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저 돈 주고 살 바에야 차라리.." 할 만한 차들

어제 신문 기사를 보니 스마트 포투가 정식으로 한국에 수입이 된다고 하더군요. '이런 아직 수입이 안되었었나?' 라는 생각이 떠오르면서 동시에, '하긴 가격이 만만치 않을 테니까...'라는 생각이 뒤따랐습니다.

실제로 스마트 포투 쿠페가 2,490만원. 카브리오가 2,790만원 정도로 수입가격이 정해졌다고 하니, 무슨 코딱지만한 차가 저리 비싼가 싶은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5단 자동변속기가 포함이 된 가격이라고 해도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그리고 모터블로그에서도 소식을 전했지만, 피아트500 역시 한국에 수입이 된다고 하는데요. 이 차 역시 만만치 않은 가격이 예상됩니다. 이렇게 흔한말로 크기는 '코딱지'만한 데 가격은 '화들짝' 놀래킬 만한 차들이 찾아보면 제법 됩니다. 

그래서 제가 차 길이가 4미터를 넘지 않는 모델들 중 5가지를 골라봤는데요. 독일 현지에서 판매되는 가격과 제원 등을 보면서 얘기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Audi A1


 모델  마력  미션  최고속도  연비(리터당)  전장/전폭/전고 (mm) 가격(원)
 1.4TFSI  122  6단 수동  203km  18.8km  3954/1740/1416  27,300,000
 1.6TDI  105  5단 수동  190km  25.6km  상동  28,200,000

A1은 총 4개의 트림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1.2가솔린과 1.4가솔린, 그리고 7단 S트로닉 미션이 적용된 가장 비싼 트림과 1.6 디젤 등이 있는데요. 여기에 표기된 연비는 유럽복합연비이고, 가격은 1유로에 1,500원 환율을 적용한 가격입니다. 

굉장히 인기 있는 모델임에도 기대했던 만큼 팔려나가지는 못했는데요. 결정적으로 가격이 문제였습니다. 참고로 위에 사진에 있는 실내 이미지는 풀옵션이기 때문에 저렇게 세팅이 되려면 가격은 더 올라간다고 보시면 될 겁니다. 즉, 좀 갖추면 3천만원이 훌쩍 넘어간다는 얘기가 되겠죠. 실제로 매매싸이트에 들어가 보면 좀 옵션 들어갔다 하는 모델들은 심한 경우 4천만 원까지도 가격표가 붙어 있었습니다. (커헉 ㅠ.ㅠ) 




Citroen DS3


 모델  마력  미션  최고속도  연비(리터당)  전장/전폭/전고  가격(원)
 VTi 95chic  95  수동5단  184km  17.2km  3948/1715/1458  22,800,000
 THP150  156  수동6단  214km  14.9km  상동  30,000,000
 HDi 90FAP  92  수동5단  180km  25.0km  상동  27,750,000

시트로엥의 귀염둥이 DS3는 총 4개이 트림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최상위급의 경우 A1 보다 더 비싼 가격을 보이는데요. 역시 인테리어의 경우, 위의 이미지대로 꾸민다면 가격은 더~~!! 올라가게 될 것입니다.

이태리차에서는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프랑스식 디자인이 상당히 매력적이죠? 하지만 이 모델 역시 ㅎㄷㄷ한 가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성능이나 연비는 간단한 제원표만으로도 인정할 수 있지만, 가격은 인정 못하겠다?...정말 그렇죠?




FIAT500


 모델 마력  미션  최고속도  연비(리터당)  전장/전폭/전고 (mm) 가격(원) 
 1.2pop  69 수동5단  160km  19.6km  3546/1627/1488  16,950,000 
 1.4 16v 100 수동6단 182km 16.4km 상동 22,950,000
 500C Abarth 140 자동5단  205km  15.4km  상동  31,500,000 

피아트500의 경우 트림만 자그마치 10개나 됩니다. Abarth라는 고성능 모델부터 요즘 한창 광고 중인 2기통짜리 트윈에어까지 상당히 다양한데요. (2기통...독수리 타법처럼 실린더 두 개가 정신없이 터져대는, 깜찍한 모델) 뭐니뭐니해도 유럽에선 500C, 그러니까 카브리오가 가장 인기가 높습니다. 상당히 예쁘고, 고급스러워서 여자든 남자든 젊은이든 나이든 사람이든 가리지 않고 타는 모델이라고나 할까요? 


하지만 아무리 고객층이 넓다고 해도 이런 핑크는...패리스 힐튼 정도나 되어야 어울리겠죠?... 여튼! 피아트500은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럽에서는 매우 잘 팔리는 모델임엔 틀림없습니다. 이 피아트의 크기를 객관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전장/전폭/전고를 알려드려 볼까요?



