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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캠핑카로 떠나는 여행 결코 먼 꿈만은 아냐!

한국에 있을 때 제대로 꿈 한 번 못 꿔본 일이 바로 캠핑카, 카라반을 장만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무슨 캠핑카인가?' 라고 속좁은 생각을 했던 것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카라반 문화가 활성화 되어 있지 않은 분위기에 눌려 슬쩍 눈치를 본 것도 또 다른 이유였죠.

그런데 유럽에서 살다보니 캠핑카로 유럽대륙을 누비는 일이 꼭 꿈만은 아니더군요. 수십개 나라가 내륙길을 통해 연결이 되어 있는 것은 물론이고, 지도책 들고 고생할 일 없이 내비게이션 하나면 어디라도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는 혜택(?) 아닌 혜택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역시 문제는 돈...

가끔 포스팅을 통해서 보여드렸지만 한 두 푼하는 금액들도 아니고...그래서 10M 이상짜리의 수억원 대 카라반 대신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들을 생각하게 되죠. 

 
보통 이런 모델들인데요. 하지만 저와 같은 일반인들에겐 이런 것도 비싸고 호사스러울 수 있습니다. 역시, 쉽지 않은 문제인 거죠. 그나마 대안이랄 수 있는 게 렌트를 한다거나 중고를 구입하는 것 정도가 될 수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내 것을, 그리고 새 것을 마련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있을 겁니다... 그런데 얼마전 반가운 소식을 하나 접했습니다.

크나우스(Knaus)라는 캠핑카 전문 업체에서 저렴한 미니카라반을 슈투트가르트 레져박람회에 내놓는다는 얘기였는데요. 바로 이 모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보니까 감이 잘 안 오시죠? 잘못 보면 한강둔치에 있는 간이 화장실(?) 같기도 하구요. 






여러분이 좋아하시는 미니500, 친퀘첸토 뒤에 달려 있는 모습인데요. 어떠세요, 참 작죠? 하지만 작긴 해도 이렇게 붙여 놓으니 이제 조금 폼이 나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작은 걸로 어떻게 여행이 가능하냐. 그냥 짐칸으로밖에 못 쓰이겠다라고 마뜩잖게 생각할 수도 있겠군요...






자,어떠세요? 실내가 상당히 넓게 보이죠? 물론 사진이라 그런 것도 있지만 실제로 미니 가스레인지와 싱크대, 작은 냉장고와 4인용 소파에 테이블, 그리고 화장실까지...갖춰야할 건 모두 다 알차게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재질이나 마감도 상당히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것이 크고 비싼 것들 전혀 안 부러운 분위기를 연출해주고 있습니다.

(수정 - 죄송합니다. 지금 다시 자료를 우연히 봤는데 화장실이 실내엔 없다는군요 ㅜ.ㅜ 죗오합니다.)

 그렇다면 잠은 어떻게 자냐구요?






부감샷인데요. 테이블을 벽으로 붙여 세우고 소파를 맞대면 2인용 침대로 변신이 가능하게 설계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캠핑카들의 성공의 열쇠는 공간활용을 얼마나 잘 하게끔 설계되었느냐일 겁니다. 그런 면에서 이 카라반은 작지만 알차게 모든 것을 갖춘 튼실한 녀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마치 없는 것 없는 맥가이버칼처럼요.

이쯤 되면 가격이 궁금하실 텐데요. 우리돈으로 800만원이 조금 안되는 가격이면 장만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오호라~ 그 정도면 충분히 도전가능한 금액이군.'...하지만 아쉽게도 딱 150개만 한정 생산을 한다고 하네요. 물론 제가 지금 당장 살 건 아니지만 그래도 한정 생산이라니. ㅜ.ㅜ

하지만 이런 시도들이 많아지면 질수록 저렴하면서도 성능 좋은 카라반을 만나게 될 현실은 조금씩 더 앞당겨져 올 것입니다. 돈 많은 노부부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라도 즐길 수 있게 된다는 점이 저를 기분 좋게 해주네요.

과거에 아는 형님이 그런 얘길 했습니다. "우리 팔자에 무슨 캠핑카냐? 그거야 서양놈들이나 즐기는 문화지. 난 그런 거 좋아하는 애들 보면 사대주의자들 같더라. "

표현이 좀 거칠긴 해도 사실 이게 보통의 우리네 정서가 아닌가, 한편으로는 동의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문화라는 게 요즘같은 세상에서 너의문화 우리문화라고 딱 편가르고 색안경 끼고 봐야할 것들이 어느만큼이나 될까요? 내게 맞고, 내가 즐겁게 누리고, 또한 나와 같이 이런 것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문화가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앞으로 좀 더 여유로운 세상이 되면 (여기서 여유는 금전적인 것이 아님.) 이런 캠핑카 문화도 자연스럽게 우리생활의 어느 한 공간을 차지해 나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중요한 건 돈으로 즐기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과 열정으로 만들어가는 자동차문화이어야 한다는 거죠. 이런 다양한 자동차 문화가 대한민국에서도 풀풀 잘 자라나는데 미력이나마 저도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요즘 한국 춥다죠? 커피 한 잔의 여유로움으로 이런 거 타고 어디 햇살 좋은 곳으로 여행 떠나는 상상해보시는 건 어떠세요?

전, 내일 저녁 비행기로 한파가 매섭다는 한국으로 출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