립했었습니다. 숏바디와 롱바디가 있었는데 갤로퍼Ⅱ 검정색 이노베이션은 정말 탐내했었지만 저와 현대차의 인연은 이상하게 안 맺어졌었습니다. 미쓰비씨 파제로를 베이스로 했는데, 갤로퍼 대장정이란 프로젝트로 많은 이들의 기억에 각인이 되었던 자동차이기도 했습니다.
뉴 그랜저 (1992~1998년)
사진=favca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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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를 일명 각그랜저라고 불렀는데요. 86년부터 92년까지 판매가 되었던 각그랜저의 후임으로 나온 2세대 뉴그랜저는 현대차 플래그십의 역사를 다진 결정적인 모델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 때 사이드 에어백도 달리고 그랬었네요.
1세대 엑센트 (1994~1999년)
사진=favcars.com
현대 독자 모델이었던 소형차 엑센트입니다. 소형 최초로 ABS와 에어백을 옵.션으로 적용을 할 수 있었죠. 이전 모델 엑셀이 역시 각진 스타일이었다면 이 녀석은 각이라곤 찾아볼 데가 없는 정반대의 분위기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앞모습 보다는 뒷모습이 더 예쁘게 보였습니다.
엘란트라 (1990~1995년)
사진=favcars.com
대한민국에 준중형이라는 표현을 쓰게 만든 장본인(?)이죠. 물론 유럽의 C세그먼트에서 힌트를 얻어 이름을 지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현대 독자 디자인 모델이자 베스트셀러였습니다. 그 유명한 포르쉐 911과 주행경쟁을 하는 광고로도 잘 알려진 모델이기도 합니다. (당시 광고 속에서 포르쉐 운전자가 엘란트라를 보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는데, 사람들은 그게 "나 지금 1단으로 달리거든?" 이라는 의미였을 거라고 말들을 하기도 했었죠)
하지만 나름 성능은 인정을 받아 현대차 준중형 모델들이 지금까지 인정받는 계기를 만들어주기도 했습니다. 아반떼랑 같이 한 동안 팔리다 단종되었습니다.
아반떼 (1995년~)
사진=favcars.com
역시 독자적인 다지인으로, 명실상부한 현대차의 대표 모델입니다. 사진에서처럼 왜건 (투어링) 모델도 판매를 했었지만 역시 반응은 좋지 않았습니다. 외국에선 엘란트라라는 이름으로 판매가 되고 있는데 한 때 상표권 문제로 '란트라' 라는 이름으로 수출되기도 했습니다.
스쿠프 (1990~1995년)
사진=favcars.com
대한민국 최초의 쿠페로 불리는 스쿠프입니다. 출시하고 바로 다음 해인가 독자 개발한 엔진을 장착했는데 가솔린 터보가 장착된 꽤나 인상적인 모델이었습니다. 폼 좀 잡는다는 젊은이들의 로망이었고 이 흐름은 티뷰론, 티뷰론 터뷸런스, 그리고 투스카니로, 그리고 다시 벨로스터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티뷰론 (1996~2001년)
사진=favcars.com
스쿠프의 위급으로 개발된 스포츠형 쿠페 티뷰론입니다. 알루미늄으로 바디 일부분이 만들어져 차 무게가 가벼웠고, 거기다 포르쉐 기술이 서스펜션 등에 일부 적용돼 나름 주행성능에서는 국내에서 시대를 대표했던 모델이었습니다. 다만 운전자들의 거친 운전 등 매너 문제 때문에 이미지가 차의 가치에 비해서 그리 좋지 않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싼타모 (1996~2002년)
사진=favcars.com
현대정공이 내놓은 대한민국 최초 7인승 밴 싼타모입니다. 친척분이 싼타모 LPG 모델을 가지고 계셔서 가끔 이거 빌려 강원도 놀러도 가고 했던 추억이 떠오르네요. 모르는 길 막 달리다 경찰에 걸려 싹싹 빌고서야 겨우 딱지를 면했는데, 서울에서 강원도 놀러왔다고 봐줄 테니 대신 뭐 많이 사먹고 가라고 하던 경찰분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나중에 싼타모 후임은 기아에서 카스타라는 이름으로 나오게 됩니다.
마르샤 (1995~1998년)
사진=favcars.com
강남 어머니들의 차라고도 불렸던 마르샤입니다. 쏘나타 위급이었지만 사실은 쏘나타의 플랫폼으로 만들어진, 지금의 그랜저와 아슬란 관계 같다고 봐도 될 그런 모델이었죠. 그랜저 XG가 나오면서 단종의 운명을 맞게 됩니다.
다이너스티 (1996~2005년)
사진=favcars.com
뉴그랜저의 후속으로 나왔던 현대의 플래그십 모델입니다. 한 번 타봤는데, 너~~~무 푹신푹신했던 승차감이 지금 기준에서 보면 물침대 느낌까지도 날 수준이었죠. 나중에 다이너스티는 기아의 오피러스로, 현대에선 상위급 에쿠스로, 그리고 동급으로는 제네시스로 연결이 된다고 보면 될 거 같습니다.
