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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순위와 데이터로 보는 자동차 정보

유럽인들이 뽑은 '2011 자동차 디자인 어워드'

지난 주, 아우토빌트에서 실시한 2011 자동차 디자인 어워드에서 메르세데스 SLK가 최종 선정됐다는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3년 연속 메르세데스의 승리였죠. 오늘은 독일이 아닌 유럽인들이 선정한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상과 관련돼 포스팅을 할까 합니다.

유럽 전체의 의견을 모은다는 게 물리적으로는 사실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독일의 유력지인 아우토빌트(Autobild)는 그나마  '유럽 전체'라는 의미에 가장 근접할 수 있는 잡지가 아닌가 싶은데요. 그 이유는, 아우토빌트가 독일 뿐 아니라 유럽 여러나라에서도 팔리는 잡지이기 때문입니다.

영국의 탑기어가 영상물로서 유럽 최고의 권위와 인기를 자랑하듯, 인쇄물로서는 아우토빌트가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고 보시면 되는 건데요.  이번에 20여개 국에서 아우토빌트를 구독하는 독자들  20만 명 이상이 이번 디자인 어워드에 참여를 했습니다. 이 정도면 얼추 유럽전체의 의견이라고 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되는군요. 

그렇다면 독일에서의 결과와는 다를까요? 만약 다르다면 어느 정도나 다를까요? 각 세그먼트별 순위를 독일결과와 함께 보신 후에 전체 1,2,3위를 최종적으로 확인토록 하겠습니다.


소형 및 준중형 부문


                        1위 시트로엥 DS4 34.1%

                        2위 시트로엥 C4   14.8%

                        3위 토요타 야리스 13.7%

(독일결과 - 1위 시트로엥 DS4 / 2위 시트로엥 C4 / 3위 토요타 야리스)

득표율도 거의 큰 편차를 보이지 않은 가운데 독일의 결과와 유럽의 결과가 똑 같게 나왔습니다. 올해는 디자인에서 시트로엥이 목에 힘을 좀 줄 거 같네요. 벌써 텔레비젼 광고를 통해 DS4가 준중형 이하 부분 우승자임을 대대적으로 알리고 있더군요. 중형급인 DS4까지 출시가 됐지만 가장 디자인적 완성도는 DS3(소형)이 더 낫지 않나 하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세단 및 왜건 부문


                   1위 BMW 5시리즈 투어링 (12.6%)

                            2위 볼보 V60 (8.0%)

                         3위 푸조 508SW (6.4%)

(독일결과 - 1위 오펠 아스트라 스포츠 투어러 29.8% / 2위 BMW 5시리즈 투어링 10.3% / 3위 볼보 V60 7.9%)

독일에서 1위를 했던 오펠은 메달권에서 빠졌고 대신 푸조가 들어왔습니다. 1위 득표율이 낮은 것으로 봐서는 이 항목에서 다양한 모델들이 경쟁을 벌였다는 걸 알 수 있겠는데요. 아직까지 오펠은 독일 내에서의 빠른 이미지개선 분위기를 유럽 전역까지 확장시키진 못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푸조508은 대박까지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좋은 판매성적을 내리라 예상해봅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왜건이 1,2,3위를 싹쓸이 해버렸네요. 정말 유럽인들 왜건 사랑은 인정인정!!




쿠페 및 카브리오 부문


          1위 BMW 6시리즈 쿠페/카브리오 (13.3%)

                     2위 메르세데스 SLK (12.6%)

                    3위 애스턴 마틴 Virage(8.2%)

(독일 결과 - 1위 메르세데스 SLK 14.7% / 2위 BMW 6시리즈 14.3% / 3위 아우디 A7 13.3%)

독일과는 다른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1,2위가 바뀐 것이죠. 물론 표차는 그닥 많아 보이지 않을 만큼 치열했는데요. 아우디 A7대신 들어온 애스턴 마틴 카브리오 모델이 인상적이었습니다.




SUV 및 사륜구동 부문


                          1위 BMW X3 (20.6%)

                   2위 레인지 로버 이보크 (19.8%)

                         3위 포드 C-MAX (5.8%)

(독일 결과 - 1위 이보크 27.4% / 2위 BMW X3 18.5% / 오펠 자피라 9.5%)

이보크와 X3의 싸움이 독일이나 유럽에서나 대단히 치열합니다. 이게 판매에서도 영향을 미칠지 굉장히 그 결과가 궁금해지는데요. 어쨌든 오펠이 빠진 자리에 실용적인 포드 모델이 들어간 것이 인상적입니다.




프로토 및 컨셉카 부문


1위 알파 로메오 4C (8.2%)




2위 시트로엥 Metropolis (5.8%)




3위 BMW 비젼 CD


컨셉카 쪽은 메달권 모델을 모두 보여드려야 할 것 같아서 사진 모두 올렸습니다. 역시 알파로메오가 부동의 1위였습니다. 독일에서도 알파로메오 , CLS 슈팅브레이크, 아우디 콰트로 컨셉 등으로 순위가 정해졌었죠.

그렇다면 최종적인 순위는 과연 어떤 모델에게 돌아갔을까요?




3위 메르세데스 SLK (6.8%)






2위 레인지 로버 Evoque (7.9%)






1위 BMW 6시리즈 쿠페 / 카브리오 (8.1%)


6시리즈가 유럽피언들이 뽑은 2011년 최고의 디자인 자동차로 선정이 됐습니다! 독일에선 SLK에 자리를 내줘 분루를 삼켰지만 유럽인들은 6시리즈의 손을 들어주며 베엠베의 눈물을 닦아주었네요. 비록 2위였지만 이보크의 득표율이 1위와 그리 크지 않아 이 새로운 콤팩트 프리미엄 SUV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큰지도 알 수 있었습니다.



나름의 분석...

디자인에 관한 의견이었지만 독일과 유럽의 결과들을 함께 버무려 놓고 보니 어떤 흐름같은 게 읽혔는데요. 일단! 독일인들은 자국차에 대한 애정이 크다는 것입니다. 특히 오펠이나 아우디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독일 결과는 이런 판단에 힘을 실어줍니다. 하지만 반대로 보면 독일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아우디가 유럽으로 확장되면 베엠베에게 그 인기의 자리를 내주게 되는데요. 역시 월드 와이드 측면에서는 BMW와 아우디의 간극이 좀 더 벌어져 보입니다.

그리고 성능에서는 한급 아래로 취급되지만 디자인에 있어서 만큼은 이태리나 프랑스 메이커들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지고 있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VW의 경우, 독일에서든 유럽에서든 디자인에 있어서 만큼은 아직 경쟁력을 더 키워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순위가 낮다고 생각하지 마시길...아마 4위에서 10위 권에서 충분한 모델들이 포진시켰을 테니까요.

끝으로, 기아의 K5 얘기인데요. 유럽에서 가장 권위 있는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최우수 상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왜건 모델이 아니라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브랜드 파워나 인지도에서 밀리는 점이 그대로 결과에 작용을 한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한국자동차들의 디자인이 많이 발전했지만 이것이 유럽인들의 의식에 좀 더 선명하게 각인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