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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BMW X1에서 마음이 멀어지는 이유

 

지난 포스팅에 너무 진을 뺐더니 오늘은 좀 가벼운 내용으로 편하게 포스팅을 해야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분량은 적어서 편할지 몰라도 내용은 그닥 편치가 않네요. 특히 X1을 괜찮게 생각하고 있는 저의 입장에선 더 그렇습니다.  

 

최근에 독일 전문지 아우토빌트에 BMW의 X시리즈들, 그러니까 SUV 라인업의 신차 계획에 관한 기사가 실렸습니다. 여러분이 잘 알고 계시는 엔트리급 X1부터 몇 년 후에 새로은 플랫폼으로 등장하게 될 럭셔리급 X7에 대한 소식까지요. 그런데 다른 내용들 다 떠나서 X1의 큰 변화에 대한 아쉬운 내용만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게 아우토빌트에 실린 차세대 X1의 예상도인데요. 뒤태 보다는 앞모습의 변화가 조금 더 커 보이는군요. 그런데 이런 디자인의 변화는 사실 차 성격 자체의 변화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벌써 사진에 있는 내용을 읽을 수 있는 분들은 눈치를 채셨을 텐데요. BMW의 차세대 X1은 3기통에 MINI 플랫폼을 이용한 앞바퀴 굴림 전용 모델로 바뀔 예정이라고 합니다.

 

BMW의 3기통 얘기는 벌써 여러 번 했습니다. 해치백인 1시리즈, 그리고 새롭게 선보일 미니밴 액티브 투어러, 거기에 최근에 5시리즈의 엔트리급 엔진으로 3기통이 사용이 될 거라는 소식들이었죠. 거기에 더해 1시리즈와 미니밴은 더 이상 BMW의 자랑이었던 뒷바퀴 굴림이 적용이 되지 않고 전륜구동방식만 채택이 될 예정이라는 것도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하나, 아니 2가지 모델이 더 추가가 됐습니다. 앞으로 나올 X1 신형과 쿠페형 모델 X2가 그것이죠. X2는 X4의 동생급 모델이에요. X3의 쿠페형 X4, 그리고 X1의 쿠페형인 X2, X5의 쿠페형인 X6, 이렇게 짝이 지어지는데요. 그 중  X1이 앞바퀴굴림에 3기통으로 가게 되고, 같은 차라고 할 수 있는 X2도 그렇게 된다는 얘깁니다.

 

이게 X1의 쿠페형이 될 X2의 모습이에요. 랜더링 아래엔 레인지 로버 이보크 이후에 두 번째 프리미엄 브랜드의 쿠페 SUV라는 글귀가 적혀 있군요. 그런데 더 충격적인 것은, 이 X1과 X2에 어쩌면 사륜구동이 방식, 그러니까 xDrive가 적용이 안 될 수도 있다는 내용입니다.

 

단정을 지은 것은 아니지만 위 사진에 보면 'SUV ohne Allrad' 라고 적혀 있는 문구가 이런 불안감을 더해줍니다. 앞으로 X시리즈에서 사륜구동 방식의 적용이 많이 줄어들 것이란 내용이거든요. 애초부터 사륜방식이 없는 모델 같으면 이해를 합니다 QM3 같은. 그런데 BMW는 현재 X1부터  X6까지 모든 X시리즈에 사륜방식이 적용하고 있는데 이를 없앤다? 도대체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개인적으로는 X1 전체 라인업에서 사륜을 뺀다는 의미 보다는 현재 xDrive 20i부터 xDrive25d까지 있는 총 5개의 라인업 중 일부에서 사륜없이 그냥 앞바퀴 굴림으로만 간다는 의미가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완전히 다 없앤다는 건 아무래도 무리가 아닌가 싶은 거죠. 다만,

 

신형 X시리즈에는 앞으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들이 추가될 예정인데요. 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라인업에는 3기통 엔진을 쓰는 X1과 X2의 경우 앞바퀴굴림으로만, X3과 X4는 지금처럼 후륜에 4기통, 마지막으로 X5와 X6, 그리고 X7은 후륜 또는 사륜에 6기통 엔진으로 전기모드와 조합을 이룰 것이라고 합니다. 이건 확정이 된 내용인 거 같더군요. 지금까지 얘기된 X1 변화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게 됩니다. 

 

               앞바퀴 굴림 기본,

               현재 4기통이 모두 3기통 터보로 다운사이징,

               미니 플랫폼 공유,

               일부 혹은 전체 트림 사륜구동 적용 불가.