쌍용자동차
뉴코란도 (1996년~2005년)
사진=favcars.com
쌍용차를 대표하는 SUV 코란도네요. 엄밀하게 말하면 2세대 뉴코란도죠. 벤츠의 엔진 기술이 적용되었고 쌍용차를 대중적으로 알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사진에는 헤드램프 여페 긴 방향지시등 커버가 흰색이지만 원래 초창기에 나온 건 노란색이어서, 흰색으로 바꾸는 오너들이 굉장히 많았었습니다. 레토나를 버리고 제가 선택했던 녀석이라 감회가 새롭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승차감도 별로고 주행 안전성도 떨어지는 편이지만 튼튼하게 고장없이 정말 저와 많은 추억을 남긴, 제 유일한 SUV였던지라 애정이 남다릅니다. 처음에 이 차를 본 게 서울시 주차단속차량으로 봤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저 자주색 모델만 보면 공무원차량 느낌이 나서 씨익 웃게 되네요.
무쏘 (1993~ 2005년)
사진=favcars.com
캬~ 상식을 깨는 SUV 스타일로 신선하게 다가왔던 무소입니다. 차명은 코뿔소의 순 우리말이었죠. 누비라와 더불어 기억에 남는 흔치 않는 우리말 모델명을 하고 있었는데요. 엔진이나 기술력은 벤츠의 그것이 적용돼 돈 좀 있는 분들은 무쏘, 그리고 이후에 나온 렉스턴 등을 타면서 고급 SUV 붐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스타일과 성능 모든 면에서 수준급인 무쏘였습니다. 아, 이 차를 디자인한 분이 영국 출신의 켄 그린리 RCA 교수인데 이 분이 디자인한 게 그 악명 높은 로디우스였습니다. 물론 본인의 의지대로 나오지 않았다고 억울해 했지만 무쏘와 로디우스, 극과 극 같죠?
체어맨 (1997~2003년, 1세대)
사진=favcars.com
쌍용은 승합차 이스타나, 무쏘, 코란도 등에 벤츠와의 기술 제휴를 통해 벤츠 기술을 심어 놓았습니다. 그런데 디자인부터 플랫폼까지, 거의 모든 부분에서 벤츠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는 모델이 바로 쌍용 체어맨 1세대입니다. 벤츠가 견제를 할 정도로 잘 나온 모델이었죠.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한국 방문했을 때 의전용 차량으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SUV 전문 브랜드에 이단아 같은 플래그십으로 지금까지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데, 과연 앞으로 운명은 어떻게 될지.
삼성자동차
SM520 (1998~2005년)
사진=favcars.com
삼성이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어 첫 번째 만든 중형급 모델입니다. 닛산의 맥시마 4세대의 플랫폼 거의 그대로 만들어져서 엔진과 부품들 내구성이 매우 뛰어났고, 아연도금 등이 잘 되어 있어 녹이 잘 슬지 않았던 차로 유명했습니다. 승차감이 부드럽고 정숙해서 한국인들의 취향에 참 잘 맞았던 모델로 기억됩니다. 2세대는 스타일을 좀 더 세련되게 바꿨는데 성능 역시 1세대의 명성을 어느 정도는 이어갔다고 볼 수 있죠. 제가 한국에서 탄 마지막 자동차여서 더 애착을 느낍니다.
아시아자동차
록스타 (1990~199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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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기아의 오프로더 레토나를 얘기해드렸지만 레토나 나오기 전에 있던 지프형하면 록스타였습니다. 하드탑, 소프트탑 다 있었고 현대차가 IMF 외환위기 때를 넘기지 못한 아시아자동차를 기아와 함께 인수하게 됩니다. 아시아자동차는 이후 다시 기아차로 흡수되고, 그래서 레토나가 나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 소개하지 않은 차들도 여럿 있습니다. 대우 브로엄에 아시아 타우너, 기아 경차 비스토에 현대의 아토스 등. 이름만 떠올려도 옛 추억들이 새록새록 피어납니다. 90년대가 대한민국 자동차 역사에서도 의미가 있는 건, 그 때 가장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존재했기 때문이죠. 현대, 기아, 대우, 쌍용, 아시아, 삼성. 아마 다시 오지 않을 다양성의 시대가 아닐가 합니다.
세단은 물론, 쿠페와 왜건, 지프와 승합차들의 치열한 경쟁, 심지어 대우는 당시 컨버터블 컨셉카까지 내놓으며 치열하게 경쟁을 했던 시대였습니다. 아마 지금 우리나라 차들을 한 20년 정도 지나면 또 이렇게 회상하고 있겠죠? 잠시 시간 여행을 좀 해봤는데, 맘에 드셨나 모르겠네요. 여러분들의 90년대는 어떠했습니까? 자동차와 얽힌 많은 사연들이 있을 거 같은데요. 이 기회에 댓글을 통해 마음껏 사연 한 번 풀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좋은 하루 되십시오.
더모터스타 카페에 글 하나 링크걸게요.
대우 라노스 NO.1 컨셉카 모습. 사진=favca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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