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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獨 자동차 잡지가 전해주는 최신 소식과 비교평가기

테슬라 대항마, 새로나올 독일산 고급 전기차들


토요일 오전, 반나절 만에 해야 할 일들을 바삐 마치고 오후부터 저녁 내내 공부도 할 겸 자동차 관련 자료들을 더듬어 가며 읽고 있었습니다. '요즘 변속기들의 기술적 진보도 만만찮다는데 이에 대해 글을 써볼까?' 아니면 자동차 품질 리포트 얘기가 나왔는데 그걸 좀 소개하면 어떨까?' 그러다 '독일 자동차 회사의 기술 파트의 최고봉들은 왜 자율주행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그 기사를 풀어 포스팅해 보자.'  등, 참 오만가지 이야기들이 눈에 밟히더군요. 그런데 말입니다.


정기구독(요즘 정기구독하는 잡지가 계속 늘고 있어 죽겠습니다 ㅜㅜ 독일은 괜찮은 콘텐츠가 점점 유료화 되고 있는 추셉니다. 일간지까지도)하던 잡지가 우체통에서 빠져나와 손에 쥐어지는 순간, 앞서 고민하던 것들을 물리고 '이 내용을 공유해야겠다'로 마음이 바뀌고 말았습니다. 어떤 내용이냐고요? 



바로 이 내용입니다. 독일의 자동차 주간지 아우토빌트(Autobild)는 늦은감이 있지만 테슬라 쇼크에서 벗어난 독일 메이커들이 전기차로 반격을 시도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해주었습니다. 그것도 매우 매력적인 신형 전기차들 소식과 함께 말이죠. 



▶'잘 될까?' 싶던 전기차, 폭풍 성장 중


현재 지구촌에는 약 40만 대의 전기차들이 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성장세는 계속 될 것이라는 전망이고요. 독일만 하더라도 2020년까지 백만 대의 전기차 수요를 만들겠다는 국가 차원에서 정책을 세워 놓은 상태죠. 단일 모델로만 보면 닛산의 리프와 르노의 조이 등이 잘 팔리고 있고, 테슬라 모델S와  BMW i3 등도 선전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미쓰비시 i 미브부터 비틀 전기차, 골프 전기차, 경차인 UP 전기차 등을 쏟아내고 있는 폴크스바겐 그룹까지, 이제 전기차는 우리의 의지나 취향과는 상관없이 끝없이 소비자를 압박 (내지 유혹)하는 상태에 와 있고, 이런 분위기는 앞으로 더 커질 것입니다. 여기에 작은 엔진과 함께 전기 모터가 들어가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들까지 포함해 크게 보면, 아직 활성화가 안된 우리나라 여건과는 달리 세상은 전기차라는 새로운 페러다임에 진즉에 몸을 내맡긴 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르노 전기차 조이. 사진=netcarshow.com

스마트워치와 연동되는 BMW i3 전기차 모습. 사진=BMW



▶테슬라에 쇼크 받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

"돌격 앞으로" 외치며 반격 준비


현대적인 전기차의 원조는 사실 미국이었죠. GM은 EV1이라는 이름의 전기차를 이미 1987년에 만들어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대단한, 1회 충전으로 최대 200km를 달릴 수 있었던 이 차는 정치적 이유(로 짐작되는) 사라지게 됐는데요. 그러다 전기차가 미국에서 다시 부활했고 GM은 볼트라는 이름의 모델을 내놓게 됩니다. 초반에  반응이 뜨거워 "대박이야~!" 라고 외쳤지만 유가 하락, 더딘 인프라 구축, 그리고 그 외 여러가지 요인들이 겹치면서 볼트 판매량은 기대를 한 참 밑돌 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여러가지 부정적인 요인들이 있는 가운데 미국의 테슬라라는 듣도 보도 못했던 전기차 회사는 모델 S를 통해 깜짝 히트를 기록합니다. 중국과 유럽 시장에서도 테슬라의 인기는 점점 높아가고 있으며, 테슬라 역시 미국 외 시장에도 적극 참여해 인프라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올 10월까지만 테슬라는 모델S를 독일 내에서 600대 가까이나 팔았으니 상당한 선전이 아닐 수 없는데요.


