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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현대차 온라인 전사들과 공존이냐 대립이냐

어제 제 나름 찐한 포스팅을 하나 했더니 진이 빠져버렸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은근슬쩍 포스팅 없이 넘어가볼까 싶어 편하게 저녁시간을 보내던 중이었죠. 그런데 눈에 띄는 내용을 하나 접하게 됐습니다. 바로 현대차가 임직원 가족들을 대상으로한 온라인 홍보단을 모집하고 있다는 소식이었죠.

훔...이 기사를 보니 대뜸 걱정이 들더군요. '드디어 공격이 시작되는 건가?' 하고 말입니다. 무슨 적대적 관계도 아니고 무슨 소린가 싶어하실 분들이 계실 거 같은데요. 제가 가장 최근 1년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현대차의 온라인 대응방식에 대한 기대와 염려를 함께 오늘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사실 오래전부터 현대차의 비공식적 온라인 대응팀이 있다는 얘기는 계속해서 나돌았습니다. 현대차에 대한 부정적 온라인 여론이 점점 커지는 것에 대한 나름의 대응방안 중 하나로 삼은 것이죠. 실제로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알바'가 있다는 것도 모 기자가 개인블로그를 통해 밝혀내기도 했는데요.

사실 여론에 대한 이유있는 대응은 기업 입장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뭔가 사실과 다른 이야기라고 여기는 여론에 대해 적극적으로 자기변론을 해야하겠기에 얼마든지 이해는 될 수 있는데 문제는, 그  '알바'로 불리는 대응팀에 대한 인식이 아주 좋지 않다는 것에 있습니다.

물론 현기차에 대한 비판여론이 모두 옳다고만은 할 수 없습니다. 다분히 감정적이고, 근거 없는 비방성 분위기도 분명 있습니다. 또 경쟁메이커의 관계자들이 익명성 뒤에서 어떤 분위기를 조장하는 모습도 주의깊게 자동차여론마당을 관찰한 분들은 쉽게 파악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진흙탕싸움이 벌어지기 일쑤였죠. 지금도 어딘가에선 현기차가 맞네 GM대우가 맞네, 르노삼성이 좋네 하면서 유치한 쌈박질들이 한창 벌어지고 있을 겁니다. (제가 다음 아고라를 더 이상 즐겨찾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죠.)

제 블로그만 하더라도 평소엔 보이지도 않던 분들이 현대차 관련 포스팅이 올라오면 여지없이 나타나 딴지를 걸죠. 물론 그 중엔 차분하고 예의를 갖춰 의견을 나누는 분도 계셨지만 상당수는 감정적이고 유치한 말장난의 댓글들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알바' 티를 너무 낸 것이죠.

이런 분위기이다 보니 현대차 입장에서는 더 이상 알바타령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자신들에 대한 온라인상의 여론을 만들어갈 뭔가가 필요했었을 겁니다. 그러한 첫 시도가 바로 앞에 보여드린 'H-Friend' 가 아니었을까요?



        "현대차의 참모습을 널리 알려줄 YOUNG한 온라인 홍보단을 모집합니다!" 

        "온라인 상에서, 댓글이나 투표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자신의 트위터/블로그 등으로 본인의 생각을 매우 자주 & 잘 표현 한다고 생각하
         는 영현대인!"

        "온라인 활동 지수에 따른 온라인 포인트 지급"


여러분은 어떤 느낌인지는 모르겠지만 좋게 보자면 현대차가 자신들의 표현처럼, 참모습을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의지의 표명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심 내수차와 수출차에 대한 의구심이나, 안전성에 대한 갖가지 의견, 가격에 대한 불만, 또는 자동차기술에 대한 현대차쪽 입장이 이런 기회를 통해서 대중들과 올바르게 만날 수 있길 기대해보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반대로 보면 이런 의문점들을 이런 방식으로 해결하는 게 최선인가 하는 점입니다. 오히려 기업의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뭔가 새로운 형식의 대대적인 광고나 캠페인 등을 통해 항간에 나돌고 있는 소문들이 사실이 아니라면 속시원히 해소를 시켜주는 게 맞지 않나 싶은 거죠. 그런데 고작 댓글이나 달고, 투표에 참여하고, 블로깅 좀 열심히한다고 해서 대중의 궁금증과 의구심들이 개운하게 해소될까요? 현대차는 알아야할 게, 계속해서 이런 여론의 요구를 무시하고 외면하면 소문들이 결국은 사실임을 인정하는 꼴밖에 안될 겁니다.

만약  소문들 중 사실이 있다면, 그게 맞다라고 시원하게 밝히고 죄송했노라 사과하면 되는 겁니다. 고작 블로거 2~3백명으로 얼마나 사실을 잘 전달할 수 있을 것이며, 얼마나 제대로 된 긍정적 대응을 이뤄낼 수 있을까요?...저는 현대차가 훨씬 통큰 모습으로 내수시장에서 불고 있는 부정적 이미지 개선작업을 해야한다고 봅니다. 이게 세계 5대 자동차 양산업체답게, 엄청난 영업이익을 올리는 기업다운 태도가 아닐까요? 

여기에 더해서, 요즘 현대차 임직원 가족들을 대상으로한 또 다른 온라인 홍보단을 모집한다고 합니다. 내용은 'H-Friend'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양한 라인을 통해 온라인 여론에 정면대응하겠다는 의미겠죠. 하지만,

젊은 청년들을 동원하든, 가족들을 출동시키든, 이전의 알바들이 했던 온라인 상에서의 대응, 그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또 다른 진흙탕싸움의 진원지밖에 될 수 없을 것입니다. 현대차의 새로운 온라인 홍보단들이 현대차에 비판적인 온라인 여론들과 공존을 할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적대적 관계로 꼴 사나운 쌈박질만 해댈지는 전적으로 홍보단에 달려 있다는 거, 현대차는 알고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