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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대한민국에서 버려진 이름 '소형차'


소형차는 운전자의 신분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여기는 한국에서 인기가 없습니다. 운전자들 스스로가 소형차 침체의 원인으로 꼽는 부분이죠. 또 한 가지를 이야기 해보자면, 제조사가 소형차에 관심을 안 두고 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그리 많이 않다는 점입니다. 과연 '안 사서 안 만드는 걸까요, 안 만들어서 안 사게 되는 걸까요?' 오늘은 불쌍한 대한민국산 소형차들에 대한 이야기, 좀 독하게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현대 엑센트. 사진=현대자동차



▶소형차란?


일단 한국에서 소형차를 구분하는 방법은 배기량이 우선입니다. 1000cc이상 1600cc이하의 엔진이 달린 차량을 보통 소형이라고 부르죠.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소형을 논하는 게 모호합니다. 외국 자동차 회사들은 중형에도 1400cc급 엔진을 달고 있고, 심지어 과급기를 이용한 1000cc미만의 준중형 모델도 내놓고 있으니까요. 최근 르노삼성이 내놓은 SM5 디젤은 1.4리터 엔진이죠. 법대로라면 SM5 디젤은 소형이 되어야 합니다만 과연?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준중형까지를 법적으로 소형차로 부릅니다. 그러니까 유럽 기준으로 B세그먼트와 C세그먼트(우리의 준중형에 해당)를 모두 아우르는 건데요. 하지만 실제로는 시장에서 소형과 준중형이 구분이 되고 있고, 그래서 언론에서도 소형과 준중형을 많이 나눠 기술하고 있습니다. 이 원칙이 수입차들에는 안 지켜지기는 하지만 암튼, 이게 현실입니다.그래서 오늘은 B세그먼트로 불리는(대체로 차 길이 4미터 30센티 이하) 것들에만 집중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자동차 체급 분류는 차의 길이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기준이 되는 게 좋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전기차 등의 등장으로 의미가 없어질 겁니다. 따라서 유럽처럼 자동차 제조사와 정부 기관과 자동차 전문가들이 합의해서 신차 출시 때 차의 체급을 결정하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정말 인기가 없는 거야? 

   끔찍한 수준의 판매량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이따 신나게 까일 때 또 등장될 겁니다)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우리나라 (수입차 제외) 소형차 판매 비중은 상반기 35.6%, 하반기 34.0%, 그리고 올해 상반기 34.7%입니다. 그리 나빠 보이지 않죠? 하지만 이 비중은 '경차+소형+준중형' 이렇게 세 가지 체급이 합쳐져 나온 수치입니다. 그럼 B세그먼트만 따로 떼어서 보면 어느 정도의 수준일까요?


통신사 뉴시스의 기사에 따르면 현대 엑센트, 기아 프라이드, 쉐보레 아베오 (한국엔 이 세 가지밖에 없음)가 2013년 한 해 동안 팔린 대수는 3만 9673대였습니다. 2012년의 4만 9772대에 비해 20.3%나 줄어든 수치죠. 2013년 자동차 판매대수가 약 138만대였으니까 판매 비중으로 보자면 대충 2.8% 수준이 됩니다. 2.8%!!! (충격적입니다)



왜 이렇게 인기가 없는 걸까?


얼마 전 쌍용자동차가 야심차게 준비한 소형 SUV  티볼리의 기본적인 제원이 공개가 됐죠. 코란도 C 보다 하나 아래급인 B세그먼트 SUV임에도 트렁크 공간이 넓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골프백이 3개가 들어간다'는 걸 강조했습니다. 이런 소형 SUV를 소개하면서도 골프백이 기준이 된다는 건 뭘 의미할까요? 여전히 자동차를 나의 신분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걸 보여줍니다. 차의 가치를 신분의 가치와 하나로 이해하는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봅니다. 