                              전장 (3945) / 전폭(1495) / 전고(1500)


피아트와 마티즈를 비교하면, 길이는 피아트가 더 짧고 폭은 더 넓습니다. 물론 전고도 피아트가 조금 더 낮게 설계되었죠. 폭을 넓혔다는 것에서 어깨넓이를 염두한 것 같구요. 전고를 낮춤으로써 좀 더 달리기 잘하라는 배려라 보여집니다. 하지만 피아트500역시 옵션 제대로 갖추었을 때 가격이 상당할 것이라는 점은 대단한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Smart Fortwo


 모델 마력  미션  최고속도  연비(리터당) 전장/전폭/전고(mm) 가격(원) 
 쿠페 mhd  61 수동5단  145km  23.8km  2695/1559/1565  14,850,000 
 쿠페 cdi 54  수동5단  135km  30.3km  상동  17,880,000 
 카브리오 84  수동5단  145km  20.4km  상동  23,625,000 

총 9개의 트림이 있는 스마트의 경우 극단적인 2인승 모델입니다. 토요타의 iQ도 그렇죠. 하지만 스마트의 인기는 유럽 전역에 걸칩니다. 피아트의 인기를 넘는다고 볼 수 있을 텐데요. 한국에 들어간다는 자동변속기의 경우, 유럽에서는 브라부스 튜닝 모델에만 장착이 되고 있습니다.


예전에 제가 올린 사진들 중에 하납니다. 스마트 포투를 어떤 사람들이 타고 다니는지 잘 보여주는 그림이라 다시 한 번 올립니다. 좁고 복잡한 도심 주행에서 이 보다 더 좋은 자동차가 있을까요? 남들은 일렬주차하지만 짜투리 공간에 아무렇게나 대도 주차가 되는 스마트...그러나, 이 모델도 역시 문제는, 가격!!!




VW Polo


 모델 마력  미션  최고속도  연비(리터당)  전장/전폭/전고 (mm) 가격 (원) 
 폴로1.2 60  수동5단  157km  18.1km  3970/1682/1485   18,412,500
 1.6tdi 105 수동5단  180km  27.0km  상동  26,775,000 
 폴로GTI 180 자동7단  229km  16.9km  상동  33,750,000 

폴로의 경우, 여기에 넣어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잠깐 했었습니다. 넣을 거면 동급인 알파 로메오 미토도 있는데 말이죠...하지만 전장 4미터라는 나름의 기준에 폴로는 들어왔고 미토는 넘어버리더군요. 어쨌든 폴로의 전장은 마티즈와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작은 차임엔 틀림없습니다. 다만, 차폭에서 월등하게 폴로가 넓은 걸 알 수 있는데요.

대략 골프와의 가격차는 우리 돈으로 5백에서 7백만원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마 폴로가 들어간다면 이런 가격차가 어느 정도 수입가를 예상케해주지 않을까요? 그리고, 폴로 역시 GTI를 포함해 10개나 되는 트림이 존재합니다. 그만큼 가격의 편차도 크고, 다양한 운전자의 취향까지 보듬을 수 있어 선택의 묘를 살릴 수 있다는 게 큰 매력 중에 하나일 겁니다. (참고로 골프는 골프 플러스와, 왜건형을 포함해 총 28개의 트림이 있습니다.)

폴로 역시 차의 크기에 비하면 비싼 가격의 모델임엔 분명합니다. 그러니까 "저 돈으로 저런 차 사느니 내가 돈 조금 더 보태서 큰 차사고 만다!"라는 얘기가 나오는 건 억지가 아닌 자연스런 반응인 것이죠.

           하. 지. 만 !


좀 다른 관점에서 생각을 해봤음 좋겠습니다. "어떤 미친넘, 파친넘, 솔친넘이 저 돈에 저런 차를 사냐?" 라고 혀를 끌끌 찰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누군가는 분명 저런 가격에 저런 차를 산다는 것이죠.

특히 복잡한 도심운전이나, 골목골목 찾아들어가야 하는 일이 잦은 사람들, 독신이면서 뭔가 남다른 개성을 연출하고자 하는 젊은이들 혹은 젊은 감성파, 진짜 남자를 위한 장난감이라며 취미로 즐기는 이들, 거기에 놀라운 연비효율성에 매력을 느끼는 경제족들까지...얼마든지 저 돈에 저런 차를 사는 사람들은 존재하는 것입니다.

뭐 늘 말씀드리는 것이지만, 차를 크기로만 그 가치를 따지는 일은 자동차에 조금이나마 관심이 있는 분들부터 줄여나갔음 합니다. 특히나 이렇게 '작고 고급스러움'을 그 모델의 성격으로 분명하게 해놓은 경우는 더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린 자동차들 모두, 우리나라 경제사정에 비춰 분명 비싼 소형차가 맞습니다. 하지만 경제가 더 나아지고 자동차에 대한 좀 더 다양한 요구와 시장이 형성되어 갈 때쯤이면 어느 틈엔가 한국의 도로에서도 비싸지만 작고 귀여운, 그러면서도 성능좋은  미니카들이 많이 굴러다니게 될 것입니다. 저는 그런 문화의 다양성이란 측면에서 오늘 소개해드린 차들을 이해해보는 건 어떨까 싶네요. 

그리고 저는 이런 분위기가 분명 지금 이 순간에도 퍼져나가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어떻게 아냐구요?  이 글을 읽은 어느 누군가가 마음의 문을 살짝 여는 소리가 들리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