독일 기준 BMW 5시리즈와 7시리즈 사이에 가격이 형셩되어 있는 것을 감안하면 모델 S는 결코 싼 차가 아니에요. 그런데 계속해서 글로벌 마켓에서 판매대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비싼 차 팔며 즐거움을 누릴 때 다른 회사들은 부럽게 구경해야 했지만, 이제 고급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모델 S가 팔려나가는 걸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속절없이 지켜만 보게 된 것입니다. (역지사지하니 이해가 좀 되냐?) 테슬라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내년에 SUV 형태의 모델 X를 내놓고, 2017년에는 4만 불대의 저렴한(?) 모델도 내놓을 예정에 있습니다. 


테슬라의 SUV가 될 것으로 보이는 모델 X 프로토타입. 사진=netcarshow.com


프리미엄 전기차라는 틈새 시장을 독식하는 테슬라를 보며 눈물만 흘리던 독일 회사들은 결국 칼을 빼들었습니다. 그 첫 경쟁 상대는 BMW가 내놓은 i8이었죠. 하지만 100% 전기차도 아닐 뿐더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가격에서 너무 차이가 (i8은 독일에서 126,000유로 수준) 나 직접적인 경쟁자라고 하긴 어렵습니다.  아우디는 A3 E트론을 올해 내놨지만 역시 테슬라와 직접 경쟁 영역은 아니죠. 벤츠 또한 B클래스 순수 전기차를 내놨지만 이 역시 테슬라와의 경쟁은 아닙니다. 벤츠 S50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S클래스에 포함되어 있어서 독자적인 자동차라고 하긴 어렵습니다.  



▶4~5년 안에 만나게 될 독일산 프리미엄 전기차들


이렇듯 모호한 상황에 있던 독일 프리미엄 3사는 테슬라와 직접적인 경쟁 상대들을 내놓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고 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i시리즈로 가장 빨리 시장에 뛰어든 BMW가 역시 테슬라와의 경쟁을 선언한 후 지금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이 아우토빌트의 이야기였습니다. 


▷BMW i5

일단 언론에서는 일단 내년에 창사 100주년을 맞아 BMW가 i8의 고성능 버젼인 i8S를 내놓을 것이라고 이야기를 전했는데요. 그런 계획이 언론에 흘러나간 동안 BMW는 중국에서 5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전기차 i5를 내놓기 위해 작업 중에 있다고 합니다. 250마력에서 700마력 수준의 힘을 자랑하게 될 거라고 하는데요. 특히 전기차 산업이 발달한 중국과 전기차 수요가 가장 많은 미국 시장에서 성공시키기 위해 휠베이스를 더 늘려 공간을 확보하는 것에도 힘을 기울였다고 아우토빌트는 전했습니다.


2018년부터 판매를 할 예정이고 1년에 약 3만대 씩은 팔겠다는 게 BMW의 계획입니다. i8처럼 가솔린 엔진이 함께 장착이 돼 전기모터의 보조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3기통 엔진이 실리는데 이 녀석의 마력만 해도 218PS 정도가 될 거라고 합니다. (보조 엔진의 마력이 218이면 뭐...) 또한 순수 전기 모드(EV)로만 125km 정도의 거리를 주행할 수 있을 거라고 하는군요. 


스타일은 7시리즈와 6시리즈 그란쿠페가 섞인, 기존의 5시리즈와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가 될 것이라고 (위에 잡지 예상도 참조) 합니다. 다만 가격이 문제인데, 현재로서는 10만 유로 선에서 결정이 될 거 같아서 역시 테슬라의 가격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 단점이 되지 않겠나 생각됩니다.  이제 5시리즈 전기차를 타게 되는 시대가 그리 멀지 않았네요.


▷메르세데스 에콜룩스

아우토빌트 잡지판 스캔


메르세데스는 현재 큰 금액의 전기차 생산을 위한 설비 투자 결정이 거의 임박한 상황이라고 아우토빌트는 전했는데요. 현재 벤츠는 총 4가지 종류의 전기차를 내놓을 준비를 한 상태입니다. C클래스와 E클래스 사이의 세단 스타일의 SUC(쿠페형)와 SUV, 그리고 E클래스와 S클래스 사이의 SUC와 SUV, 이렇게 게 되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헷갈리게 기사가 되어 있어서 힘드네요;;)