 

도대체 왜 BMW는 이런 변화를 꾀하려는 걸까요? 


 

지난 번에 BMW 미니밴 때에도 말씀을 드렸지만 현재 3기통으로의 전환은 모든 메이커들이 엔진 다운사이징이라는 하나의 추세를 따르는 것과 마찬가지의, 큰 틀의 변화입니다. 출력 자체 보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면서 힘과 연비효율성을 안정되게 가져가겠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짐작이 가능해집니다. X1 xDrive 28i와 같은 모델은 245마력의 힘을 내죠. 25d 사륜구동 역시 218마력의 힘을 냅니다. 그런데 1.5리터 이하의 3기통으론 이와 같은 마력을 내기는 어렵습니다. 기술이 없어서 안하는 게 아니라, 3기통으로 줄이는 본래적 목적 친환경성과 연비효율성이란 명분 때문이죠. 그렇다면 현재 사륜 라인업에서 고마력 모델들이 빠질 가능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이건 그 때 가보면 알게 되겠죠.

 

그리고 또 한 가지 변화인 앞바퀴 굴림에 대해선 공간확보, 무게 감량, 무게 줄임에 따른 연비효율성 증대, 그리고 원가 절감, 이 4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아우토빌트는 전하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내용을 합쳐 보면 베엠베가 이제 자신들의 정체성, 즐거운 운전이라는 가치 보다는 엔트리급에선 경제성에 좀 더 초점을 맞추려는 것이 아닌가로 분석이 가능해집니다. X1의 경우만 놓고 보면, 뭔가 SUV다운 맛과(사륜), 드라이빙의 즐거움 (고마력)을 병행 하고자 한다면 더 돈을 내고 큰 차, 큰 엔진을 사라는 그런 의도로 읽힐 수도 있습니다.

 

지금 제 아내의 1시리즈는 누차 말씀드렸듯 가장 낮은 기본형 모델입니다. 하지만 BMW가 주는 즐거운 드라이빙(후륜, 유압식 스티어링 휠, 수동 6단 조합)이 가능한 거의 마지막 저가형 (BMW 기준) 모델이 아닐까 합니다. 이런 엔트리급 모델들이 점점 운전의 재미 보다는 연비효율 쪽으로 방향을 틀어가는 것 같아서 제겐 그 점이 서운함으로 와 닿습니다.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도 BMW의 펀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었던 이들은 저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네요.

 

3기통의 경우 1.5리터 엔진이 기본이고 심하면 1.25리터급의 작은 배기량 엔진이 들어갈 수 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얼마나 힘을 낼지는 모르겠지만 앞바퀴 굴림 SUV에 1.25리터라는 조합은 확실히 운전의 즐거움 보다는 경제성, 일상성에 더 초점을 맞춘 조합으로 읽혀요. 뭐 솔직히 BMW라는 브랜드, X1이라는 SUV 느낌의 차를 타는 것에 만족하는 분들에겐  이런 변화가 큰 관심의 대상은 아닐 겁니다. 오히려 스타일이 더 좋아지고 연비효률이 좋아진다면 더 좋아들 하실 수 있겠죠.

 

하지만 비머들, 그러니까 BMW를 오래 전부터 좋아하던 분들에겐 분명 이런 변화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이 기사를 실은 아우토빌트 역시 BMW의 변화에 우려와 아쉬움의 목소리를 담았는데요. i3와 i8이라는 BMW 전기차의 혁신성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더 맥이 빠지는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과연 BMW가 이런 우려 속에서 얼마나 자신들이 내세운 '즐거운 드라이빙'을 유지시킬까요? 낮은 급에서도 그 맛을 누렸던 이들은 이제 대체자를 찾아야 하는 걸까요? 머릿속이 많이 복잡해지는 하루였습니다. (연비 좋은 차야 많지만 BMW가 주는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주는 차는 많지가 않죠.)

 

추가 : X시리즈 신형 및 부분변경 모델 출시 일정

 

 

X1 신형 : 2015년 출시

 

X2 쿠페 : 2016년 출시

 

X3 부분변경 : 2014년 출시

 

X3 신형 : 2017년 출시

 

X4 쿠페 : 2014년 출시

 

X5 부분변경 : 2017년 (올해 신형 X5가 나왔고, 그 모델의 페이스리프트 버젼입니다. 착오 없으시길)

 

X5 신형 : 2019년 출시 예정

 

X6 신형 : 2014년 출시

 

X7 신형 : 2017년 출시 예정 (롤스 로이스가 만들 새로운 SUV와 플랫폼이 공유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