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모터스타’ 기억하십니까? 더모터스타는 잠깐 동안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던, 자동차 문화공간으로 성장되기를 바랐던 웹사이트 이름입니다. 이미 알고 있는 분들, 그곳에서 한때나마 회원으로 활동했던 분들에겐 아쉽고도 반가운 이름이 아닐까 싶은데요. 더모터스타가 다시 간판을 내걸고 시작하게 됐습니다.
늘 제가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자동차는 문화다.” 라는 명제였어요. 우리에게 자동차는 산업과 경제의 카테고리 안에서, 또는 하나의 비싼 소비재로 흔히 이야기되어 왔습니다. 새로운 자동차에 대한 정보는 시승기 중심으로 기술적으로 주로 묘사되었고, 성능과 기능에 대한 설명은 어렵게만 느껴졌습니다. 우리나라 자동차 보유대수가 곧 2천만 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하죠.
이처럼 자동차는 우리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 아주 흔하고 흔한 것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좀 더 자동차는 일상적인 영역 안으로 들어와야 해요. 하지만 우리의 자동차 이야기, 자동차 문화는 대중적이지 못합니다. 속된 말로 차 좀 안다는 사람들 중심의 그들만의 리그처럼 느껴졌습니다. 쉬운 언어로, 누구나 즐기고 알아가는 그런 생활의 문화로 자동차를 이야기 해주는 곳이 없을까 찾아 봤지만 발견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자동차 이야기로 밥 먹고 살 수 있느냐의 딜레마
예전에 아는 분과 대화 중에 그런 얘기가 나왔습니다.
“스케치북님이 바라는 그런 것, 그러니까 자동차를 문화라는 관점에서 다루는 잡지나 매체는 대한민국 여건 상 나오기 어려워요. 일단 돈이 안 됩니다. 지금도 보세요. 어지간한 정보는 다 무료로 인터넷에서 잠깐만 뒤적이면 찾을 수 있어요. 이런 환경에서는 배곯기 십상이죠. ”
전적으로 광고로 유지되는 환경에서 말랑말랑한 자동차 타령에 누가 관심이나 있겠냐는 얘기로 들렸습니다. 상황이 이러니 차에 대한 정보를 매체들이 얼마나 솔직하게 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법은 없을까 고민했죠. 저 역시 처음에 더모터스타라는 공간을 만들었을 때, 의지만 앞세운 나머지 현실의 벽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한 번의 쓰린 실패 후, 개인의 의지만으로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잠깐 제가 사는 독일 자동차 잡지 이야기를 해볼게요. 이미 개인 블로그 공간에서는 자주 말씀을 드렸는데요. 가장 독일에서 많이 팔리는 자동차 잡지는 주간지 형태입니다. 일주일에 약 80만부 정도가 팔리죠. 권당 가격이 1유로 60 정도니까 우리 물가 개념으로 바꿔 보면 2,500원쯤 되지 않겠나 합니다.
한 달이면 320만부가 팔린다고 하네요. 2,500원 x 320만부 해보니까 월 8억입니다. 저와 같은 정기구독자들의 할인액을 감안해도 한 달에 수억의 구독료가 들어옵니다. 이쯤 되면 잡지사는 누구의 눈치를 봐야 할까요? 독자의 눈치만 보면 됩니다. 독자의 눈치를 본다는 건 정확하고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필연적 방향성이 갖게 합니다.
그 잡지 보면 자동차와 관계된 오만 가지 정보를 다 다룹니다. 신차 출시 소식부터 차량 성능 비교테스트. 여행과 보험. 중고차부터 자동차 용품들 각 종 테스트. 그리고 차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소한 삶의 이야기들까지. 그 잡지 한 권 안에 자동차와 관련된 모든 이야기가 살아 숨을 쉬고 있는 것이죠.
자동차 회사들은 이 잡지에서 실시하는 비교테스트에 최상의 모델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광고합니다. 잡지사들은 메이커 눈치 안 보고 비판을 서슴없이 하고, 사회적 이슈도 공론화 해서 정책이나 제조사의 태도까지 개선을 이끌어 내기도 합니다. 정보의 가치를 인정하는 독자, 그 독자들만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잡지사가 있다는 얘깁니다.
이걸 우리나라에 대입해 볼 수 있을까요? 일단 돈을 내면서까지 자동차 관련 정보를 구하는 사람들의 숫자 비교가 안될 겁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 우린 인터넷에서 조금만 노력하면 원하는 자료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그 자료가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닌지는 그 다음 문제일 겁니다.
