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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자동차 갤러리

영국인들이 꼽은 최악의 차, 쌍용 로디우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자동차, 최고 속도를 내는 차,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 등, 자동차를 평가하고 순위를 매기는 유형은 꽤나 다양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대표적인 게 있죠. 바로 못생긴 차에 대한 순위인데요. 오늘은 외모 뿐 아니라 품질과 성능까지 포함된 '최악의 차'로 뽑힌 자동차들에 대한 내용입니다.


영국의 자동차 전문지 오토 익스프레스 (Auto Express)가 독자들을 대상으로 '최악의 자동차'를 뽑아 달라고 했고, 독자들의 투표를 통해 최종 10개의 후보가 공개됐습니다. 아무래도 영국인들이 선택한 것이라 영국 브랜드가 눈에 더 띄었는데요. 과연 어떤 차들이 불명예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을까요? 지금부터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추가로 이 내용을 본 독일 네티즌들의 반응도 같이 올려봤습니다. 



10위: 오스틴 알레그로


사진=favcars.com


오토 익스프레스는 '70년대 좋지 않았던 영국 자동차 산업의 모습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진'이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73년부터 82년까지 생산이 됐지만 유럽에 골프가 등장하면서 이 차는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습니다. 잔고장은 물론 조립 품질도 아주 안 좋았던 모양이더군요. 영국인들은 이 차를 10위에 올려 놓았습니다.




9위 : 라다 리바 (Lada Riva)


사진=picsauto.com


라다는 현재 러시아에서 가장 많은 차를 파는 자국 브랜드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유럽 자동차들과 경쟁을 하기엔 여전히 기술력 등에서 뒤처졌다 할 수 있는데요. 리바가 나온 1980년 당시에는 어땠겠습니까. 80년대 당시엔 동구권 안에서 그래도 많이 팔리긴 했지만 안락함도 떨어지고 운전하기도 안 좋은 그런 차였습니다. 그래서 이런 악평까지 들어야 했죠. " 이 차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 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구른다는 것이다."




8위 : 모리스 마리나


사진=favcars.com


10위에 이름을 올린 오스틴사와 모리스사는 1951년에 BMC (브리티시 모터 코퍼레이션)라는 사명 아래 합쳐지게 되죠. 모리스에서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을 함께 담당하던 알렉 이시고니스는 합병 후 59년에 그 유명한 미니를 디자인하고 설계하게 됩니다. 그래서 오스틴 미니와 모리스 (미니) 마이너라는 이름으로 팔리다 1969년에 'MINI'라는 이름으로 통일이 되죠.  


그리고 1971년 모리스에서는 마리나라는 차를 내놓게 됩니다. 패밀리 카로 많이 팔렸지만 품질이 너무 안 좋았고, 무엇보다 핸들링으로 악명이 자자했습니다. BBC 대표 자동차 프로그램 탑기어 좋아하는 분들은 마리나를 시승 후 불태우는 장면을 기억하실 겁니다. 땔감으로밖에 쓸모가 없다는 지독한 평가를 들으면서 말이죠. 마리나 팬들이 항의하고 난리가 나자 이번엔 피아노를 떨어드려 한 번 더 팬들 가슴에 대못질을 해버리고 마는 악마(?)같은 장면이 또한 연출이 되어 유명해지기도 한 차인데요. 스타일 보다는 성능에서 지독한 악평을 들어야 했던 자동차가 아닌가 싶습니다.




7위 : 스즈키 X-90


사진=favcars.com


"너무 멀리 나간 이 2인승 오픈형 미니 SUV를 원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답은 'NO'다. 너무 멀리나간 이 차는 나쁜 핸들링과 SUV로서의 능력이 아예 없다." 라고 오토 익스프레스가 혹평을 했습니다. 20년 전에 만들어진 이 독특한 차량은 그래도 뭔가 묘한 매력을 풍기는 거 같은데, 저만 그렇게 느끼는 걸까요? 하지만 내 돈 주고 사라고 한다면, 저 역시 'NO'를 외칠 거 같습니다. 




