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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자동차와 자전거 공존의 시험대에 오른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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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진 이후 우리 삶의 형태는 여러 부분에서 달라졌고 또 변화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이동성도 마찬가지죠.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대중교통보다는 자가용이나 오토바이, 자전거 등, 타인과 거리를 둘 수 있는 개인 이동 수단 이용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특히 자전거 판매량이 눈에 띄는데요. 유럽이 선명하게 이 변화를 보여줍니다.

사진=adfc

유럽 자전거 이용자와 판매량 급격하게 증가

독일은 자동차가 5천만 대라면 자전거는 약 7 3백만 대가 보급돼 있을 정도로 자전거 이용자가 많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이후 의존도는 더 높아졌는데요. 정론지 차이트 보도에 따르면 수도 베를린의 경우 1년 전보다 26%, 뮌헨은 20% 더 자전거 이용자가 늘었으며, 프랑스는 전 지역 기준 30%, 파리의 경우 무려 67% 늘어났습니다.

이용자 증가와 함께 판매량도 크게 늘었는데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가 시작된 직후 특히 판매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독일 자전거 산업 협회는 분석했습니다. 그렇다면 얼마나 팔렸는가? 협회는 올 상반기에만 독일에서 약 320만 대의 자전거가 판매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그중 110만 대가 전기 자전거였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늘린 자전거전용도로

자전거 인기가 높아지자 자전거 장기 대여 시장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한 자전거 대여 업체는 회원을 두 배 이상 늘렸고, 신규 가입자 중 42%가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자전거 렌탈을 결정했다고 답했습니다. 지방 정부도 빠르게 대응 중입니다. 차로 일부를 막아 만든 임시 자전거 전용 도로는 이제 영구적인 자전거전용도로로 속속 전환되고 있습니다.

베를린에 생긴 임시 자전거전용도로 / 사진=adfc

베를린은 17개 임시 자전거 도로가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이후 새로 생겼고, 그 거리만 해도 약 21.5km에 달합니다. 프랑스 파리는 베를린의 두 배 이상의 규모로 알려져 있죠.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임시 자전거 도로 중 50km 구간은 영구적인 자전거 전용도로로 전환할 것이라 밝혔고, 베를린시 또한 임시 자전거 도로 대부분을 영구적 자전거 도로화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이 변화를 모두가 반기는 건 아닙니다.


극심한 교통 체증과 쌓이는 불만

가뜩이나 좁은 유럽의 차도는 차로 하나를 자전거 전용 도로에 내주며 이전보다 더 주행 속도가 느려졌고, 교통 혼잡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프랑크푸르트 경우도 현재 도시 곳곳, 17km 길이 전후로 자전거 전용 도로를 새롭게 만들어 가고 있는데 해당 도로와 인근 도로는 출퇴근 시 차들로 가득 들어차기 일쑤입니다. 결국 우회로를 찾는 운전자들이 많아지면서 새로운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역 라디오 방송이 전하기도 했습니다.

프랑크푸르트 시내에 새롭게 생긴 자전거 전용 도로. 원래 차로였던 곳을 막아 자전거가 다니게 했다 / 사진=이완

교통 체증이라는 문제만 있는 건 아닙니다. 베를린의 경우 법원에서 17개의 임시 자전거 도로 중 8곳은 위법성이 있으므로 다시 차로로 복원하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시와 시의회는 이에 불복하고 당분간 자전거 도로를 계속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자전거와 환경 등에 관심이 높은 차이트와 같은 언론도 사설을 통해 코로나 전염병이 자전거 전용 도로와 관련해 정치적 목표를 이루기 위해 오용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너무 빠르게 진행되는 변화 움직임에 우려를 나타낸 것입니다.

또 다른 문제는 일명 안티 자동차인식의 확산에 따른 일부 운전자들의 조직적 저항입니다. 환경 문제가 유럽의 가장 큰 이슈가 되면서 학생층을 중심으로 도시에서 자동차를 몰아내자는 퇴출 운동이 곳곳에서 전개되고 있습니다. 때론 무척 공격적인 분위기를 보이기도 하는데요. 이에 반대하는 한 운전자 모임에는 일주일 만에 13만 명 이상의 회원이 가입해 화제가 됐습니다.

영국의 한 자동차 매체 또한 칼럼을 통해 늘어나는 자전거 전용 도로로 극심한 교통 체증이 발생하는데 정치인들에게 운전자 입장에서 분명한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며 강하게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도로에서 허비되는 시간, 또 낭비되는 연료, 그로 인한 배출가스의 증가 등은 왜 생각하지 않냐는 것입니다.

사진=adfc

 

공존이냐 갈등 심화냐  

시험대 위에 오른 유럽의 이동성 문제

유럽은 EU 차원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입니다. 내연 기관 자동차 운신의 폭은 점점 쪼그라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졌고, 그로 인해 자전거 이용자가 급증했습니다. 도시 환경 개선, 또 시민 건강 증대라는 오래된 바람을 이번에 확실하게 제도로 완성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입니다.

도로 이동성을 보행자와 자전거 중심으로 바꾸자는 흐름은 꽤나 굳건하고 거대해 보입니다. 따라서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멈춘 후에도 이런 흐름은 계속 이어질 거라 봅니다. 유럽만이 아닌, 세계 여러 곳에서 이런 분위기는 탄력을 받게 될 것이며, 우리나라라고 해서 예외가 되진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 또한 이 변화를 거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때는 이때다라며 급하게 변화를 꾀하는 것은 조심해야 할 부분입니다.

도시는 오랜 세월 도로를 중심으로 건물이 세워졌고 그에 어울리게 발전하고 설계됐습니다. 이런 환경이 자연스럽게 변화를 맞을 수 있도록 자전거와 자동차의 공존 전략은 정밀하게 만들어져야 합니다. 특히 사고의 위험성을 고려한 자전거 정책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프랑크푸르트 곳곳의 차로가 자전거 전용 도로로 바뀌고 있다 / 사진=이완

지금 전하는 이야기가 다소 막연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고, 또 먼 곳에서 벌어지는 남의 이야기로 생각하는 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머지않아 대한민국도 자전거와 자동차의 공존을 치열하게 논하게 될 것입니다. 그때를 잘 대비하고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라도 지금 유럽이 겪고 있는 자동차와 자전거 사이에 갈등 문제를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유럽에선 자전거 전문가와 자동차 전문가들이 지면을 통해, 또 방송에서 각자의 입장을 놓고 치열하게 다투고 있습니다. 자전거 관련 기사에는 자동차 기사에 달리는 댓글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댓글이 달립니다. 그만큼 관심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왜, 어떻게 이 문제와 싸우고, 어떻게 문제를 풀려 하는가? 이 모든 과정과 결과를 관심 가지고 지켜봐야겠습니다. 우리에겐 중요한 교훈과 자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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