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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요즘 독일은 페라리 표절 논란으로 후끈!

이 곳을 자주 찾는 분들은 대충 아시겠지만, 여기는 자동차 블로그이지만 신차 소식 발빠르게 전하는 그런 블로그는 못 됩니다. 얼마든지 다른 전문 블로거들께서 잘 전해주시기에 저까지 꼽사리(?) 낄 필요는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가끔 신차 소식을 전하고 싶어질 때가 생깁니다. 그런 경우 대부분은 공개된 모델에 대한 정보만이 아니라 그것과 관련된 독일의 반응이나 논란, 혹은 이슈 등이 있을 때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오늘도 그런류의 포스팅입니다. 바로 엊그제 공개된 페라리 최초의 4륜구동 모델 'Ferrari FF'의 표절논란에 대한 이야기죠!


"페라리 포(Ferrari Four)라는 의미의 이 슈팅브레이크는 이태리 카로체리아 중 하나인 피닌파리나(Pininfarina)에 의해 디자인된 페라리 612 후속모델이다."

가만, 뭐가 뭔 소린지 도통 모르겠죠? 일단 이 차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용어에 대해 간단한 정리가 필요할 거 같습니다. 우선 차의 이름부터 볼까요?


1) 페라리 포 : 페라리 최초의 4륜구동 모델과 4인용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2) 슈팅브레이크 : 영국 영화, 혹은 영국을 배경으로 한 미국산 영화 보시면 귀족들이 사냥을 하기 위해 마차에 사냥용 개들과 함께 올라 이동하며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보신 기억이 있을 겁니다. 슈팅브레이크는 바로 이런 사냥을 위한 마차의 이름이었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3도어인 건 꼭 해치백 같고, 또 4도어에선 왜건 같기도 해서 헷갈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 나름대로 간단히 정리를 해봤는데요. ' 3도어 해치백 보다는 고급스럽고, 4도어 왜건 보다는 스포티브한 모델'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3) 카로체리아(Carrozzeria) : 디자인도 하면서 소량의 자체 스포츠카 등도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의 이태리 회사들을 일컫는 말이죠. 가장 대표적인 곳들이 이탈디자인, 피닌파리나, 베르토네, 그리고 자가토 등이 있습니다. 이들 중 미스터 쥬지아로의 이탈디자인은 최근에 독일 폴크스바겐이 인수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오랜 동업자 관계가 하나의 회사로 결실(?)을 맺었다고나 할까요?

4) 페라리 612 스카리에티(Scaglietti) 


문 두 짝인 쿠페지만 4인승 모델로, FF는 이 모델의 슈팅브레이크 버전이라고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페라리 회장 Luca de Montezemolo 씨가 공언했던 새로운 개념의 페라리 모델이 등장한 것이죠.

660마력에 새로운 V12 엔진에 4RM이라는 페라리만의 초경량화된 4륜 시스템으로 기술적 가치에서도 자랑스러울 만한 결과물을 만들어 냈습니다. 6.3리터 대형 엔진은 제로백 3.78초에 최고속도를 335km까지 낼 수 있는데요. 원래는 2012년쯤 시판 계획을 세웠지만 과감히 기간을 올 여름으로 앞당겼다고 하는군요.

뭐 이 정도 정리면 충분히 이 차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됐으리라 생각되는데요. 문제는, 독일에서 페라리FF가 공개되면서 BMW의 모델을 카피했니 마니 하는 논쟁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바로 BMW Z3 M쿠페 (혹은 M쿠페)가 그 주인공입니다.


 M 쿠페는 Z3와 M로드스터를 기초로해서 만들어진 쿠페이자 역시 슈팅브레이크 모델입니다. 바로 이 모델과 페라리FF가 닮았다는 것이 독일사람들의 주장인데요.


 
전체적인 라인, 분위기가 어느 정도 닮아 있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차량의 컨셉 자체가 슈팅브레이크형 스포츠카라는 점에서는 어느 정도 비슷한 형태를 띌 수밖에 없지 않나 싶은데요. 대체적으로 독일 네티즌들은 페라리 FF의 디자인을 높게 평가하고 있었지만 그에 못지 않게 못생겼다는 의견도 많았고, 그런 반대 의견들 중 Z3 M쿠페를 베낀 디자인이 아니냐는 얘기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이쯤에서 어떤 얘기들을 하는지 살짝 살펴 볼까요?