6위 : 미쓰비시 미라지


사진=favcars.com

어, 나빠 보이지 않는데 왜? 라고 반문을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만 이 차는 스타일 보다는 아주 안 좋은 핸들링 능력과 떨어지는 주행감성, 그리고 의외로 저렴하지 않은 가격 등으로 인해 최악의 차 TOP 10  안에 든 경우라 하겠습니다. 이 급에서 쟁쟁한 녀석들과의 경쟁을 펴기엔 여러 면에서 떨어졌던 모델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5위 : 로버 시티로버 ( Rover CityRover)


사진=favcars.com


영국 자동차의 역사를 알려면 사실 이 로버 그룹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되죠. 아주 복잡하고도 비참한 역사의 주인공인데요. 그나마 MINI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이 로버 시절의 마지막 미니를 아끼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 역시 그 중 한 사람이고요. 어쨌든  로버가 중국으로 팔리기 전인 2003년에 나와 2005년에 단종이 된 시티로버가 5위에 올랐습니다. 긴 설명 필요없이 독일 내 한 매체의 평가로 설명을 대신하는 게 나을 거 같군요. 


"완전한 재앙"




4위 : FSO 폴로네즈 (FSO Polonez)


사진=위키피디아


폴란드국영자동차법인 (FSO)에서 1975년에 만든 자동찹니다. 피아트와 합작법인으로 출발해서 90년대 중반 대우가 인수를 했고, 한 동안 GM대우 차량들이 이곳에서 만들어 판매가 되기도 했죠. 우크라이나가 GM 대우 이후 대주주로 버텼지만 결국 2011년인가 묻은 닫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폴로네즈는 24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생산이 됐음에도 기술적인 진보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질 떨어지는 퍼포먼스 등으로 인해 4위에 이름을 올리고 말았습니다. 




3위 : 크라이슬러 PT 크루저 카브리올레


사진=favcars.com


한 때 우리나라에서도 클래식컬한 디자인으로 관심을 받았던 것으로 아는데요. 하지만 핸들링부터 품질 등, 재미도 없고 품질도 안 좋고, 무엇보다 컨버터블의 경우 커버를 씌웠을 때 조차 비가 내리면 어디선가 빗물이 스며드는 차라는 오명을 한동안 써야 했습니다. 


4도어 PT 크루저는 출시 당시 미국에선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었지만 유럽인들의 눈에 그저 30년대의 자동차를 못 생기게 재현한 자동차 정도로밖에 안 보이는 모양이에요. 영국 뿐 아니라 독일에서도 못생긴 차 순위에서 어렵지 않게 이 녀석을 만날 수 있으니 말이죠.




2위 : G-위즈


사진=goingreen.co.uk


영국의 2인승 전기차가 2위에 올랐습니다. 런던 시내에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만들어지기 시작한 지 꽤 되는 그런 전기차죠. 캐머론 영국 총리가 전기차 독려 차원에서 시승한 모습도 언론에서 본 적이 있는데, 얼마나 불편한 자세로 앉아 있었는지 오히려 홍보에 독이 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유지비 등은 저렴하지만 너무 느린 속도와 진짜 못생긴 외모, 그리고 불편한 실내와 떨어지는 안전성 등으로 인해 2위에 이름을 올리게 됐습니다. 




1위 : 쌍용 로디우스 1세대


사진=netcarshow.com


다른 차들이 성능이나 품질 등에서 나쁜 점수를 받아 순위에 올랐다면 로디우스는 오로지 생김새 하나로 1위에 오르고 말았는데요. 아마 쌍용자동차에겐 영원한 흑역사로 남을 자동차가 아닌가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에서 디자인되고 만들어진 모델이 이런 순위에 이름을 올려 너무 마음이 아프지만, 운구차 같은 디자인은 두고두고 놀림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영국에서 날아온 이 '최악의 차' 소식을 접한 독일 네티즌들이 반응도 재밌었는데요. 몇 몇 추천수 높은 댓글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취향의 문제일 뿐 심각할 거 없이 그냥 가볍게 보시면 될 내용들입니다)



<독일 네티즌 댓글들>


Luzifer von Schreckenstein : "BMW 1시리즈!!!!!!!!!!!!" -추천 117


Alessandro Hennig  : (윗글에 대한 답글) "BMW X6과 포르쉐 파나메라 : X6은 3시리즈처럼 누가 뒤에서 박은 것 같고 파나메라는 그냥 못생겼어" -추천 31


Dome B : "닛산 쥬크" -추천 116


Mr Chris : (윗글에 대한 답글) "닛산 큐브도 추가요~" -추천43


Andreas BKK  : "닛산 큐브는 정말 못생겼지. 일본엔 못생긴 차들이 너무 많아. 마치 애들이 그린 모자 같은 그런 차들 말야."