SUC라는 SUV와 쿠페의 조합인데,  배터리 때문에 시트 포지션이 7센티미터나 높아 이를 새로운 세그먼트화 시키려는 그런 의도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어쨌든 기존에 없던 새로운 생산 라인을 통해 독일이나 미국 공장에서 만들어질 예정인데요. 예상도만 보면 지상고가 상당히 높은 세단의 느낌도 나고 SUV 느낌도 나고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계획대로만 된다면 2021년 중반에 마지막 라인업이 완성이 되는데 가격은 7만유로에서 12만 유로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일단 테슬라 S와 같은 스포티한 세단의 높은 버젼, 그리고 테슬라가 내놓을 SUV 모델 X과 경쟁할 SUV 버젼 이렇게 두 가지 모두에 대응을 할 계산인 것으로 보입니다. 역시 모두 고마력에 완충 거리 최대 450~560km까지 준비가 되는 모양인데 기대를 해보겠습니다.


▷아우디 Q6 E트론

아우토빌트 잡지 스캔


아우디는 Q8 E트론이라는 걸 원래 계획했었습니다. 그런데 시간과 제작비 문제 등으로 이 계획이 엎어졌죠. 그리고 한 단계 낮은 급인 Q6 E트론을 현재 준비 중입니다. 역시 Q가 이름에 들어가는 것으로 봐서는 크로스오버 쿠페 형태의 전기차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완충 시 최대 주행거리는 350km로 잡고 있습니다. 현재 300마력과 400마력, 그리고 RS급인 500마력의 세가지 트림이 계획돼 있다고 전합니다. 가격은 8만~10만 유로 사이로, 2018년부터 시판될 예정이고, 차체 무게 줄이는 데 일가견이 있는 아우디인지라 테슬라 보다 가볍게 만들겠다는 이야기도 있군요.


끝으로 하나 더 전해드리면, 포르쉐 또한 전기 스포츠카를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918대만 한정 판매된 10억이 넘는 918 스파이더와는 달리 완전한 전기로만 달리는 그런 스포츠카를 내놓을 것인지 얘기가 되고 있는데 아직 확실하게 결론이 난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결정은 VW 그룹에서 해야 하는데 단독으로 진행이 안되면 아우디와 연계해서 진행될 수도 있다고 하는군요. 


911인데 4도어에다 전기차? 굉장히 생소한데 과연 이 계획이 제대로 진행이 될 수 있을지. 일단 400마력, 500마력, 그리고 600마력까지 힘을 내면서 완충 시 최대 500km의 거리를 주행할 수 있게끔 한다는 것이 내부자의 전언인데, 수치들이 모두들 엄청난 수준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고급 전기차 춘추전국시대, 그리 멀지 않았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만 이야기를 했지만 그 외에 여러 업체들이 고급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했거나 계획 중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역시 인프라가 얼마나 갖춰지느냐가 아닐까 싶은데요. 거기다 너무 비싼 가격으로 인해 자동차 시장 전체에 가격 상승이라는 어떤 여파가 미치는 건 않을지, 그 점도 우려가 됩니다.


어쨌든 전기차 시장 역시 프리미엄 회사들이 덤벼드는 고급 시장과 양산형 메이커들이 참여하는 일반 시장으로  나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전기차가 어디까지 발전하고 시장을 확대할지는 여전히 의문부호를 가지고 있지만, 현재 나오는 계획들만 봐서는 그리 멀지 않은 시점에 다양한 전기차들이 달리는 걸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시대에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도 생각해 봐야겠죠? 


대중이 원하는 걸 만들어 히트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길을 만들어 그 길로 대중이 따라오게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전기차는 후자의 경우라고 할 수 있겠죠. 과연 그들이 열어가는 새로운 길로 얼마나 많은 이들이 달려가게 될지, 그리 멀지 않은 기간 안에 확인이 될 것 같습니다. 비록 두둑한 지갑은 준비가 안되었지만, 그래도 전기차가 열어 갈 새로운 세상에 대해 마음의 준비 정도는 하고 있는 건 어떨까 합니다. 오늘은 고급 전기차 관련한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더모터스타 카페에 올라온 새 소식 2개 

하나 : 부가티 베이론 후속 시론 실물 공개 :   http://cafe.daum.net/themotorstar/AafW/307 <= 클릭

두울 : 아우디 신형 Q7의 약간은 자세한 소식 : http://cafe.daum.net/themotorstar/5Rej/94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