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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자동차 갤러리

유럽은 지금 멋진 소형차들 등장으로 후끈


최근 우리나라에도 신형 미니와 미니 5도어 모델이 출시가 됐죠. 오늘 독일 자동차 매체들은 현대가 곧 내놓을 i20에 대한 소개들을 하더군요. 그러고 보니 요즘들어 갑자기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소형차(B세그먼트)들이, 그것도 성능, 디자인과, 가성비 등, 다양한 자신들의 장점을 가지고 있는 대표적 모델들이 출시, 혹은 출시를 코앞에 두고 있어 유럽 자동차 팬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꺄오~~~~~~~!



오늘은 그래서 어떤 소형차들이 최근 출시가 되었고, 또 어떤 녀석들이 첫 선을 보일 준비를 마쳤는지 알아 볼까 합니다. 기술적인 내용들 보다는 이런 차들이 있다는 정도에서 이야기를 전해드리도록 할 테니, 편하게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오펠 코르사

사진=netcarshow.com


사진=netcarshow.com


사진=netcarshow.com


오펠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모델이 코르사입니다. 제 집사람의 첫 차도 이 녀석이었다고 하네요. 정말 옛날엔 싼 맛에 타는 차일 뿐이었지만 지금 코르사는 소형차 중에서는 고급에 속하는 그런 모델이 됐습니다. 일단 스타일에서 굉장히 매력적으로 바뀌었는데요. 최근 나온 건 부분변경 모델로 제법 큰 변화들이 눈에 띕니다. 


특히 젊은층을 겨냥해 터치스크린 모니터는 스마트폰과 연동이 되게 했습니다 . 사실 요즘 나오는 소형급 차들은 이제 이런 IT 요소를 소홀히 해서는 젊은층을 잡기 어려울 테니 어쩌면 당연한 변화겠죠. 유럽 전체적으로 보면 코르사는 올 해 기준 소형급에선 VW 폴로 > 르노 클리오 > 포드 피에스타 다음으로 많이 팔렸습니다. 이제 더 멋진 모습과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고 돌아온 신형이 2~3위권과 얼마나 격차를 좁힐 수 있을지 내년 결과를 지켜봐야 할 거 같습니다.


트림은 엔진은 70마력에서 115마력까지 힘을 내는 가솔린 4가지, 75마력과 95마력의 힘을 내는 디젤 2가지  엔진이 마련되었고, 5단과 6단 수동과 6단 자동 변속기와 어울려 약 40개 정도의 다양한 구성이 가능합니다. 여기에 오펠 특유의 인디비주얼 적용으로 수백 가지 이상의 코르사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옵션도 짱짱하네요. 교통표지판인식 시스템, 차선이탈 경고, 크루즈 컨트롤 기능, 전면 충돌 경고 시스템, 히팅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앞유리 열선, 가변 스티어링 휠, 파노라마 선루프, 기타 등등...소형차이지만 옵션 선택의 폭이 엄청 넓어졌습니다. 문제는 가격인데, 아무래도 이래저래 꾸미다 보면 비용 상승은 불보듯 뻔하기 때문에, 이 매력적인 녀석의 유혹에 너무 쉽게 마음을 다 뺏겨버려선 안될 거 같네요.


사진=netcarshow.com


사진=오펠 PDF


사진=오펠 PDF


사진= 오펠 PDF


사진 = 오펠 PDF




▶마쯔다 2

사진=netcarshow.com


사진=netcarshow.com


사진=netcarshow.com


일본에서 데미오란 이름으로 출시가 된 마쯔다2는 늦어도 2달 정도 후면 유럽에서도 출시가 될 예정인데요. 일단 시작 전부터 분위기는 아주 좋습니다. 일단 얼마 전에 전해드린 자동차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황금 스티어링 휠' 시상식에서 유럽 25개국 자동차 잡지 독자들이 뽑은 소형차 부문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그것 뿐만 아니라 직접 이 차량을 구입한 오너분의 댓글을 통해  '일본 올해의 차'에 선정되었다는 소식까지 알게 됐습니다.



사진=마쯔다 독일 홈페이지 캡쳐



다소 유럽 소형차에 비해 투박하게 느껴졌던 실내도 이전 모델 보다 깔끔해졌고,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의 옵션도 적용 가능하고, 무엇보다 마쯔다 2의 장점은 지난 포스팅에서도 나왔지만 잔고장이 적은 뛰어난 내구성, 그리고 즐거운 핸들링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최근 아우토빌트에서 이 두 차량을 나란히 시승하고 그 소감을 적은 내용이 있었는데요. 정식 비교테스트는 아니었지만 두 차량의 특징을 잘 짚어낸 내용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선 마쯔다 2는 코르사에 비해 모던한 스타일과 운전의 재미가 있다고 평가됐고, 코르사는 상대적으로 좌석이 편안하고 안락한 주행성능을 보여준다고 했습니다. 마쯔다2는 다소 단단하고 뒷좌석이 좁은 것이 단점으로 지적됐지만 전체적으로 두 모델 모두 소형급에서는 놀라운 발전을 보였다고 칭찬을 쏟아냈습니다.


