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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자동차 주행 막는 3가지 저항 ' 우리 인생 같아'


저항. 물리학적으로는 운동하는 물체의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이라고 설명됩니다. 자동차가 이 저항과의 싸움을 얼마나 잘 하느냐가 제조회사들의 중요한 기술력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죠. 그렇다면 자동차가 달릴 때 어떤 저항이 발생할까요? 크게 보면 구름저항/ 공기 및 가속 저항/ 그리고 마지막으로 등판저항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주행저항에 대해 생각을 하다 보니 이게 우리 인생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그래서 2015년 첫 포스팅으로 오늘은 주행 저항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에 대해 알아 보고, 우리 인생을 어떻게 비유하는지도 함께 생각해보도록 할까 합니다.


구름저항 (Rolling resistance)


사진=볼보


구름저항이라는 말을 자동차 좋아하는 분들은 제법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처음엔 하늘을 나는 구름도 저항을 받나? 뭐 이렇게 생각하기 쉬운데요. 영어를 보면 바로 감이 잡히실 거라 봅니다. 차가 도로를 굴러갈 때 발생하는 저항을 구름저항이라고 부르죠. 

자동차가 유일하게 노면과 닿는 부분은 타이어인데요. 이 타이어가 구를 때 노면과의 마찰이 일어나면서 저항을 받게 되는데 이 때 차의 무게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무거울수록 저항은 커질 수밖에 없겠죠. 또 노면이 깨끗한 경우, 그러니까 새로 막 닦인 도로를 달릴 때는 이 구름저항이 상태가 나쁜 도로를 달릴 때 보다 덜하게 됩니다. 

구름 저항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에너지 소비자 적다는 뜻이 되겠고, 이는 결국 연비 효율과 관련이 있게 됩니다. 광폭타이어처럼 지면과 닿는 면적이 넓은 것은 그만큼 저항을 많이 받아 기름 소모량도 늘게 됩니다. 경주용 자전거 바퀴를 보세요. 굉장히 얇죠? 구름저항과 공기저항 등을 최소화 하기 위한 방편입니다.

우리 삶에도 이런 구름저항이 생깁니다. 좀 거창하게 이야기하자면 산다는 것 자체가 바로 저항과의 싸움이라는 거 아닐까 싶습니다. 특별한 외적 저항이 발생하지 않는 인생길, 평탄해 보이는 인생길을 갈 때 조차도 우리는 고민을 하고, 선택을 하고, 어떻게 달려갈지에 대한 내적 갈등을 끊임없이 해야 합니다. 이 모든 고민과 갈등, 그리고 선택 후 내딛는 발걸음 등이 모두 구름저항이 아닐까요? 

이런 인생의 구름저항을 최소화 하기 위해선 저항이 큰 나쁜 길과 저항이 적은 좋은 길을 선택하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런 안목은 고민과 경험, 학습 등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무엇보다 고민의 무게와 폭을 줄이는 것이 구름저항을 줄이는 데 또 다른 중요 요소일 겁니다. 장고 끝에 악수 나온다는 표현이 괜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공기저항 ( Air resistance)


사진=BMW

자동차에 가해지는 저항 중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것이 바로 공기저항입니다. 자동차 회사들이 우리 차의 공기저항계수가 얼마다 하면서 자랑하는 이유는 결국 공기와의 싸움을 덜하는 차를 만들었다는 얘기이고, 이는 연료 소비를 덜하는 차라는 점을 자랑하는 것이 됩니다. 아 물론 공기저항이 적으면 실내의 소음도 덜 받게 되니 좀 더 쾌적한 주행이 가능하겠죠.

그리고 이 공기 저항 중 가장 기본적인 게 바로 항력이라는 것입니다. 차가 빨리 달리면 달릴수록 공기 저항이 커지는 걸 이야기하는데요. 예를 들어 시속 50km/h로 달리는 차에 작용하는 공기의 저항이 100이라고 한다면 시속 100km/h로 달릴 때 차가 받는 공기저항은 200이 아니라 400이 되는 거죠. 그래서 이런 항력을 줄이기 위해서 속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차들은 모양이 길고 좁은 편입니다.