글 말미에 링크를 걸겠지만 저희 자동차카페 회원들께 이와 관련해 이틀 전에 먼저 물었는데, 역시 신분 과시와 관련돼 소형차가 인기가 없는 거 아니겠느냐는 의견들이 다수였습니다. "난 안 그래요!" 라고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보편적인 시각이 그렇고 또 위에 보여드린 판매량이 이를 반증하고 있습니다. 작은 차 타면 무시당할까 봐 안 탄다는 이야기들이 우리 사회에 넓고 깊게 퍼져 있는 한 소형차의 활성화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소형차는 큰 차에 비해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생각들을 하십니다. SUV 인기가 높아가는 점이 소형차가 인기가 없는 지점과 정확히 대척점에 있는 것이죠. 거기다 위에서 보셨듯 제조사들이 내놓은 소형차 (B세그먼트)라 봐야 딱 세 종류밖에 안된다는 거. 그나마 해치백과 세단, 쿠페 등으로 나뉘어 있고, 최근에 쉐보레에서는 아베오 RS를 내놓으며 나름 한 모델 안에서 몇 가지 선택지를 만들었지만 상대적으로 상위급 차들에 비해 제조사들이 들이는 정성이나 판매전략 등은 비교가 안되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이 남길 수 있는 큰 차들에 노력을 집중하고 있고, 이런 전략에 따라 소비자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자연스레 큰 차 소비로 더 몰리게 되는 순환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여러가지 이유들이 뒤섞여 소형차 소비가 거의 아사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욕구를 자극하고, 소비자들은 또 그 욕구에 충실한 구조 안에서 소형차들은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유럽에서 파는 한국 소형차 

   한국에서 파는 한국 소형차


현대 i20. 사진=현대자동차


기아 벤가. 사진=netcarshow.com


말이 나왔으니 그럼 이쯤에서 현대와 기아의 유럽 판매용 소형차와 한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소형차를 보도록 하겠습니다.여기서 쉐보레가 빠진 건 올해를 끝으로 철수를 하기 때문이니 그 점 이해바랍니다.


  한국에서 파는 현대차 소형 모델

  유럽에서 파는 현대차 소형 모델

  엑센트

  i20

 ix20

 한국에서 파는 기아차 소형 모델

 유럽에서 파는 기아차 소형 모델

 프라이드

 프라이드

 벤가


엑센트 대신 현대는 유럽 전용 모델인 i20 해치백을 판매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MPV에 속하는 ix20라는 모델을 하나 더 판매하고 있는데요. ix20는 과거 라비타 모델의 후속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기아 역시 한국에선 프라이드 하나만 판매하고 있지만 유럽에선 벤가라는 MPV 모델을 추가로 팔고 있습니다. 유럽을 기준으로 보면 거의 모든 제조사들이 소형차 (B세그먼트)를 이런 식으로, 일종의 투트랙 형태로 나눕니다. 그리고 거기서 더 나아가는 브랜드들도 있습니다.



유럽 소형차, 그 다양성이 주는 즐거움


푸조 207cc. 사진=netcarshow.com


푸조 207CC는 하드탑 2인승 컨버터블입니다. 마쯔다 MX5와 같은 체급이죠. 소형임에도 이렇게 뚜껑을 열고 탈 수 있습니다!  오픈에어링을 즐기는 유럽인들의 문화의 영향이기도 하겠지만 중요한 건 이런 작은 차에도 컨버터블 모델을 만들어 판매를 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아니겠어요?


거기다 푸조는 208 해치백에는 200마력짜리 엔진을 달고 있는 고성능 GTi 모델도 추가되어 있고, 최근엔 오디오 브랜드와 만든 한정판 208 XY라는 모델까지 내놓은 상태입니다. 소형차 안에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고 파생 모델들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푸조만 그런 건 아니에요.