사진= 마쯔다 독일 홈페이지 캡쳐


사진=netcarshow.com


마쯔다2의 115마력 가솔린 엔진은 동급들 중에서도 힘이 좋은 편입니다. 최고속도도 200km/h로 높고요. 개인적으로는 귀여우면서도 야무진 느낌의 전면부 디자인은, 비슷한 디자인룩을 지향하는 현대차 (최근들어 보수적으로 바뀌어가고 있지만)보다 조금 더 매력적이지 않나 생각됩니다. 뒷좌석 고민없는 젊은층들의 구매욕을 충분히 자극할 만한 모델입니다. 년초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질 거 같습니다.




▶현대 i20


사진=netcarshow.com


사진=netcarsho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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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럽 기자들을 스페인으로 초청한 현대가 i20을 시승하게 했고 그 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 중입니다. 전체적 기자들의 평가를 종합하자면, 현재 모델 대비 커진 차체로 인해 공간은 더 넓어졌고, 잘 다듬어진 스타일이 좋은 가격과 워런티로 인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충분히 받을 것이라고 정리될 수 있겠습니다. 


처음 봤을 때 디자인의 완성도가 눈에 띄었는데요. 다만 완성도와는 별개로 이게 얼마나 폭넓게 어필할지에 대해선 생각을 해봐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뭐랄까, 소형차치고는 다소 단정하다고 할까요? 독일 전문지 한 곳에서도 디자인이 좋긴 하지만 보수적이다라고 표현을 한 바 있습니다. 여성 운전자나 젊은층에겐 상대적으로 올드해 보일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일단 네티즌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습니다. 특히 내년 초에 쿠페 모델이 나오기 때문에 젊은 고객들을 흡수할 수 있는 여력도 아직은 남아 있고요. 다만, 저는 현대차에게 부탁을 하고 싶은게 실내 디자인, 특히 그 중에서도 (여러가지가 있지만) 운전대 디자인 좀 제발 신경 써달라는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단정한 건 좋지만 너무 개성이 없습니다. 현대차의 이미지는 이런 작은 것들 하나 하나가 모여 만들어지는 거 아니겠어요?


i20은 버튼형 시동키를 적용시켰고 파노라마 선루프도 선택이 가능합니다. 나름 실내 대쉬보드도 4가지 패턴 중에 고를 수 있도록 신경을 썼더군요. 클릭의 대를 이어 유럽에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는 i20 신형 (2세대)이  과연 어떤 결과를 낼까요? 개인적으로는 현대도 소형 해치백을 다시 한국에서 판매할 생각은 없는지, 이 점이 참 아쉽기만 합니다. 엔진 스펙을 보면 역시 역동적인 운전의 맛 보다는 일상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하겠습니다.


i20 얘기를 마치기 전에 독일의 어느 네티즌이 남긴 댓글을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현대는 세계 5위권의 판매량을 보이는 브랜드이면서 동시에 사람들이 여전히 잘 모르는 브랜드다." 저는 이게 압축적으로 현대의 유럽 시장에서의 이미지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슈를 만들고, 문화를 만드는 힘을 키우고,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노력을 더 기울이지 않는다면, 늘 '차 많이 파는 잘 모르는 브랜드'로 남을 수밖에 없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외국에 사는 한국인의 입장에서 잘 되길 바라지 못되길 바라지 않기에 여러 비판을 가한다는 것도 알아 줬음 좋겠네요.


사진=현대 독일 홈페이지


사진=netcarshow.com


내년 3월 i20 쿠페 출시를 알리고 있다. 이미지 출처 = 현대 독일 홈페이지 캡쳐


사진=현대차

    



▶스코다 파비아


사진=netcarshow.com


사진=netcarshow.com


사진=netcarshow.com


현대 i20의 실용성이 경쟁력이라고 했지만, 사실 스코다 파비아라는 차를 보면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말 작은 차 안에서 이뤄진 영리한 공간활용은 모든 메이커들이 벤치마킹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인데요. Simply Clever라는 스코다의 철학이 제대로 녹아 들어 있다고 하겠습니다. 어느 정도인데 이러느냐고요?


사진= 파비아 독일 홈페이지 캡쳐

우선 신형 파비아 역시 스마트폰과의 연동을 통해 커넥티비티 자동차의 자격을 충분히 갖췄습니다. 동급 최고 수준이라는 게 비교테스트를 한 아우토빌트나 아우토차이퉁 등의 평가였는데요. 스마트 게이트라는 앱을 깔아 스마트폰으로 차량의 정보를 보고 관리를 할 수 있습니다. 


