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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포털싸이트 자동차 분류표는 문제가 있다

어제, 벤츠의 신형 4도어 쿠페 CLC에 관한 글을 올렸었죠. 이 차는 준중형급이란 설명과 함께 메르세데스 A클래스를 베이스로 하고 있다는 얘기도 함께 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제 블로그의 절친(?) 방문자 몇 분이 "그렇다면 아우디 A5 스포츠백의 라이벌이 되는 건가요?"라는 댓글들을 달아주셨습니다.

이건 또 무슨 소리?

아우디 A4를 베이스로한 A5 스포츠백이 그렇다면 준중형이란 말인가?... 한 분 정도가 그러셨으면 잘못 알고 있어서 그랬겠거니 하겠는데 계속 같은 얘기들을 하시니까 좀 신기하더군요. 해서, 우리나라 유명한 포털 N과 D에서 A5를 찾아 봤습니다.


찾아 봤더니 스포츠백은 안 나오더군요. 아~ 한국엔 문 4짝짜리 A5가 수입이 안되는구나...싶어서 같은 것들 중에 카브리올레와 쿠페로 봤습니다. 차종 부분 보이시죠? "준중형차"로 분명히 적혀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이 모델들의 베이스가 된 아우디 A4를 검색해보기로 했습니다.


역시 준중형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준중형 모델이라고 하면 독일을 포함한 유럽에선 C세그먼트로 분류가 되죠. 즉, 골프나 현대차 i30, 그리고 한국 내에선 아반떼가 여기에 포함이 됩니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그 차들 보다 한 체급 위에 있는 A4를 준중형이라고 소개를 하고 있네요. 혹시나 해서 이번엔 다른 모델을 다시 한 번 찾아봤습니다.


 벤츠C클래스도 준중형이라고 분류가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밑에는 친절하게 같은 급에서의 경쟁 모델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함께 표시해놓고 있군요. 이쯤에서 제가 반론을 제기할 분들이 계실 겁니다.

"한국과 유럽은 자동차 분류의 기준이 다르다. 당신은 지금 유럽식 A~F 세그먼트로 이야기하지만 한국은 배기량과 차량 크기로 경차/소형차/중형차/대형차 이렇게 분류를 한다. 그리고 그 사이에 새롭게 준중형이라고 하나를 더 넣었다." 이렇게요...

네 맞습니다! 정확한 지적이십니다. 그런데 이게 틀리다면요?...

우선, 자동차의 분류가 무슨 그리 대수냐고 짜증낼 분들이 계실 거 같아 조금 죄송은 합니다. ^^; 저도 이거 크게 중요하게 생각 안합니다. 헌데, 만약에 앞서 알려드린 것처럼 잘못된 정보를 통해 많은 분들이 정확한 분류를 하지 못한다면 상호간 의사 전달에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저는 분명 중형급을 이야기하는데 다른 분들은 그걸 준중형이라고 오해한다면, 포스팅 하는데 있어서도 문제가 있겠다는 거죠. 그래서 이 참에 제가 틀린 것인지 아니면 우리나라의 분류법의 모호함이 이젠 개정이 될 때인지를 한 번 짚어보고 싶어졌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죠.

일단 한국식과 유럽식 혹은 미국식 이렇게 자동차 분류법이 다른 것을 아주 깔끔하게 정리해놓은 위키백과사전의 화면을 캡쳐해서 올립니다.


보시면 한국의 경차는 유럽의 A세그먼트와 동일합니다. 한국의 소형차는 유럽의 B세그먼트와 같죠. 여기엔 포드 피에스타도 있고, 골프의 동생인 VW 폴로도 있고, 한국으로 치면 엑센트도 있는데, 한국차들은 점점 덩치가 커지고 있어서 좀 애매하긴 합니다.