폴크스바겐 크로스폴로. 사진=netcarshow.com


폴로 GTI. 사진=netcarshow.com

 

폴로 또한 마찬가집니다. 폴크스바겐은 이 B세그먼트 모델에 6가지 가솔린 엔진과 3가지 디젤 엔진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온오프 겸용인 크로스 폴로와 192마력 폴로 GTi 같은 고성능 모델까지 다양하게 라인업을 갖추고 있습니다. 가격도 12,600유로부터 22,275유로까지 아주 폭이 넓죠. 거기다 오펠 등 여러 메이커들은 소형차에 인디비주얼 시스템을 적용해 나만의 차 만들기도 가능하게 해놓고 있습니다.


"유럽은 소형차 판매 비중이 높으니까 그런 거 아뇨." 라고 말 할 수 있겠죠. 네 맞습니다. 독일만 하더라도 B세그먼트 가 20%가 넘는 판매비중을 차지합니다. 우리나라 2.8%와는 비교가 안되는 수준이죠. 하지만 수십 개의 자동차회사들이 치열하게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나누는 파이가 많다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만약 한국 내에서 소형차에 좀 더 관심을 갖고 투자를 한다면 오히려 판매 집중도는 높아질 것이고, 그만큼 판매량은 올라가게 될 겁니다. 경쟁자들이 적다는 얘기죠.



▶독일이 한국 보다 소형차 비중이 낮다?

   잘못된 자료로 벌인 언플에 속다


여기서 잠깐 꼭 좀 짚고 넘어가야 할 얘기가 있습니다. 지난 여름이었죠. 한창 '저탄소 협력금제' 시행과 관련해 논란이 있을 때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자료를 하나 내놓았습니다. 한국의 소형차 비중이 중국, 일본, 프랑스 보다는 낮지만 미국과 독일 보다는 높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그들의 자료에 따르면 신차 판매 기준 소형차 비중은 우리나라가 33.3%인데 독일은 23.8%밖에 안된다는 건데요. 결코 우리의 소형차 비중이 적은 게 아니기 때문에 저탄소 협력금제 같은 걸로 인위적으로 소형차 비중을 높이려 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였죠. 아무리 봐도 한국과 독일의 소형차 비율이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데 이게 무슨 얘길까 싶었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의 말대로 정말 우리의 소형차 비중이 높을까요? 


표 캡쳐 = 독일연방자동차청 홈페이지


위 자료는 독일연방자동차청(KBA)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겁니다. 독일의 16개 주에서 배기량 별로 2013년에 몇 대의 자동차가 팔렸는지를 공개한 내용인데요. 맨 위에 파란 박스를 보면 1,399cc 이하의 차량 판매량이 표시돼 있습니다. 총 1,038,715대가 팔렸다고 되어 있죠.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2,952,431대니까 비율로 따지면 35% 정도가 됩니다. 여기에 1,400cc에서 1,600cc 미만의 판매량까지 합치면 대략 45%가 넘는 수준이 됩니다. 


아시다시피 독일은 자국 브랜드들이 비싼 차들, 마력수가 높은 차들이 많기 때문에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해 소형차 비중이 낮죠. 하지만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주장처럼 23.8%가 아니라는 겁니다. 온 언론에 이 잘못된 자료를 뿌려 국산차 방어에 나서는 모습이 조금은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자 그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마지막 이야기를 건네도록 하겠습니다.



20대의 시각에서 본 우리의 소형차 시장


아베오 RS. 사진=netcarshow.com

 