위 내용에 대한 설명을 좀 드리자면, 일본 스타일의 박스카는 유럽에서 거의 볼 수가 없습니다. 아주 특별한 취향(?)의 운전자들이 병행수입 형식으로 들여오는지는 몰라도 정식으로 판매되는 걸 본 적이 없는데요. 유럽인들 눈엔 일본 박스카는 굉장히 이상하게 생긴 자동차로 여겨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제 주변에서도 박스카 처음 본 사람이 "이게 정말 자동차 맞아?"라고 몇 번을 반문을 했었으니까요. 아마도 그런 이유로 큐브 얘기가 나왔던 것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chweinchen Schlau : "피아트 멀티플라 1세대 모델이 내가 볼 땐 못생겼다. 영국인들의 순위에 동의하기 어렵고 특히 미쓰비시 미라지 (유럽에선 스페이스 스타)는 귀여운 걸?" -추천101


(이 사람은 못생긴 차 순위로 잘못 이해한 거 같군요. 그런데 추천수는 왜 저리 많을까요? 아마도 멀티플라 얘기 때문일 겁니다.)


Androph Leurm : (윗글에 대한 답글) "나 역시 멀티플라가 못생겼다는 것에 동의함." -추천54


Lee H Oswald : "멀티플라를 볼 때 마다 녀석이 내게 '나를 죽여 줘' 라고 말하는 거 같아." -


Rico Schaub : "멀티플라는 어딨는데?"


Androph Leurm : "피아트 멀티플라, VW 골프, 폴로, 파사트, 폭스, 페이튼, 시로코 최근 모델 등...사실 폴크스바겐 모든 모델." -추천43


Arthur Flegenheimer : (윗글에 대한 답글) "너는 그냥 폴크스바겐 안티일 뿐." -추천18


Doktor Nasenbär : "모든 아우디!" -추천23


Thomas Lotz : "BMW 1,2,3,5,7시리즈..." -추천21


Manni Mark  : "시트로엥이 최근에 내놓은 칵투스는 정말 못 생겼어." -추천16


Krissy Decker : "구찌 선글라스를 쓴 엄마들이 모는 아우디 Q7 " -


Daniel Valfodr : "공기 빵빵하게 들어찬 것 같이 생긴 모든 SUV들"


Sven-Olaf Döhring : "2000년 이후로 나온 모든 차들. 독일 차들은 7~80년대 디자인 된 것들이 정말 보기 좋았지" 


그 외에도 오펠, 포드, 동독의 유일한 자동차 트라반트 등의 이야기도 나왔고, 르노 벨 사티스와 아방팀 같은 호불호가 갈리는 차에 대한 언급들도 있었습니다. 영국 쪽엔 스포티지를 뚱뚱한 돼지 같다고 한 댓글도 보였는데요. 어쨌든 이 혼란 속에서도 꾸준히 멀티플라는 계속해서 언급이 되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멀티플라가 뭐기에 저러느냐 하실 텐데요.



피아트 멀티플라. 사진=favcars.com


피아트가 만든 이 녀석이죠. 1열 3명까지도 앉을 수 있고 공간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다목적 차량이었는데요. 심해에 사는 바다 생물 같다는 이야기들도 있었고, 저 역시 가~~~끔 운전하다 마주오는 이 차를 볼 때면 흠짓 놀라게 되곤 합니다. 사진 속 모델들 표정이 제 눈엔 왜 안 좋아 보일까요? ;)



폰티악 아즈텍. 사진=favcars.com


독일이나 영국 전문지에 남겨진 댓글에는 언급이 이번에 없었습니다만 로디우스, 멀티플라와 함께 못생긴 차 순위에서 강력한 3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폰티악의 아즈텍도 빼놓을 수가 없죠. 미국 드라마 좋아하는 분들은 브레이킹 배드의 화학선생의 차로 많이들 알고 계실 겁니다. (드라마 덕에 친숙하게 느꼈던 걸까요?;;) 


하지만 오늘 주제가 못생긴 차가 아니라 최악의 차라는 점에서 멀티플라와 아즈텍 등은 제외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어쨌든 디자인, 기술, 품질 등, 자동차를 평가하는 핵심 3요소를 모두 만족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내용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10월, 힘차게 시작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