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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순위와 데이터로 보는 자동차 정보

현대 i30 터보, 잘 만들었지만 아직 멀었다?


11시간의 비행을 무사히(?) 마치고 독일로 돌아왔습니다. 축 늘어진 몸으로 겨우 짐을 정리하고 밀린 자동차 잡지 몇 개 보다 현대가 유럽 시장에 내놓은 i30 터보의 비교테스트 기사가 눈에 띄더군요. 발빠르게 유럽 최대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아우토빌트가 4대의 경쟁 모델을 모아놓고 진하게 비교를 해 그 데이타를 공개한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린다면, 현대의 차 만들기가 계속 나아지고는 있지만 아직 경쟁 모델들을 따돌릴 수준은 아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결과,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간단히 짚어 보도록 할 텐데요. 그 전에 어떤 차들이 비교테스트 됐는지 모델과 기본 성능을 먼저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비교테스트 모델

아우디 A3 스포츠백 1.8 TFSI : 1.8리터 가솔린 터보 / 180마력 / 토크 250Nm 

포드 포커스 1.5 에코부스트 : 1.5리터 가솔린 터보 / 182마력 / 토크 240Nm

현대 i30 터보 : 1.6리터 가솔린 터보 / 186마력 / 토크 265Nm

세아트 레온 1.8 TSI : 1.8리터 가솔린 터보 / 180마력 / 토크 250Nm


우선 현대 i30 터보의 엔진은 벨로스터 터보에 들어간 것과 동일한 것으로 보입니다. 배기량 대비 마력은 나쁘지 않고 토크 역시 가장 높게 나왔습니다. 아우디 A3와 세아트 레온의 엔진 역시 같은 것으로 보이는데 결과는 다르게 나왔습니다. 역시 자동차는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조율을 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최고속도와 제로백, 그리고 제동력, 마지막으로 제원상 연비와 잡지 테스트 연비 등의 내용을 비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고속도 (km/h)

아우디 A3 : 235

포드 포커스 : 222

현대 i30 터보 : 219

세아트 레온 : 226


제로백 (0-100km/h)

아우디 A3 : 7.3초 (테스트 차량 공차중량 : 1356kg) 

포드 포커스 : 8.9초 (테스트 차량 공차중량 : 1364kg)

현대 i30 터보 : 8.5초 (테스트 차량 공차중량 : 1374kg) 

세아트 레온 : 7.5초 (테스트 차량 공차중량 : 1331kg)


제동력 (시속 100km/h에서)

아우디 A3 : 디스크 차가울 때 (34.5m) / 디스크 달궈졌을 때 (33.5m)

포드 포커스 : 디스크 차가울 때 (35.7m) / 디스크 달궈졌을 때 (34.6m)

현대 i30 터보 : 디스크 차가울 때 (35.5m) / 디스크 달궈졌을 때 (34.2m)

세아트 레온 : 디스크 차가울 때 (36.4m) / 디스크 달궈졌을 때 (34.8m)


유럽 복합 공인연비와 잡지 테스트 연비 (수동 6단 변속기 기준)

아우디 A3 공인연비 : 리터당 16.94km / 테스트 연비 : 리터당 13.69km

포드 포커스 공인연비 : 리터당 18.18km / 테스트 연비 : 리터당 14.70km

현대 i30 터보 공인연비 : 리터당 13.69km / 테스트 연비 : 리터당 12.5km

세아트 레온 공인연비 : 리터당 16.94km / 테스트 연비 : 리터당 13.88km


일단 기본적 성능 비교에서는 현대 i30 터보가 크게 뒤처진다고 할 순 없을 거 같습니다. 그렇다면 항목별 테스트 점수는 어떤 차이를 보였을까요? 우선 차체 항목부터 보면 대략 이렇습니다.


차체 항목 (150점 만점)

아우디 A3 : 104점

포드 포커스 : 95점

세아트 레온 : 101점

현대 i30 터보 : 105점 


차의 길이나 폭 등, 덩치면에선 포드 포커스가 가장 컸지만 전장 대비 전폭과 전고는 세아트 레온이 넓고 낮아 스포티한 맛을 더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현대는 뒷좌석이 가장 좋은 점수를, 반대로 앞좌석에서는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구동 부문 (125점 만점)

아우디 A3 : 96점

포드 포커스 : 93점

세아트 레온 : 95점

현대 i30 터보 : 92점


현대가 추월가속 부분에서는 평균 2초 정도 더 빠르게 속도를 내는 것으로 나와 좋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언제부터인가 현대가 이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주행의 부드러움에서는 4대 중 i30 터보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다만 테스트 차량의 수동 변속기 경우 아우디 A3와 동일한 점수를 받아 좋은 결과를 얻어냈습니다. 