20대들의 자동차 소비가 줄어들고 있다는 소식은 조금만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여러 매체, 여러 경로를 통해 듣고 보셨을 걸로 압니다. 이는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의 해외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한국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내용입니다. 갈수록 20대의 자동차를 구매비율이 떨어지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가장 큰 건 역시 경제성을 들 수 있습니다. 차를 살 돈이 없다는 얘깁니다. 비정규직과 아르바이트의 시대를 살고 있는 20대에게 과연 자동차는 소유가 가능한 물건일까요? 또 취직이 어렵게 되었다고 해도 고용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자동차에 돈을 쓸 마음의 여유도 없습니다. 구입비용 뿐 아니라 유지비까지 고려를 하면 가난한 젊음들에게 자동차, 특히 수입차는 그냥 남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IT기기에 집중되는 소비력을 전문가들은 이야기를 합니다. 차를 사기 위해 돈을 모으느니, 훨씬 부담 적은 금액으로 스마트폰이나 테블릿 PC 등을 구입하는 거죠. 과거 자동차를 통해 젊음을 표현했다면 요즘은 인터넷이 젊은이들의 가장 핵심 키워드가 된 것입니다. 또 도시생활을 선호하는 젊은이들에게 대중교통의 발달은 자동차를 굳이 사지 않아도 되게끔 해주고 있습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한 언론에 "앞으로 20대 인구가 줄어들게 된다. 또 그들은 자동차 외에 다른 가치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현재와 미래 고객 확보라는 차원에서 젊은 고객들과의 소통과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요. 일단 20대가 자동차를 소비하게 하기 위해선 차량 구입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덜어줘야 합니다. 또 해외 브랜드들처럼 자동차와 IT의 결합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i20 도킹스테이션에 장착된 스마트폰. 사진=현대자동차


현재 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국산 소형차 중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시스템을 마련한 건 쉐보레 아베오 하나 뿐입니다. 물론 엑센트는 출시된 게 2010년이고 그 때만 하더라도 이런 상황의 급변을 예측하긴 어려웠겠죠. 하지만 이제부터 나오는 차들은 경차가 됐든 큰 차가 됐든, 커넥티드 자동차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면 장사 접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떠나는 젊은 고객들을 잡기 위해 자동차 회사들이 지금 가장 힘을 쏟는 게 바로 이 IT와의 결합이니까요. 특히 위에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유럽에서 최근 출시된 현대 신형 i20의 경우 아예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적용하지 않고 본인의 스마트폰을 도킹스테이션에 장착해 쓰도록 해 놓았습니다. 이미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을 이용하니까 내비게이션 시스템에 돈을 추가도 들일 필요가 없어진 겁니다.


이런 시도가 한국에서도 있어야 합니다. 아니 더 나아가서 개인적으로는 테블릿 PC를 장착하도록 하는 것도 고려해봤음 좋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차량 구입비용을 줄일 수 있음은 물론, 동시에 IT 기기에 익숙한 젊은 고객들을 끌어오는 것도 어느 정도 가능해질 것입니다. 또 젊은 여성 운전자들을 고려한 스타일의 소형차의 출현도 필요합니다. 여유가 있는 분들이야 미니니 새로 들어올 아우디 A1과 같은 고급 모델을 선택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선택할 만한 모델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특히 이런 소형차는 나중에 60대 이후의 은퇴 연령들이 운행하기에도 유용하다는 장점이 있죠. 


시트로엥의 소형차 C3. 사진=netcarshow.com


C3 실내. 사진=netcarshow.com


오펠 소형 코르사의 스마트폰 연동. 사진=오펠


오펠 코르사 =오펠 PDF



소형차 이대로 방치하면

   위에서 눌리고 아래에서 밀리게 될 것


소형차는 운전이 즐겁습니다. 또 소형차는 다양한 스타일로 개성을 표현하기에 좋습니다. 한국에서는 지금도 소형차는 수동변속기 모델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운전 좀 한다는 분들은 얼마든지 소형차를 통해 재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핸들링 그딴 거 모르겠다 싶은 분들에겐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그리고 높은 연비효율성을 통해 유지비를 절약하는 고마운 친구같은 자동차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장점을 살린다면 소형차는 판매량이 늘어날 테고, 말라죽기 직전까지 온 이 작은 자동차들을 다시금 과거의 영광의 시절로 돌릴 수 있습니다. 그렇기 위해선 제조사들의 노력과 결단이 필요합니다. 르노삼성은 클리오를 들여왔음 좋겠습니다. 그리고 판매량이 늘어가면 카를로스 곤 회장은 국내 생산으로 돌려 판매 가격을 더 낮출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가격 부담이 줄어드니 더 팔리겠죠. 시장이 활성화 되면 당연히 수입 소형차들의 종류도 더 늘어납니다. 이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현대차가 각성이 필요합니다.