자 그러면 이렇게 정리를 해볼 수 있습니다. ‘돈에 구애 받지 않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다양한 시각으로, 보다 많은 이들에게 전달해주는 것.’ 지금 한국 자동차 소비자들이 바라는 바가 아닐까 하는데요.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곳은 제가 판단했을 때 대한민국엔 다음이나 네이버 같은 포털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포털 자동차 섹션 역시 기존 형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상황입니다. 이런 얘기 블로그에서도 몇 번 보셨을 거예요. 언론 시승기는 신뢰하지 못하고, 익숙한 몇 가지 패턴에 따른 콘텐츠를 습관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선 자동차는 늘 그렇고 그런 것, 관심 있는 일부 사람들의 것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기존의 틀을 깨고 좀 더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게 제 고민이자 바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제 마음 속이라도 들여다봤던 것일까요? 어느 날 불쑥 다음 측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혹시 더모터스타를 되살려 볼 생각 없느냐면서 말이죠.
더모터스타에 올렸던 시승기 관련 사진
Daum이 건넨 이야기
오래 전부터 제 블로그와 더모터스타를 지켜봤다며, 더모터스타가 지향하는 지점을 함께 구현하지 않겠냐는 제안이 왔습니다. 처음엔 반신반의해 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계속 나누면서 그들의 진정성이라고 할까요? 그런 것이 와 닿더군요. Daum측이 제게 건넨 이야기를 압축하면 이렇습니다.
“뭔가 신뢰할 수 있고 창의적인, 그런 자동차 이야기를 늘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언론이나 메이커에 영향을 받지 않는 자동차 정보가 있었으면 했고요. 또 자동차를 통해 우리 사회가 투영되어도 좋겠다 싶었죠. 그런 걸 스케치북님과 함께 더모터스타라는 이름으로 해보고 싶습니다. “
다음이 꺼낸 이야기는 제 생각과 많은 부분에서 일치했습니다. 그들의 주문은 간단했어요. 제가 해오던 것들을 발전시켜 나가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자동차 별점시스템을 만들자는 제 제안도 흔쾌히 받아주었죠. 시스템 구축엔 시간이 걸리니, 일단 더모터스타 시즌1에선 에디션을 정착시키는 것에 무게중심을 두기로 했습니다. 갑자기 신이 나더군요.
더모터스타, 이제 진짜로 시작합니다
Daum 덕에 서랍 깊숙하게 넣어 두었던 더모터스타를 다시 꺼내게 되었습니다. 비록 시작은 소박하지만 뚝심을 가지고 좋은 공간으로 태어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일부에서는 혹시 포털에 이용을 당하는 게 아니냐며 걱정하시네요. 충분히 그런 걱정을 할 수 있다 봅니다. 하지만 제 판단이 맞는지 틀리는지, Daum의 진정성이 확인되는 건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것 않습니다.
아무쪼록 더모터스타가 제 길을 잘 달릴 수 있도록 많은 응원 주십시오. 더모터스타가 부족하나마 대한민국 자동차 문화가 더 풍요로워지는데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의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자동차와 우리의 삶이 이야기가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더모터스타는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이야기를 해나갈 것입니다. 다양하고 의미 있는 시도들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박수와 응원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이 더모터스타의 엔진이며 차체라는 것 잊지 말아주세요.
고맙습니다.
더모터스타는?
2012년 봄에 문을 열었던 자동차 웹사이트. 시승기와 자동차 신차 소식 외에도, 다양한 자동차 문화 관련 소식을 전하고 공유하는 것이 주된 목표.
코너로는
네티즌들이 신차 평가를 직접 할 수 있었던 <자동차 별점주기>
독일과 미국 등, 해외 자동차 문화와 교통 정책 등을 전하는 <롱버텀 & 스케치북 칼럼>
독일 아우토반과 미국 콜로라도 고산지대에서 벌였던 < 아우토반 시승기>
그 외 <해외 신차 소식 > 등.
* 아 추가로 하나 더 말씀 드립니다.
모바일을 이용하시는 분들께서는, 다음앱을 클릭하셔서 다음에 들어가신 후에 화면을 좀 내리면 view 코너가 보일 겁니다. 거기서 'VIEW 홈'을 터치하신 후에 뷰 메인 페이지 아래로 주주룩 화면을 내리시면 뷰 바로가기 앱을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좀 편하게 찾을실 수 있을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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