30년대 은빛화살의 신화를 썼던 메르세데스 경주용 차 모델. 사진=메르세데스닷컴


올 10월 시속 1690km/h에 도전할 블러드하운드 모습. 7.8톤의 무게에 마력은 135000PS. 이 프로젝트를 위해 총 5천만 유로의 비용이 든다고. 사진제공=bloodhoundssc.com

그런데 이런 항력 외에 속도가 높아지면 발생하는 양력이라는 게 있습니다.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양력이 발생하면서 차를 자꾸만 위로 들어올리려고 하죠. 차체가 지면에 밀착되지 못하고 자꾸 공기 흐름에 의해 들리게 되면 고속에서의 주행 안전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차 뒤에 윙이라 불리는 날개를 달아 누르는 힘을 키우거나 차의 앞쪽으로 들어오는 공기를 양력이 덜 발생하게 설계를 하는 게 중요합니다. 


24시간 내구레이스의 새로운 승자 아우디 R18 e트론 콰트로. 사진=아우디

이런 공기저항에는 항력과 양력 외에도 공기 점성이 차의 표면에 작용하는 마찰저항 같은 게 있고, 또 라디에이터 그릴이나 범퍼 하단의 공기 흡입구를 통해 차 내부로 들어가 만드는 내부저항 등이 있습니다. 목표에 빨리 도달하고 싶어 속도를 내면 낼수록 그 저항의 크기는 배의 제곱의 힘을 발휘한다는 거 앞서 보셨죠? 욕심을 부리다 이런 저항에 부딪혀 멈출 수도 있고,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인생길이 위태롭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만큼 빨리 도달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는 저항을 최소화하거나 무력화시킬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런 안전에 대한 대비, 그 노력의 과정없이 결코 남들 보다 빨리 골인을 할 수는 없습니다. 1등을 하겠다, 아니면 빨리 성공하겠다는 목표만 세워서는 안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당신이 인생길 남들 보다 더 빨리 달리고자 한다면, 그만큼 더 강한 저항을 만나게 될 것이고, 이를 이기기 위한 피나는 노력과 과정을 통해 안정성을 확보하시기 바랍니다. 결코 좋은 과정없이 좋은 결과는 나오지 않습니다.


등판저항 (Gradient resistance)


레인지 로버. 사진=랜드 로버

그냥 평지의 도로를 달릴 때도 구름저항과 공기저항을 받게 되는데 오르막길에서는 여기에 등판저항이라는 것까지 더해져 자동차를 괴롭히게 됩니다. 경사면과 평행하게 작용하는 힘을 등판저항이라고 하는데요. 여기서 가속을 할 경우 저항력은 또 상승하게 됩니다. 경사면을 올라갈 땐 공기저항 보다는 차의 무게가 크게 영향을 미치는 구름저항의 영향이 더 크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내리막길에선 반대가 되겠죠.

경사각이 크면 클수록 가속은 사실 위험합니다. 그래서 빨리 가는 것 보다는 안전하게 가파른 고개길을 넘어가는 게 중요하죠.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요? 더 높은 목표를 향할 때 우린 더 많은 저항과 부딪히게 됩니다. 하지만 어떻게 해서든 인생의 고비 (고개길)를 넘겨야 합니다. 또는 높은 곳에 있는 목표 지점에 다다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구름 저항을 줄이거나 공기저항을 줄이는 것 보다는 끝까지 안전하게 달릴 수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서 험로를 주행하는 차들은 타이어가 넓어도, 차가 공기저항을 많이 받아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안전하게 묵묵히 원하는 목적지에 다다르기만 하는 되는 것이니까요. 그처럼 당신의 도전, 목표를 향해 차고 올라가는 그 길에도 속도 보다는 끝까지 완주할 수 있는 끈기가 필요한 것입니다. 

구름저항, 공기저항(가속저항 포함), 등판저항 등을 통틀어 '주행저항'이라고 합니다. 우리 삶에도 구름저항, 공기저항, 등판저항과 같은 '인생저항들'이 있습니다. 인생의 구름저항에는 방심하지 않되 너무 무겁지 않은 긴장과 빠른 판단력이, 인생의 공기저항에는 안정적인 주행을 위한 집중력이, 또 인생의 등판저항엔 인내가 필요합니다. 2015년, 우리의 인생길을 가로막는 많은 저항들 앞에서 우린 어떤 주행을 해야 할까요? 한 해의 시작점에서 한 번 곰곰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면 어떨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