주행 다이나믹 부문 ( 125점 만점)

아우디 A3 : 109점

포드 포커스 : 105점

세아트 레온 : 102점

현대 i30 터보 : 102점


주행 성능은 4대 모두 비슷했지만 조금이나마 민첩함에서 아우디와 포드가 앞섰고 조향성능에서는 현대가 가장 뒤처지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습니다. 현대가 조향감에서 만족도를 높이려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이게 어느 수준 이상으로 올라간다는 게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안락함 부문 (150점 만점)

아우디 A3 : 109점

포드 포커스 : 110점

세아트 레온 : 105점

현대 i30 터보 : 112점


점수로 보면 현대가 가장 좋게 나왔습니다. 이런 좋은 점수는 편의사양이 대거 장착된 점이 점수로 반영이 되었기 때문인데요. 반대로 서스펜션에서는 아우디와 포드에 비하면 많은 점수 차이로 밀리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그 외에 인터넷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커넥티드 카' 부문이 있었는데 여기서 현대가 제대로 대응을 못했는지 많은 점수차이로 뒤치고 말았습니다. 또 친환경 부문에서도 '친환경 기술력'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물론 가격 부문은 현대 i30 터보가 다른 메이커의 2년 무상보증기간 보다 월등하게 긴 5년 (주행거리 무제한) 보증기간으로 인해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최종 순위 (750점 만점)

아우디 A3 : 541점

포드 포커스 : 521점

세아트 레온 : 513점

현대 i30 터보 : 506점


가성비로만 보면 현대 i30 터보가 가장 좋고, 그 뒤를 포드 포커스가 따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우토빌트는 모든 테스트를 마치고 현대 i30 터보에 대해 어떻게 평가를 했을까요?



아우토빌트 종합 평가

'스타일 좋고 재미도 있고 뒷공간도 좋다. 또한 저렴하다. 핸들링이 좋고 수동 변속기의 변속이 정확한 편이다. 편의 사양이 가득하고 환상적인 무상 보증기간도 있다. 하지만 연비가 나쁘고 커넥티드 카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또 서스펜션도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연비의 경우 아우토반에서 더 나쁘다. 그간 나온 어떤 현대차 보다 잘 달리지만 조향감은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


세아트 레온에 대해서는 디자인과 좋은 엔진, 그리고 민첩한 운동능력, 그리고 앞좌석 공간 등을 장점이라고 봤습니다. 단점은 안전 장치가 좀 부족하고 뒷바퀴 쪽 서스펜션이 딱딱한 것으로 불만이라고 했네요. 포드 포커스는 서스펜션의 발란스가 좋다고 칭찬을 했고 핸들링도 우수했지만 뒷공간이 좁고 차량 점검 주기가 해가 바뀔수록 짧아지는 건 요즘 흐름에 반한다고 따끔하게 충고를 했습니다.


아우디의 경우는 칭찬이 대부분이었는데요. 갈수록 아우디의 차만들기가 좋아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기술적인 면에서 이번에 테스트 된 차량들은 경쟁 상대라 하기엔 아우디 A3 1.8 TFSI의 성능이 눈에 띄게 좋았습니다. 전반적으로 모든 면에서 탑 클래스였지만, 가격이 비싼 점은 늘 아쉬움으로 이야기 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비교테스트에 참여한 차량들이 높은 수준이라고 평을 하긴 했지만 들여다 보면 조향감이나 서스펜션, 연비 등에서 현대는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앞으로 현대차가 계속해서 고성능 모델들을 내놓게 될 텐데, 이런 평가 (물론 이미 이 결과를 현대차 내부적으로는 다 알고 있을 겁니다)를 통해 지적된 사항들이 하루빨리 개선되기를 바라겠습니다. 아직은 "우리가 최고야!" 라고 엄지손을 치켜들 상황은 아닌 거 같고, 자부심은 갖되 좀 더 겸손해질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i30 터보 / 사진=현대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