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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순위와 데이터로 보는 자동차 정보

예상 밖 독일 1월 전기차 순위 '피아트 1위에 테슬라는 순위 밖?'

해가 바뀌었지만 유럽에서 전기차의 상승세는 꺾일 줄 모르는 듯합니다. 그런데 2022 1월 독일의 전기차 판매량의 경우 눈에 띄는 몇 가지 변화가 보입니다. 우선 1월 독일에서 많이 팔린 전기차 TOP 10 순위부터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2022 1월 독일 전기차 판매 순위 TOP 10> (자료=독일 연방자동차청)

1 : 피아트 500e (1,261, 전년 1월 대비 +212.9%)

2 : 오펠 코르사-e (1,051, +52.5%)

3 : 현대 코나EV (1,005, -14.1%)

4 : 현대 아이오닉5 (954)

5 : 폴크스바겐 ID.3 (942, -47.6%)

6 : 폴크스바겐 ID.4 (896, +175.7%)

7 : 폴크스바겐 e-UP (861, -40.5%)

8 : 르노 Zoe (824, -29.3%)

9 : 르노 트윙고EV (807, +353.4%)

10 : 스마트 EQ 포투 (794, -37.5%)

피아트 뉴500 / 사진=피아트  

 

피아트 독일에서 전기차 1위 차지

피아트 뉴500이 독일 월간 전기차 판매량에서 1위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깜짝 놀랄 만한 실적이라 할 수 있겠는데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배 이상 판매량을 늘리며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갔습니다. 사실 피아트가 피아트 500을 완전 전기차로만 출시하겠다고 발표했을 때만 해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과연 전기차 시대에 이 작은 아이코닉 모델이 살아남을 수 있겠냐는 것이었죠. 쟁쟁한 경쟁자들이 많기 때문에 존재감을 더 잃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까지 보였습니다. 하지만 전기차로 전환된 후에도 유럽인들의 피아트 500에 대한 애정은 식지 않았습니다. 영국과 네덜란드, 그리고 벨기에 등에서 올해의 차, 올해의 시티카 등에 선정되는 등, 오히려 한동안 관심에서 멀어졌던 피아트 500으로 시선이 쏠리는 효과까지 얻었습니다.

 

유럽 공인 전비 기준 완충 후 300km 이상 달릴 수 있다는 (물론 현실은 그렇지 않지만) 점도 매력 포인트 중 하나로 작용했습니다. 무엇보다 작고 예쁜 이미지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피아트 뉴500은 친환경 트렌드를 등에 업고 성공적인 변신을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독일에서 비록 월간 판매량이지만 1위까지 오르며 더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됐습니다.

 

테슬라는 어디?

지난해 유럽 자동차 시장의 히어로는 누가 뭐래도 테슬라의 모델 3였습니다.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했고, 독일에서도 전기차 부분 1위에 올랐습니다. 이런 기세가 올해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짐작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전기차 시장 자체가 워낙 뜨겁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1월 판매량 상위 순위에서 이름이 보이지가 않네요.

 

탄력을 받은 후 한 번도 월간 판매량에서 10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던 모델 3였기에 더 의외였습니다. 1월 판매량은 277대로 상위권 모델들과 차이가 컸습니다. 그 뒤를 모델 Y(142)가 이었습니다. 사실 유럽 시장에서 테슬라는 모델 Y 등장 이전까지 거의 모델 3 한 개의 모델이 브랜드 전체 판매를 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모델 Y / 사진=테슬라  

 

모델 S와 모델 X는 유럽산 고급 전기 전기차들이 등장하며 힘을 잃었죠. 그냥 잃은 정도가 아니라 사라진 수준까지 판매량이 떨어졌습니다. 혹시 단종된 건 아닌가 싶어 찾아봐야 할 정도로 처참하게 내려앉았는데요. 그런데 모델 3까지 만약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다면 테슬라로는 여간 큰 타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앞으로 모델 3의 부진이 일시적인 것인지 지켜봐야 할 듯하고, 모델 Y가 과연 모델 3의 열풍을 재현할지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작은 전기차들의 전성시대

1월 판매량 TOP 10에 이름을 올린 모델들 보시죠. 현대의 아이오닉5나 폴크스바겐 ID.4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경차나 소형차들입니다. 유럽이 작은 차들이 인기를 끄는 곳이라고는 해도 독일의 경우는 중형급 모델들이 판매량 최상위 그룹에 포함이 될 정도로 큰 차에 대한 선호가 있는 곳이기에 이런 작은 전기차들의 전성시대가 열릴 거라고는 생각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코르사-e / 사진=오펠  

 

아무래도 아우토반을 이용해 장거리를 이용하기는 어려운, 주로 출퇴근을 위해, 그리고 집을 중심으로 생활 반경이 그리 넓지 않은 사람들이 이런 작은 전기차를 선택하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순위에서 보듯 이런 작은 전기차들이 잘 팔려나가는 게 전체 전기차 시장의 볼륨을 키우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 제조사로는 이익이 크지 않아도 고객 확보라는 측면에서도 강하게 작은 전기차 경쟁을 계속 펼칠 필요가 있습니다.

 

또 상위 10개 모델 중 5개 모델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판매량이 줄었다는 것도 특징이라면 특징이라 하겠습니다. 팬데믹 이후 거의 모든 전기차가 계속 성장해왔고, 그 성장 폭이 컸기 때문에 일부 모델의 경우 조정기에 접어든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또 개인적으로는 화제가 된 기아 EV6를 아이오닉5처럼 TOP 10 순위에서 이름을 볼 수 있을지도 궁금하네요. 다음에 또 새로운 소식으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