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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메르세데스 벤츠의 회춘은 성공할 것인가

오늘은 모처럼 강남엘 갔습니다. 날이 조금 풀린 덕에 일정들 중간중간 계속 걸으며 자동차들 주의 깊게 살펴 보는 즐거움(?)도 누렸죠.  벤츠나 베엠베, 아우디와 포르쉐 등의 명차들의 고향인 독일에서 살지만 강남의 길거리 위에서 만나는 화려한 수입차들은 또 다른 느낌을 안겨주더군요.

그 중 상당히 독특한 차를 한 대 발견했었는데요. 메르세데스 CLS63 AMG 모델이 그것이었습니다. 흔한 차는 아니지만 못 볼 만한 모델도 아닌데 뭐가 독특했냐고 하시겠지만, 올 블랙 바디가 온통 카본(탄소섬유)으로 되어 있던 모델이더군요. AMG라는 회사가 벤츠의 자회사로 고성능 모델에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모두 들어주는 곳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정말 카본인지 아니면 카본인 척 했던 것인지는 지금도 확신이 안 서더군요.

여튼 굉장히 인상적인 차였지만 횡단보도 한 가운데에서 신호에 걸린 운전태도나 차창을 온통 시커멓게 해놓아 실내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점 등은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그 차를 보고난 이유였을지 유독 벤츠가 눈에 많이 보이더군요. 그리고 일부 몇몇 모델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벤츠의 주인들은 모두가 연령대가 상당히 높아 보였습니다.

사실 이러한 점은 독일이든 한국이든 세계 어느 곳에서든, 메르세데스 벤츠의 일반적 이미지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드는 하나의 생각...

                '정말 벤츠는, 장년층들을 위한 브랜드로 계속 살아가게 될까?'




▶메르세데스 벤츠, 회춘을 준비하다!

제가 포스팅을 하기도 했지만 독일에서도 가장 차량 구입 연령대가 높은 메이커가 메르세데스일 정도로 벤츠는 중장년들의 차가 되어버렸습니다. 한국에서는 마이B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B클래스 조차도 독일에서는 아저씨 혹은 할아버지들의 모델입니다. 엔트리 모델인 A클래스에서도 젊은 운전자들을 만나기 어려운 게 현실이죠. 이런 노쇄화로 인해 다임러는 새롭고도 과감한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바로 젊은 고객들을 끌어와 시장지배력을 전세대에 걸쳐 확장시키겠다는 야심이 그것입니다.

 
고든 봐그너라는 젊은 디자이너를 수석으로 앉힌 것에서부터 시작된 '젊은 벤츠로의 회춘' 시도는 이미 소개해드린 A클래스를 바탕으로 한 4도어 쿠페 CLC나, 차세대 A클래스 등의 예상 렌더링을 통해 충분히 짐작이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2014년 정도에 출시될 차세대 C클래스 역시 젊은 색을 잔뜩 부여했습니다. 거기에 더해 새로운 세그먼트가 될 BLK까지, 한 마디로 중형급을 포함한 그 이하들 모델들 모두, 젊은층을 사로잡기 위해 스포티브함으로 완전무장을 한 것이죠.




▶작은 에피소드 하나가 벤츠의 현실을 말하다~

예전의 일입니다. 집사람과 시내(프랑크푸르트)에서 일을 보고 돌아오다가 반대편으로 지나가는 벤츠 E클래스를 동시에 쳐다본 적이 있습니다. 흔하디 흔한 E클래스를 왜 쳐다봤는가...나이드신 분들이 주로 애용하는 은회색 칼라(독일은 은색 계열은 주로 장년층이 타는 색입니다. 대체적으로 젊은 사람들은 검정이나 그밖의 칼라를 선호하죠)의 그 차량 운전자가 상당히 젊은 사람이었기 때문인데요. E클래스 은회색 모델을 20대 젊은이가 운전하는 경우는 아버지 차를 끌고나온 것 아니면 쉽게 목격되지 않습니다.

역시 벤츠는 전통과 권위, 그리고 안전이라는 상징성을 통해 '중장년층 정도가 되어야 어울리는 메이커'라는 인상이 자리잡고 있는 것입니다. 안정적인 중상류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고는 있지만 BMW나 아우디에 열광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50대 이후가 되었을 때에도 메르세데스가 여전히 로망이 될지는 장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즉 벤츠는 생존을 위해, 그리고 더 많은 고객 확보를 위해, 전통적 이미지의 고정관념화라는 벽을 깨고자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입니다.




▶벤츠의 도전이 시사하는 점


오랜 역사가 만들어온 깊은 전통과 권위의 상징이된 삼각별...벤츠는 지금도 여전히 최고의 자리에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이 메이커를 소유하기를 소망하죠. 하지만 즐거운 운전의 대상으로가 아닌, 신분의 상징이나 노년의 안락함을 위한 백발의 로망이라는 점은 자칫 부정적 이미지로 고착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메르세데스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젊은 세대를 향한 도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느 한 세대들 만의 메이커가 아니라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그런 벤츠가 되기 위한 도전을 말이죠...

Mercedes가 그동안 안주하는 모습으로 1위의 자리를 영위했다면, 이제는 새로운 도전자의 모습으로 시장에 등장하게 될 것입니다. 자동차를 정말 잘 알고, 시장을 리드했던 벤츠이기에 이들의 도전은 분명 큰 변화를 이끌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점 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할 점이 있죠. 바로 도전하고 노력하지 않는 메이커, 즉 절박함이 없는 교만하고 게으른 메이커는 아무리 그것이 천하의 벤츠라고 할지라도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



전통을 지켜가면서도 새로운 시장을 향한 도전자의 모습을 함께 보여주게 될 메르세데스 벤츠... 그 동안 보여주었던 다소 지루한 1위의 교만함을 떨쳐내고,  위기의식으로 바짝 군기든 삼각별!...이 독일국가대표 메이커가 얼마나 좋은 결과를 맺을지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볼 것입니다. 벤츠의 회춘 프로젝트...힘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