계속 보시면, 한국의 준중형차는 유럽과 미국에선 콤팩트카 (C세그먼트)로 분류가 됩니다. 위키백과엔 포드 포커스만 있는데, 이 C세그먼트 즉, 준중형은 볼륨감이 가장 커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모델들이 산재되어 있죠. 독일애들은 지들끼리 이 부분을 골프 클래스라고도 부르기도 하는데요. 독일 프리미엄 메이커들의 C세그먼트엔 바로 BMW1시리즈, 아우디 A3, 그리고 메르세데스 A클래스 등이 포진되어 있다는 건 다들 잘 아시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중형으로 넘어가면 유럽의 D세그먼트에 어떤 모델들이 있다고 우측에 적혀 있죠?VW 파사트와 아우디 A4가 있습니다. 즉, 아우디 A4는 준중형이 아니라 중형급이 맞다는 얘깁니다.


자동차 관리법에 의한 분류표인데요. 소형과 중형 사이에 1600~1800cc배기량의 준중형이 자리하면 한국의 분류표가 완성됩니다. 그런데 배기량으로 차량을 분류하는 건 요즘 세상엔 하나도 의미 없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가만 보세요. BMW 1시리즈만 해도 제일 작은 모델이 1.6리터 엔진인데 제일 큰 135i 모델 같은 경우엔 6기통으로 얼마나 배기량이 큽니까? 반대로 현대 i30 같은 경우엔 1500cc도 안되는 1.4 엔진 트림도 있는데 그러면 저 기준으로라면 소형에 들어가야 하는 건가요?

중형으로 분류된 YF 쏘나타와 아우디 A4 모두 2.0엔진은 똑같이 2000cc급으로 배기량으로도 중형으로 분류를 하는 게 타당합니다. 따라서,  한 모델 안에서도 점점 배기량의 폭이 넓어지고 있기 때문에 저런 배기량 분류방식은 현실이 제대로 반영이 안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BMW 오너들은 좀 머쓱할 내용이 또 있습니다. 같은 C세그먼트, 즉 준중형급 모델들임에도 BMW1시리즈는 어떻게 분류가 되어 있죠? '소. 형. 차' 로 야무지게 적혀 있습니다. 거기다 메르세드스의 준중형급 A클래스는 어디로 가고 경쟁차 부분에 A클래스 형인 B만 달랑 적혀 있는지...

제 생각엔 아마도 수입 시에 적용된 분류 내용을 그대로 포털측에서 사용을 한 것이 아닌가 짐작 되는데요. 여기서 짚어봐야 할 내용이 나옵니다. 즉, 


우리나라도 이제 자동차 분류, 참 성의없어 보이게 경차/소형/중형/대형...이렇게 하지 말고 좀 더 세분화 시켜야 하지 않겠냐는 겁니다. 맨 날 자동차 강국이네 일본을 따라잡았네, 아니 무찔렀다는 둥, 세계 몇 위의 생산대국이라는 둥의 화려한 표현들 가져다 붙이는데...그런 규모에 걸맞게 자동차 분류에 있어서도 현실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A1/ 오펠 코르사/ VW 폴로 - 소형 (B세그먼트)
       
A3/ BMW 1시리즈 / 벤츠 A클래스/ VW 골프 - 준중형 (C세그먼트)

A4/A5 / 메르세데스 C클래스 / BMW 3시리즈 -중형 (D세그먼트)

A6 / BMW 5시리즈 / 메르세데스 E 클래스 - 준대형(E세그먼트)

A8/ BMW 7시리즈 / 벤츠 S클래스 - 대형 (F세그먼트)

점점 요즘들어 세그먼트가 더 세분화 되어갈 수밖에 없게 모델들이 틈새시장을 파고들고 있는데요. 그래도 이런 기본적인 분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포털들에서는 틀리지 않은 내용으로 확인할 수 있었음 좋겠습니다!

아우디 A5 스포츠백은 뭐? "중.형"...이 얘기하려고 이렇게 장황하게 떠들었네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