Mike 2108 : 다시 한 번 아름다운 페라리가 등장했군. 싸구려 BMW Z3과 비교할 수도 없
                 는 ...


cadex3 : 쉬크한 물건! 로또 당첨되면 살차다아~~~ 아우토반에서 달리기도 좋고, 짐을
             실을 수도 있는 페라리란 말이지. 다만 헤드램프가 이 상태로 머물지 않길 바
             래. (개인적으로도 사진의 각도 문제인지 헤드램프가 무슨 만화 캐릭터 같아
             보입니다. 어찌 보면 귀엽기도 하지만 조금 눈이 몰린 듯 해 보이긴 하죠? )


Justacardriver : 맘에 든다. Z3 과는 고작해야 옆모습이 조금 비슷할 뿐이다. 나머진 
                     닮았다고 얘기할 곳이 거의 없다. 어떻게 페라리와 BMW를 비교할 수
                     있는 거지? 


Kevin : Z3의 이탈리안 스타일... 피닌파리나에게 더 큰 기대를 했건만 아쉽네.


breitner : Z3 M 쿠페를 당신들 알지 않느냐? 못 생긴 신발 상자(독일식 표현) 같은 그 차
             말이다. 이 페라리도 역시 마찬가지야. 적어도 내겐 그래!


Jumbojet : Z3과 비슷하다? 또 한 명의 독일 자동차 산업이 최고라고 믿는 바보가 등장
              했군. (어떤 누군가를 지칭함) 그래 닮았다고 치자. 그러면 BMW도 훔친 디자
              인 아니었나? 


SPEED : 1954년에 벌써 페라리는 슈팅브레이크를 자가토( 앞서 언급된 카로체리아 중 하
            나)
만들었잖
아. 그게 바로 페라리 GT250 유로파 모델이야. 이때 BMW는
            뭐했지? ..
이세타 카피하느라고 바쁘지 않았나? 


juergen3 : 큰 틀에서 비슷한 점이 있다는 건 부정하지 맙시다.


Mg : Z3 쿠페랑 비교하는 것은 좋지만 페라리와 피닌파리나 역사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
       있다면 FF가 뭐를 닮았다는 말 함부로 못하는 거다. 피닌파리나가 크리스 뱅글을 
       베껴? (이게 뱅글의 작품인가?) 말도 안되는 소리. 창피한 줄 알아야 해!


WWWL : 누가 Z3 쿠페를 다시 발견한 거야? 페라리FF는 전혀 아름답지 않아. 페라리는
             스타일리쉬한 적은 없었지만 최근엔 더 못생겨진 거 같아. 헤드램프 좀 봐봐.
             저게 뭐지?


Clausp : Z3 쿠페처럼 생겼네. 타이어도 비슷하구. 


Mathias : BMW 디자이너의 이야기로는 Z3 쿠페는 분명히 영국의 60~70년대 슈팅브레이
             크를 표현했다고 했어. 그 로드스터는 처음에 마쯔다 MX-5와 경쟁하려고 준비
             된 거였지. 암튼 이 모든 게 페라리와는 상관 없다고 봐. 모양새는 논쟁이 될 수
             있지만 성격이나 철학은 다르지 않나? 더군다나 Z3는 2인승이고 이 차는 4인승
             이잖아.



분위기는 여기 적은 것보다 훨씬 더 치열하고 뜨겁습니다. 그걸 그대로 옮겨오지 못해 아쉬울 뿐인데요...솔직히 탈 차도 아니면서 뭐 저리들 난리를 치나 생각이 들다가도 그만큼 차에 대한 관심이 높은 나라답게 다양한 팬층과 여론형성이라는 측면을 생각하니 이해가 좀 되는 거 같았습니다.

뭐 속된 말로 차에 대해 오지랖 넓은 사람들이 많기도 하겠지만 자신들의 메이커인 BMW와 관련이 있어서 그런지 더더욱 이 차가 독일에서는 관심의 대상이 된 느낌인데요.

                                  그렇다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한가요?

후방램프도 예쁘고 머플러도 신경 많이 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