현대차 중형 이상의 라인업을 보세요. 수입차 공세를 방어하겠다며 고급차들만 연신 만들어내고 광고하고 있습니다. 차값은 갈수록 비싸지고, 소비자들은 점점 더 자동차 소유에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결국 무리를 해서 차를 구매하게 됩니다. 힘들게 사서 어찌어찌 버틴다 치죠. 하지만 젊은이들은 어쩔 건가요? 그냥 버스 타고 다니라고요? 돈 없으면 그렇게 살아야지 별 수 있나 싶으신 거죠? 아뇨. 조금만 노력하고, 작은 월급으 꾸준히 모아 내 차를 살 수 있는 그런 환경이 되어야 합니다. 차는 있는 자들만을 위한 장난감이 더이상 아닙니다.


어떤 자료를 보니 소형차는 광고비 집행에서도 거의 꼴지나 다름없는 수준이더군요.  마진을 남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수요를 만들어내는 것도 제조사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고급 유럽산 수입차들이 들어와 있고 또 들어옵니다. 여기와 무엇으로 경쟁을 할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이처럼 개발에 소홀해서는 경쟁이 될 수가 없습니다. 이런 작은 자동차를 경험한 소비자들이 결국 큰 차로 다시 넘어가는 것이라 볼 때, 현대차는 무엇으로 자신들의 미래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까요? 


더 문제는, 당장은 아니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치고 올 미래의 중국 소형차들 입니다. 언제 이들이 성장해 밀고 올지 아무도 모릅니다. 스마트폰 시장을 보십시오. 중국의 약진은 놀랍습니다. 카피캣이라 놀려대지만 그 이면에는 또 다른 성장 동력들이 꿈틀 대며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위에서 치이고 아래에서 압박받는 상황에 처한 후에 소형차에 관심 기울여 봐야 이미 떠난 배일 뿐이라는 거. 더 늦기 전에 소형차 문화가 다시 피어오르도록 제조사들은 관심을 가졌음 합니다.


한국 가 운전하면서 가장 처음 느꼈던 게 뭔지 아세요? 작은 차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래도 경차는 혜택이라도 있으니 다행이죠. 소형차는 이도저도 아닌 것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눈밖에 난 자식같다고 해야 할까요? 언제부터 우리가 이렇게 큰 차에 소비가 집중되었는지 모르겠지만, 경차와 큰차 소비라는 극단적 간극을 채울 수 있는 건 다름아닌 작은 차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정부도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 적은 소형차에게는 어느 정도 혜택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그게 꼭 프랑스 식 저탄소협력금 제도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정부 정책과 제조사의 결단, 그리고 소비문화의 다양한 변화 등을 통해 소형차가 살아나길 바랍니다. 그게 우리 사회가 다양한 자동차문화를 누릴 수 있음을 보여주는 징표이고, 자동차 소비 양극화의 폐단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추가가족이 타야 하니까, 가격적으로 상위급을 구매할 수 있는 여력이 되니까, 이런 분들까지 굳이 소형차를 선택하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소형차 선택이 경제성과 함께 취향의 문제로 접근할 수 있게끔 제조사들이 좋은 차, 브랜드를 대표할 만한 그런 차를 만들어 달라는 거죠. MINI 이상의 차를 살 수 있지만 그냥 미니가 좋아서, 미니의 가치를 즐기고 싶어 타는 것과 같은, 그런 취향에 따른 선택이 가능하도록 마케팅과 전략이 제조사로부터 나왔음 합니다. 옛날엔 소형차들이 브랜드를 대표하는 게 참 많았었는데, 안타깝네요.


소형차 왜 활성화 안될까에 대한 자동차 카페 회원들의 대답 

http://cafe.daum.net/themotorstar/4Rfe/31 <==클릭


현대 ix20. 사진=현대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