또  곳곳에 숨어 있는 수납 기능들을 통해 공간 활용의 마법사라는 타이틀을 붙여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주유구 커버를 열면 그 안에 성에 제거기를 꽂아 두었고, 도어 안쪽 수납공간에는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별도의 쓰레기통을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죠. 뒷좌석은 보기 보다 넉넉하고, 트렁크도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합니다. 그냥 공간만 만들어진 게 아니라 수납을 어떻게 해야 최적화할 수 있는지를 무지무지 고민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사진=netcarshow.com


안전장치를 설명하고 있는 파비아 브로셔. 자료 = 스코다 PDF



이미지 출처 = 스코다 PDF


수납공간만 잘 갖춰진 게 아니라 다양한 안전시스템도 인상적인데요. 커튼 에어백에 B 필러 안 쪽에 작은 사이드 에어백이 마련돼 있고, 벤츠가 처음 적용했던 운전자 피곤감지 시스템도 적용 가능합니다. 긴급 제동 장치와 빗물 감지 센서 등도 선택하거나 기본 장착돼 있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옵션이 마련돼 있어 소형이지만 큰 차들 못지 않는 편의성을 제공합니다. 


친환경적이고 안락함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고, 첨단 장치를 잘 활용했고, 가격도 같은 그룹의 폴로 보다 더 저렴합니다. 폴로가 제외된 아우토빌트의 6대 비교 테스트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고, 아우토차이퉁의 기자는 폴로 보다 낫다는 얘기를 당당하게 했습니다. "얼마나 이 소형급에서 스코다의 개발자들이 1위를 하고 싶은지를 확실히 파비아가 보여줬다." 라고 했을 정도니까요.  주행성능에서 조금만 더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이 체급의 최강자인 폴로도 충분히 넘어설 수 있으리라 봅니다. 


어떠세요, 보통 놈들이 아닌 게 느껴지시나요? 4대 모두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는 소형차입니다. 지향하는 바도 분명합니다. 마쯔다2는 운전의 재미, 오펠 코르사는 탄탄한 지지층을 등에 업은 만능 터줏대감으로, 현대 i20은 업그레이드된 공간과 스타일로 뭉쳐진 가성비 좋은 차로, 그리고 실용성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파비아까지... 정말 골라먹는 맛이 가득한 그런 소형차 시장이 아닐 수 없습니다. 거기에 이미 전 세계적으로 강력한 팬덤을 형성한 컬쳐카 미니의 5도어 출시에 이어...


이미 성능과 스타일 등에서 경쟁자 MINI를 위협하는 수준을 넘어선 소형의 럭셔리 A1. BMW나 벤츠는 도전하기 힘든 소형차 시장에서 아우디는 폴크스바겐 폴로의 노하우를 잔뜩 머금고 태어났다. 사진=netcarshow.com


아우디 S1 실내. 사진=netcarshow.com


사진=netcarshow.com

 

가장 최근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인 아우디 A1까지 합류를 한다면, 고급스러운 소형차에서부터 저렴한 소형차까지 뜨거운 신차들의 경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왜 제가 유럽이 지금 후끈거린다고 했는지 이해되시겠죠? 거기다 내년 말에는 폴크스바겐 그룹 내에 있는 스페인 세아트가 엄청난 스타일로 출전 채비를 마친 이비자(Ibiza)를 마련해 놓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 보여드린 자동차들이 큰 차 소비로 몰려 소형차 시장이 위축되어 버린 우리나라 소비자들 눈에는 별로 매력적이지 않게 보일지도 모릅니다. 아니, 어쩌면 이런 소형차들이 들어와서 죽어가는 소형차 시장을 좀 살려주길 간절히 바랄지도 모르겠네요. 뭐가 됐든, 여러분이 어떤 목소리를 내느냐에 따라 국산차든 수입차든 움직이게 될 거라는 점을 잊지 마십시오. 소비자가 다양한 요구를 하면 차는 그만큼 다양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남의 떡 이야기라 속 좀 상한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는데, 여기 소개된 자동차들 중 한 대 정도는 내년에 우리나라 운전자들도 만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희망적인 이야기로 끝을 내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탐나는 유럽의 신형 소형차 이야기로 함께 했는데요. 더모터스타 카페(블로그 우측 상단 배너 클릭)에도 좋은 자동차 이야기들이 쌓여가고 있습니다. 그곳도 많은 관심 바라겠습니다. 긴 내용 함께 하시느라 수고하셨어요. 


짐을 싣고 내릴 때 흠집을 낼 수 있어 이 곳에 투명 보호필름을 붙였다 뗄 수 있도록 해 놓은 파비아. 이 꼼꼼함이란...사진=스코다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