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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순위와 데이터로 보는 자동차 정보

독일 여성 운전자들은 MINI를 좋아한다?


한 시대를 풍미했고,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지금도 여전히 사랑받는 자동차를 흔히 아이코닉 카라고 합니다. 시대의 상징이자 어느 영역에 대한 대표성이 있을 때 이런 표현을 붙이는데요. 아니코닉 카하면 어렵지 않게 미니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예전 한국의 모자동차 회사 관계자가 운전이 편하지도 않고 실내가 좋지도 않은 미니같은 차를 사람들이 왜 좋아하는지 모르겠다고 얘기를 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어쨌든 미니는 우리나라에서, 특히 여성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습니다. 그런데 이런 여성들의 호감은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닌 듯합니다.


최근 독일 최대 가격비교사이트인 '체크24'는 자신들 홈페이지를 통해 자동차 보험에 가입한 고객들의 성별과 연령대, 그리고 그들이 사는 지역별로 나눠 어떤 차를 구입했는지, 어떤 브랜드를 선호하는지 조사해 그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2014년 한 해 동안, 적어도 계약서에 1천대 이상 동일하게 등록된 모델들을 기준으로 했는데, 미니는 남성의 구매 비율(44.67%) 보다 여성 운전자들 구매 비율(55.33%)이 가장 높은 자동차로 조사됐습니다.


미니 / 사진=BMW

2위는 48.1%의 구매 비율을 보인 스즈키가 차지했는데, 여성 운전자들이 특히 많이 찾는 알토 같은 경차의 높은 인기가 순위에 반영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미니에 대한 여성 운전자들의 높은 관심은 몇 년 전 미국의 한 조사에서도 드러났는데요. 닛산과 기아 등을 따돌리고 절반 가까이 미국 여성 운전자들이 좋아하는 브랜드로 2년 연속 뽑히기도 했습니다. 


미니, 여성 구매 비율 가장 높고

골프, 가장 많은 여성 오너들이 구입

하지만 남녀 구매 비율이 아닌 구매 대수로 따지면 결과는 다르게 나타납니다. 독일 여성 운전자들이 지난 해 가장 많이 선택한 모델은 폴크스바겐 골프였습니다.  2위는 오펠 코르사, 3위는 폴로, 그리고 4위와 5위는 각각 오펠 아스트라와 BMW 3시리즈였는데요. 다만 오펠 코르사의 경우 20세 이하의 어린 여성 운전자 그룹에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담없는 가격에 나쁘지 않은 내구성이 면허를 갓 딴 여성 운전자들의 첫 차로 선택을 받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펠 소형 모델 코르사 / 사진=OPEL


남녀노소 안 가리고 1등은 골프

브랜드 선호도 1위 역시 VW

골프의 경우 20세 이하 여성 운전자 그룹을 제외한 남녀노소 모든 그룹에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고, 골프의 높은 인기는 브랜드 선호도에도 영향을 끼쳐 남녀 모두 17.9%의 지지를 보내 폴크스바겐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여성의 브랜드 지지도 2위는 오펠 (11.1%), 3위는 8.6%의 포드였고, 남성의 경우 2위는 10.3%의 BMW, 3위는 오펠 (10.1%)이었습니다.


얘기가 나왔으니 독일 남성들이 많은 선택을 한 자동차가 뭔지도 한 번 볼까요? 1위는 역시 골프, 2위는 BMW 3시리즈, 3위는 오펠 아스트라, 4위는 폴크스바겐 파사트, 5위가 벤츠 C클래스였습니다. 파사트는 30~50세 이하 남성 그룹에서 3위에 이름을 올렸는데, 패밀리카로 인기가 특히 높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노년층으로 가면 벤츠

남성 절대 비율은 재규어와 포르쉐 최고 수준

하지만 60세 이상의 남성들 경우 골프를 제외하면 메르세데스 C클래스와 E클래스를 많이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벤츠에 대한 노년층의 신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겠습니다. 또 70세 이상 남성 고객층으로 넘어가면 순위에서 BMW가 완전히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스포티한 차 보다는 역시 편안하고 안전성이 높은 차를 선호하는 성향이 그대로 드러난 결과가 아닌가 합니다.


앞서 여성 운전자들의 선택 비중이 높은 브랜드로 미니와 스즈키가 꼽혔다고 알려드렸는데요. 그렇다면 남성 운전자들의 선택 비중이 높은 브랜드는 뭘까요? 재규어가 81.35%, 포르쉐가 82.06%로 가장 남성 비율이 높은 브랜드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재규어 중에서는 F타입이, 포르쉐에서는 캐이맨 등이 특히 남성 운전자의 구매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략 이렇게 정리가 될 수 있겠는데요. 골프는 독일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여성의 구매 비중이 높은 모델은 미니, 남성의 구매 비율이 높은 것은 포르쉐와 재규어였습니다. BMW와 아우디는 스포티한 차를 좋아하는 남성들에게 인기가 있는 반면, 노년층으로 가면 벤츠의 강세가 두드러졌습니다. 하지만 모든 조사 결과를 종합했을 때 골프, 코르사, 폴로 등의 작은 차들이 여전히 많이 팔리고 있었습니다.  


F타입 / 사진=재규어